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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웜Blueworm-36-마지막회
70.
백신의 생산과 제조는 신속하게 이루어졌다. 세계의 유명한 백신생산. 제조회사들이 앞 다투어 백신의 생산(자연자원이나 가공물의 원재료를 이용하여 인간 생활에 필요한 많은 물품을 만들어 냄-다음 백과사전)과 제조(원료를가공 처리하여 제품을 만듦-다음 백과사전)에 나섰다. 적블루웜 백신 마칠리언 16(Matchilian16)을 만들 수 있는 기전은 세계공용으로 원하는 백신제조 회사로 옮겨졌다. 물론 제조제한과 상업적 이용등 한계상황 설정은 세계 미생물학회의 팀들이 정리하여 조건을 달았다. 또한 알버타와 에드먼턴에 있던 스와인 피딩 제조 수출회사는 더 이상 생산및 영업을 할 수가 없어서 다른 재생방법을 찾기 위하여 회사 폐업을 하였다. 한국의 백신을 생산하고 제조하는 회사들은 정부의 지원아래 완제품된 백신을 중국과 동남아 국가로 신속하게 공급하였다. 하나같이 백신의 이름은 Matchilian16이었다. 동남아시아 공동의 적에 대항하기 위하여 동남아시아 공공의료기관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마침내 블루웜을 잠재웠으며, KE363은 더 이상 생산할 수가 없었고 KE373의 변형 완제품인 엑쟈카시오는 빛도 보지 못하고 소멸하고 말았다. 블루웜은 그렇게 서서히 발생하여 빠르게 활개쳤다가 비교적 순식간같이 사라졌다. 지영은 그 일의 완결을 위하여 거의 잠을 자지 못하고 정인구의 보조 도움을 받으며 일을 했었다. 그런 지영은 이제 안도하여 지치고 피곤함에 쓰러질 것 같았다. 어서 어머니에게 달려가 가슴에 안기고 싶었다.
71.
“빨리 타세요. 뭐 그리 생각하십니까?”
정인구였다. 어머니와 점심을 같이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하여 병원으로 가기 위하여 정인구가 차를 협회 앞에 주차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겨울 날씨로는 보기 드물게 따뜻하였다. 인디언 썸머같이. 캐나다의 겨울 날씨는 바람만 없다면 그야말로 포근하고 아늑하다. 지금이 그날이다. 지영은 정 박사가 운전하는 스포티지의 앞 좌석에 앉아 지나치는 겨울의 토론토 거리를 보고 있었다.
"김지영 박사님. 큰 힘이 되지 못하여 미안합니다."
결심이나 한듯 운전하면서 정 박사가 말했다.
"음. 그건 맞아요. 좀 섭섭할 수가 있었지만... 저라도 어떻게 할 수가 없었을 거예요. 더구나 정 박사님은 캐나다가 처음이잖아요. 그렇지만, 옆에 계셔서 큰 힘이 되어 주셔서 제가 오히려 감사해요."
"그렇게 이해하여 주시니 고맙습니다. 이제 세계적으로 유명해 지셨으니 더욱 바쁘지겠습니다."
정인구로서는 김지영이 더 멀어질까 초조하고 불안하였다. 그런 그의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아니예요. 저는 유명한 것 좋아하지 않아요. 저는 어서 한국으로 돌아가서 제가 하던 일 계속하면서 엄마랑 같이 살고 싶어요. 한국을 떠난 후 너무 많은 것들을 겪었어요. 이제 돌아가면 다시는 한국을 안 떠날거예요."
"와아- 정말 훌륭한 생각하셨습니다. 그 생각이 그대로 실행되도록 제가 옆에서 돕겠습니다."
"흐흥- 정 박사님은 저에게 속해 있잖아요. 그리고 곧 전문의가 되면 날아 갈 거 잖아요."
"아닙니다. 절대 맹세코 그런 일은 없습니다."
"이그- 됐네요. 제가 듣고 하늘이 들었어요. 아셨죠!"
스포티지는 그렇게 사랑쌓는 두 사람을 하이웨이 16과 듀프린이 만나는 네거리를 지나 우측 100 미터 쯤 북쪽 숲속에 보기좋게 자리한 노스번 하스피탈(NorthVaughan Hospital)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저는 담배 좀 피고 잠시 후 들어가겠습니다."
그의 배려가 고마웠다. 지영은 그의 의도를 알았다.
72.
병실은 3층 좌측 끝 쪽에 있었다. 서쪽으로 남북으로 그으진 듀프린 스트릿이 보였으며 오가는 차들을 볼 수 있었다. 202호. 제임스와 어머니 김선애가 입원해 있는 병실이다. 지영은 가슴에 안은 향기짙은 붉은 장미꽃 다발을 다시 추스렸다. 정인구가 토론토 시내를 이리 저리 묻고 돌아 다니며 향기짙은 장미를 어렵게 구했다고 하였다. 우측 안내데스크 위 벽에 붙은 시계의 시각은 오전 11시10분었다. 지영은 202호앞에 서서 출입문을 두드렸다.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았다. 잘못 찾았나 하여 한발 물러나 방 번호를 다시 봤다. 202호. 주변을 둘러보니 특별히 이상하게 보는 사람은 없었고 다들 하는 일에 바뻣다. 지영은 살며시 문을 열어보았다. 문은 잠기지 않아 소리없이 열렸다. 지영은 숨을 들이 쉬었다. 캐나다나 한국이나 같은 병실냄새가 훅하며 코속으로 들어와 고향같은 편안함을 느끼게 하였다. 바로 앞에 보이는 침대에는 제임스가 머리를 창가로 하고 잠자듯 누워있었고 창가의 침대에는 어머니 김선애가 머리를 제임스쪽으로 돌린 채 역시 눈을 감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편안한 모습이었다. 돌아서 나가려던 지영은 침대 아래쪽에 놓인 원형 탁자위의 신문에 눈길을 멈췄다. 글로벌엔메일이었다. 일면에 '리쎗펀의 정체 밝혀지다'라는 타이틀을 선 채 읽으며 함께 실린 사진을 유심히 보았다. 벨리스와 키스가 피어슨 공항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틀림없었다. 지영은 큰 숨을 쉬며 안도하였다. 그때 어머니가 몸을 뒤척이며 잡았던 제임스의 손을 다시 꼭 잡았다. ‘치. 저렇게 하고 자면 팔도 아퍼지 않은가봐’ 지영은 그렇게 생각하며 돌아서려는데 선애가 눈을 뜨며 불렀다.
"지영아. 서있지 말고 의자에 앉아."
"엄마. 안자고 있었어?"
"응. 제임스가 손을 놔주지 않아서 이러고 있는거야."
그 말은 믿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지영은 엄마의 말을 믿었다.
"엄마. 지금 어디가 얼마나 아퍼? 의사는뭐라고 했어?"
지영이 의자를 두사람 사이 침대에 놓고 앉으며 물었다.
"응. 나는 괜찮아. 제임스 아저씨가 걱정이야."
"총알은 빼내었데? 어떻게해서 아저씨는 총알만 맞고 살아. 참 연구하고 싶은 아저씨야. 근데 엄마!"
"왜. 지영아?"
지영의 물음에 침대에 누워 그 큰 눈만 멀뚱이 뜬채 지영이를 보며 대답하였다.
"왜 아직 아저씨 손 잡고 있어? 그 손이 그렇게 좋아?"
선애는 잡고 있는 제임스의 손바닥을 조무락거렸다. 그러나 그녀가 잡은 제임스의 손을 놓지 못하고 다시 꼭 잡았다.
"응. 좋아. 나는 이 손을 이제 안놓기로 약속했어. 지영아."
그때 제임스가 눈을 떳다.
"오. 김지영 박사 오셨구나. 지영아. 백신은 어떻게 되었어?"
"아저씨- 얼마나 걱정했다구요. 다잘 되었으니 이제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제가 상처 좀 볼께요."
지영이 갑자기 반색하고 놀라 기뻐하며 일어나 제임스의 왼쪽 어깨의 환자복을 재꼈다.
"아유- 이 부은 것 좀 봐요. 썩지않은 것이 다행이어요. 그리고 다리는 아직 통증이 있어요?"
제임스는 선애를 봤다. 선애는 그러는 지영이가 사랑스러운듯 보고 고개를 끄득였다.
“응. 통증은 없어. 나는 괜찮아. 엄마가 걱정이야."
"왜요?"
지영이가 놀란듯 눈을 크게 뜨고 제임스를 보며 물었다.
"추운 눈속에서 오랫동안 있어서 몸과 마음이 얼었을거야. 이제 풀리면 아픈 곳이 막 생길 것 같아서."
"아하하하. 아저씨~ 됐네요. 엄마보다 아저씨 걱정하셔야해요. 이런 대화 짜고 하시는 것은 설마아니시죠?”
지영이 제임스의 배를 가볍게 두드리면서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김지영 박사는 추리소설을 쓰도 베스터 쎌러가 될 것 같아. 며칠 동안의 티비로 들은 소식으로는 kE363이나 맛치의 Matchilian16이라는 미생물이 이 지구상에서 발견된 적이 없었던 것에서 고대 미생물 생존의 추적을 생각해 내는 예리한 추리력은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거야. 그렇지. 선애야~?”
듣고있던 선애가 고개를 끄득이며 동조하였다.
“제임스 아저씨! 왜 엄마를 끌고 들어가신데요? 하신 말에 확신이 없는거죠?”
"응. 그런가? 그런데, 김지영 박사. 지영아. 외계박테리아 일수가 충분히 있겠지. 한편 그쪽 편에서 보면, 외계행성에 나쁜 박테리아를 유배보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물질내성이 착상하여 돌연변이로 번식한다면 행성생명체에 위험스러울 것이다 생각하여 그 첫번째 박테리아를 제거하기 위하여 터미네이터를 보냈을 수 있을거야. 고대에는 행성이 별 문제 없었지만 자력에 의하여 촉진적 진화 발전하는 생명체를 두고 본거지. 보낸 그 쪽에서는 시간개념이 이쪽과 달랐겠지만, 결국은 선과 악을 다 주었으니 너희 생명체가 알아서 하라고. 맞겠지~요. 김지영 천재 박사님?"
"우와~하하하. 제임스 아저씨. 또 아저씨 정체가 걱정되네요. 공상과학소설도 이 정도면 너무 한참앞서 가는거네요. 엄마. 좀 말려요. 이러다 죽변이 미래 생명공학도시로 탈바꿈하겠어요. 아하~ 그때 면장이나 혹 하려고 길 닦는 것 아니예요?"
"하하하. 어떤 박테리아는 감염속도가 무지하게 빠르다더니 그 박테리아에 감염되었구나. 지영이가 금방 나와 비슷한 생각을 다하니... 역시 천재가 맞다."
그 때 옆에서 두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선애가 끼어 들었다.
"제임스. 그건 너무 과해요. 제가 천재가 아닌데... 어떻게."
"엄마~ 어떻게 뭐?"
지영이 놀란듯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선애를 보며 물었다. 선애는 개면쩍어 했다. 타이밍도 나쁘고 말도 나뻣다.
"으~응. 그런게 있었어. 옛날에. 지금은 맞아."
“아하하하.”
지영이 그 말에 활짝 웃으며 손뼉을 쳤다.제임스도 미소지으며 두 사람 모녀를 번갈아 보고는 웃었다. 얼굴이 빨개진 선애가 지영이를 보며 왼손으로 지영의 무릅을 톡톡쳤다.
"지영아. 그렇게 우스워? 엄마가 이러는것 재미있지? 이그~ 저게 내 새끼맞아?"
"응. 엄마 새끼맞아. 100% 진골이야. 됐지?"
지영이 미소띈 얼굴을 엄마 선애 얼굴에 가까히하며 말했다. 그 다정하고 아름다운 모녀의 사랑짓을 제임스가 깼다.
"김지영 박사. 죽변의 바닷가 물속 모래위에서 자라고 있는 맛치에 대하여 더 많은연구가 필요하고 이번 블루웜 사태로 관계된 회사들의 연구지원이 있을텐데, 그들이 원하면 거절말고 받아들이는것도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알았지?"
얼굴 잊어버릴까 뚫어지게 엄마의 얼굴을 보고있던 지영이 허리를 펴고 제임스를 봤다. 그러나선애가 먼저 입을 열었다.
"오. 제임스. 마지막의 그것은 당신이 나에게 다짐하는 말이에요. 벌써 지영이에게도 전이되었어요? 지영아 벌써 그렇게 되었어?"
선애가 놀라는 몸짓으로 두사람 얼굴을 번갈아보며 말했다. 지영이 한손으로 엄마 손바닥을꼭 잡았다.
"예. 알겠어요. 걱정마세요."
"지영아. 그 말도 내가 제임스에게 하는 말이야.너는 자꾸 엄마 것을 뺏으려 한다."
그 말에 세사람 다 웃었다.
*****
그때 누군가의 휴대폰에서 벨이 울렸다. 모두가 놀라며 눈길을 소리나는 곳으로 향했다. 선애의 빨간 핸드빽 속에서 나고 있었다.
선애는 의아해 하며 핸드폰을 열었다.
“어머~ 태환이 아니야?”
“그래. 목소리가 맑고 낭창한 걸로 봐서 살아있구나. 죽변의 형들 모두가 모여서 너에 대한 이야기하다가 궁금하여 전화했다. 정말 괜찮치?”
“응. 나는아주 좋아. 고향 선배 오빠들 그리고 너를 비롯한 동창친구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전해주라. 다들 사랑한다고.”
“그래. 알았다. 이곳은 너때문에 아니지 네 딸 김지영 박사 때문에 무지 바뻐다. 나도 죽변에 내려와 있다. 어서 죽변으로 와라. 올 때는 꼭 네 딸 김지영 박사와 함께 와야 한다. 모두가 너와 네 딸 김지영 박사의 이쁘고 아름다운 얼굴 보고싶어 한다. 건강하게 잘 있다 어서 와라.”
“엄마. 벌써 유명해 지셨네 ㅎㅎㅎ.”
지영이 전화내용을 듣고는 활짝웃으며 선애의 손을 잡았다. 제임스는 의아해 하며 무슨 말을 듣기를 기다리고 있듯 선애를 바라보고 있었다.
“동창 태환이예요.서울에서 큰사업하고 있어요. 맛치를 죽변서 공항까지 가져 오는데 위험한 사건이 있었어요. 그때 모두들 도와주셨어요.”
제임스는 선애의 말을 들으며 창문넘어 멀리 파아란 하늘을 보고 있었다. 그때 지영이 가라앉은 분위기를 깼다.
“아참. 주차장에 정 박사가 점심을 한턱 낸다며 기다리고 있어요. 어서 준비하세요. 저도 주차장에서 기다릴께요. 사랑쌓기 너무 오래 하지 마시고 오세요.”
“어휴~ 엄마를 애먹이는 저런 딸이 다 있담.”
선애가 문을 나서는 지영이 등뒤에 부드럽게 말하며 제임스를 보며 눈을 흘겼다. 그런 선애의 어깨를 잡고 제임스가 확인하려는듯 말했다.
“선애야. 이제 약속지켰지?”
“엄마. 엄마는 아저씨에게 뭘 해줄꺼야. 나도 지켜볼꺼야~”
지영이 나가다 다시 들어와 두 사람에게 말하고는 주춤했다. 엄마와 아저씨가 끌어안고 키스를 하고 있었다.
“어휴~ 코스모스에서 온 고대의 블루웜이 이제서야 우리를 하나로 만들었네.”
지영이 말하며 달려가 두 팔을 활짝 벌려 엄마 김선애와 그녀의 제임스를 안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