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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조로(薤上朝露)
풀잎 위에 맺혀진 아침 이슬이라는 뜻으로, 사람의 목숨도 풀잎 위에 서린 이슬처럼 덧없이 사라져 없어진다는 말이다.
薤 : 염교 해(艹/13)
上 : 위 상(一/2)
朝 : 아침 조(月/8)
露 : 이슬 로(雨/13)
해로(薤露)는 한위(漢魏) 시기의 만가(挽歌)다. 상여가 나갈 때 영구를 끌면서 사람들이 함께 부르던 노래다.
초한(楚漢)의 쟁패 중에 제나라 대부 전횡(田橫)은 따르는 무리 5백인과 함께 바다 섬으로 들어갔다. 한고조 유방이 그를 부르자 어쩔 수 없이 낙양으로 나오다가 30리를 앞에 두고 굴욕을 거부하고 자살했다.
섬에서 그를 기다리던 무리 5백인이 이 소식을 듣고 슬퍼하며 모두 따라서 죽었다. 사람들이 이들의 넋을 달래려고 부른 노래가 바로 해로(薤露)다. 해(薤)는 백합과의 다년생 초본인 염교를 말한다.
노래는 이렇다. “염교 잎 위 아침 이슬, 어이 쉬 마르는가? 이슬이야 마른대도 내일 아침 다시 지리. 사람 죽어 한번 가면 어느 때나 돌아올꼬?(薤上朝露何易晞? 露晞明朝更復落, 人死一去何時歸.)”
원래 노래에는 바깥짝이 있었는데, 후대에 따로 떼어 ‘호리가(蒿里歌)’가 되었다. “호리는 뉘 집 땅인가? 잘나고 못남 없이 고운 넋을 거두누나. 귀백(鬼伯)은 어이 이리 재촉을 하는 겐지, 사람 목숨 잠시도 머뭇대지 못하네.(蒿里誰家地? 聚斂精魄無賢愚. 鬼伯一何相催促? 人命不得少踟躕.)”
아침 산책 길에 풀잎마다 달렸던 이슬이 돌아올 때 보면 어느새 말라 흔적도 없다. 이슬은 아침마다 되풀이해 내리지만, 사람은 한번 가면 다시 오지 못한다. 아침 이슬만도 못한 인생, 이 강렬한 대비가 아등바등 움켜쥐기만 하는 삶에 깊은 울림을 남겼다.
명나라 유기(劉基)도 ‘해로가’에서, “어제는 7척의 건장하던 몸, 오늘은 죽어서 시신 되었네. 친척들 괜스레 집 가득해도, 넋과 기운 어디로 간단 말인가(昨日七尺軀, 今日爲死尸. 親戚空滿堂, 魂氣安所之)”라 했다.
돌아보면 사는 일이 참 덧없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허무적멸로 돌리기엔 남은 시간이 아깝고 귀하다.
가톨릭 성가 27장, ‘이 세상 덧없이’의 1절은 이렇다. “풀잎 끝에 맺혀진 이슬 방울 같이, 이 세상의 모든 것 덧없이 지나네. 꽃은 피어 시들고 사람은 무덤에. 변치 않을 분 홀로 천주뿐이로다.”
같은 말을 다르게 했다. 마음을 무엇으로 간직해야 할까? 욕심을 내려놓고 이슬처럼 맑게 살다가 가자.
한악부(漢樂府) 민가(民歌)의 특색과 문학적 성취
인생무상의 비애를 감상적으로 표현하다
한악부 민가 중에는 생명이 단촉(短促)하고 인생의 무상(無常)한 비애를 표현한 작품이 적지 않다. 한(漢)나라 때에 유행한 해로(薤露), 호리(蒿里) 두 수(首)가 바로 이런 작품이다.
해로(薤露)
薤上露,何易晞(해상로,하역희)
꽃에 맺힌 이슬은 어찌하여 쉬이 마르나!
露晞明朝更複落(노희면조경복락)
이슬은 마르고 내일 아침이면 또다시 맺힐 것이나
人死一去何時歸(인사일거하시귀)!
사람은 한번 죽으면 언제나 돌아올 수 있겠나!
호리(蒿里)
蒿里誰家地(호리수가지)
쑥이 돋아난 묘지에는 누가 묻혀있가?
聚斂魂魄無賢愚(취렴혼백무현)
혼백을 긁어모으는 데는 현자도 어리석은 자도 없다.
鬼伯一何相催促(귀백일하상최촉)
염라대왕이 재촉하게 되면
人命不得少踟躕(인명불득소지)
사람의 목숨은 머뭇거릴 수가 없는 것을!
앞의 시는 생명이 풀 위에 맺힌 이슬이 햇빛에 빨리 마르는 것과 같지만, 또 이슬처럼 다시 내리지는 않는다고 탄식했다. 뒤의 시는 저승사자의 재촉을 받게 되면, 현명한 사람이나 어리석은 사람을 막론하고 모두 더 이상 조금도 머물지 못하고 죽고 만다는 것이다. 한나라 사람은 장례를 치를 때만 이런 노래를 하는 것은 아니고, 평상시에 심지어 즐거운 자리에 모여 있을 때에도 이러한 노래를 했다.
후한서(後漢書) 주거전(周擧傳)에는 외척 양상(梁商)이 낙수(洛水) 강가에 손님을 초대하여 큰 연회를 열고 대단히 즐겼다는 내용이 있다.
及酒闌倡罷, 續以薤露之歌, 座中聞者皆爲掩涕.
술에 취해 가무를 중지해도, 해로의 노래는 계속 불렀는데, 좌중의 듣던 사람 모두가 눈물을 닦았다.
기쁨이 다하면 슬픔이 생기고, 즐거움이 극에 이르면 비애가 온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은 것인데, 이로부터 한나라 사람들이 대체로 감상적인 기질을 가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생명의 짧음은 인류가 영원히 극복할 방법이 없고, 아름다운 인생을 귀중하게 여기는 것에 대해 슬퍼서 마음이 상하는 것도 자연스런 감정이다. 똑같은 이런 슬픈 감정에서 출발해서 사람들은 또 다른 인생 태도를 표현했다.
장가행(長歌行)은 노력하고 분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靑靑園中葵(청청원중계)
뜰에 푸릇푸릇한 아욱이,
朝露待日晞(조로대일희)
아침이슬에 금방 말라버린다.
陽春布德澤(양춘포덕택)
봄볕이 골고루 퍼지니,
萬物生光輝(만물생광휘)
만물이 빛나게 되네.
常恐秋節至(상공추절지)
언제나 가을이 되면,
焜黃華葉衰(혼황화엽쇠)
누런 잎으로 쇠하고 마네.
百川東到海(백천동도해)
모든 냇물은 동쪽에서 바다에 이르는데,
何日復西歸(하일복서귀)
언제가 되면 서쪽으로 돌아갈 수 있으려나?
少壯不努力(소장불노력)
젊어서 노력하지 않으면,
老大徒傷悲(노대도상비)
늙어서 비참하게 된다.
시인은 빨리 말라버리는 아침 이슬, 가을에 떨어지는 꽃잎, 동쪽에서 서쪽으로 흘러가서 다시는 되돌아오지 않는 강물로 생명은 짧아서 한번 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비유하여, 이것으로 "젊어서 노력하지 않으면, 늙어서 비참하게 된다(少壯不努力,老大徒傷悲)"라는 천고(千古)의 절창(絶唱; 비할 데 없이 뛰어난 詩文)을 노래했다.
그런데 똑같은 사실을 원가행(怨歌行)에서는 이렇게 결론을 냈다.
當須蕩中情(당수탕중정)
본래 깊었던 정을 씻어내야 하거늘,
游心恣所欲(유심자소욕)
마음이 마음대로 되지 않누나.
서문행(西門行)에서는 더욱 진일보하게 말했다.
晝短苦夜長(주단고야장)
낮은 짧고 밤은 길어 괴로운데,
何不秉燭游(하불병촉유)
어찌 촛불을 들고 다니지 않는가?
오늘날의 안목으로 보면 아마도 '장가행'에서 제창(提唱)한 것이 더욱 적극적으로 취할 만할 것이다. 그렇지만 '원가행'과 '서문행'은 시기를 놓치지 말고 즐기라고 제창했으면서도 언제라도 자취를 감출 수 있는 생명을 단단히 붙잡아야한다는 의식도 포함되어 있다.
한악부 민가 중에 있는 약간의 유선시(游仙詩)도 일종의 환상(幻想)의 방식으로 생명이 촉박하다는 사실에 반항한 것일 것이다. 한악부 민가의 이러한 특색은 동시대의 문인시(文人詩)와 대략 일치하는데, 다만 민가는 표현을 더욱 강렬하고 직설적으로 드러냈을 뿐이다.
위진남북조(魏晋南北朝) 시대에 이르면, 인생의 촉박함에 탄식하고 또 여기에서 각종 해탈(解脫)의 경로를 찾으려고 했는데, 문학은 특히 시가(詩歌)가 중심이 되어서 유선시가 진일보하게 발전했다. 그래서 문학사에서는 이것도 중시할만한 현상이다.
▶️ 薤(염교 해)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해)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염교는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을 말한다. 용례로는 염교 즉 백합과의 여러해살이 풀을 해채(薤菜), 염교의 한 가지로 달리 이르는 말을 야해(野薤), 분골 쇄신을 이르는 말을 해분(薤粉), 상여가 나갈 때에 부르는 슬픈 노래를 이르는 말을 해로가(薤露歌), 애달프고 슬픈 소리를 이르는 말을 해로성(薤露聲), 풀잎 위에 맺혀진 아침 이슬이라는 뜻으로 사람의 목숨도 풀잎 위에 서린 이슬처럼 덧없이 사라져 없어진다는 말을 해상조로(薤上朝露) 등에 쓰인다.
▶️ 上(윗 상)은 ❶지사문자로 丄(상)은 고자(古字)이다. 上(상)은 一(일)위에 짧은 一(일)을 쓰기도 하고, 또는 긴 一(일)위에 (ㆍ)을 쓰기도 하여 어떤 위치보다도 높은 곳을 나타낸다고 일컬어져 왔다. 그러나 본디는 무엇엔가 얹은 물건의 모양을 나타내며 下(하)에 대한 上(상), 위에 얹다, 위쪽을 뜻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❷지사문자로 上자는 '위'나 '앞', '이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上자는 하늘을 뜻하기 위해 만든 지사문자(指事文字)이다. 上자의 갑골문을 보면 마치 二(두 이)자와 같은 모습으로 그려져 있었다. 다만 아랫부분은 오목하게 윗부분은 짧게 그려져 있다. 이것은 하늘을 가리키는 것이다. 上자는 하늘을 가리키고 있는 것으로 '위'나 '윗'을 뜻하고 있다. 다만 소전에서는 二자와의 혼동을 피하고자 윗부분의 획을 세운 형태로 바꾸게 되면서 지금의 上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上(상)은 (1)상감(上監) (2)위나 상부 (3)등급이나 차례 따위를 상(上), 중(中), 하(下) 또는 상, 하로 나눌 경우의 맨 첫째 , 중(中), 하(下) (4)무엇에서 무엇을 하는데 있어서 따위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위, 윗 ②앞 ③첫째 ④옛날 ⑤이전 ⑥임금 ⑦군주(君主) ⑧사성의 일종 ⑨높다 ⑩올리다 ⑪드리다 ⑫진헌하다(임금께 예물을 바치다) ⑬오르다 ⑭탈것을 타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높을 항(亢), 높을 탁(卓), 높을 교(喬), 높을 준(埈), 높을 존(尊), 높을 아(峨), 높을 준(峻), 높을 숭(崇), 높을 외(嵬), 높을 요(嶢), 높을 륭(隆), 밝을 앙(昻), 귀할 귀(貴), 무거울 중(重), 높을 고(高),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래 하(下), 낮을 저(低), 낮을 비(卑)이다. 용례로는 위로 올라감을 상승(上昇), 토의할 안건을 회의에 내어놓음을 상정(上程), 윗 등급이나 계급을 상급(上級), 높은 지위나 윗자리를 상위(上位), 위와 아래를 상하(上下), 정부에 세금을 냄 또는 진상품을 윗사람 에게 받침을 상납(上納), 배에서 내려 육지에 오름을 상륙(上陸), 물의 근원이 되는 곳의 부근을 상류(上流), 높은 하늘이나 어떤 지역에 수직되는 공중을 상공(上空), 윗자리의 관원을 상관(上官), 위쪽의 부분을 상부(上部), 자기보다 지위가 높은 손을 상객(上客), 퍽 오랜 옛날을 상고(上古), 아래쪽으로부터 위쪽으로 향함을 상향(上向), 가장 좋은 대책 또는 방책을 상책(上策), 보통 사람보다 아주 많은 나이 또는 그 사람을 (上壽), 가장 좋은 계교를 상계(上計), 지붕 위를 옥상(屋上), 맨 위나 정상을 최상(最上), 책상이나 식탁 등 탁자의 위를 탁상(卓上), 상품을 사들임을 매상(買上), 더할 수 없이 가장 높은 위를 지상(至上), 위치나 차례로 보아 어느 기준보다 위를 이상(以上), 끌어 올림이나 물건값을 올림을 인상(引上), 한 집안이나 한 민족의 옛 어른들을 조상(祖上), 위나 앞을 향해 발전함을 향상(向上), 산꼭대기나 그 이상 더 없는 것을 정상(頂上), 물 위로 떠오르는 것을 부상(浮上), 땅의 위나 이 세상을 지상(地上), 위에서는 비가 새고 아래에서는 습기가 차 오른다는 뜻으로 가난한 집을 비유하는 말을 상루하습(上漏下濕), 윗돌 빼서 아랫돌 괴고 아랫돌 빼서 윗돌을 괸다는 뜻으로 몹시 꼬이는 일을 당하여 임시변통으로 이리저리 맞추어 나감을 이르는 말을 상하탱석(上下撑石), 산 위에서 물고기를 찾는다는 뜻으로 당치 않은 데 가서 되지도 않는 것을 원한다는 말을 상산구어(上山求魚), 윗사람의 명령에 아랫사람이 따름을 이르는 말을 상명하복(上命下服), 위에 있는 하늘과 아래에 있는 땅으로 곧 천지를 이르는 말을 상천하지(上天下地), 하늘 위와 하늘 아래라는 뜻으로 온 세상을 이르는 말을 천상천하(天上天下) 등에 쓰인다.
▶️ 朝(아침 조, 고을 이름 주)는 ❶회의문자로 晁(조, 주)는 고자(古字)이다. 달 월(月; 초승달)部와 𠦝(조)의 합자(合字)이다. 달(月)이 지며 날이 밝아 온다는 뜻이 합(合)하여 아침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朝자는 '아침'이나 '왕조'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朝자는 艹(풀 초)자와 日(해 일)자, 月(달 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朝자의 갑골문을 보면 초목 사이로 떠오르는 해와 아직 채 가시지 않은 달이 함께 그려져 있었다. 태양과 달이 함께 있다는 것은 이른 아침이라는 뜻이다. 참고로 소전에서는 月자 대신 舟(배 주)자가 잘못 그려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다시 月자로 표기되었다. 그래서 朝(조, 주)는 한 계통(系統)의 왕이나 한 사람의 왕이 그 나라를 다스리는 동안의 뜻으로 ①아침 ②조정(朝廷) ③왕조(王朝) ④임금의 재위(在位) 기간(期間) ⑤정사(政事) ⑥하루 ⑦임금을 뵈다, 배알(拜謁)하다 ⑧문안(問安)하다 ⑨만나보다 ⑩부르다, 소견(召見)하다(윗사람이 아랫사람을 불러서 만나 보다) ⑪모이다, 회동(會同)하다 ⑫조하(朝賀)를 받다 ⑬정사를 펴다, 집행(執行)하다 ⑭흘러들다, 그리고 ⓐ고을의 이름(주)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침 단(旦),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저녁 석(夕), 저물 모(暮), 들 야(野)이다. 용례로는 아침과 저녁을 조석(朝夕), 나라의 정치를 의논이나 집행하던 곳을 조정(朝廷), 손님을 초대하여 함께 하는 아침 식사를 조찬(朝餐), 백관이 임금을 뵙기 위해 모이던 일 또는 학교나 관청 등에서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모여서 나누는 아침 인사를 조회(朝會), 학교 등에서 직원과 학생이 집합하여 시업전에 행하는 아침의 인사를 조례(朝禮), 아침에 마시는 술을 조주(朝酒), 아침 밥을 조반(朝飯), 아침 밥을 조식(朝食), 아침 때와 저녁 때를 조모(朝暮), 아침 해를 조일(朝日), 이른 아침에 올리는 제사 또는 조정에서 하는 일을 조사(朝事), 조정과 민간을 조야(朝野), 해를 보면 곧 스러지는 아침 이슬 또는 인생의 덧없음을 아침 이슬에 비유하는 말을 조로(朝露), 아침의 햇빛을 조휘(朝暉), 아침에 내리는 비를 조우(朝雨), 오늘 아침을 금조(今朝), 내일 아침을 명조(明朝), 다음날 아침을 익조(翌朝), 다음날 아침을 힐조(詰朝), 매일 아침을 매조(每朝), 이른 아침을 조조(早朝), 어제 아침을 작조(昨朝), 하루 아침이 마칠 동안을 종조(終朝), 자기 나라의 조정을 국조(國朝), 여러 대 임금의 시대를 열조(列朝), 조정을 임시 폐함을 철조(輟朝), 잘 다스려진 시대를 희조(熙朝), 사신이 본국으로 돌아옴을 귀조(歸朝), 벼슬에 오름을 입조(立朝), 전대의 왕조를 선조(先朝), 외국 사람이 우리나라를 찾아 옴을 내조(來朝),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라는 뜻으로 당장 눈앞에 나타나는 차별만을 알고 그 결과가 같음을 모름의 비유 또는 간사한 꾀를 써서 남을 속임을 이르는 말을 조삼모사(朝三暮四), 아침에 명령을 내리고서 저녁에 다시 바꾼다는 뜻으로 법령의 개정이 너무 빈번하여 믿을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조령모개(朝令暮改), 조정에서 명예를 저자에서 이익을 다투다라는 뜻으로 어떤 일이든 알맞은 곳에서 하라는 말을 조명시리(朝名市利), 아침, 저녁으로 뜯어 고친다는 뜻으로 계획이나 결정 따위를 자주 바꾸는 것을 이르는 말을 조변석개(朝變夕改), 아침에 고치고 저녁에 또 바꾼다는 뜻으로 일정한 방침이 없이 항상 변하여 정하여지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조개모변(朝改暮變), 형세가 절박하여 아침에 저녁 일을 헤아리지 못함 곧 당장을 걱정할 뿐이고 앞일을 돌아볼 겨를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조불모석(朝不謀夕), 아침에는 구름 저녁에는 비라는 뜻으로 남녀의 언약이 굳은 것 또는 남녀의 정교를 이르는 말을 조운모우(朝雲暮雨), 생명이나 지위가 아주 불확실하여 쉽사리 꺼져 버리는 상태에 있음을 이르는 말을 조로지위(朝露之危), 아침에는 파리 저녁에는 모기가 떼를 이룬다는 뜻으로 소인배가 발호함을 이르는 말을 조승모문(朝蠅暮蚊), 매일 아침과 매일 저녁이라는 뜻으로 아침 저녁으로 언제나 변함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조조모모(朝朝暮暮),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는 뜻으로 숨이 곧 끊어질 지경에 이름이나 거의 죽게 됨을 이르는 말을 명재조석(命在朝夕), 아침 이슬은 해가 뜨면 곧 사라지듯이 위기가 임박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위여조로(危如朝露), 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이 짧고 덧없다는 말을 인생조로(人生朝露) 등에 쓰인다.
▶️ 露(이슬 로/노)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비 우(雨; 비, 비가 오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잇닿는다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路(로)로 이루어졌다. 수증기가 낱알 모양으로 잇닿아 있는 것, 이슬의 뜻이다. ❷형성문자로 露자는 ‘이슬’이나 ‘진액’, ‘좋은 술’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露자는 雨(비 우)자와 路(길 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路(길 로)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으로 ‘길’이라는 뜻이 있다. 이슬은 공기 중의 수증기가 차가워진 물체에 부딪히며 생기는 물방울을 말한다. 露자는 그 이슬을 뜻하기 위해 路자에 雨자를 결합한 것으로 길 위해 맺힌 맑고 깨끗한 이슬을 뜻하고 있다. 새벽의 이슬은 맑고 깨끗한 물을 뜻하기도 하기에 露자는 ‘좋은 술’에 비유되기도 한다. 그래서 露(이슬 로/노)는 ①이슬 ②진액(津液) ③좋은 술 ④허무함의 비유 ⑤보잘것 없음의 비유 ⑥러시아(Russia) ⑦드러나다 ⑧나타나다 ⑨은혜(恩惠)를 베풀다(일을 차리어 벌이다, 도와주어서 혜택을 받게 하다) ⑩고달프다, 고달프게하다 ⑪적시다, 젖다(물이 배어 축축하게 되다) ⑫허물어지다, 부서지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사나울 폭(暴)이다. 용례로는 감춰지거나 가려져 있는 대상이나 사실을 보이거나 알 수 있도록 드러내는 것을 노출(露出), 예상치 못하거나 원치 않은 사실을 드러내어 알게 하는 것을 노정(露呈), 지붕 등으로 가리지 않은 바깥을 노천(露天), 비바람 등을 가릴 수 없는 집 밖의 장소에서 잠을 자는 것을 노숙(露宿), 가리우거나 덮여 있지 않은 땅을 노지(露地), 길가의 한데에 벌여 놓은 가게를 노점(露店),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드러냄을 노골(露骨), 곡식을 한데에 쌓아 둠을 노적(露積), 지붕이 없는 우물을 노정(露井), 겉으로 나타내거나 나타남을 노현(露見), 학을 달리 이르는 말을 노금(露禽), 24절기의 열다섯째를 백로(白露), 24절기의 열일곱째를 한로(寒露), 남의 비밀이나 비행 따위를 파헤쳐서 남들 앞에 드러내 놓는 일을 폭로(暴露), 속마음을 죄다 드러내어서 말함을 토로(吐露), 말이나 글이나 행동에 드러남 또는 자기의 죄와 허물을 여러 사람에게 고백하여 참회함을 발로(發露), 문서 같은 것을 펴 보이는 일 또는 일반에게 널리 알림을 피로(披露), 비밀이 드러남을 탄로(綻露), 드러나거나 나타남 또는 드러내거나 나타냄을 정로(呈露), 가을이 되어 처음 내린 이슬을 초로(初露), 방울지어 떨어지는 이슬을 적로(滴露), 이슬이 맺힘을 결로(結露), 해를 보면 곧 스러지는 아침 이슬로 인생의 덧없음을 아침 이슬에 비유하는 말을 조로(朝露), 썩 맑고 깨끗한 이슬을 옥로(玉露), 한데서 자고 한데서 먹는다는 뜻으로 여행하는 어려움을 이르는 말을 노숙풍찬(露宿風餐), 꼬리는 드러낸 채 머리만 숨긴다는 뜻으로 잘못을 숨기려 해도 결국 드러나게 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노미장두(露尾藏頭), 이슬이 맺어 서리가 되니 밤기운이 풀잎에 물방울처럼 이슬을 이룬다는 말을 노결위상(露結爲霜), 바람에 불리면서 먹고 이슬을 맞으면서 잔다는 뜻으로 떠돌아 다니며 고생스러운 생활을 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풍찬노숙(風餐露宿), 아침 이슬은 해가 뜨면 곧 사라지듯이 위기가 임박해 있다는 말을 위여조로(危如朝露), 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이 짧고 덧없다는 말을 인생조로(人生朝露), 말의 다리가 드러난다는 뜻으로 숨기려던 정체가 드러남을 이르는 말을 마각노출(馬脚露出), 해가 나면 없어질 풀잎에 맺힌 이슬처럼 덧없는 인생을 이르는 말을 초로인생(草露人生), 나뭇잎이 저 산 모양이 드러나 맑고 빼어나다는 뜻으로 가을 경치가 맑고 수려함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각로청수(刻露淸秀), 생명이나 지위가 아주 불확실하여 쉽사리 꺼져 버리는 상태에 있다는 말을 조로지위(朝露之危), 머리는 감추었는데 꼬리는 드러나 있다는 뜻으로 진실을 숨겨두려고 하지만 거짓의 실마리는 이미 드러나 있다는 말을 장두노미(藏頭露尾), 모자를 벗어서 정수리를 드러낸다는 뜻으로 예의에 구애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탈모노정(脫帽露頂)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