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은 1901년에 창단된 아메리칸리그 원년 멤버다. 1918년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하기 전까지 네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머쥐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그러나 이후 ‘밤비노의 저주’가 시작되면서 84년 동안 무관에 그치고 있다. 사실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두지 못했다면 명문구단과는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스턴은 메이저리그의 대표주자 뉴욕 양키스와 어깨를 겨루고 있다. 자존심 때문이다.
우승만을 놓고 보면 보스턴은 24차례 정상에 오른 뉴욕과 비교될 수 없다.
하지만 도시의 성장 배경, 역사에서 옛 도시 보스턴은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보스턴은 해마다 라이벌 뉴욕 양키스와 경쟁을 벌인다. 번번이 깨지면서도 보스턴 팬들은 인내심을 갖고 오늘도 펜웨이파크를 찾으며 열렬히 성원을 보내고 있다.
보스턴 팬들에게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2경기 있다.
1975년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터진 포수 칼턴 피스크의 극적인 결승 3점홈런이다. 보스턴이 비록 7차전에서 신시내티에 아쉽게 패했으나 6차전에서 좌측 폴로 넘어가는 타구를 바라보며 보디랭귀지로 홈런을 기원하는 피스크의 장면은 월드시리즈 명승부 10선에 꼽힌다.
또 하나는 보스턴 팬들을 절망에 빠뜨린 뉴욕 양키스와의 1978년 플레이오프였다. 양팀은 정규시즌 동률을 기록해 1경기 플레이오프를 펜웨이파크에서 벌였다. 2-0으로 앞선 보스턴은 9번타자 버키 덴트에게 통한의 역전 3점홈런을 허용해 결국 5-4로 패하며 월드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덴트는 이 해 홈런 5개 타율 0.243을 기록한 전형적인 교타자였다.
보스턴은 아메리칸리그 창단 멤버치고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선수가 매우 적다. 통산 최다승(511승)을 거둔 사이 영, 마지막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 등이다. 사실 보스턴 하면 윌리엄스로 대표된다. 구장의 곳곳에 윌리엄스의 잔재가 남아 있다. 그의 등번호 9번은 보스턴 선수 가운데 가장 먼저 영구결번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