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조금씩 끌어들인 나물거리와 오곡밥거리
들여 올 땐 즐거움 뿐이었는데
꺼내놓으니 조금은 벅차 보인다 ...^*^
곱게 곱게 마늘다지고 파다져 미리 미리 준비한다.
깨소금도 하얀거 검은거 확인 하고
혹여 들기름 모자라지 않으려나 다시 살피고
참기름도 다시 한병을 구입했다.
초열흘 전에 삶아 울쿼 낸 나물거리들 깨끗이 씻어 냉장고에 들어있고
풋나물들 살짝 데쳐 물 쪼옥 빼 냉장고에 들어있다.
열 사흘 저녁에 말갛게 씻어 불려놓은 잡곡들
살짝 물어보니 통통 잘 불어있다.
이젠 꾸무럭 꾸무럭 움직이기만 하면 되겠다.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나
어제 풀어놓은 도토리 묵푸터 쑨다.
좌아악 늘어놓으니 더 푸짐 해 보인다.
들어서는 애들이 얼마나 즐거워할까
그 생각만으로도 난 하늘에 둥둥 떠 있는 듯 기쁘고 ...^*^
동네 방네 사람들 다 불러모으면 좋겠지만
이제는 대접한다는게 자신이 없어졌다
짜면 어쩌나 싱거우면 어쩌나 별맛이 없으면 어쩌나로 ....!!
모락모락 김 날리면서 반지르르 오곡밥도 다 되었다 ...^*^
돈까스 까지 녹이고 혹여 애들이 찾으려나로 ...^*^
난 은찬이 등에지고 거실에서 어화둥둥 ...
시뉘 올캐 돌아치면서 상 차리기에 바쁘다 ... ^*^
법석 법석 나물잔치 끝내고
주르르르 딸들 꺼 그리고 며늘아이꺼 정갈하게 담았다
낄낄낄 좋아하며 들고 가라고 ....^*^
그전엔 두어시간 휙 휙 돌아치면 태산같은 일도 문제가 없었는데
지금은 몇곱으로 오비작 댄다 ...^*^
그래서 서두른 열나흩날 새벽이었다.
힘드는데 왜 할까로 의아하겠지만
먼나라로 끌려간 우리백성들
그 척박함 헤쳐가며 겨우겨우 살아남아
그 힘듦속에서도 이어가려 애쓰는 우리의 고유민속들
그들에게 미안해서라도
난 때만 되면 꾸무럭 꾸무럭 일을 벌린다.
그들 보다야 얼마나 편했느냐로 엄살을 털어내면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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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뉘댁인지...풍성한 식탁이네요. 9가지 나물에 오곡밥을 지어서 손주,며늘 기다리며 좋은 풍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