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삼계탕 집에서
권혁웅
네이키드 치킨이야, 올 누드야
부끄러워서 머리를 숨겼어
죽지 아래 묻었는데 깃털을 뜯다 함께 버렸나봐
너무 추워서 소름이 돋았어
벗은 등을 타고 뜨거운 물이 흘렀지만
고려장이야.
병아리 떼 뿅뿅뿅 따라다니던 시절은 잊었어
40일 숙성 코스를 끝내고
굽은 등을 하고 산삼 캐던 시절로 돌아가고 있어
불은 찹쌀을 잔뜩 먹은
네이키드 치킨이야,엎드린 누드야
삼복이니 두 번 더 넘어져야 해
부끄러워서 두 다리를 꼬았어
그래도 丹心이야 타는 마음이야
달걀 대신 대추를 품었어
그래서 그대가 이열치열이라면
계륵이 되어도 좋아 계륵으로 남아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도 좋아
그대 입이 닿는다면 후꾼,
달아오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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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삼계탕 집에서 / 권혁웅
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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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9.01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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