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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는 지구의 축복” 화석연료 미는 트럼프 책사들
카드 발행 일시2025.10.29
에디터
최은경
2화: 자원전쟁과 지구종말론
트럼프(이하 존칭 생략)는 재집권 후에도 그린란드를 향한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 3월 의회 연설에서 “어떻게 해서든 그린란드를 확보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국가 안보 차원의 절대적 필수” “군사행동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물론 그린란드 측은 “우리는 판매 대상이 아니다”며 강한 반감을 보였다.
2024년 9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 후보가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때부터 그린란드 영토 편입 의지를 나타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린란드 노리는 트럼프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이자 6만 인구의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으로 섬의 80%가 빙하로 덮인 특수한 곳이다.
트럼프는 군사적 요충지, 석유·천연가스·희토류 같은 자원을 노리며 그린란드에 눈독을 들인다.
이재명 대통령도 그린란드에 관심을 갖고 있다. 북극해를 통해 아시아·유럽·북미를 연결하는
‘북극항로’ 개척을 핵심 국정과제로 앞세웠다. 부산에서 네덜란드까지 러시아 북쪽 해안을 지나는
북극항로(북동항로)를 이용하면 인도양, 수에즈 운하를 거치는 길보다 거리가 36% 정도 줄어든다.
트럼프와 이 대통령의 야망은 그린란드가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아 자원, 군사, 물류의
중심지로 떠오를 것이라는 가설 위에 세워져 있다.
빙하는 실제로 줄어들고 있을까? 빙하가 사라진다면 북극곰은 멸종을 피할 수 없을까? 지금처럼
이산화탄소를 마구 배출하면 인류는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나?
‘이팩트: 이것이 팩트다’ 취재팀은 객관적 사실에 접근함으로써 ‘절대적 진실’로 굳어진
기후위기론 속에 쟁의 소지는 없는지 추적했다. 이산화탄소를 ‘축복의 물질’로 믿는 트럼프와
그에게 ‘기후 신념’을 주입하는 브레인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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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월 그린란드 수도 누크의 한 마을에 얼음이 떠다니고 있다. 로이터
【3. ‘녹색의 땅’으로 변하는 그린란드의 빙하가 녹고 북극곰은 멸종하나】
미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북극 해빙은 10년당 12.2%씩 줄고 있다. 2002~2023년
그린란드 빙하가 연평균 약 270GT(기가톤, 1Gt=10억t) 줄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국내 극지연구소 연구팀 역시 빙하가 감소한다는 자료를 내놨다. 연구팀이 1992년 이후 남극과
그린란드의 빙하량을 분석한 결과, 지난 30년간 빙하가 꾸준히 줄었으며, 사라진 빙하는 대부분
바다로 흘러 들어가 해수면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로라면 2050년 지구 해수면이 평균
약 3.6㎝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기후위기 부정론자인 박석순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빙하 감소론을 반박한다. “과거 20년간 북극의
연간 최소치(9월 기준)의 해빙 면적을 보면 올해보다 작은 해가 많았다. 특히 2012년, 2020년에
눈에 띄게 줄었다”고 주장했다. 또 가디언의 지난 8월 20일 보도(‘Dramatic slowdown in melting of Arctic sea ice surprises scientists’)를 근거로 “지난 20년간
빙하가 녹는 속도가 극적으로 느려졌으며, 2005년 이후로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감소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앨 고어 미 전 부통령이 지난 8월 15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환경리더 양성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는 오래전부터 세계를 돌며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강조해 왔다. AFP
북극 해빙의 연간 최소 면적. 그래픽 김영옥 기자
빙하가 아주 사라진다는 과거의 가설은 현재로선 오류라고 할 수 있다. 앨 고어 전 미 부통령은
2007년 지구온난화 문제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며 “2013년 북극해 빙하가 모두 녹아
없어지고 북극곰은 멸종할 것”이라고 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가 2020년 ‘2030 한반도 대홍수
시나리오’를 내고 부산항과 인천공항이 수몰된다고 경고했다.
앨 고어의 2013년이 훌쩍 지났지만 빙하는 건재하다. 앞으로 5년이 남았지만 부산항과 인천공항 수몰
시나리오 역시 해프닝으로 끝날 공산이 농후하다. 미리미리 앞날을 잘 대비해 최악의 사태가 달라진
것인지, 원래부터 실현될 수 없는 과장된 예측 탓인지 인과관계는 불분명하지만 현실은 그대로다.
북극곰의 개체 수 변화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북극곰은 바다에 떠다니는 얼음 덩어리에서 물범을
잡아먹고 산다. 빙하가 녹으면 생존을 위협받을 수 있다. 1960년대 무분별한 사냥으로 북극곰이 크게
줄었다가 1973년 5개국(미국·캐나다·러시아·노르웨이·덴마크)의 ‘오슬로 북극곰보존조약’ 체결 이후
개체 수가 늘었다고 한다.
영국의 비영리단체 지구온난화정책재단(GWPF)은 북극곰이 1960년대 말 1만2000마리에서
2023년 3만2000마리로 늘었다고 2023년 발표했다. 이에 환경단체 등은 추정 방식을 문제 삼으면서
북극곰이 줄고 있다며 논쟁 중이다. 대체로 2만6000마리 정도가 서식 중인 것으로 동물보호단체 등은
추산한다. 정확한 개체 수는 약간의 오차가 있지만, 빙하가 줄면 북극곰이 굶주림에 직면할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작은 유빙 위에 올라 있는 북극곰. 사진 멕신 버켓 미국 하와이주립대 법과대학 교수,
기초과학연구원
【4.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 지구 온도를 낮추지 않으면 인류의 종말이 오나】
기상 이변, 화석연료, 빙하, 북극곰…. 이 모든 논쟁의 중심에는 이산화탄소가 있다.
유엔 산하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2023년 발표한 6차 보고서에서 지구온난화 속도를 경고했다.
인간 활동에 의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지 않을 경우 지구온난화가 더 빨라져 2030~2035년 지구의 평균
기온이 1.5도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1.5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상승 폭으로, 국제사회가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해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설정한 마지노선이다. ‘1.5도 이내’로 막으려면 2035년까지 평균적으로 각국이 ‘2019년 대비 60% 감축’이 필요하다고 했다.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기후변화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유엔(UN) 산하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1988년 공동 설립했다. 기후변화 정책을 위해 과학적 의견을 제시하며 제6차
종합보고서(2023) 발간에는 195개국이 참여했다.
기후위기를 부정하는 사람들은 “지구온난화는 자연적 현상이며, 오히려 이산화탄소 배출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을 견지한다.
“인간 활동” vs “태양과 구름”
이산화탄소를 바라보는 상반된 시각은 비슷한 제목을 가진 두 개의 다큐멘터리 영상물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앨 고어는 2006년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An Inconvenient Truth)에 등장해 ^인간 활동으로 이산화탄소
농도가 급상승했고 ^이로 인해 지구 기온이 올랐으며 ^기온이 상승하면서 극한 기상이 나타나고 빙하가
사라지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에 맞서 2007년 ‘지구온난화는 거대한 사기극’(The Great Global Warming Swindle)이란 다큐멘터리가
영국에서 나왔다. ^기온이 오른 뒤에 이산화탄소가 증가했으며 ^지구의 기후는 항상 변해 왔고 ^그 원인은
인간 활동이 아닌 태양 활동과 구름이라는 게 요지였다. 고어의 주장과는 정반대였다.
지난 3월 열린 영화 '냉정한 진실' 시사회 안내. 이산화탄소연맹
박석순 명예교수는 “기온은 지구에 도달하는 일사량을 결정하는 태양의 활동, 하늘의 구름 덮개 면적, 태양
에너지를 저장하고 분배하는 바다의 수온과 해류의 조합으로 결정된다”며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클라우저
박사는 구름에 의해 지구 기온이 조절된다는 것을 밝혔다”고 했다.
지난해에는 이 다큐멘터리의 속편 격인 ‘냉정한 진실’(The Cold Truth)이 나왔다. “지구온난화는 과장됐고,
기후위기는 사기”라는 내용이 골자였다. 영화에는 윌리엄 해퍼 미국 CO2연맹 공동창립자, 리처드 린젠
세계기후선언 미국 대사, 미국 에너지부에서 작성한 ‘미국 기후에 대한 온실가스 배출 영향의 비판적 검토’
보고서의 저자인 기상학자 로이 스펜서와 물리학자 스티브 쿠닌, 그린피스 공동창립자인 패트릭 무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존 클라우저 박사 등 기후위기 부정론자들이 대거 출연했다.
하지만 전 세계 주류 과학자들의 의견은 변함이 없다. 인간 활동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이 기후변화의 원인이며,
이런 상황이 지속하면 기상 이변 등의 현상은 일상화하고, 더 빨라지고, 악화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IPCC 6·7차
보고서 저자로 참여한 이준이 부산대 기후과학연구소 교수는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화석에너지 기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이준이 부산대 기후과학연구소 교수가 인간 활동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교수는
IPCC 6차 보고서 작성에 핵심 저자로 참여한 데 이어 7차 보고서 저자로도 선정됐다. 송봉근 기자
트럼프의 에너지 책사들
트럼프가 “기후위기는 사기”라고 확신하는 배경에는 그에게 과학적 지식을 주입하는 브레인들이 있다. 대표적
인물인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트럼프의 기후 규제 완화를 뒷받침하는 보고서 작성을 주도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기계공학 학사, 전기공학 석사 학위를 받은 라이트는 석유·가스 업계 CEO로
활동했다. 2월 장관 취임 직전에는 수압파쇄 회사인 리버티에너지의 CEO였다. 트럼프는 수압파쇄를 ‘미국
에너지의 혁신’이라고 강조며 이를 통한 석유·가스 생산 증대를 핵심 에너지 정책의 하나로 제시했다.
수압파쇄
지하 셰일층에 고압의 물·모래·화학물질 혼합액을 주입, 미세한 균열을 만들어 그 틈으로 석유나 천연가스가
나올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인공적으로 더 많은 석유와 천연가스를 시추할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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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 더그 버검 미 국가에너지위원장 겸 내무부 장관, 리 젤딘 미 환경보호청장.
중앙일보, 로이터, 산업통상부
리 젤딘 미 환경보호청(EPA) 청장도 핵심 책사 중 한 명이다. 1980년생인 젤딘은 변호사 출신으로 2011년부터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그는 기후와 관련해 모호한 입장을 취해 왔지만, 2022년 뉴욕주지사 선거에서 천연가스
수압파쇄 시추 금지령 철회를 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최근 반대 입장으로 돌아섰다고 평가받는다. 트럼프와는
2019년 탄핵심판 때 변호를 맡으며 인연을 쌓았다.
EPA는 2009년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가 공중보건에 위해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고, 이를 근거로 16년간
온실가스를 규제하는 청정대기법 등을 시행해 왔다. 젤딘은 “온실가스 배출 관련 규제를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더그 버검 국가에너지위원장 겸 내무부 장관은 알래스카 북극국립야생보호구역(ANWR, Alaska’s Arctic National Wildlife Refuge)의 석유·가스 개발을 위한 개방 계획을 발표한 트럼프의
측근이다. 국가에너지위원회는 트럼프 2기 정부 때 신설된 조직으로 에너지 정책에 관한 업무를 총괄한다.
버검은 노스다코타 주지사로 재임하며 이 지역에 사업 기반을 둔 석유·가스 기업 콘티넨털 리소스의 헤럴드
햄 CEO와 깊은 유대를 맺었다. 햄 CEO 역시 트럼프의 에너지 정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로 꼽힌다.
햄은 ‘트럼프의 에너지 조언자’(energy whisperer)라고 불린다.
“트럼프 임기 동안 신규 가스전 개발 확 늘 것”
유승훈 서울과기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사진)와 트럼프의 ‘기후위기 사기론’을 정치·경제적 시각에서
바라봤다. 유 교수는 지난 5월 『트럼프 2.0과 에너지대전환』(유승훈·이재호, 석탑출판)을 펴냈다.
Q. 트럼프가 화석연료 확대 정책을 펴는 정치·경제적 배경은.
A. 미국은 과거 중동에 천연가스와 석유 등을 의존했지만 수압파쇄법에 따른 셰일혁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다. 자국에서 값싼 화석연료를 활용, 저렴하게 에너지를 공급해 제조업을
일으키고 AI 데이터센터에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함으로써 이를 성장의 기회로 삼고자 하는 것이 트럼프
2.0의 핵심이다. 재생에너지는 간헐성 때문에 24시간 전기를 필요로 하는 제조업과 AI 데이터센터에서의
활용이 제한적이다. 천연가스전 등 화석연료 발전기 신설을 대거 추진하는 이유다.
Q. 앞으로도 이 기조가 유지될까.
A. 트럼프 임기 동안을 본다면, 신규 천연가스전 개발이 대폭 늘어날 것이다. 재생에너지 발전도 늘어나겠지만
미국 제조업과 빅테크의 주 전기 공급 수단이 되기는 어려울 거다.
Q. 우리나라는 어떤 에너지 정책을 펴야 할까.
A. 재생에너지를 늘려야 하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좁은 국토, 유럽에 비해 낮은 일조량과 풍량 등을 고려해야 한다.
확대 속도를 지나치게 높이면 국토 난개발, 주민 갈등 발생, 전기요금 상승 같은 부작용이 생긴다. 국가 주력 산업의
수출에 문제가 없을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24시간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하려면 화석연료
활용이 필수적이다.
Q. 정부의 내연차 판매 제한 검토를 어떻게 보나.
A. 장관이 아니라 국민이 선택해야 할 문제다. 일자리와 소득이 줄어도 내연기관을 퇴출하겠다는 목표에 동의하면
문제없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밀어붙이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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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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