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 어느 동네에 착하고 얼굴이 이쁜 다연이가 살고 있었어요 다연이에게는 다연이만큼 착한 친구 두명이 있었어요 정말 천사처럼 착한 혜진이와 좀 엉뚱하지만 그래도 재밌는 소연이가 있었어요 셋은 어찌나 사이가 좋던지 여자아이들의 질투 어린 시선도 많이 받았지만 전혀 상관없이 셋은 아주 친하게 지냈어요 하지만 그것도 잠시 혜진이에게 남자친구가 생겼어요 이 남자는 혜진이의 남지친구인데 이상하게 다연이한테 너무나 잘해주는 거예요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남자아이는 다연이랑 친한 친구 사이가 되고 싶어서 혜진이에게 접근 한거예요 나중에 그 사실을 안 혜진이는 분노와 질투심에 사로잡혀 그동안 친하게 지냈던 다연이를 마구 마구 괴롭히기 시작했어요 맨 처음에 왜 그러냐고 물었던 착한 다연이도 계속되는 혜진이의 행동에 차츰 착하고 착하던 성격이 아주 이상하게 변해버리고 말았어요 혜진이라는 아이를 때리기도 하고 막 그러면서 초등학교를 졸업 했어요 하지만 다연이가 15살 때 일이 터지고 결국에 자신의 외모에 저주를 내려버린 다연이는 변장이라는 색다른 모습을 하고 학교를 다니게 되었어요 그동안 느꼈던 멸시와 냉대의 눈은 똑같았지만 그 전과는 다르게 있다면 아무도 그녀에게 어떤 위협도 가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변신 하기전에는 그렇게 괴롭히고 괴롭혔던 아이들이 이제는 그냥 싫다는 표정만 짓는거에 알 수 없는 안도감을 느끼면서 다연이는 학교를 다닐 수 있었어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덧 다연이는 20살이 되었어요
“으음 어떻게 하면 못생기게 보일까?”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모습을 보고는 어떻게 하면 못생겨 보일까 고민하고 있는 다연
“언니 그런 모습으로는 충분히 못생겨 보이거든 고만 거울보지 거울 깨진다”
학교를 가던 다은이가 툭 내뱉는 말에 잠시 인상을 쓰는 다연이는
“너나 상관말고 조용히 학교나 가지”
“왜 저렇게 변장을 하고 다닌데 그냥 생긴대로 살아 정말 고등학교까지 저 모습을 보는건만으로도 역겨웠는데 대학교 다닐때까지 저 모습을… 악 언니”
다연이가 던지는 책에 정확히 머리를 맞고 다연이에게 난리를 쳐대는 다은이
“이 변녀 언니야”
다연이 성격을 알기에 여기서 더 이상 깐죽 대다가는 책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한 물건이 날라올 것임을 이미 알고 있기에 변녀라는 말을 빽 질러버리고 재빨리 1층으로 내려가는 다은이
“아침부터 재수없는 것한테 걸렸군”
자신의 동생이지만 정말이지 얄밉기 그지없는 동생이었다. 아무튼 다은이의 말에 인상을 잔뜩 찌푸리는 다연이
“내가 왜 변장하고 다니냐고”
솔직히 말하면 이 모습이 이제는 낯설지가 않고 오히려 친근감 있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 모습으로 돌아다니면 시비 붙이는 사람이 없을 뿐더러 나를 아는척 하는 사람이 없지 않은가 그게 얼마나 좋은데 하지만 본 모습으로 학교를 다닌다면 말썽도 부리지 못한다. 만약 말썽을 부리면 그 길로 가뜩이나 사이가 안 좋은 아버지와 불쾌한 얼굴로 마주볼텐데 그게 싫어서 대학교 때도 변장하고 학교 다닌다고 우겼던 거였다. 그러면서 왜 밤에는 그냥 맨 얼굴로 쏘다니냐고 후훗 그거야 맘껏 스트레스를 풀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도 나에 대해서 모르기에 맘껏 사람을 때려도 되고 나이트나 술집에 가면 알아서들 술이나 안주들을 주기에 그 맛에 밤길을 다니는 건지도 모른다. 아무튼 오늘부터 또 다른 인생이 시작되는 시점이었다. 과연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지 기대되는 순간이기도 했는지 모른다.
“너 변녀냐?”
진지하게 나한테 이 같은 묻는 인간은 울 대학교 명물 중 하나 서은수 이놈이랑 무슨 왠수를 지었는지 대학 1년때부터 내가 지나가는 곳마다 키스를 해대는 녀석이었다. 그 날은 정확히 30번을 이 놈의 키스 장면을 목격한 나 그 녀석도 늘 내가 눈에 띄었나 보다 나는 은수의 말을 무시한 채 조용히 옆을 지나 갈려고 했는데
“왜 내 물음에 답을 안하냐고 너 변녀야?”
“나 강의시간 늦었거든 이 손 놀래 그리고 나 변녀 아니거든”
“그러면서 왜 남 키스 하는 대마다 나타나냐?”
“그거야 나도 알 수 없지 아무튼 손 좀 놔줄래”
하지만 이 놈은 손 놀 생각도 없이 내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리고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인데 어디서 봤더라”
라는 말을 하면서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눈치였다. 이짜식아 나 강의시간 늦었단 말이야 나는 재빨리 그 녀석에게 내손을 빼낸 다음 조용히 그 장소를 빠져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이일이 나중에 어떠한 형태로 다가올지 알지도 못한 채 말이다. 잠깐 여기서 명물이란 이 학교에 유명한 명물 3인방이 있었다. 우선 아까 만난 서은수 대현그룹의 후계자로서 머리 좋고 생긴건 잘생겼다. 하지만 말 없는 무뚝뚝함과 뭘 생각하고 사는지 모르는 얼굴 아무튼 이 녀석은 나한테 키스만 해대는 놈으로 찍히고 말았다. 이 녀석 같은 부류는 내가 아주 싫어하는 부류다. 그리고 또 다른 한명은 김찬우 생긴건 서글서글하게 생겼다. 그리고 바람둥이 기질이 다분이 있는 녀석이었다. 한마디로 말해 엄청난 바람둥이다. 서은수와는 달리 부드럽고 자상한 면이 인기가 많은 남자였다. 세진그룹의 후계자 이기도 하다. 그리고 명물 3인방 중 하나가 바로 나다. 엄청난 괴수라면서 명물으로 뽑혔다고 한다. 거기다가 대호그룹의 첫째딸이라고 하자 모두들 나를 이상한 눈으로 봤었지 아무튼 그렇게 해서 명물 3인방으로 통하는 우리들이었다. 학교에서 마주치기도 싫은 이 두녀석 그런데 하필이면 오늘 여기서 마주칠게 뭐람
복날 개 잡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울리는 한 어두운 골목길 아까전에 나한테 시비를 붙였던 양(아)치들 두명의 사내한테 죽어라 얻어 맞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두놈은 내가 아는 놈들이었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경멸하는 부류의 녀석들 나는 인상을 찌푸린 채 있는데 옆에 소연이는 슬금 슬금 눈치를 보면서 내 옆으로 다가왔다.
“야 다연아”
“왜?”
“저 두 사람 혹시 서은수와 김찬우 아니냐”
“맞아”
“우와 정말”
이라면서 눈에 하트를 그려대는 소연이
“우와 정말 가까이서 보니까 멋있다.”
“멋있긴 개뿔이”
“어머 저 두사람 볼려고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몰려 오는지 알아”
“미친것들”
“내가 너한테 무슨 말을 하겠니?”
깊은 한숨을 쉬면서 눈은 아직도 싸우고 있는 두 녀석에게 향해 있었다. 여기서 또 왜 마주쳐야 하는거야 왜?
“나는 김찬우라고 하고 이쪽은 서은수라고 해”
“안녕하세요 전 최소연이라고 하고 이쪽은 아무개라고 해요”
저 간사스런 내숭 덩어리 최소연 내 앞에서 온갖 내숭이란 내숭을 내뿜으면서 호호거리는 모습에 속에서 뭔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아까전으로 돌아가자면 싸움을 끝낸 두 명의 남자들 주위에는 널 부러져 있는 양치들을 재끼고 우리 앞에 섰다. 어디 조용한 곳으로 가서 이야기를 하자나 뭐라나 물론 난 싫다는 뜻을 내비쳤는데 이 왠수 친구 소연이 때문에 억지로 끌려온 편의점 앞 파라솔 의자
“하하 아무개라니요 이름 없어요? 맞다 이름 안 밝히는 걸로 유명했죠”
‘그렇게 방글방글 웃으면서 비수를 꽂는 이유가 뭐니 너’
김찬우를 노려보면서 나는 앞에 놓인 음료수를 벌컥 벌컥 마시기 시작했다.
제 9 화 한달 동안 지내보자구
“왜 아무런 말도 안해요?”
그저 묵묵히 음료수만 마시는 내가 답답했는지 김찬우가 먼저 말을 시킨다. 하지만 나는 그 말을 아주 간단히 씹어버렸다. 나의 씹힘에 좀 일그러지는 표정을 짓던 찬우는 내 옆에 있는 소연이에게 눈길을 돌렸다. 소연이는 이미 눈 가득 하트를 그려대고 있었다. 내 앞에 앉아 있는 서은수는 손이 까졌는지 계속해서 손을 만지작 저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내가 째려보는 것을 알았는지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멍한 눈동자 저번에 마주치던 똑 같은 눈동자 정말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모를 표정이다. 그 때
“야 야”
“고만찔러 최소연”
옆구리를 쿡 쿡 찌르는 소연이에게 제재를 가한 다음
“왜?”
“저 은수라는 사람 너한테 계속 눈길 보낸다. 혹시 너한테 마음 있는거 아니야”
“별 해괴한 소리 듣는다.”
“아니 찬우가 그러는데”
너 언제부터 찬우라고 불리게 된거니 나 잠시 은수한테 정신 팔려있는 사이에 무슨 말이 오간거니 소연아
“아까 우리 양(아)치들한테 둘러 싸여 있을 때 그러니까 정확히 네가 양치들하고 싸우고 있을 때 서은수가 조금 무서운 표정으로 널 쪽으로 쳐다봤다고 혹시 은수랑 아는 사이냐고 물었어”
“모르지 나야”
“하긴 네가 뭘 알겠니 아무튼 저 남자 너한테 관심 있는거 아니야?”
“소설을 써라 써 오늘 처음 만났는데 무슨”
나야 처음만난게 아니지만 나와 소연이는 작게 소리를 내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전다연 내일 이의섭 교수님이 너 아직 못 낸 레포트 내라고 하던데”
“무슨 레포트 다 냈는데”
라고 말하는 동안 번뜩 정신을 차려버린 나 지금 이 녀석 뭐라고 했지
“역시 전다연 맞군”
이라면서 웃는 서은수를 죽일 듯 노려보는 나 이렇게 쉽게 내 정체가 탄로 날줄이야 아니 그전에
“어떻게 나라는걸 알았어?”
“전부터 알고 있었어”
찬우랑 소연이는 얼음이 되어 있었다. 아무래도 해동이 될려면 조금 있어야 할 꺼 같았다. 나도 속으로 놀란건 마찬가지지만 애써 태연한 척 하고 있었다.
“전부터?”
“너 얼굴 본 순간부터 뭐 그전이긴 하지만”
“그래”
그전부터 알고 있었다니 마음속으로 많이 놀라고 있었다.
“그럼 왜 여태까지 가만히 있었어”
“음 떠벌리고 다녀야 하는거 였나?”
“아니 별로”
한동안 우리 사이에 말이 없었다. 나는 나대로 은수는 은수대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기에 잠시동안 말이 없었는데 어느새 해동 되어진 두사람 중 찬우가
“그러니까 네가 우리 학교 다니는 전다연이라고 대호그룹 회장님의 첫째 딸이라고 거짓말 하지마”
김찬우는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나를 보면서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당연하겠지 이 녀석이 전에 나한테 한 짓이 있기에 당황하는 듯 말을 하겠지 전에 무슨 일이 있어냐 하면 우연히 대학 캠퍼스 안에 길을 걸다가 실수로 이 녀석과 부딪힌적이 있었는데 다른 여자한테 보여주었던 미소가 아닌 좀 싸늘한 미소도 아니고 잡아 죽일 듯한 얼굴로
“에씹 재수없어 오늘 가뜩이나 일진 더러운데 이런 추녀까지”
그랬다. 김찬우 이 자식은 여자의 외모에 빠지는 스타일이다. 얼굴 이쁘면 바보라도 상관없다고 하는 놈이 바로 이놈이다. 아무튼 나는 이놈에게 전에 나한테 했던말 또박또박 한자한자 힘주어서 이야기 했다. 그러자 바로 사색이 되어버린 얼굴을 보고 나는 통쾌감을 감출수 없었다.
“어떻게 그걸”
“네가 나한테 말한거잖아”
“정말 그 추녀 전다연”
“추녀 추녀 하지 말지 니 얼굴도 그렇게 잘 생긴건 아니거든 생긴건 꼭 기생오라비 제비족처럼 생겨 가지고는”
싸늘한 내 말에 찬우의 얼굴은 그야말로 굳어졌다. 은수는 보일 듯 말듯한 미소를 걸치고 있었다.
“누구보고 못생겼대”
아까 내말에 버럭 소리를 지르는 찬우 아무래도 내가 한말에 충격을 받은 모양이다. 녀석이 충격을 받던 말던 상관 안하는 나였다.
“그럼 네 얼굴이 잘생겼다고 생각하니 거울을 보고 니 자신을 한번 비추어 보지 저런 얼굴이 잘생겼으면 세상 사람들이 다 잘생겼겠다. 후후”
어느덧 나와 진우의 싸움으로 우리 주변은 그야말로 시끄러워지고 있었다. 그동안 김찬우한테 맺힌게 어딘데 여기서 다 풀어야지
“이게 여자라고 봐주니까”
“봐줘 못 봐줘 너 지금 남자라고 재냐 미친 것”
“이…”
차마 때리지는 못하고 옆에 있던 깡통만 차대는 찬우 그러거나 말거나 아까부터 의미 심장하게 웃고 있는 은수 녀석에게 시선을 돌렸다.
“뭘봐?”
“아니 정말 재미있는 여자라서”
그러면서 내 가까이 자신의 얼굴을 대면서
“너 나랑 사귈래?”
이놈 뭐래니 나는 귀가 잘못 됐나 싶어 귓구녕을 손으로 파면서 옆에 있는 소연이를 바라보았다. 그때 또다시
“나랑 사귀자니까”
잘못 들은게 아니구나
“내가 왜? 너랑 사귀어야 하는거야?”
“내가 니 비밀을 알고 있으니까 학교에 퍼뜨리기 전에”
씨익이라고 웃는거 같았지만 내 눈에는 그저 사악하게 웃고 있는 한 마리의 늑대였다.
“비밀을 퍼뜨린다고 뭘?”
“변장하고 다니는거”
“훗 퍼뜨리든 말던 상관없어 퍼뜨리면 가만히 있을거 같아”
거의 살벌한 수준으로 녀석의 얼굴에 째림을 가했다. 누구한테 감히 협박을 하다니 정녕 죽고 싶은게냐
“음 통하지 않네 다른방법을 써야 하는건가”
라면 아쉽다는 표정을 짓는 서은수 그리고 뭔가를 고민고민 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럼 어떻게 해야지 나랑 사귀어 줄꺼지?”
진지하게 묻는 놈 왜이래 이녀석
“사귀긴 뭘 사겨”
서은수의 이상한 말에 갑자기 생각이 나는 하나 왠지 이 녀석 골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릎끊고 나한테 사귀자고 말한다면 한번 생각해 볼수 도 있을꺼야”
거의 장난으로 이야기를 한거였다. 이 놈의 망가진 모습을 한번 보고싶다는 취지도 있었지만 설마하니 이 녀석이 그짓을 하겠어라는 마음이 더 들어서였다. 내 말에 은수를 제외한 두명은 또다시 얼음이 되어버렸고 마음속으로도 장난이라도 심했나
“농담이야 어! 야 서은수”
정말 내 말대로 자리에 벌떡 일어나더니 정말로 내 앞에서 무릎을 끊는 은수가 아닌가
“나랑 사귀어 줄래”
진지하다 못해 너무나 절실한 눈빛으로 나를 보는 은수의 눈에 할말을 잃어버렸다. 그런데 누군가 휘바람을 불면서
“남자가 저러는데 왠만하면 받아줘요”
“맞아요”
지나가건 사람들이 서은수의 행동에 가던길을 멈추고 은수한테 응원을 보내는 것이었다.
“야 일어나 그리고”
“이렇게 까지 했는데 싫다고 하기만 해봐”
“싫어”
너무나 절실하게 날 보는 눈빛의 은수, 나또한 지지하게 대답을 했다. 이미 다른 사람 따윈 눈에 들어오지 않을 뿐더러 사람들 만나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나한테 서은수라는 인물은 너무나 위험하다.
“왜 싫은데?”
“싫은데 이유가 있어야 하는거야 아무튼 난 싫어”
그 말만 하고 나는 자리에 일어나 소연이를 끌고 그쪽을 빠져 나왔다. 아직까지도 얼어 있던 소연이는 내가 끄는대로 끌려왔다.
“야 다연아”
“왜?”
“아까 서은수라고 하는 사람”
“뭐?”
“너무 진지하게 너한테 사귀자고 한거 같은데”
“그래서”
“사람이 진지하게 그러면 좀 진지하게 대꾸해주면 안돼 왜 그렇게 맨날 벽을 쌓아넣고 싫다고만 하는거야”
“소연아”
“넌 무조건 사람을 싫어한다고 너한테 호감을 느끼는 사람들을 안 받아주면 되는거야 되는거냐고 아까 서은수라는 사람 꽤 진지하게 너한테 좋아하단고 말을 한거야 그걸 단번에 거절을 하냐”
“최소연 솔직히 말하시지 너 그거 때문은 아니잖아”
“흑흑 친구야 사실은 아까 그 찬우라는 사람한테 끌렸거든 어떻게 소개 시켜주지 않으련”
“김찬우는 안돼 그 녀석 때문에 운 여자가 몇 명인데 절대로 좋아하지마”
“정말? 보기와는 다르구나 에이 간만에 괜찮은 놈 건지나 했더니”
아쉽다는 듯 떠드는 소연이를 길 바닥에 내비두고 홀로 외로이 내길을 가고 있는 나
“야 전다연 이년아 같이가”
소연이가 외치는 애써 외면한 채 저만치 앞서 걸어가는 나였다. 기집애 목청하나는 끝내주게 좋네
어기적 새벽 1시가 되어서 집 앞으로 들어왔는데 뭔가 검은 그림자가 내 앞에 드리워졌다.
“야 전다연”
“엉?! 야 서은수 너 어떻게 우리집에”
“다 아는수가 있지”
빙글빙글 웃는 모습에
‘저놈이 미쳤나?’
늘 무표정하던 녀석이 갑자기 저러니까 많이 이상했다.
“후훗 춥군”
“왜 우리집에 왔냐니까?”
“할말이 있는데 잠시 시간 좀 내주지”
“무슨 애기?”
“아까 내가 말한거 사귀자는 말”
“그래서?”
“난 진심으로 말한건데 싫다는 이유로 거절 당하기에는 좀 너무 억울하거든”
“억울?”
“그래 억울해 우선 사귀자는 말은 집어 치우고 한달동안 서로에 대해서 알아보는게 어때?”
“한달?”
이놈이 왜 이래라고 말을 하고 싶지만 그 놈의 눈빛이 너무나 절실하기에 어딘지 모르게 쓸쓸한 눈빛을 하기에 나도 모르게 움찔거리면서 말을 못하고 있었다.
“그래 한달동안 서로에 대해서 알아내고 나서 결정하는건 어때?”
“한달? 싫어 난 그 누구하고도 친해지기 싫을 뿐더러 너라면 더욱 더 싫어”
“왜? 내가 싫지”
“그건 네 자신이 더 잘알잖아 난 바람둥이 키스마왕은 싫어”
“바람둥이 키스마왕?”
“아무튼 나 싫으니까”
“그럼 이제 내 스스로 너가 나한테 항복하게 만들어야겠네”
“엥?!”
“이말 하려고 온거야 그리고 각오하는게 좋을꺼 1주일도 못가서 항복할 테니까”
“야 서은수”
그 말을 하고 내가 뭐라고 하기전에 갑작스레 이마에 느껴지는 감촉에 얼어버린 나 그랬다. 서은수 이놈이 내 이마에 자신의 입술을 맞추었다.
“잘자라구 내일부터 각오해 아참 내일은 토요일이지 월요일날 보자구”
선전포고를 하고 사라져 버린 은수는 빙그레 웃어보이고 차가 멀리 사라질 때까지 나는 얼어 있었다.
“속쓰려”
오후 1시 오늘 새벽 4시까지 소주 4병을 마시게 기억이 났다. 아무래 생각해도 4병은 좀 너무한거 같았지만 어제 서은수놈 때문에 마음적으로 상처를 받았다. 쓰린속을 달래면서 거실에 있는 테이블에 머리를 박고
“다희야”
어디에 있는지도 모를 다희를 불렀다.
“언니?”
부엌에서 귀여운 곰돌이 앞치마를 두른 다희와 재수탱 제우가 보였다.
“속쓰려”
“엉? 알았어 꿀물 타줄게”
내말에 곧 부엌으로 들어가는 다희와 옆에서 어그적 거리면서 걸어오는 제우녀석
“누나 바보지 왜 나이에 안 맞게 술을 먹어서 울 다희 괴롭히는거야”
“시끄럽다. 입 안 닥치면 입을 꼬매 버린다.”
“왜 승질이야 승질이 뭘 잘했다고 아무튼 누나가 그러니까 남자친구가 없는거야 알아 아니지 없는게 아니라 도망간거지 안 그래? 우리 다희처럼 다정하고 다소곳하면 얼마나 좋아”
내 손에 물건이 잡히는 대로 날렸다. 곧이어 ‘딱’이라는 소리와 함께 제우녀석이 쓰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시끄러 재수탱 속 쓰린다고 조용히 입 좀 닥쳐라”
“어머 제우야”
다희의 고함에 나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일어났더니 제우녀석 코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제우야”
뭔 큰일이라도 났는지 호들갑을 떠는 다희와
“누나”
내가 던진 효자손(알고보니 효자손이었다)을 들고서 바락바락 큰소리를 내는 녀석 아무래도 내가 던진게 정확히 얼굴 중앙에 맞은 것 같았다.
“뭘 코피가지고 그래 여기있다. 휴지”
나는 휴지를 다시 한번 제우 얼굴에 던져주고는 다희가 가지고 온 꿀물을 맛있게 원샷을 하면서 먹고 있었다. 다희는 제우의 코에 휴지를 대주면서
“언니 왜 물건을 던지고 그래”
“맞아 맞아”
“그러게 기분 나빠 죽겠는데 왜 옆에서 깐죽대고 지랄이니 응”
“그래도 그렇치 어떻게 물건을 던져 던지냐고”
꽥꽥 소리를 지르는 제우 때문에 잠잠했던 머리가 다시 아파오기 시작했다.
“죽고잡냐?”
살벌한 내 표정에
“하하 다희야 우리 점심하러 가야지”
라면 다희를 끌고 부엌쪽으로 향하는 제우
‘저게 아주 죽고싶어서 용을 쓰지 용을 써’
어느정도 회복이 된 나는 어제 마지막으로 서은수가 했던 말이 생각이 났다.
‘항복하게 만든다고 어떻게?’
라는 궁금증이 생겼지만 그것보다 우선 그 녀석을 어떻게 죽여야 할지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수근 수근’
사람들의 시선들이 지금 한곳에 집중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야 왜 추녀뒤에 서은수가 따라 다니는거냐”
그렇다. 이 왠수 서은수 놈이 오늘 아침부터 지금까지 내 뒤에 서서 나를 쫓아다니는 거였다. 은근슬쩍 째려봐도 소용이 없었다. 그저 싱글거리면서 내뒤를 쫒고 있었다. 그 모습에 아침부터 따가운 눈초리를 봐야만 했던 나, 더 이상은 따가운 눈초리가 싫어져서 좀 조용한 도서실로 향했다. 조용히 책상에 앉아 녀석의 레이더망에서 빠져나왔다고 생각했는데 내 앞에 앉아버리는 은수 녀석 앉거나 말거나 신경을 아예 끊어 버린 채, 내책을 높이 쌓아 놓은 채 녀석의 시선에서 벗어나게끔 했다.
‘으휴 이런 식으로 따라 다닌다면 앞으로 조금 힘들어지겠는데’
갑자기 앞으로 피곤해 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누가 이기나 해보자라는 생각을 해봤다. 두시간이 흘렀을까 이제 가야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앞에 쌓인 책들을 정리하면서 은근슬쩍 은수 녀석을 보게 된 나, 그대로 동작그만에 걸려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지금 도서관에 모든 시선이 은수녀석한테 향해 있다는 사실을 깨달고야 말았다. 은수녀석이 지금 도서관에서 자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막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같은 모습이었다. 긴 속눈썹에 뽀얀 피부에 얼굴 부위를 조금 덮은 머리카락이 왜 그렇게 멋있어 보이는지 그 순간 도서관에 나와 은수만이 존재하는거 같은 착각까지 하고야 말았다. 하지만 더 이상한건 은수 녀석들을 보는 여자들한테 알 수 없는 질투감이 느껴졌다는 것이다. 나는 곤히 자는 녀석의 정강이를 발로 힘껏 차 주었다.
“악”
이라는 비명과 함께 잠에서 깨어나 버린 은수 그리고 내가 유심히 책가방을 챙기는 모습을 보더니 알수 없는 미소를 걸치고 있었다. 나는 서둘러 가방을 챙기고 도망치듯 도서관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은수도 내 뒤를 쫓아 따라 나왔다. 나는 녀석을 끌고 조용한 아무도 오지않는 곳으로 끌고 갔다.
“너 계속 나 쫒아 다닐거야?”
“내가 그랬잖아 항복하게 만든다고”
“훗 그럼 너는 수업 안 들어가나보지”
“응 안 들어가도 돼”
이 녀석 과연 제정신이야
“좋아 한달동안만 같이 있는거다. 그래도 너한테 별 흥미가 없으면 더 이상 귀찮게 쫒아다니지마”
“정말?”
“그래 정말이다. 학교에서는 나 아는척 하지말고 밖에서만 만나자는 조건이야 이의없지?”
“좋아”
싫다는 표정을 팍팍 내는 녀석 하지만 곧 그런 표정을 풀고서 나한테 손을 내미는 은수
“이건 잘해보자는 의미로”
“으음 잘해보자는 손으로 안 해도 되고”
나는 있는 힘껏 녀석의 정강이를 차 주었다.
“
금요일날 복수, 잘해 보자구 바람둥이 키스마왕 아저씨”
이라는 말을 하고 유유히 학교를 빠져 나왔다. 앞으로 한달동안 조금 피곤해지겠군 이라는 생각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