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이후 이런 스타일의 팀과 붙은 것은 우르과이 전이 첨이지 않을까 싶슴다.
미들 생략후 역습이라는 스타일의 팀과는 아마도 처음이었지 않을까 ?
월드컵 대비할 때부터 지금까지 말이죠.
늘 첫경험은 아픈 것이라는 -_-;;;;;
한창 물오른 선수 : 김태영(나 한창 물 올랐어요 ~~~~).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준 선수 : 김남일,차두리.
컨디션 안 좋아 보였던 선수 : 송종국,설기현,이을용.
-----------------------------------------------------------------------------------------------------------------
한국이 가장 싫어하는 스타일의 상대입니다. 빠른 공격수 두세명을 우리 진영에 남겨 놓고 모든 선수들이 미들 밑으로 내려와 수비하는 축구요. 히딩크 이전에도 이후에도, 한국은 미들에서의 압박이 좋았습니다. 유상철, 노정윤, 최성용, 김도근, 서동원... 예. 운동량이 많은 선수들이지요. 이런 선수들을 중원에 배치해놓고 수비시에는 미들에서 엄청 압박. 공격시엔 미들 생략하고 전방으로 바로 투입. 이것이 히딩크 이전의 한국축구입니다. 히딩크 이후에는 훨씬 세련되어졌지요.
미들에서의 압박은 한국팀을 상대하는 팀들에게는 항상 부담스러웠고, 아시아의 많은 팀들이 한국을 상대할 때에 미들을 생략하고 하프라인을 내준 채 역습을 노리는 축구를 택하기 시작했습니다. 98년 아시안게임 때의 태국전이라던가, 2000년 아시안컵 때의 쿠웨이트전, 사우디전이라던가... 지난 일본전의 후반도 그랬군요. 이런식으로 나오는 상대를 만나면 항상 고전했습니다. 반면 미들에서 힘싸움을 펼쳐주는 중국, 이란 등은 상대하기가 오히려 편하지요. (이란한테 졌던 거야, 개인능력이 좋은 선수들이 많으니까요.)
잠그는 팀에게는 선취골이 보약입니다. 수비수들도 올라올 수밖에 없으니까요. 하지만 일단, 한골 내주고 시작하면 아주 악몽입니다. 한국팀에는 좁은 공간에서 의외성높은 창의적인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이 그다지 많지 않거든요. 황선홍이나, 안정환, 윤정환같은 선수들이 아쉬운거죠. 이런 스타일로 나오는 팀들을 대비해서, 후반 투입용으로 윤정환이나 이관우 같은 선수를 리저브에 넣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프라인을 내주고 하는 팀에게는, 포백라인이 과감하게 올라와줘서 공격수들을 오프사이드로 잡아주어야 하는데. 아직 한국의 포백라인은 완성된 상태도 아니고, 더군다나 상대의 의도를 알기 이전에 너무 빠른 시간에 골이 나 버렸습니다. 우루과이 쯤 되는 팀이, 한국에게 하프라인 내주고 역습 위주의 축구를 할 거라고 누가 생각했겠어요.
게다가 우루과이는 태국이나 쿠웨이트 급의 팀이 아니지요. 역습시에 넘어오는 패스도 꽤 날카롭고, 문전에 버티고 있는 선수들은 포를란에, 레코바에... 그런데 잔뜩 경계하던 왼쪽사이드가 아니라 엉뚱하게 오른쪽 사이드에서 찬스가 계속해서 나지요. 기세를 올리며 공격하다가 애매한 심판판정으로 추가골까지 내주어 버렸지요... 공격수들은 초조해져서 중거리슛을 남발하기 시작하지요. 그야말로 총체적 난관입니다.
아시아권의 팀들은 한국의 미드필더진에 대해서 충분히 대비를 하고 경기에 나섭니다. 앞으로는 유럽이나 남미의 팀들도 한국의 미들 압박에 대해서 준비를 하고 경기에 나설겁니다. 앞으로도 이런 식의 경기가 다시 나오지 말란 법이 없습니다. 월드컵 8강권의 초강국들이 한국팀을 상대로 잠그기 축구를 할 리야 없겠지만 (이탈리아를 제외하고요 ;;;) 우루과이나 파라과이, 콜롬비아 정도 되는 팀이 빠른 공격수를 한국 진영에 놔둔 채 역습위주의 플레이를 전개할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는 거지요.
후반 초반 몰아칠 때에, 어떻게든 결정을 지어주었더라면 좋은 승부가 되었을텐데요. 그만 경기를 주도하고 있으면서도 질질 끌려간다는 느낌을 받는 갑갑한 경기가 되어버렸습니다. 선수 개인개인으로는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홍명보, 황선홍처럼 후반에 한번쯤 선수들을 진정시킬만한 베테랑이 없었던 게 좀 아쉽습니다. (유상철 선수가 그 역할을 했어야 했지만, 자신이 뭔가를 해주어야한다는 생각에 조급해 보였습니다.)
김남일, 김태영 선수가 가장 눈에 띄었습니다. 약팀에서 뛰면서 강팀들과 상대한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된걸까요? 김남일선수는 계속해서 좋아진다는 느낌입니다. 송종국 선수는 짧은 시간 뛰면서도 존재감이 확실하군요. 유상철선수야 언제나 믿음직하고, 이영표도 좋았습니다. 설기현 선수는 확실히 몸이 좀 안 좋다는 느낌입니다. 제치고 들어갈 때의 움직임이 기대만큼 안 좋았습니다. 리그일정이 막 끝나 체력에도 무리가 오겠지요.
최용수선수는 분명 능력이 있는 선수인데 국대에서 계속해서 성적을 못 내고 있는 것이 심리적으로 부담이 되는 것 같습니다. 좀 안타깝군요. 차두리는 돌아들어가는 움직임만큼은 상당히 좋았습니다. 움직임이 좋다보면 골도 넣습니다. 많은 찬스를 날리긴 했지만, 또 그만큼 많은 찬스를 잡는다는 것도 좋은 선수라는 증거입니다. 사이드로 치고 뛸 때도 시원시원하고, 수비가담도 좋구요. 실수를 해도 항상 얌전한 모습이 맘에 걸렸었는데, 오늘 물병을 차며 분해하는 모습 보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런 근성에 집중력만 조금 더해지면 좋은 선수가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아르헨티나전은 오늘처럼 운동장을 반만 쓰는 (특히 후반에 그랬지요.) 경기는 안 나올테니, 훨씬 재미있는 경기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박지성, 설기현이 뛸 수 있을지, 최용수에게 한번 더 기회를 줄지, 이영표, 송종국은 몇분 정도를 뛸지... 가 선발을 운용하는데 변수가 되겠군요. 이 경기 후에는 코엘류의 아시안컵에 대한 구상도 대강 그려지리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경기 기대합니다.
첫댓글 우루과이나 파라과이, 콜롬비아 정도 되는 팀 ---> Yes, South American Teams (except Brazil) are good at counter-attacking football.
졸라님!!! 한글 깔아욧!!! 에이쒸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