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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時調)이야기 - 유응교(柳應敎)
1. 멕켄교수의 시조사랑
(천 년을 산다고 해도/성자는/아득한 하루살이 떼).”
You could live a thousand years, true,/Holy man,/Far distant, a swarm of mayflies
미국 하버드대 바커센터 중앙홀. 하버드대 한국학연구소가 주최한 시조 축제에서 파란 눈의 노신사가 한국의 시조시인 조오현씨의 시조 ‘아득한 성자’를 영어로 읊자 강당에 모인 사람들은 돌연 숙연해졌다.
인생의 덧없음을 망각하고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성찰하는 내용이었다.
미국 전역에서 온 시조 애호가들은 숨을 죽이고 이를 음미했다.
동아시아 언어문화학과 교수가 이끌었다고 보스턴 글로브가 보도했다.
맥켄 교수는 행사 때 중·고교생 대상으로 시조 백일장을 열었다.
올해에는 450명이 응모해 실력을 뽐냈다.
지난해 참가인원(150명)의 세 배에 이른다. 보스턴 글로브는 “맥켄 교수는 미국의 중·고생들에게 시조 붐을 조성하기 위해 온라인 시조 학술지도 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맥켄 교수는 하버드대 아시아 시(詩) 작문 강의에서
한국의 시조와 중국의 한시,
일본의 하이쿠(俳句)를 비교해 가르쳐 왔다.
그러면서 “세 문장으로 이뤄진 한국의 시조가 일본의 하이쿠와 같이 왜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일까”라는 의문을 품었다.
43~45자의 음운을 갖는 일정한 형식 속에서도 종장을 변형시킬 수 있는 장점으로 하이쿠보다 더 많은 내용을 담을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 학생들은 매년 ‘하이쿠의 날’을 통해 일본 문학에 관심을 갖는다”며 “미국에서 시조가 확산하면 ‘시조의 날’도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청소년들이 시조를 통해 한국 문학에 친숙해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맥켄 교수는 “한류(Korean Wave)가 텔레비전과 영화·음악 등을 통해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며 “이제 한국의 시대가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1966년부터 2년간 평화봉사단원으로 일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그는 경북 안동농고에서 영어를 가르쳤다. 이때부터 한국시의 영어 번역 작업을 해온 그는 김소월·서정주·고은 등의 시를 영어로 번역해 미국에 소개했다.
이런 공로로 2006년 한글날에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 2007년에는 한국 대표시인들의 시를 번역·소개하는 문예집『진달래꽃(Azalea)을 창간했다.
시조 창작을 시작한 것은 2년 전의 일이다. 그는 자작 시조들을 모아 영어 시조집 『도심의 절간(Urban Temple)을 펴냈다.
~ 중앙일보 김민상 기자
* 우리의 시조가 일본과 중국의 시조를 뛰어 넘는 놀라운 시라고 격찬한 멕켄교수를 생각할 때
우리 스스로 부끄러위짐을 느낀다.
시조를 가볍게 여기거나 무시하거나 고리타분 하다고 가까이 하지 않는 현실을 목도 할 때 더욱 그렇다.
1944년생 멕켄 교수는 지금도
하바드에서 활동하고 있다.
*최근 문학진흥법 제2조의 개정으로 시조(時調)가 시(詩)의 한 분야가 아니라 문학의 한 장르로 독립되었음.
*세종문화회(김호범 이사장)
세종작문경연대회 시조부문
캐나다 1,167명 제출
*미국 위스콘신과오하이오 주립대학 시조경연대회 세종문학회 주최
* 청풍명월문학회~ 정격시조 운동(함세린 전회장)
*전라시조문학회~김형중
*시조나라 ~서관호
*가람시조문학회~박영학
2. 시와 시조를 짓게된 동기
*건축과 시의 관계
건축·건축가
유응교
“건축은 동결된 음악”이라고
음악과 건축을 하나로 보며
찬란한 정의를 내린분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쓴
괴테였습니다.
이 세상에 많은 건축이 있지만
“침묵의 건축, 이야기하는 건축,
노래하는 건축“이 있다고
불란서 시인 발레리는 노래했습니다.
“위대한 건축가는 위대한 시인”이어야 한다며
시인과 건축가를 동일선상에 놓고
태양과 대자연을 건축에 유입시키면서
유기적 건축을 제창한 분은
공간의 거장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였습니다.
이 세상에 많은 꽃들이 있지만
모두가 장미꽃일수는 없다며
장식을 배제하고
절제된 균제의 아름다움을 추구한 이는 구조의 거장 미스 반 데르 로에였습니다.
“위대한 건축가란 생명이 없는 돌덩이에
영혼을 불어넣어 빛 속에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시켜야 한다“고 말한 분은
휴머니즘의 건축가이며 형태의 거장인 르꼬르뷰제였습니다.
“직선은 악마의 선이요
곡선은 신의 선“이라며
오랜 세월을 화려한 장식과 곡선으로
사그라다 패밀리아 성당을
지상에 세운 사람은 안토니오 가우디였습니다.
“여자와 건물은 부드러워야 한다”고 호기어린 눈빛으로
술잔을 높이 들며
통나무집을 그리워하던 사람은
내 친구 P교수 였습니다.
*건축이 갖고 있는 모든 요소가 시에 나타나 있다.
리듬,강조,반복,상징,비유,은유 등
*필자의 증조부
유제양 운조루(雲鳥樓) 거주
만 여 수의 시조 지음.
* KBS,SBS 아나운서 역임
유자효 시조 시인~한국시인협회 회장 (필자의 아우)의 권유
* 대학교재, 칼럼집, 유머집,시집
등 총 24권의 저서를 출간함.
* 현대시 1980 ~ 2010년 에 걸쳐 10권 출간 후에 동시와 동시조 짓기에 몰두함.
<대표시>
사랑
유응교
처음엔
둘이다가
나중엔
하나 되어
끝내
셀 수 없는것.
산수유 처녀
유응교
산 너머 산동면에
산수유 핀다기에
서둘러 나섰더니
산수유 꽃 다 지고
처녀만 웃고 섰네.
그 웃음 그 눈빛
별꽃처럼 하 좋아서
이듬해 다시 가니
처녀는 간데없고
산수유 열매마다
처녀가 깨문 자국
첫사랑 아픔처럼
시큼 달큼 남아있네.
*산수유씨를 옛날에는 처녀들이 앞니로
깨물어 뺐으나 지금은 기계로 작업을 함.
*구례 화엄사 입구 <詩의동산>에
있는 저자의 詩碑
구례군 문화 관광과(담당자 조창열)에서 조성함 (2015년)
바 람
유응교
그대 잔잔한 바다라면
나는 조용히 그대 곁에 다가가
은모래에 던지는 하얀 미소를 보려오
그대 풍성한 잎새라면
나는 천천히 그대 곁에 다가가
속살거리는 푸른 노래를 들으려오
그대 하이얀 구름이라면
나는 말없이 그대 곁에 다가가
아름다운 꿈으로 피어나게 하려오.
* 서울 지하철 종로3가역 5호선
스크린창에 게재된 시 임.
<시조>
* 전주 한정식
유응교
고도전주 풍남동에 아늑히 자리잡고
옛 정취 그리워서 찾아오실 임을 위해
천년의 깊은 맛으로 음식을 준비하네
조상의 숨결어린 한옥에 찾아들제
맛있는 옛솜씨로 정성을 다 바치니
고향의 어머니 손맛 예와서 본다하네
오늘도 오시는 임 내일도 오시겠지
사랑으로 맞이하며 미소를 보내오니
그대의 귀한 걸음을 다시 오게 하옵소서
* 호남제일문과 한전 앞
버스승강장에 게시되었음.
* 2011년 까만콩 삼형제 동시
2018 년 별꽃 삼 형제 동시
* 2019 년 기러기 삼 형제 동시조
2021 년 해바라기 삼 형제 동시조
2022년 거북이 삼 형제 동시조
2023년 동화나라 삼 형제 예정
2024년 운조루 삼형제 예정
2025년 타인능해 삼 형제 예정
소년문학 고사성어 456수 연재
(2035년까지)
3.시조란 무엇인가?
시조(時調)는 한국 고유의 정형시로 정격시조를 말한다.
기본 형식
정격(正格)시조(평시조)는
3장(章) 3행(行) 6구(句) 12음보(音步) 총 43(45)자 내외이다.
3장으로 구성된 1연(聯)을
한 수(首)로하되 2연,3연,등 길게 써서 한 수로 하기도 한다.
3장은 각각
초장初章,
중장中章,
종장終章, 으로 구성된다.
한시의 절구가 기·승·전·결의 4구(4장에 해당) 구조이고 일본의 하이쿠(徘句)·와카(和歌)가 기·결의 2구(2장에 해당) 구조인 것과 비교해 볼 때, 시조는 기·승·결 또는 기·전·결 구조로서 중국과 일본의 정형시의 중간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유럽의 소네트, 중국의 절구,율시,배율.일본의 하이쿠, 한국의 시조는
모두 정형시다.
소네트는 영국의4. 4. 4.2.
연구(聯句)형과 이태리의 4.4.3.3. 연구형으로 나뉜다.
양자의 공통점은 각행을 10 음절에 맞추는데 있다. 2행씩 짝을 지어 각운을 맞취야하는 것은 물론이다.
중국의 정형시는 다양하다.
글자 수에 따라 5언 절구와 율시,7언 절구와 율시로 구분된다. 절구는 4행,율시는 8행이다.율시가10행이상일
경우를 배율 이라고 이른다.
일본의 하이쿠는 5.7.5.음수를 준용한다.
한국의 정형시는 민요, 향가, 시조를 들 수 있다.
가람은 시조의 종류를 단시조, 연시조,연작시조로 분류하였다."~박영학 교수
시조의 정확한 등장 시기는 알 수 없으나 이르게는 고려 중기까지 거슬러 잡기도 한다.
고려 말기에서 조선 전기에 형식적으로 정제된다.
한국의 3대 시조집이라고 하면 <청구영언>, <해동가요>, <가곡원류>를 일컫는다.
시조는 한자로 '때 시(時)'를 쓴다. 으레 '시 시(詩)'를 쓰겠거니 짐작하여, '시조(詩調)'라고 잘못 아는 경우도 있다. 읊을 때 창을 곁들이는 등 음악과도 밀접한데, 이런 특성을 배제하고 시 문학으로서 다룰 때는 '시조시(時調詩)'라고 흔히 부른다.
시조시(時調詩)라고 이름한 것은 전부터 있어 내려온 명사(名詞)인 시조(時調) 두 글자에 시(詩) 한 글자를 추가한 것이다. 본래 시조(時調)라고 하는 것은 시조 문구와 그 문구에 짝을 이루는 곡조를 합쳐 부르는
명사(名詞)이다.
그러므로 시조라고 하면 문구(文句)인지 곡조인지 분간할 수 없으니, 지금 그 문구를 논함에 있어서는 그의 혼동을 피하고 또 다른 시를 짓는 형식(詩體)과도 구별하기 위하여 시(詩) 한 글자를 추가한 것이다.
- 안확, <시조시학>, 1940년
'시절가조(時節歌調)'의 준말이라는 일설이 많이 알려져 있으나, 근거가 없는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
다만, 시조를 다르게 '시절가(時節歌)'라고 부른다는 내용(時調亦名時節歌)이 이학규(李學逵, 1770년~1835년)의 문집에 주석으로 등장하기는 한다.
원래는 단가(短歌)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다가 시조로 자리잡았는데 그렇게 된 시기는 불분명하다. '시조'라는 명칭이 문헌에 최초로 등장한 것은 영조 때이다. 시인 신광수(申光洙)의 문집인 '석북집(石北集)'에 '시조의 장단을 배열한 것은 장안에서 온 이세춘이다(一般時調排長短來自長安李世春).'라는 구절이 나온다.
각 장은 낱말의 글자 수가 3(4)-4-3(4)-4, 3(4)-4-3(4)-4, 3-5-4-3으로 되어 있는데 한두 글자씩은 가감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그렇게 각 낱말이 음보율을 이루어야 한다.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은
종장의 첫 음보(첫 구)는
꼭 세 글자,
두번째 단어는 다섯 글자 이상으로 되어야 한다.
초장에서 제시한 주제의식 혹은 미의식을, 초장과 동일한 음보율의 중장에서 유사한 의미나 구조의 문장을 반복하여 증폭-심화시키고, 종장에 이르러서는 첫 음보에서 '어즈버', '아해야', '님금하' 같은 감탄사나 호격사 등을 통해 집약했다가, 일반적인 음보보다 자수가 많은 종장 둘째 음보에서 분출하여 절정에 이르게 하며 반전을 이루게 하는 것이 평시조의 미적 특징이다.
고려 중기에 등장해 형태 자체는 고려 말기에 발달하기 시작했으며 조선시대에는 이 시조에 무반주로 가락을 붙여 여유로운 노래처럼 읊는 것이 유행이 되었다. '시조창'이라고 하며 시조창 한 가지를 알아두면 다른 평시조에는 모두 응용해 부를 수 있다.
동창이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소치는 아이는 상기 아니 일었느냐
재 넘어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나니 ~ 남구만
시조 여러 개를 이어 하나의 시로 만든 '연시조'라는 새로운 형태도 만들어졌다. 현대의 시조 작가들은 보통 이 방식을 이용하며, 보통 평시조를 이어서 사용한다
4.시조의 종류
1)평시조
3장 6구를 정확히 지킨 작품.
태산이 높다 한들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양사언
아마도 시조를 배우면 제일 처음 접하게 되는 작품일 듯.
추강(秋江)에 밤이 드니 물결이 차노매라
낚시 드리치니 고기 아니 무노매라
무심(無心)한 달빛만 싣고 빈 배 저어 오노라~월산대군 (성종의 형)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萬壽山) 드렁칡이 얽혀진들 그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혀 백년(百年)까지 누리리라
~이방원. 하여가(何如歌)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임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싈 줄이 이시랴
_정몽주. 단심가(丹心歌)
위의 두 수는 조선 태종 이방원과 정몽주가 서로 대구로 주고받은 시조이다. 단심가를 듣고 나서 이방원이 정몽주를 죽일 마음을 먹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천만리 머나먼 길에 고운 님 여의옵고
내 마음 둘 데 없어 냇가에 앉았으니
저 물도 내 안 같아서 울어 밤길 예놋다
_왕방연. 천만리 머나먼 길에
동짓날 기나긴 밤을 한 허리 베어내어
봄바람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정든 임 오신 날 밤이거든 굽이굽이 펴리라~황진이
이화우 흩날릴제
울며잡고 이별한님
추풍낙엽에 저도나를 생각는가
천리에 외로운꿈만 오락가락 하노라.~이매창
2)엇시조
3장 6구를 지키긴 하지만 어느 한 부분이 늘어나 있다. 어긋난 시조라는 뜻. 평시조와 사설시조 사이에 애매하게 위치함으로써, 그 나름의 독자적인 미학을 창출해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엇시조라는 개념의 설정 자체를 비판적으로 보는 견해가 다수 있다. 현재는 시조의 이른바 3분류법을 부정하며 엇시조를 빼버려야 한다는 논의가 거의 정설처럼 되어가고 있다.
청산(靑山)도 절로 절로 녹수(綠水)도 절로 절로
산(山) 절로 수(水) 절로 산수간(山水間)에 나도 절로
그중에 절로 절로 자란 몸이 늙기도 절로 절로.
- 송시열
3). 사설시조
조선 후기에 상품경제의 발달과 한양, 지역별 장시를 배경으로 유흥문화가 발달하면서, 사대부 취향 일변도였던 시조가 점차 중인이나 부농, 부유한 상인 등에게도 유행해 점차 대중화한 형태로 추정된다. 평시조의 기본을 지키면서 각 장을 길게 늘여 쓰거나, 초장은 그대로이고 중장 혹은 종장, 혹은 둘 모두 확장하거나, 때로는 대구를 이루어 반복되는 형태이다.
모란은 화중왕이요, 향일화는 충효로다.
매화는 은일사요, 행화는 소인이요,
연화는 부녀요, 국화는 군자요,
동백화는 한사요, 박꽃은 노인이요,
석죽화는 소년이요, 해당화는 계집애로다.
이 중에 이화는 시객이요,
홍도, 벽도, 삼색도는 풍류랑인가 하노라 ~김수장
여러분 동난지이(방게젓) 사시오. 저 장수야 네가 파는 물건 그것이 무엇이라 외치느냐. (들어보고나) 사자.
밖은 뼈, 안에는 고기로 두 눈이 하늘을 보고, 앞뒤로 오가면서, 작은 다리는 여덟에 큰 다리는 두개, 맑은 간장에 아스슥 하는 동난지이(방게젓) 사시오.
장수야, 너무 거북하게 외치지 말고 게젓이라 하려무나.
~작자불명
임이 온다고 하거늘 저녁밥을 일찍 지어 먹고
중문(中門)을 나와 대문(大門)으로 나가 문지방 위에 달려가 앉아 손을 이마에 대고 임이 오는가 가는가 건너편 산 바라보니 거무희뜩한 것이 서 있거늘, 저것이 임이로다. 버선 벗어 품에 품고, 신 벗어 손에 쥐고, 겻븨님븨 늼븨곰븨 천방지방 지방천방, 젖은 땅 마른 땅 가리지 않고, 워렁충창 건너가서, 정에 넘치는 말을 하려고 곁눈으로 흘깃 보니, 작년 칠월 사흘날 껍질 벗긴 주추리 삼대가 나를 알뜰히도 속였구나.
아서라, 밤이기에 망정이지, 행여 낮이었다면 남 웃길 뻔 했구나.
~작자불명
4) 양장 시조
양장 시조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시조의 구성인 초장, 중장, 종장의 3장으로 이루어진 형태에서 중장을 생략하여 양장(2장)으로 줄인 형태이다. 즉 쉽게 말해 6구에서 4구로 시가 축약되어 있다. 간단히 말해 내용이 짧은 시조 노산 이은상 시인이 처음으로 시도했다.
초반에는 이은상을 비롯한 여러 시조 시인이 양장 시조를 창작했으나, 일본의 정통 정형시인 와카의 5.7.5조와 7.7조의 2행 구조를 시조 3장에서 한 장을 뺀 형태로 접합시켜 본 것이라는 비판을 받고 형태가 지나치게 작위적이며 반일적인 민족 감정도 작용하여 작가들의 호응을 얻지 못해 잊히며, 이은상 역시 후속 작품을 발표하지 않아 실험작으로 그치고 말았다.
뵈오려 안 뵈는 님, 눈 감으니 보이시네
감아야 보이신다면 소경 되어지이다.
~이은상, 소경 되어지이다
5.현대 시조
가람 이병기의 시조
별
바람이 서늘도 하여 뜰 앞에 나섰더니
서산머리에 하늘은 구름을 벗어나고
산뜻한 초사흘달이 별 함께 나아오더라
달은 넘어 가고 별만 서로 반짝인다
저 별은 뉘 별이며 내 별 또 어느게요
잠자코 홀로 서서 별을 헤어 보노라
난초
한 손에 책을 들고 조오다 선뜻 깨니
드는 볕 비껴가고 서늘바람 일어오고
난초는 두어 봉오리 바야흐로 벌어라
새로 난 난초잎을 바람이 휘젓는다
깊이 잠이나 들어 모르면 모르려니와
눈뜨고 꺾이는 양을 차마 어찌 보리아
산듯한 아침 볕이 발틈에 비쳐들고
난초 향기는 물밀 듯 밀어오다
잠신들 이 곁에 두고 차마 어찌 뜨리아
오늘은 온종일 두고 비는 줄줄 나린다
꽃이 지던 난초 다시 한 대 피어나며
孤寂한 나의 마음을 적이 위로하여라
나도 저를 못 잊거니 저도 나를 따르는지
외로 돌아앉아 책을 앞에 놓아두고
張張이 넘길 때마다 향을 또한 일어라
빼어난 가는 잎새 굳은 듯 보드랍고
자짓빛 굵은 대공 하얀한 꽃이 벌고
이슬은 구슬이 되어 마디마디 달렸다
본디 마음은 깨끗함을 즐겨하여
淨한 모래틈에 뿌리를 서려두고
微塵도 가까이 않고 雨露 받아 사느니라
이 작품에서 시조라는 문학 작품의 갈래는 문학 작품의 미적 구조를 결정짓는 요인들 중의 하나로 작용하면서 문학 작품의 주제 구성도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문학 작품의 갈래적 특성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한다. 고시조에서는 음악적 측면이 중시된 반면, 현대 시조에서는 자유시의 영향을 받아 회화적 측면이 중시된다. 이 작품에서도 부분적으로 자유로운 리듬감이 드러나고, 시상의 전개에서 시각적 이미지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형식상의 변화를 바탕으로 현대 시조는 고시조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구별 배행 시조
시조를 장별로 줄을 나누어 세 줄로 쓴 시조가 아닌, 구별로 나누어 쓴 시조. 한 장을 한 연처럼 보이기 위해 장별로 행을 또 나누기도 한다. 현대 시인들이 시조 형식에 변화를 주기 위해 사용한다.
꽃이 피네, 한 잎 한 잎.
한 하늘이 열리고 있네.
마침내 남은 한 잎이
마지막 떨고 있는 고비.
바람도 햇볕도 숨을 죽이네.
나도 가만 눈을 감네.
~개화(開花) 이호우
눈이 부시네 저기
난만히 멧등마다,
그날 스러져 간
젊음 같은 꽃사태가,
맺혔던 한이 터지듯
여울여울 붉었네.
그렇듯 너희는 지고
욕처럼 남은 목숨,
지친 가슴 위엔
하늘이 무거운데,
연연히 꿈도 설워라,
물이 드는 이 산하(山河).
~진달래, 이영도(시인)
손톱으로 툭 튀기면
쨍 하고 금이 갈 듯,
새파랗게 고인 물이
만지면 출렁일 듯,
저렇게 청정무구(淸淨無垢)를
드리우고 있건만.
~벽공, 이희승
6. 동시조의 필요성
* 폭포
유응교
너는 왜 흰옷 입고
절벽을 내려오니?
천사의 하얀 옷을
빌려서 입고 왔니?
날개 옷
잃어버리면
어떻게 오르려고?
걱정 마 하늘나라
오르는 길이 있어
해님이 순식간에
내려와 만들어준
일곱 빛
무지개 타고
올라갈 수 있거든!
~기러기 삼 형제 에서
* 연꽃 마음
유응교
내 모습
바라보며
카메라 찰칵찰칵
이슬비
맞으면서
촬영을 하시던데
아저씨!
나의 향기도
함께 찍혀 나오나요?
~해바라기 삼 형제 에서
* 비밀번호
유응교
가족만
알고 있는
현관문 비밀번호
콕콕콕
눌러주면
화알짝 열리는데
토라진
내 친구 마음
비밀번호 무얼까
~거북이 삼 형제 에서
* 백설 공주
유응교
왕비가
숲속에다
공주를 버린 후에
독이 든
사과 주어
잠들게 하였으나
왕자가
잠을 깨우고
그 왕비는 벌 받았죠
~동화나라 삼 형제 게재 예정
* 고드름
유응교
처마 끝
자리 잡고
내려보며 자랑하고
해님이
나오니까
반짝반짝 뽐내더니
점점점
시간이 지나
눈물 지며 우네요
~운조루 삼 형제 게재 예정
* 비옥취사
(比玉聚沙)
유응교
군자는
서로 비추고
옥처럼 빛나지만
소인은
모래처럼
모이고 흩어지니
벗과의
사귐에 있어
이런 점을 살피리!
*필자의 14대조
서애 유성룡 가르침.
~타인능해 삼 형제 게재 예정
7.결론
"국격이 향상되고 한류의 물결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이때 우리 고유의 전통 문학은 문학분야에서
마땅히 그 가치를 인정받고 제자리를 찾아야한다.
우리의 기성세대들은 학창시절때 배우고 익혔던 시조 몇 수가 평생
문학 감정의 씨앗이 되었음을 기억하고 있다. 교과서엔 시조 게재 편수가 늘어나야 하고 각종 백일장에서도 시조장르가 반드시 중심 자리로 되돌아 와야 한다.
서양엔 소네트(sonnet)가 있고
중국엔 한시가 있으며 일본엔 그들만의 하이꾸(徘句)가 있다.
어릴 때부터 교육을 받는 일본의 하이꾸가 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영어권에서 두루 창작 번역 되고 있는 사이 하이꾸보다 훨씬 품이 넓고 멋진 우리의 시조는 깊은 잠에 빠져 있다.
이제는 문학의 한류풍을 맞이할 때다. 우리 고유의 시조를 부흥시켜 한국 전통문학의 르네상스를 통해 우리 것을 만방에 알려야 할 때가 왔다.
자유시이건 시조시인이건 시인들은 우리의 뿌리 문화인 시조에 관심을 갖고 시조의 습작과 세계화에 앞장서야 한다.
가장 한국적인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라는 말은 글로벌화
시대에 피부로 와 닿는 진실이다.
문학의 한류! 이제는 우리 고유의 전통시 시조(時調)가 나서야 할 때다."~이광녕 박사
감사합니다
* 2022년10월 30일 오후2시 전주라마다호텔 2층
피렌체홀
주제: 가을에 듣는 문학 <시조이야기>
특별초청강사: 유응교
주최
전북과 미래 포럼 대표 심가영
아트네트웍스(주) 대표 심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