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Re:Re:할롱 베이(4), 1958년 식당에서 저녁

[범고개]

티톡섬 모래사장에서 사진을 찍고 놀면서 배가 오기를 기다린다.

항구로 돌아오는 배는 속력을 내어 다른 배들을 앞지른다.

흐린 하늘이지만 해가 서쪽으로 가는지 비가 오려는지 먼 하늘이 붉고

바다는 섬들을 비춘다.

몇 개의 섬들이 있고 섬마다 어떤 특징을 지녔는지 알 필요는 없다.

이 섬을 요새 혹은 방패 삼아 적군을 무찌르려는 이는 더 부지런해야 할 것 같다.

이순신이 전쟁을 치렀던 남해바다를 잘 아는 이는 남해에 붙어 살아 온 이들이며

그들의 말을 잘 들어 전쟁에 활용한 이장군은 좋은 장수임에 틀림없다.

할롱베이의 풍광을 배에서 구경하는 일은 이 세상(땅)이 다양하다는 것 이외에

그 무엇이 있을까?

무엇이 아름답고 장엄한가? 무엇이 사람을 감탄하게 하는가?

1층으로 돌아와 내오는 음식을 더 먹으며 맥주를 마신다.

사라져가는 섬들이 아쉬워 나와서 사진을 찍는다.

배에서 내려 밖으로 나오니 렌트카 기사가 시동을 걸고 있다.

금방 호텔로 이동해 짐을 풀고 식당을 찾아 나온다.

민수는 1958레스토랑을 조사해 두었다.

3층? 호텔 맞은편의 호텔과 같은 형태의 건물에 들어있는 레스토랑은

분위기가 고급이다. 와인이 많고 월남 보드카는 보이지 않는다.

음식 몇 가지를 주문하는데 민수는 차라리 차를 타고 다리 건너 시내에 다녀올 걸 

아쉬워한다. 여긴 고급 휴양지래나.

나중에 민수가 호치민 주석이 1958년에 할롱베이 방문 기념으로 식당이름이 이리 지어졌댄다.

그러고 보니 집 어딘가에 호치민 평전이 있는 것도 같은데 읽은 내용은 기억에 없다.

프랑스와 미국의 강대국을 상대로 싸우며 그가 지켜 온 지도자적 품성을

공부하려는 나의 의지는 약하다.

맥주만 마시니 술기운이 약해 먹고 나와 베트남 술을 사러 가게를 찾아 나선다.

바닷가로 기념품 등을 파는 작은 마트들이 있다.

한국말을 하는 가게에 들러 술값을 물으니 민수가 비싸다며 사지 말란다.

나오니 가격을 내린다.

그냥 나와 옆가게에 들러 비슷한 술을 물으니 옆가게보다 절반가격을

계산기에 보여준다.

한국말을 하며 한국인에게 비싸게 파는 것도 상술인가?

두병을 사고 싶은데 한병만 사 방으로 돌아와 귀찮아하는 민수방에 들어가 또 술을 마신다.

낮은 건물의 고급 호텔에서의 베트남 마지막 밤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