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처럼 진짜 여름다운 여름입니다.
아침 8시만 되어도 더워지기 시작합니다.
뉴스에서는 매일 폭염주의 경보를 알리고 있지만, 별반 도움되는 꺼리는 없습니다.
다가오는 10월 7일이면 처음으로 풀코스를 달릴겁니다.
얼마 전부터 조금씩 달리기를 하고 있지만 이렇게 더운 날씨가 계속 된다면 달리는 것 자체가 어렵죠.
그렇다고 안할수도 없으니 이리저리 방법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조금이라도 선선한 이른 아침에 산행을 하는 것이 제일 낫겠다 싶더군요.
인천은 제일 높다고 하는 계양산과 더불어 소래산, 철마산, 만월산, 문학산, 청량산, 월미산 등이 있습니다.
당분간 아침마다 산행을 하기로 결정한 산이 바로 청량산입니다.
그리 높지도 않고 둘레길이 만들어져 있기에 달린다고 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듯 합니다.
그리고 정상까지 오르기 위해서는 적지않은 계단이 있어서 종아리와 장딴지를 단련시킬 수 있습니다.
전에도 자주 갔던 곳이라서 청량산의 지리는 제법 알고 있는터라 달리기 수월한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걸어서 정상까지 올라 갔다가 내려오면 약 1시간 20분 정도 걸리더군요.
달려서 정상까지 올라가면 약 25분 정도의 시간이 걸립니다.
내려올 때는 걸어서 내려오지만 둘레길부터 달리기 시작하면 약 10분 정도 걸립니다.
결국 걸어서 갔다오는 시간은 1시간 20분 정도이고, 걷고 달린다면 약 50분 정도 걸린다고 보면 됩니다.
23일 월요일 부터 청량산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24일 화요일은 천천히 걸으면서 사진을 찍어 보았습니다.
아래에 있는 사진들이 그날 찍은 것 들입니다.
25일 수요일은 정상에 오르고 보니 해무(海霧) 즉 '바다 위에 끼인 안개'가 잔뜩 끼어서 송도신도시와 인천 앞바다가 전혀 보이질 않더군요.
무더운 여름에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 중의 하나로 가까운 산을 오르는 것도 좋을겁니다.
그런 뜻으로 지금부터 제가 오르는 청량산 코스를 사진과 함께 안내를 해드리지요.
청량산을 오르는 입구는 여러 곳이 있습니다만...
이 곳 계단을 오르고 나면 무척 진한 나무향기를 맡을 수 있습니다.
오른쪽은 개인용 텃밭들이 있고 작은 공원에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텃밭과 공원 사진을 안찍었군요.
나무향 짙은 곳을 지나서 조금 오르고 나면 갈래길이 나오면서 방향표시목이 보입니다.
윗 쪽은 '동심의 숲'이라 이름지은 작고 아름다운 곳이 나옵니다.
의자에 앉아서 간식을 먹기에 안성마춤입니다. 하지만 막다른 곳이라서 다시 내려와야 합니다.
저의 코스는 표지목에 표시된 '청량산정' 쪽 입니다.
(둘레길이라고 적힌 표지판 우측에 보이는 빨강색 물체의 정체는 나중에...)
보다시피 바닥이 흙으로 되어 있으면 달리기에 안성마춤입니다.
청량산의 장점은 그리 높지도 낮지도 않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다는 겁니다.
달리는 입장에서 볼 때 최적의 훈련장소라는 뜻이지요.
표지목에서 보았던 '청량산정'에 도착하면 작은 약수터가 있습니다.
언제나 시원한 약수가 파란바가지로 졸졸졸 흐릅니다.
이곳에서 목을 축이고 다시 달리는 겁니다.
산에가면 약수터가 있기 마련입니다만...
위의 사진처럼 '약수터 수질검사 성적서'가 있는지 잘 살펴야 합니다.
무턱대고 마셨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와 달리 대장균을 포함한 세균들이 득시글 하거든요.
다행히도 청량산의 약수는 수질검사를 통과한 안전한 약수라서 마음놓고 마셔도 됩니다.
저도 이곳에서 목을 가볍게 축이고 달렸습니다.
남들처럼 물통에 물을 담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정상에 오르면 물과 아이스케키를 파는 분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정상에서 먹는 아이스케키의 맛은 '배스킨라빈스31'의 빰을 31회 갈기고도 남을 만큼 맛있습니다.
이 곳을 찾아오는 분에게는 정상에서 아이스케키를 대접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쓰고보니 주어가 빠졌군요~)
드디어 표지목에서 정상이라는 글자가 보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부터 계속 오르막이라는 겁니다.
쉬지않고 달리기에는 좀 무리가 있습니다만, 그래도 달려야 합니다.
표지목 왼쪽에 표시된 글자는 '연수성당'입니다.
이쪽으로 가게되면 내리막 길입니다.
내리막 끝지점에서 야채와 나물을 파는 아주머니가 계시는데 인심이 참 좋은 분입니다.
그곳에서 다시 작은 산등성이 하나를 넘으면 길가에 '곤드레비빔밥'을 참 맛나게 하는 식당이 있습니다.
뭐...꼭 먹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만....
이 곳을 찾아오는 분에게는 '곤드레비빔밥'을 대접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쓰고보니 또 주어가 빠졌군요~)
이곳이 정상을 향한 첫 오르막입니다.
바닥을 고무재질로 깔아 놓았기 때문에 우레탄트랙을 달리는 듯한 착각을 들게 합니다.
쭉 이런 길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세상은 제 바램대로만 되는것이 절대 아니지요.
짝퉁 우레탄트랙이 끝나는 지점에는 보시다시피 계단의 높이가 제각각인 나무계단이 보입니다.
여기까지 오면서 지금까지 흘린 땀이 전부가 아님을 알게 될겁니다.
이 계단을 뛰어 올라가면서 흘리는 땀으로 인해서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됩니다.
계단을 거의 다 오를 때 쯤 뒤를 돌아보니 제법 올라온 듯 합니다.
저 아래의 여자분이 조그많게 보이는 군요.
힘겹게 올라오면 한숨 돌릴 수 있는 공간이 나옵니다.
정상은 아닙니다만 제법 바람도 불고 시원합니다.
철봉과 평행봉 그리고 팔굽혀펴기를 할 수 있으며 그외 운동기구 몇가지가 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철봉과 팔굽혀펴기를 번갈아 하면서 땀을 식히고 다시 뛰기 시작합니다.
지나는 길에 여러 곳의 산악회에서 붙인 산행안내 게시판입니다.
말 그대로 산이 좋아서 모인 사람들로 구성된 산악회가 훨씬 더 많습니다만....
몇몇 산악회가 변질되면서 '묻지마산행'이 유행처럼 번져갑니다.
제가 '묻지마산행'을 다녀와서 체험후기를 생생하게 올려볼까....하는 생각을.... 쿨럭~
높이도 제각각인 계단을 힘차게 뛰어 오르고 나서 잠깐의 휴식과 평지를 달리는 기분이 들더니...
드디어 정상으로 가는 계단이 저멀리 보입니다.
계단이 끝나는 곳이 정상입니다.
그곳에는 전망대가 있고, 아까 얘기한 아이스케키가 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정상을 향한 계단은 제법 높이가 정확합니다.
따라서 뛰어 올라가기 편하다는 뜻 도 됩니다.
저의 '잉여력'이 간만에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계단을 밟으면서 정상까지의 계단수를 세어봤습니다.
정확히 삼백열여덟개 입니다. 잉여력 짱!!!
'63빌딩 계단오르기' 에 비하면야 깜도 안되는 길이의 계단입니다만, 지금까지 달린걸 포함하면 만만치 않은 계단이지요.
삼백열여덟개의 계단을 뛰어 올라오면 드디어 정상입니다.
전망대 답게 망원경도 있습니다.
월미도 망원경은 오백원을 꿀꺽 삼켜야 볼 수 있지만 이곳 청량산의 망원경은 공짜로 볼 수 있습니다.
저 앞에 다리찟는 닌자(응??)가 보입니다.
자 이제 아이스케키를 맛 볼 시간이 되었습니다.
으악!!! 이럴수가... 아이스케키가 없다!!!
이런 망할~~
물도 안챙기고 열라게 달려서 올라왔건만 없네ㅠㅠ
늘 이자리에 계셨는데 벌써 내려가신걸까??
송도 신도시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송도신도시 전경을 사진으로 표시를 해 놓았더군요.
실물과 사진을 비교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사실은 목마르고 땀나고 숨도차다 보니 이런거라도 하면서 쉬는겁니다.
앞의 큰 건물은 '송도라마다호텔'입니다.
저 멀리 송도신도시가 보이는군요.
인천대교의 시작구간도 보이구요.
잘 알다시피 송도신도시는 바다를 매립해서 지은 곳입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해무(海霧) 즉 '바다 위에 끼인 안개'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처럼 선명하게 사진이 나오는 적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저멀리 바다쪽은 해무로 인해서 역시나 잘 안보이는군요.
인천대교 개통식을 기념해서 개최했던 '인천대교개통기념 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했던 기억이 납니다.
일생에 딱 한번밖에 없는 대회였는데 하프코스를 달리느라 인천대교를 반만 건넜다가 되돌아 올 수 밖에 없었지요.
인천대교를 볼 때 마다 하프가 아닌 풀코스를 뛰었어야 했다는 걸 늘 아쉬워 하곤 합니다.
아이스케키가 있어야 하는 자리에서 바라본 전망대.
아이스케키~아이스케키~아이스케키~아이스케키~
아이스케키~아이스케키~아이스케키~아이스케키~
아이스케키가 있어야 하는 자리에서 바라본 송도신도시.
아이스케키~아이스케키~아이스케키~아이스케키~
아이스케키~아이스케키~아이스케키~아이스케키~
아이스케키가 있어야 하는 자리에서 바라본 인천대교.
아이스케키~아이스케키~아이스케키~아이스케키~
아이스케키~아이스케키~아이스케키~아이스케키~
아이스케키가 있어야 하는 자리에서 바라본 연안부두.
아이스케키~아이스케키~아이스케키~아이스케키~
아이스케키~아이스케키~아이스케키~아이스케키~
아이스케키가 있어야 하는 자리를 바라보면서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아이스케키~아이스케키~아이스케키~아이스케키~
아이스케키~아이스케키~아이스케키~아이스케키~
전망대를 뒤로하고 내려오는 길에 한장 찍었습니다.
아~~무 의미없는 사진입니다.
내려가는 길은 이렇게 나무평계단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게 좋은 것인지 아닌지는 판단하기가 애매합니다.
좀 더 알아볼게 많거든요.
정상에서 반대쪽으로 내려가면 방향표지목이 가리키는 박물관 쪽으로 가야 됩니다.
호불사 쪽으로 가면 김치말이국수집이 있습니다.
황해도 해주출신 할머니께서 하시는 식당입니다.
아침 여섯시부터 모두부, 순두부, 김치말이국수 그리고 막걸리를 먹을 수 있습니다.
가정집을 개조해서 만든 식당입니다.
앞마당에 오손도손 앉아서 먹을 수 있습니다.
이 곳을 찾아오는 분에게는 '김치말이국수'를 대접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쓰고보니 역시나 주어가 빠졌군요~)
이제부터 쭉 계단으로 이어집니다.
뛰어서 내려가기엔 무리겠지요.
이제부터는 호흡을 가다듬고 산의 공기와 새소리를 벗삼아 산을 느끼면서 내려가는 기분을 만끽하면 됩니다.
계속되는 계단입니다.
내려가다가 아차차!!!
잉여력을 발동하지 않았음을 자책하면서 다음 기회를 엿보기로 했습니다.
계단수는 몇 개나 될까??
내려가는 중간에 '호불사'가 언뜻 보입니다.
나무아미타불관세음보살.
부처님 '삽박이가카' 쫌 어케 해보세요~ 제발....
드디어 계단을 다 내려왔습니다.
왼쪽으로 가면 호불사 입구를 지나면서 앞서 얘기한 '김치말이국수집'을 향하게 됩니다.
저는 오른쪽으로 달립니다. 평계단이 시작되었으니까요.
달리다 보면 약수터 입구에 운동기구가 있고 큰 고무호스로 만든 훌라후프가 있습니다.
일반 훌라후프의 두배정도 큽니다.
아주머니께서 이미 훌라후프를 돌리고 계시는 군요.
이곳의 약수터의 특징은 약수 뜨는 곳이 너무 깊어서 긴 막대기에 바가지를 붙여놓았습니다.
2인 1조가 되어야 먹기가 편합니다.
아쉽게도 사진을 찍지 못했네요.
이 표지판은 이곳에 딱 하나 있더군요.
다른곳에도 설치해 놓으면 좋을텐데 말입니다.
개당 단가가 제법 비싼것은 아닌가 지레 짐작을 해봅니다. 아님말구~
맨처음 두번째 사진에서 설명한 내용을 기억하시지요??
나무향 짙은 곳을 지나서 조금 오르고 나면 갈래길이 나오면서 방향표시목이 보인다고 적은 내용중에서...
빨간색의 정체를 사진을 찍은 후에 보니까 누군가가 올려놓고 간 콜라캔이더군요. 에잉~
청량산 입구에서 본 첫 표지목을 기준으로 왼쪽으로 가서 정상을 밟고 계단으로 내려오면,
콜라캔이 있는 표지목까지 오게 되는겁니다.
이곳이 바로 나무향이 짙게 나오는 곳이라고 얘기한 장소입니다.
늘 보던 것이 있는데 사진으로 알 수 있듯이 여러종류의 나무속살을 볼 수 있게 전시(??)를 했습니다.
나무속살 때문에 나무향이 짙게 나는건 절대 아닙니다.
좀 더 가까이 가서 살펴보죠.
굴피나무의 나이테와 속살은 이렇게 생겼군요.
처음에 볼 때는 신기하고 썩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여겼습니다.
평소 볼 수 없었던 걸 보여주는 방식이니까요.
그런데...
저의 고질병 중 하나가 어떤 생각을 하게되면 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상상의 나래를 비약적으로....
어느 날인가 이곳을 지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2편의 제목이 '두개의 탑'입니다.
절대반지를 찾기 위해서 '사우론'이 세운 거대한 '아이센가드'를 단박에 부숴버린 종족이 있지요.
호빗족의 부탁으로 세상에 다시나온 나무의 정령인 '엔트'입니다.
이렇게 생겼군요. 무시무시합니다.
나무의 정령인 '엔트'의 엄청난 힘으로 '오크'들과 그들의 대장인 '샤우론'은 도망가기에 바빴습니다.
자신들의 가족을 무참히 죽인(벌목한) 오크족을 박살내는 과정이 '반지의 제왕' 2편의 내용입니다.
저의 상상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서....
만일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했고, 늘 보아왔던 친근한 모습은 이렇지요.
그런데 실제로 그들의 모습이 이런게 아니라면....
만일 재수없게시리 나무의 정령인 '엔트'의 모습을 하고 있다면....
확실하게 우리는 죽은 목숨이 되겠지요.
나무의 속살을 구경하라고 줄줄이 박아서 전시를 했으니 말입니다.
에....상상의 나래는 이쯤에서 접고....
나무향도 맡아보고, 힘껏 달리고, 약수 한바가지로 갈증을 풀고, 삼백열여덟개의 계단을 뛰어올라가면,
저멀리 송도신도시와 인천대교 그리고 인천앞바다를 보면서 흠뻑젖은 땀을 잠시나마 식힐 수 있습니다.
한시간 남짓 청량산을 올라갔다 내려와서 오늘 하루를 시작하게 됩니다.
건강이 유지되고 체력이 받쳐준다면 달리고 싶고, 오르고 싶습니다.
그럴려면 열심히 운동하고 잘 먹고 잘 싸야(응??) 하겠지요.
그리고 늘 편안한 마음을 유지하고 식탐을 꾹꾹 눌러서 잘 다스려야 되구요.
지금까지 저만의 청량산행 과정을 사진과 설명으로 비교적 자세히 했습니다.
주위에 가 볼 만한 산이 있다는 건 크나큰 축복입니다.
주위에 가 볼 만한 산을 걸어서 오를수 있는 건강을 가졌다는 것 또한 축복이지요.
이러한 축복을 누리면서 사는 것이 또하나의 진정한 삶의 행복이라고 저는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제 곁에 청량산이 있어서 몹시 행복하군요.
모두모두 건강한 몸과 맘을 지니고 살아봅시다. 잇힝~
그러고 보니 여름휴가철이 왔군요.
아!!!
바다가 나를 부르는구나!!!
|
첫댓글 겁나게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종종 눈팅은 하고 있었습니다만...금산모임에도 못가보고...에잉~ 그나저나 이 무더위에 잘 버티고 계시지요??
나도 인천에 살적에 계양구 뒷산에 자주 올라기곤 했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