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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흘봉~망무봉~망봉산~산정호수
각흘봉이 자리하고 있는 포천군 영북면 운천리에 도착한 때는
수원시외터미널에서 버스에 오른지(8시30분) 세 시간이 흐른 뒤다.
수원시를 벗어나고부터 정체되기 시작하는 교통체증 때문이다.
여느 산행 때보다는 비교적 늦은 시간에 시작하는 산행이지만
단체산행이 아니고, 네 사람(청아,회산,달거,나)의 단촐한 번개산행이라
시간적인 부담은 제약이라고 할 수도 없겠다.산행은, 운천리
버스터미널 부근의 영북초교와 영북면사무소 사이에 문수사 입구를
알리는 갈색의 표시물이 전신주에 묶여있는데,그곳에서 안내표시
화살표가 가리키는 골목길을 따르면 된다(11시30분).
골목길 맞은 쪽 해가 뜨는 방향으로 파란 하늘아래 흑록의 숲이
빤히 올려다 보이는데 그 멧덩이가 각흘봉이라고 이름이 붙은 산이다.
고샅에는 오가는 주민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고 한적하기만 하다.
영북초교 울타리 곁을 지나면 쭉 곧은 골목길 막바지로 문수사의
종무소와 맞닥드리게 되며, 그곳에서 왼쪽의 길로 접어들면
우측 편에 자리잡은 문수사 대웅전이 또한 눈에 들어온다.
대웅전을 우측에 끼고 숲으로 드는 숲길 초입에는 울창한 전나무가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각흘봉
삼나무 숲을 지나면 산길 한켠에 물때가 잔뜩 들어 거뭇해진 빗돌이
어떠한 명칭도 없는 상태로 빙충맞게 세워져 있다.
각흘봉의 들머리 초입은 그곳에서 오른쪽으로 나 있는데, 각흘봉
등산안내도가 준비되어 있으며,이정표가 하나 서 있는데 각흘봉
정상까지는 1.5km라고 일러준다.소나무가 울창한 숲길은 인근의
주민들의 발길이 잦았음을 웅변하듯이 반지르르하다.
간간이 소나무 그늘아래에서 입산객을 기다리는 쉼터용 의자가
모습을 드러내고 가파른 오르막 산길에는 목재의 계단이 비탈길을
안내한다.
소나무들이 드리운 그늘이 걷히면서 툭 터진 조망과 함께 팔각정이
모습을 나타낸다.여러종류의 운동기구들과 함께.
'角屹亭(각흘정)'이란 현판을 달고 있는데 이곳 팔각정의 현판은
정자입구의 앞 면에 걸려있지 않고 생경하게 정자 안에 걸려있다.
팔각정을 뒤로하고 고즈넉하고 신산한 소나무 숲길을 따르면
올라서는 멧부리,한탄강을 젖줄로 하는 철원의 누런 들판이 시원하게
한눈에 가득 들어온다.
자동차 폐타이어를 이용한 계단길을 오르고 소나무와 바위들이
어울리며 가꿔가는 오르막 산길을 올려치면 또 다른 헬기장이 산객을
맞이한다.이곳에서의 조망도 조금 전의 조망과 비교할 수 없는
조망을 산객에게 안겨 주는데 이곳에서는 마춤맞은 전망바위까지
동원을 하며 조망을 돕는다. 해가 뜨는 쪽으로 저 멀리 하늘금을
긋고 있는 명성산의 웅자가 병풍을 두른듯 듬직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며,바로 손을 뻗으면 곧바로 손이 닿을 듯 뾰족하게 솟구쳐 있는
흑록의 각흘봉이 손짓한다.
헬기장을 내려서서 울멍줄멍한 바위들이 산재한 오르막을 거푸
올려치면 오르게 되는 암봉,각흘봉의 전위봉인데, 이곳에서의 조망도
갈 길 바뿐 산객의 발길과 눈길을 잡는다.이 암봉에는 인근의 주민인
한 늙은 사내가 올라와 조망을 즐기고 있다."저기 멀리 뾰족하게
보이는게 금학산이고, 그리고 저쪽은 동송이며 바로 조곳이 신철원이지,
그리고 저기 히끗히끗한 얼룩의 기름하고 우뚝진 산이 명성산이야!".
이곳저곳을 손으로 가리키며 광활하고 장쾌하게 펼쳐진 주위조망을
신이 난 듯이 설명한다.
일급조망의 암봉을 뒤로하면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서게 되고 곧바로
가파른 오르막 바윗길이 앞을 가로막는다.오랜 기간 햇볕에 삭은
로프가 가파른 오르막 산길을 돕겠다고 갸날프고 허약한 손길을
내민다.누구 신세를 잡으려고 그러는지 몰라도,좌고우면할 것 없이
이젠 젊은 피로 세대교체를 서둘러야 한다.
그렇게 올라선 멧부리,해발 466m의 각흘봉 정상이다.
조금 전의 전위봉에서의 눈부신 조망에 배가 불러진 산객들이
각흘봉 정상에서의 화려한 조망은 아예 거들떠 보려고도 않는다.
이미 호의호식으로 배가 부른 상태라면 산해진미인들 무슨
소용이 있으며, 녹빈홍안(綠?紅顔)과 설부화용(雪膚花容)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법이다.
각흘봉에서 바라 본 철원일대의 들판
각흘봉 정상에서는 기념사진이나 하나 찍어두고 주변 조망을 한번
일별한 후에 다음 여정을 이어나간다.내리막 산길은 매우 가파르다.
가랑잎이 쌓여있으며 전화선이 너덧 개씩이나 산길을 따라 늘여져
있거나 산길바닥에 누워있다.발목을 걸어대기도 하고 목을 감으려
덤벼대기도 하며 배낭을 낚아채려고도 한다.사용이 끝 난 이런
전화줄은 이제 빨리 제거를 해야 할 일이다.
능선길은 참호 구덩이들이 줄을 잇고 있으며 간혹 벙커도 눈에 띈다.
인근이 군사주둔지역이기 때문에 만날 수 있는 모습이 아니겠는가.
어쨋든 이어지는 산길은 한동안 전화선을 곧장 따르면 된다.
도토리 열매가 지천인 산길,등산객들의 발길이 뜸한 산길인지
산길은 다소 희미하게 꼬리를 물며 이어진다.가파른 내리막 산길을
내리치다가 올려친 멧부리에 군 시설물이 자리하고 있는 봉우리에
이르게 되는데 철조망 울타리가 접근을 거부한다.
이곳에서 이어지는 산길은 울타리 양 측으로 갈리는데, 일견 우측의
희미한 산길이 그럴 듯하여 우측의 산길로 접어들었는데,산길은
울타리를 좌측으로 끼며 이어지다가 오른쪽 비탈의 내리막 쪽으로
이어진다.내친 걸음이라 좀 더 이동을 하고보니 둥글둥글한 철조망이
앞을 가리고 있다.철조망 안에서는 흰색의 똥개 한 마리가 목줄을
한 채 고래고래 짖어댄다.철조망을 넘어가려 이리저리 돌고돌아
보아도 넘을 길이 보이지 않는다.조금 후에 밝혀진 일이지만 철조망
안은 부대 안이기 때문에 넘어가서도 안되는 일이지만 산행의
여정과는 하등의 관계가 없는 곳에서 헛힘만 낭비한 꼴이다.
망무봉
그렇다면 퇴군을 해야하는데 퇴군은 원래의 장소로 후퇴를 한 뒤에
전열을 가다듬어 재 진군의 진용과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조금 전의 군 시설물이 자리하고 있는 멧부리를 다시 올려친다.
군 시설물의 울타리 우측으로 진입하여 실패를 맛 보았다면,이제
남은 것은 단 하나 남아있는 좌측의 산길로 진군을 하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그 길 초입은 커다란 나무 두어 그루가 사태로
인하여 산길을 가로막고 누워있다.그러기에 우측으로의 잘못된
진군이 발생한 이유이기도 했다.
군사지역 좌측의 울타리를 우측에 끼고, 사태로 어긋난 산길을
벗어나면 희미한 산길은 멧덩이 8부능선의 그늘진 허리를 굽이지며
이어지는데, 곳곳에 갈색의 마닐라 삼의 굵직한 밧줄을 묶어놓아
그나마 희미한 산길을 안내한다.기신기신 애면글면 굽이지고
음침하고 습기 가득한 더티한 구불길을 빠져나오면, 양회임도가
패잔병 차림의 산객을 맞이한다.
우측의 봉우리에 자리잡고 있는 군사지역의 출입도로인게다.
양회임도 우측으로 이동을 하면 부대 정문으로 연결이 되는데,
저만치 정문 앞 몇 미터 길가에 "등산로"라고 씌어있는 작은 입간판이
반갑게 손짓한다.입간판이 가리키는 화살표방향을 따르면 그곳에도
갈색의 굵직한 마닐라 삼의 밧줄이 산길을 안내한다.
폐타이어가 가파른 내리막 길을 안전하게 안내하면 밧줄이 오르막을
견인한다.능선의 산길은 여기저기 참호 투성이다.모래 주머니를
이용한다거나 폐타이어를 겹겹이 쌓아 둘러친 모습으로.
망무봉 직전의 능선에서
거대한 송전철탑(No 22)을 지나고 신갈나무들 일색의 무명봉을
넘어서면 고만고만한 멧부리를 두엇 넘고 넘어선다.꺼뭇한 속이
들여다 보이는 벙커를 지나서 또 한번 올려친 멧부리,이미 쓸모없이
폐허나 다름없이 방치 되어있는 참호가 을씨년스럽게 아직까지
자리잡고 있는 봉우리인데,삼거리 갈림길이 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우측의 산길이 그럴 듯하게 보여 다들 그곳으로 발길을 이어나가는데
산길 우측의 저만치 산아래로 푸른색 잔디의 골프장 필드가 눈에
들어온다.조금 더 이동을 하니 산길은 또 다시 좌우의 갈랫길을
내놓으며 산객의 의중을 묻는다.
이 지점부터 청아대장과 나, 그리고 회산형과 달거형이 한 조가 되어
편이 갈리게 된다.서로가 산행 이력이 만만치 않으니 주의주장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그리고 조금 전의 군사지역에서의 시행착오가
대장의 권위를 훼손시킨거다.좌우지간 어느 쪽이 망무봉으로의
올바른 산길이 될 지는 누구도 장담 할 수 없는 순간이다.GPS나
산행트랙을 갖추지 않은 산객들에게 맞닥드리는 난관이 목전에
닥친거다.
청아대장과 나는 두 길 중에 좌측의 산길을 따랐더니 얼마가지
않아서 산길은 잡목으로 철저하게(?) 막혀버렸다.또 다시 퇴군이다.
회산형과 달거형을 다시 불러서 시행착오 시작점인 삼거리봉으로
불러올린다.삼거리봉에서 재차 전열을 정비하여 좌측의 산길로
접어든다."군사지역 시설물이 자리하고 있는 봉우리에서 15분거리에
있다는 명성산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이동을 하면 망무봉으로의
산길이 뚫려있다"는 선답자들의 산행기를 검색하였다는 청아대장의
되새김질이 거듭된다.
또 다른 삼거리 갈림길이 나 있는 삼거리 무명봉에서 오른쪽 내리막
산길을 따르면 틀림없는 제대로의 산길로 들어섰다싶다.
그러나 그렇게 내리친 산길은 골프장 카트 길로 내려서게 된다.
또 다시 시행착오다.궁시렁거리는 속에 좌측의 오르막 카트 길을
따르면 막바지 공터,이곳에서 원래의 삼거리 봉으로의 퇴군을
서두른다.한번 올려친 멧부리에서 청아대장과 나,그리고 회산형과
달거형이 한 조가 되어 나뉘어 산행을 하는 기현상이 벌어진다.
각 조의 주의주장이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청아대장과 나는 좌측 저만치 바라다 보이는 능선으로 붙어
우측 산아래에 빤히 내려다 보이는 골프장을 오른쪽에 끼고 이어지는
능선을 향하고,회산과 달거는 골프장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이어지는
산자락에의 확신에 따라 제각각의 길을 선택하여 진군을 하려는게다.
수렛길이나 다름없는 산길이 한동안 이어진다. 시행착오로 인하여
허비한 시간은 줄잡아 한 시간 쯤이 된다.단체 산행이라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는 상황이지만 단촐한 번개산행이라서 그러한 부담은
문젯거리는 아니다.그러나 께름직한게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음을
부인키 어렵다.산길은 예상한대로 뚜렷하고 번듯하게 이어진다.
등성이 산길 우측의 나무가지 사이로 얼핏얼핏 눈에 들어오는
골프장의 초록색 필드를 일별하며 고즈넉한 산길을 이어나간다.
삼거리 봉에 올라서니 좌측으로 명성산 쪽으로의 산길이 예상되는
길이 보이고, 그 길 정반대 방향으로 나 있는 산길로 발길을 돌린다.
이제는 햇볕을 정면으로 거스르며 걷게 되는 여정이 될 터이다.
우측의 산아래의 필드에서 들려오는 드라이버 샷의 경쾌한 타격음이
귓전을 울린다.산길은 밋밋한 평지길이나 다를 게 없는 완만한
능선의 산길이다.평이함을 거스르려는가? 슬그머니 솟구친 붕긋한
멧부리를 앞두고 산길은 두 갈래의 길을 내놓으며 선택을 강요한다.
이럴 경우,선택의 어려움이 망설임을 강요할 때에는 한가운데의
멧부리로 향하는 길을 뚫고 나가는 게 정석이다.
명성산
그 멧부리에 올라서니 사람 키 한 길이 넘는 억새와 잡풀이 앞을
가로막는다.어렵사리 그들을 헤집어가며 멧부리를 가로 지르면
좌측의 산길은 점점 좌측으로 꼬리를 이어가는데 우측의 산길은
골프장을 우측에 두고 능선을 따르며 이어진다.
당연히 우측의 산길을 따라야 한다.몸피가 끌밋하고 튼실한 참나무
식구들이 줄을 잇는 산길은 가을향기 가득한 호젖한 산길이다.
나무가지 사이로 내려다 보이는 골프장 넓은 주차장에는 수많은
차량들이 가득하다.
기다란 쇠파이프가 끄트머리 두어 자가 꺾인채 꽂혀있는 봉우리를
지나면 잣나무 숲도 지나가게 된다.참나무들이 점령한 야트막한
멧부리를 또 넘어서면 뾰족하게 솟구친 암봉의 망무봉 턱밑에
이르게 된다.능선은 이제 비좁은 칼날능선으로 탈바꿈이 되었으며
암봉으로의 오르막 길은 비좁기만한데 선답자들의 흔적이 느껴지긴
한다.거북이가 비탈을 기어오르듯이 야금야금 벌벌거리며
푸른이끼가 더께지고, 홀더삼을 만한 잣다한 잡목도 부실한 비좁은
바윗길을 엉금거리며 오른다.그러나 그렇게 기신거려며 오르던
암릉길도 막바지나 다름없는 궁지에 다다르게 된다.5m정도는 훌쩍
건너 뛰어 내려야 하는데, 발 딛는 낙하지점의 바위는 60도 정도의
경사를 이루고 있는 너럭바위인데,그 바위는 푸른 이끼와 거뭇거뭇한
물때와 습기로 축축하게 물이 밴 상태다.
이런 상태라면 더 이상의 이동은 불가능한 상황 아닌가.
망봉산 북봉 & 산정호수
다시 되짚어 내려서는 길은 오를 때보다도 더 위험하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잘 아는 사실,벌벌거리며 어렵사리 내려서서 우측의
우횟길로 발길을 돌린다.우회로는 대개가 내려섰다가 또 다시
올려쳐야 하는 부담으로 산객들이 꺼리는 게 아닌가.
두 개의 바위직벽이 석문처럼 서 있는 사이의 능선으로 올라서면
망무봉의 멧부리는 좌측의 암릉길을 따라야 한다.
울멍줄멍하게 줄을 잇는 암릉길을 올라서면 이윽고 망무봉의 정상에
이르게 된다. 망부봉 정상에는 굵직한 통나무로 세운
정상표시목이 아담하게 세워져 있다.해발 440m.
망무봉 정상표시목이 세워져 있는 곳에서 앞 쪽으로 십여 미터
내려서면 너럭바위 두엇이 만들어 놓은 전망대가 있는데,
이곳에서의 조망이 압권이다,그림같은 에메랄드빛 산정호수가
선경(仙景)의 핵심,그리고 산정호수 건너편에 병풍을 펼쳐 놓은듯한
명성산의 주능선, 그리고 에메랄드 빛 수면에 슬그머니 얼굴을
드리운 망봉산이 그들이다.어떤 방향, 어느 곳으로 카메라 앵글을
맞춰야 선경을 생생하게 담을 수 있을까,이렇게도 찍어보고
저렇게도 눌러보고, 비경의 아름다움을 몇 가지라도 건질 수 있겠지
하는 염원으로 정신없이 앵글을 바꿔가며 샤타를 눌러댄다.
산정호수& 명성산
이렇게 선경에 정신줄을 놓고 비경에 취하고 있는 와중에 회산형이
망무봉에 올라선거다.뒤미쳐 달거형도 올라선다.
우리와 떨어진 뒤에 골프장(몽마르뜨)으로 내려서서 캐디가
운전하는 카트를 타고 골프장을 빠져나와 망봉산을 오르다 말고
곧장 망무봉으로 오른 것이라고.
그러면 우리와 산상조우도 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쨋든 다시 만난 우리 일행은 기암괴석이 가득하고 대부등만한
노송들이 즐비한 망무봉 내리막 산길을 내려친다.
연신 눈길을 끄는 비경을 애써 외면하며 가파른 산길을 이어 나간다.
데크계단으로 이루어진 수변 산책로로 들어서서 우측의 아치형의
다리를 건너가면, 곧바로 '김일성 별장'도 만나 볼 수 있는데
산정호수의 생김새가 우리나라의 지도를 뒤집어 놓은 모양이라
작전구상을 위해 별장을 지어놓고 김일성이 주로 머물렀다고 하는
곳이다.계속 산책로를 따르면 '궁예 기마상'과도 마주친다.
그곳에서 우측의 길을 따르면 곧바로 좌측으로 망봉산 정상으로
오를 수 있는 가파른 산길이 나 있는데, 그곳을 들머리로 하여
망봉산으로의 등행길에 나선다.
망봉산 북봉에서 바라 본 망무봉
초장의 산길은 급경사 오르막의 연속이다.자칫하다간 주르룩
뒤로 미끌어져 넘어질 우려까지 있는 된비알인데,얼마 쯤 오르니까
로프가 묶여있으며 철계단도 놓여있어서 된비알의 어려움을 덜어준다.
철계단을 오르고 한숨을 돌리면 또 한차례의 암릉이 기다리는데
굵직한 밧줄이 도움의 손길을 건넨다.그러나 막바지 어렵지 않게
올려칠 쯤에 설치해 놓은 로프는 햇볕에 삭고 낡아서 교체가 시급한
편이다.망봉산의 북봉에는 암봉산 북봉을 알리는 표시물이 없다.
비교적 넓고 밋밋한 멧부리에는 크고작은 너럭바위가 사방에
널려있어서 조망을 즐기기에는 더없이 훌륭한 명당이다.
해발 361.7m. 그러나 망무봉에서의 배를 불린 조망의 호사 탓으로
망봉산 북봉정수리에서의 조망은 그에 좀 밀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연신 눈길을 끄는 황홀한 주위 조망을 아쉽게 뒤로하며 비탈을
되짚어 내려선다(17시20분).
망봉산을 내려서서 산책로를 따라 시설지구로 들어선다.
벌써 해는 짧아졌는가,어둠이 시나브로 파란 하늘을, 점차 누런 빛을
띄기 시작하는 흑록의 숲을,텅비어 버린 널찍한 주차장을
야금야금 먹어들기 시작한다.그런 은밀한 음흉에 기함이라도
했단 말인가? 번쩍반짝 아크릴 간판이 호들갑을 떨고 있는 즈음이다.
(2016,10/18)
첫댓글 멋진 산행기입니다. 나에겐 알바의 고달픔을 역력히 되세길 수 있군요. 허나 내산행사상 산행중 카트나 자가용으로 이동하는 못잊을 추억으로 남을 산행이였어요. 나중에 집에와서 재검색 해 보니 산정호수에 마빡을 들이민 봉우리는 망봉산보다 20여미터 낮은 '망봉산북봉' 이더군요 위 지도에서 보듯이 망봉산은 조금 남쪽에 -. 수고 많으셨습니다.
저희들은 마지막 망봉산 등반에서까지 정신줄을 놓고 있었던 셈입니다!! 저도 이 지도를 재확인하고 나서야 ...ㅋㅋㅋ
위 나의 댓글중 "카트나 자가용으로"를 "전동카트나 자가용으로"로 정정 합니다. 카트는 골프용품을 싣고 끌고 다니걸랑.
모처럼 진 빠지는 산행길이야
망무봉 직벽 앞에선 가슴이 탁 막히고
망봉산 북봉을 오르다니
허 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