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8일 저녁 7시에 경찰서 앞 "신촌쌈 정식" 식당에서 영주친구들 모임을 했다.
우현이, 영길이, 동규, 미리내 엄마와 미리내 이모 이렇게 다섯 명이 함께 했다.
우현이가 연락됬고, 미리내 엄마와 미리내 이모가 서울 볼일 보러 갔는데 마침 그 시간에 온다고 하기에 함께 하자고 했다.
예솔이 엄마는 볼일 보러 가서 못 왔고 영길이는 퇴근길에 한달음에 달려왔다.
병학이는 안동 병원에 진단서 떼는 문제로 시간이 안됬고, 성연이는 부모님 모시고 서울 병원 가는 일로 참석이 안되고 종찬이는 일을 갔는데 도착이 안되서 못오게 되었다고.....뒷날 아침에 일이 덜 끝나서 참석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또 전화가 오고. 종찬이는 하여간 대단한 정성이다.
한참 식사하면서 즐겁게 얘기 하는데 서락이가 대구에 회의 갔는데 아직도 가는 중이라 참석이 도저히 안된다고 연락이 왔다.
승원이는 모처럼 얼굴이라도 볼까해서 전화를 했는데 아예 받지 않고 .......하여간 아직도 무지무지 바쁜 모양이다.
우현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냄비 근성에 대해서 아주 정확한 비판을 했다. 들을만했다.
"반신욕 그리 좋다좋다했지만 지금은 소리도 없다. 당두충 바람이 불었지만 지금은 그때 심은 당두충 나무가 아름들이 나무가 되도 거들떠 보는 놈도 없다. 외환보유고 2천 억 달러 무너진다 해도 상황에 따라 자연스런건데 그놈의 언론들이 너무나도 호들갑이라 그런 것 때문에 아무것도 아닌게 세상난리 만들어간다. 우리나라 사람 이런 냄비 근성이 더 큰 문제다"고.
이말에는 미리내 이모가 아주 박수를 치면서 공감을 했다.
이날 모임의 압권은 단연 영길이였다.
그동안 영길이가 25년 이상을 아버지를 도와 주말마다 휴일마다 아버지가 부를 때마다 고향 춘양에 있는 6천 평 과수원 농사를 지었는데 나중에 그 농지가 자신에게 돌아올지 아니면 육분의 일이 될지 하는 말에 폭소가 터졌다. 그리고 영길이 아버지가 영길이한테 "니 동생들은 뜨거운 땡볕에서 일하는데 니는 시원한 사무실에서 일하잖냐? 그런데 일요일에 이런 일 거든다고 무에 대단하냐?"고 하시는 말씀을 20년 이상하니 그것도 그것이지만 거의 매번 쉬는 휴일, 토요일 날 없이 과수원 일을 거드니 정말 힘들고 지겹다고 했다.
농약치는 것하며 가꾸는 것 하며.....여러가지 얘기를 했는데 재미있게 얘기를 잘 이끌었다.
나중에 농약을 그렇게 치고 독한 농약이 몸에 해롭고 어쩌고 저쩌고 말이 나오자 영길이가 그랬다.
"옛날 우리가 학교 다닐 적에는 그때 농약은 지금보다 몇 십 배나 독하고 해로왔다. 그리고 농약도 정부보조금 받아가면서 그 독한 걸 지금보다 몇 배는 더 쳤다. 그렇지만 그런 농약친 사과 먹고 죽었다는 사람은 없었고 농약 때문에 탈났다는 사람도 없었다. 농약이 몸에 해롭다고 그렇게 겁내고 할 것도 아니다"라는 말에 모두 웃었고.....
모임을 가진지 며칠이 지났지만 나는 지금도 이거저거 조심하는 아줌마들의 한 부류인 미리내 엄마에게 말한다.
"아무거나 그냥 그냥 대충먹고 지나쳐....영길이 말도 못들었어? 그 많은 농약친 사과 먹고 죽었다는 사람도 없고 병났다는 사람도 없는데 뭘 그리 농약, 농약 했쌌는가....?"
영길이 덕분에 내가 말할 꺼리가 하나 생겨서 웃을 거리가 생겼다.
이달 하순경에는 병학이 회복되는 참을 보면서 망연회 모임을 하자.
그때 또 한해를 보기로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