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자리 보며 즐기는 클래식-가요 연인- 가족 '늦가을 낭만'에 매혹 |
'하늘 놀이터에서 눈에는 별을 담고 귀로는 음악을 담고.'
지난 토요일 대전의 대덕연구단지내에 위치한 대전시민천문대. 가을 하늘의 푸른 빛이 까만 도화지에 촘촘히 박힌 별빛에 자리를 내준 오후 8시가 되자 천체투영관의 조명이 스르르 꺼졌다. 그러자 별과 음악이 함께 하는 '별★음악회'가 시작됐다.
아마추어 성악가들의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은 실내를 가득 메운 100여명의 관객들을 묘한 낭만에 빠지게 한다. 잠시 쉬는 시간. 돔형의 천정위로 투영 기계가 가득 쏟아낸 별을 보면서 천문대 김기환 대장(44)이 별자리 여행을 인도한다.
"머리 위로는 커다란 사각형의 페가수스 자리가 보이죠? 여기서 별자리에 얽힌 그리스신화에 대해 알아봅시다. 왕 세페우스와 왕비 카시오페아의 딸인 안드로메다 공주(안드로메다자리)는 포세이돈이 보낸 괴물 세투스(고래자리)에게 제물로 바쳐지지만 영웅 페르세우스(페르세우스자리)가 이를 물리치고 공주를 구하죠. 이들이 나중에 별자리가 됐다는데…. "
신비한 별 이야기에 어린이들은 꿈을, 몸을 살짝 포갠 연인들은 사랑을 속삭이고 있었다. 가장 밝은 '별'인 태양을 기리는 '오 솔레미오(오 나의 태양)'의 듀엣 연주와 쏟아지는 박수로 음악회는 막을 내렸다.
별자리 여행에 음악의 감흥이 곁들여지는 '별★음악회'는 아마추어 성악가이자 안과의사인 심우훈씨(45)의 열정과 천문대의 노력으로 지난 2002년 3월부터 30여개월째 매주 토요일 진행되고 있다. 비록 전문적인 무대는 아니고 철저히 자원봉사지만 어느새 널리 알려져 내년 3월까지는 출연진이 이미 예약된 상태. 클래식 연주뿐 아니라 통기타, 국악, 기악 연주 등 장르도 다양하다. 가족과 함께 천문대를 찾은 김상주씨(44ㆍ기계연구원)는 "멀지 않은 곳에서 별자리도 살펴보고 음악회도 감상할 수 있는 등 색다른 가족 나들이였다"라고 말했다.
시민천문대 홈페이지(star.metro.daejeon.kr)에서 연주 프로그램을 미리 살펴볼 수 있으며, 토요일 오후 2시부터 선착순으로 표를 나눠준다.
주말 저녁이면 600여명이 찾아 성황을 이루는 국내 최초 시민천문대인 대전천문대에서는 이밖에도 국내 최대인 10인치의 굴절망원경을 보유하고 있으며, 관측실에서 홍염 필터를 이용한 태양 관찰도 가능하다. 매일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 문을 열며 입장료는 없다. (042)863-8763
연중 가장 청명한 계절인 가을은 별이 잘 보이는 계절이다.
대전시민천문대 김기환 대장은 "가을 밤 하늘엔 1등성이 하나밖에 없어 자칫 쓸쓸해보이기도 하지만 달을 입체적으로 살피기 좋고 페가수스자리, 거문고자리의 으뜸별인 직녀성, 독수리자리의 으뜸별인 견우성 등이 밝게 빛나는 등 운치가 있다"며 "동쪽 하늘에는 겨울 별자리가 올라오는 것을 살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청정지역을 중심으로 시민천문대와 사설천문대가 전국 곳곳에 있어 늦가을 밤 별자리 여행을 안내한다.
영월 별마로천문대는 해발 800m의 강원 영월 봉래산에 있다. 구경이 80㎝에 이르는 반사망원경이 있어 멋진 별자리 관찰이 가능하다. 밤하늘 관측 조건이 그 어느 곳보다 좋고 낮에는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광경이 장관이다. 영화 '가문의 영광'이 촬영되기도 했다. (033)374-7460
김해천문대는 경남 김해의 분성산 정상에 자리해 별자리 관찰과 도시 야경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055)337-3785
중미산천문대는 경기 양평 중미산에 있는데, 연인들을 대상으로 별자리궁합, 별자리관찰, 눈썰매 타기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별이 빛나는 밤에' 이벤트를 12월 한달간 매주 금요일과 일요일에 개최한다. (031)771-0306
이밖에 코스모피아천문대(경기 가평, 031-585-0482), 천문인마을(강원 횡성, 033-342-9023), 연세대 어린이천문대(경기 고양, 031-975-3245), 세종천문대(경기 여주, 031-886-2200) 등에서 별자리 여행이 가능하다. < 대전=남정석 기자 bluesky@>
첫댓글 언제나 별'이야기엔 제일 먼저 원장님이 떠오릅니다.별을 사랑하면 늙지 않는다고 누가 그러던데..^^ 우리 모두 별을 동경하는 순수함으로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