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2년 여름 폴란드계 유다인의 강제 이주 모습. “라인하르트 작전”은 17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교황
교황 “오늘은 우크라이나 전쟁, 어제는 나치 유다인 학살... 역사는 반복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전날인 12월 7일 수요 일반알현 말미에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희생자들”과 오늘날 “전쟁의 잔인함에 시달리는 이들”을 위해 성모님의 위로를 간청했다. 아울러 지난 1942년 여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 정권이 170만 명의 유다인을 몰살시킨 “끔찍한” “라인하르트 작전”을 언급하며 “평화를 위한 결의와 행동”을 촉구했다.
Alessandro Di Bussolo / 번역 박수현
프란치스코 교황이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전날인 12월 7일 일반알현 말미에 “전쟁의 잔인함에 시달리는 이들, 특히 고통받는 우크라이나인”을 위로해 주시길 성모님께 의탁했다. 아울러 80년 전 일어난 인류 잔학행위를 기억하자며, 모든 이에게 평화에 대한 구체적인 열망을 일깨웠다. 또한 교황은 폴란드 순례자들에게 인사하면서 이틀 전 폴란드 루블린 가톨릭 대학의 가톨릭-유다인 관계 연구센터가 ‘라인하르트 작전’으로 학살당한 유다인을 추모하는 행사를 개최했다고 언급했다. 라인하르트 작전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특히 1942년 7월부터 10월까지 독일 나치 정권이 수행한 폴란드 내 유다인 말살 작전의 암호명이다.
“이에 따라 약 200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대부분이 유다인이었습니다. 우리 모두 이 끔찍한 사건을 기억하여 평화를 위한 결의를 다지고 행동에 나서도록 합시다.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처럼 역사는 반복되고 반복됩니다. 평화를 위해 기도합시다.”
1942년 여름 ‘라인하르트 작전’의 공포
폴란드 내 집단 학살 수용소가 세워진 베우제츠, 소비보르, 트레블링카 3곳에서 고작 3개월 동안 170만 명이 학살당했다. 이는 쇼아(Shoah) 희생자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유다인 대학살의 실무 최고 책임자 하인리히 힘러가 결정한 라인하르트 작전은 전선의 후방에 있던 유다인을 체포하고 학살하는 나치 독일의 히틀러 직속 친위대(SS)가 수행하는 몰살 작전에 힘을 실어줬다.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끔찍한 악행에 생산활동에서 쓰이는 산업 현장 용어를 사용한 이 작전은 ‘학살효율’을 끌어올리려고 폴란드 마을에서 화차를 타고 수용소에 도착한 유다인들을 하루 평균 약 1만5000명 학살했다. 수학자 레위 스톤은 지난 1994년 불과 100일 만에 약 1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르완다의 대량 학살보다 훨씬 높은 수치라고 밝혔다.
유다인 대학살의 상징인 폴란드 집단 학살 수용소로 향하는 철로
우크라이나 희생자들을 위한 기도
교황은 수요 일반알현에 참석한 이탈리아어권 신자들에게 인사하며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 다음과 같이 기도했다.
“지극히 감미로우신 어머니, 전쟁의 잔인함에 시달리는 이들, 특히 고통받는 우크라이나인을 위로해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크나큰 고통을 겪고 있는 이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합시다!”
“항상 미소 짓는” 포콜라레 운동 회원들에게 인사
교황은 교황청 복음화부가 주관한 교육 과정을 위해 로마를 찾은 새로운 개별 교회의 신학교 교사들과 포콜라레 운동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한 포콜라레 운동 회원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교황은 포콜라레 운동 회원들이 “항상 미소를 짓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제 가톨릭 평화운동 단체인 팍스 크리스티 인터내셔널(PCI)이 주관한 컨퍼런스에 참가한 이들과 루이지 오리오네 성인이 태어난 도시인 폰테쿠로네의 신자들에게 인사했다.
“모든 일에서 하느님의 뜻을 구합시다”
교황은 여러 언어로 12월 8일이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임을 상기시켰다. 교황은 이탈리아어권 신자들에게 인사하며 “성모님께 눈을 돌리고 담대하게 마음의 가치를 증진하라”고 초대했다. 아울러 포르투갈어권 신자들에게 인사하며 “모든 것 안에 그리고 모든 것 위에 있는 하느님의 뜻을 구하는 은총을 청하라”고 당부했다.
“하와는 하느님께 불순종하여 유혹에 넘어갔지만, 성모님께서는 천사의 말을 듣고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하고 순종하셨습니다. 그리하여 성모님께서는 우리에게 구세주를 주심으로써 우리 구원의 어머니가 되셨습니다. (...) 그것이 성탄입니다! 성모님처럼 우리도 성탄절에 예수님을 만나고 예수님께 우리 마음을 봉헌하도록 준비합시다. 이것이 저의 바람이자 하느님의 축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