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꿩나무[학명: Viburnum erosum Thunb.]은인동과의 낙엽활엽관목이다. 들에 있는 꿩들이 좋아하는 열매를 달고 있다는 뜻으로 들꿩나무로 불리다가 덜꿩나무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가새백당나무라고도 한다. 봄철의 하얀색 꽃과 가을철의 붉은 열매가 아름다워 공원수로 많이 식재된다. 팥처럼 생긴 조그만 열매는 붉게 익는데 새들의 좋은 먹이가 된다. 관상수, 약용, 식용이다. 꽃말은 '주저'이다.
《삼국사기》와《삼국유사》에도 등장하는 꿩은 예부터 우리 주변에 흔한 새로서 초본에는 꿩의다리, 꿩의바람꽃, 꿩의밥, 꿩의비름 등 꿩이 들어간 식물이 여럿 있다. 그러나 나무로는 덜꿩나무가 유일하다.
덜꿩나무와 거의 같은 시기에 꽃이 피고 모양새도 비슷한 가막살나무가 있다. 너무 닮은 점이 많아 한마디로 차이점을 간단히 설명하기는 어렵다. 덜꿩나무를 더 흔히 만날 수 있기 때문에 대표나무로 들었을 뿐이다.
라나스덜꿩나무(학명: Viburnum plicatum 'Lanarth')
라나스덜꿩나무(학명: Viburnum plicatum 'Lanarth')은 정원수로 심어 기른다. 높이 2 ~ 3 m 정도이며 곧게 서서 자라고 가지를 친다. 잎은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으며 잎맥은 10~13쌍이다. 꽃은 양성화로 6 ~ 8월에 미색으로 산방꽃차례에 둥근 접시 모양으로 납작하게 모여 달린다. 꽃차례 가장자리에 꽃잎이 5장인 흰색의 커다란 헛꽃이 피는 점이 덜꿩나무와 다르다. 헛꽃은 5 개의 꽃잎이 모두 같은 분단나무에 비해 1개의 꽃잎이 작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꽃을 비벼 봤을 때 거품 같은 것이 많이 일어서 비누풀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열매는 둥글고 붉은 열매가 열린다.
가막살나무와 덜꿩나무는 비슷하다. 두 나무를 구분하는 방법은 가막살나무는 ‘까마귀가 먹는 쌀’이라는 뜻으로 가막살이란 이름으로 불리게 됐고, 덜꿩나무는 ‘들꿩이 좋아한다’고 해서 그런 이름을 갖게 됐다고 한다. 참 신기하고 묘한 이름들이다. 공교롭게도 나무 이름에 똑같이 새 이름이 들어가는 것도 재미있다.
가막살나무와 덜꿩나무는 5월에 꽃이 핀다. 하얀색 아주 작은 꽃이 자잘하게 모여 핀다. 좀 다른 점이 있다면 꽃 양이 가막살나무가 더 많다. 그래서 가을에 열매도 더 많이 맺게 된다. 그러나 환경의 차이가 있을 수 있기에 절대적인 구분점이 되긴 힘들다. 그래도 대체로 숲에서 두 나무를 봤을 때 꽃과 열매의 빽빽함과 탐스러운 정도를 보고 판단했을 때 많이 틀리진 않았으니 아주 무시할 수는 없다.
두 나무의 잎을 살펴보면 가막살나무와 덜꿩나무 모두 잎 가장자리가 마치 가지런한 이로 꽉 깨문 듯한 모양의 톱니를 가졌는데, 달리 보면 어린 아이들이 파도 그림을 그릴 때와 비슷하다. 그러나 덜꿩나무는 타원형으로 길게 생겼고 가막살나무는 잎 모양이 더 둥글고 옆으로 퍼진 느낌이다.
또한 두 나무는 나무 전체에 털이 많다. 가막살나무는 잎 앞면에는 털이 적고 뒷면에 많은데 반해, 덜꿩나무는 잎의 앞뒤로 털이 빽빽하게 나 있어 잎을 만져보면 털로 인해 두께감이 느껴지며 폭신폭신하다. 가장 확연한 차이로 턱잎이라 해서 잎이 가지에 붙는 부분인 잎자루 아래에 덜꿩나무는 붉은 색 턱잎이 있고, 가막살나무는 없다. 대신 가막살나무에는 잎 뒷면에 기름점이 있어 액이 나온다.
가을에 열리는 열매는 둘 다 빨갛게 익는데, 열매 끝에 암술대의 흔적이 남아 있어 살짝 튀어나왔다. 크기가 1센티미터도 안되며 벚나무 열매인 버찌보다도 작다. 살짝 깨물어 보면 다소 신맛이 난다. 가막살나무의 열매는 가막살술이라 해서 간혹 술을 담가먹기도 한다. 그래도 겨울철 새들의 소중한 먹이가 되니 새들에게 양보하면 좋겠다.
가막살나무와 덜꿩나무는 키가 많이 크지 않는 나무이다. 더구나 줄기가 두껍게 자라 키를 키우기보다 잔가지와 옆으로 새 가지를 많이 만들어 내는 나무이다 보니 특별히 목재로서 쓰임도 별로 없다.
예전엔 어린잎을 나물로 먹기도 하고 열매와 줄기를 약재로 쓰기도 했으나 요즘 같은 세상에선 별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꽃과 열매가 아름다워 정원이나 공원에 심기도 하는데, 그것도 대부분 라나스덜꿩이라는 외국에서 온 원예종이 주로 자리를 차지하고 말았다. 숲에서 만날 수 있는 가막살나무와 덜꿩나무는 숲을 찾는 이에게 소담한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선사해준다.
가막살나무(학명: Viburnum dilatatum Thunb.)
원산지는 한국으로 중부 이남의 해발 100~1,600m 지역 숲 가장자리에 자라는 줄기는 높이가 2m에 달하고 어린 가지에 성모(星毛)가 밀생하며 지점(脂點)이 없다. 잎은 대생(對生)하고 난형, 타원상 긴 난형 또는 도란형이며 점첨두(漸尖頭)이고 원저(圓底), 넓은 예저(銳底) 또는 심장저(心臟底)이며 길이 4∼10cm, 나비 2∼5cm로서 뾰족한 치아상(齒牙狀)의 톱니가 있고 표면에 성모가 드문드문 있으며 뒷면에 성모가 밀생하고 맥액(脈腋)에 백색 또는 갈색의 긴 털이 있으며 엽병(葉柄)은 길이 2∼6mm로서 털이 있고 탁엽(托葉)이 있다.
꽃은 복산형화서(複傘形花序)는 1쌍의 잎이 달린 짧은 가지 끝에 달리며 지름 6∼8cm로서 성모가 밀생하고 꽃은 5월에 피며 지름 6∼7mm로서 백색이다. 꽃받침은 성모가 있고 열편(裂片)은 난상 원형이며 수술이 화관(花冠)보다 약간 길고 자방에 털이 없다. 열매는 핵과로 9∼10월에 붉게 익는다. 종자는 양쪽에 홈이 있다.
생약명(生藥銘)은 선창협미(宣昌莢迷)이다. 선창협미(宣昌莢迷)는 간질에 선창협미자(宣昌莢迷子)는 기미, 주근깨에 효능이 있다. 늙은 잎과 줄기는 한방에서 구내염이나 가려움증의 약재로 사용한다. 어린 순을 나물로 하여 먹을 수 있다.
[참고자료: 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서울대학교출판부), 네이버·다음 지식백과/ 글과 사진: 이영일 생명과학 사진작가) [이영일∙고앵자/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
첫댓글 이제 아침 기온도 10도씨가 넘는 진정한 봄이고...여름으로 가는 길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