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부잣집 보스턴 레드삭스로 이적한 김병현(24)이 올 시즌 활약 여하에 따라 연봉 대박을 터뜨릴 것으로 보인다.
김병현은 지난 1월 17일 애리조나와 연봉 325만달러(약 39억원)와 인센티브 60만달러(7억2000만원)에 1년 계약을 했다. 99년 애리조나에 입단한 후 최저연봉 20만달러를 받았던 김병현은 이 계약으로 이전보다 무려 16배나 연봉이 치솟았지만 올 시즌이 끝나면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얻게 돼 또 한번의 연봉 대박이 기대되고 있다.
보스턴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평균 연봉 363만3457달러로 뉴욕 양키스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는 부자구단이다. 지난해 1월 17일 메이저리그 사상 최고액인 6억6000만달러에 매각될 만큼 구단의 잠재가치도 최고 수준이다. 플로리다 말린스 구단주인 존 헨리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전 구단주 톰 워너 등이 주축인 마케팅그룹이 소유하고 있다.
보스턴은 뉴욕 양키스의 돈 공세에 대항해 쿠바 출신의 호세 콘트레라스와 일본의 마쓰이 히데키 영입 경쟁을 벌였을 정도로 메이저리그에서 몇 안되는 자금력이 있는 구단으로 알려져 있다. 김병현의 친정팀 애리조나가 월드시리즈 우승에도 불구하고 연봉지급유예신청을 할 만큼 재정이 열악한 것과 비교하면 곳간이 넘쳐난다.
보스턴은 뉴욕 양키스와는 영원한 앙숙 관계에 있다. 김병현의 영입도 뉴욕 양키스를 제압하기 위해 선택한 필승카드로 알려졌다. 구단의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한다면 연봉 인상은 떼논 당상이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부자구단 삼성이 가난한 해태에서 우승을 위해 임창용을 영입한 것과 비슷한 사례다.
김병현은 지난해 마무리로 66경기에 나서 구원점수를 매기는 롤레이즈 순위에서 내셔널리그 6위, 전체 9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72경기에 등판해 84이닝을 던져 8승3패 36세이브 방어율 2.04를 기록했다. 올해는 선발로 전환해 1승5패에 방어율 3.26을 기록하고 있다. 호투에도 불구하고 빈약한 타선지원 때문에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보스턴에서는 일단 선발 로테이션에 들었다가 부상병들이 돌아오면 마무리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더도 말고 지난해만큼의 활약만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