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싱글에서 만난 이를 그 강가의 느티나무아래에서 다시 만나고... 마을 가운데로 난 길을 따라... 충효당으로...
한때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고 하던 그 대영제국의 나이든 여왕이 온답시고 그렇게 떠들썩하게 했던 그 흔적이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채 서애 유성룡 선생의 유물이 전시된 그 앞마당에 떡~~하니 자리잡은 하나의 동상(?)...
그 앞에서 사진을 찍는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들....
하필이면 그 자리에 그 동상을 만들어 두었는 지.....
언젠가 한적한 정취를 즐기려 찾았던 그 날의 그 호젓함은 사라지고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가득한 하회마을....
그 충효당에 애완견을 끌고 들어오는 한 가족.....
브리짓드 바르도가 참으로 좋아 할 것 같구나....
남의 집 살림살이에 콩나라 팥나라하는 이년을....
그 곳에서 싱글여행팀 몇 분을 만나고...
손에 들고 있는 김밥덩어리와.... 허리를 수그려 마시는 그 물맛 또한 너무도 좋구나...
축제기간이라 하여 내당을 열어두었지만... 그 마루와 방을 신발을 신은 채 돌아다니는 꼬마들과 그 모습을 말리지도 않는 그들의 부모들....
짜증난 노 종부님....
화단에 주인의 허락없이 들어가 사진을 찍는 사람들....
종가댁의 내당을 들여다 본다는 것을 어찌 생각할까....
성황당..... 마을의 동제를 지내던 그 곳... 썩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발라놓은 그 시멘트가 조금 맘에 걸리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
사람의 흔적이 그 신성한 나무에게까지 뻗혀있으니..
술이 익어가는 마을....
마을 한가운데까지 밀고 들어오는 차량들....
한옥에 자리잡은 진료소... 그 댓돌 위에 놓인 구두 한 켤레....
아이스크림 파는 할머니.....의 투덜거림....
아이스크림 가시러 가신 할아버지는 만송정 솔밭에서 술을 드신다 하고....아무리 사람들이 오더라도 장사가 잘 되는 곳은 술집밖에 없다고...
강변에 주차된 버스에서 다시 헤어지고...
혼자 공연장으로..
공연이 시작되려면 한시간 반이나 더 있어야..
하지만 그 준비하는 과정까지 보고픈 욕심에 그늘진 곳을 골라 앉아 그들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살펴본다...
언젠가 나 역시 그런 공연을 준비하고 탈을 쓰고서 공연을 하던 날이 더욱 새롭게 떠오르고....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고....
또다시 그 애완견을 끌고서 공연장으로 들어오는 그 가족......
강아지의 짓음이 그 마당에 울리고..... 서로 좋은 자리 차지하기 위해 분주한 발걸음을 움직이는 사람과 사람들....
악사(놀이패)들과 무동의 등장으로 하회별신굿놀이가 시작이 된다.....
그 웅성거림은 순식간에 웃음으로 시작이 되어 공연이 마칠 때까지 그치질 않고...
해학과 웃음이 있는 탈놀이....
서양의 그것(가면극,연극)과는 너무도 판이하게 다른...
공연의 형태와 관객과 공연자의 만남의 장...
그 간단한 차이점을 알고서 ..............
서양의 공연장들은 단지 한쪽 방향으로...나 있고 (배우의 한쪽 면만을 보여주는..) 우리네 공연장은 마당(배우의 모든 걸 보여준다)이다....
애들은 가라~~~~
애들은....
악사 중에 낯익은 얼굴 하나...
꽹과리를 치고 있는 그 얼굴....
어디서 보았을 까?
어디서...
많이 본듯한 얼굴인 데....
마을의 수호신인 성황신께 마을의 평안과 풍년농사를 기원하는 <무동마당>
주지... 백수의 왕인 사자의 형상을 단순화한..... 암수의 싸움에서 암컷이 이기는 것은 多産과 農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 <주지마당>
신분차별에서 오는 제도적 모순에 항거하고 "공자도 자식놓고 살았다"는 그 대사... 겉으로는 性을 금기시하며 은밀하게 性을 즐기는 유교체제의 도덕률과 양반들의 도덕적 위선을 비판한 <백정마당>
가부장적 권위를 부정하고 남녀관계의 상하를 뒤집어버림으로서 사회질서에 저항하는 민중의식을 표현한 <할미마당>
"할마이.. 내가 어제 장에 가서 사온 청어는 다 먹었나?"
"어제 저녁에 당신 한 마리.. 내가 아홉 마리... 오늘 아침에 내가 아홉 마리.. 당신 한 마리.. 한 두름 다 먹었잖나?"
속세를 버리고 구도하는 스님들의 이중적인 삶을 통하여 종교적 세계관의 허위를 풍자하고 스님들의 위선을 신랄하게 비판한 <파계승마당>
신분과 학식을 내세워 군림하는 지배층들의 사회적 근거를 하나의 웃음거리로 만들고 부정해버림으로서 비판한 <양반,선비마당>
각 마당마다.... 등장하는 인물들이 내뱉는 그 상징적인 대사들과 몸짓들....
마당별 주된 등장 배우의 그 움직임에 .. 특징에... 두 눈을 고정시키고 그 발짓.. 어깨 짓.. 손짓을 유심히 관찰한다...
이느마야~~~
이느마야~~~ 외치는 너무나 맑고 순박한 표정의 <이매>의 대사....
탈놀이.........
그 전승주체인 그 시대의... 그 시대상을 반영한..... 민중의 억눌림 감정과 불만을 해소하는 방편으로.. 그리고...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줌으로서 화합과 협력을 통한 相生의 정신을 추구하면서 공동체를 건강하게 지켜내는 그 원동력이 되었던 우리 고유의 놀이... 집단놀이문화....
그러하니...
지금의 관객들이 그 대사에... 그 몸짓에 웃음을 자아내는 것이 아닌가??....
그런 공연을... 그 위대하신 대영제국의 여왕께서 직접 보셨다니... 참으로 기구한 일..
그 의미나 문화와 정서.. 역사를 제대로 알고서나 보았고 .... 감동하였을 까?
국제탈춤축제....
5개국이 참석했다....
우리나라에선 5개 단체가.... 지난해보다는 행사의 규모를 축소했다고... 아무래도 올해의 국민정서가.. 특히 한 여름 이땅을 휩쓸고 지나간 그 태풍때문에...축소했다고 한다...
그 언젠가 세계민속춤 공연을 보러 간적이 있었는 데 정말로 세개(?)나라만 참석을 했더라~~~만은...
캐나다와 미국에서 온 관광객.....
그들은 웃지를 못한다....
그저 마당 가운데로 초청되어져 나와.... 몸짓을 따라만 할 뿐...
하긴 오천년이 넘는 이 나라.. 이 땅... 이 문화와 역사강국을 그들이 어찌 이해할 수 있을까...
고작 그 역사가 210년도 채 되지 않는 세계 경제의... 정치의 깡패나라인 그 미국이라는 나라는...
한 개의 소나무로 만든 집이 오백년 이상을 간다는 것조차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 속에 담긴 황색인종의 과학을.... 창의력과 상상력을....
지금 울진의 그 소광리 계곡에서 자라고 있는 아름드리 적송들...
그렇다...
그 얼굴은 .. 그 꽹과리를 치던 그 얼굴은 내 고등학교 동창이었다.
1학년 때 같은 반을 했던... 그 녀석이었다...
종태....
입구의 한 악사에게 쪽지를 전해주며 안부를 전했다......
그렇게 공연을 마치고 .... 안동으로 향하는 버스.... 무자비하게 밀려드는 차량들....
단지 축제기간이라 하여 그 하회마을의 입장료를 예전보다 다르게 징수하다니....
축제 주최자의 탄력적인 면이 부족한 듯한 느낌....
역시 이 땅의 공무원들은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는 이벤트만 ...여는 것일까???
역으로 국민들이 공무원을 .... 국가를 감동시키는 이벤트를 선물해주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
전국 어딜가나 똑 같은 행사장 분위기와 먹거리... 그리고 기념품들...
지역 독자적인 상품은 도무지 찾기 힘들면서 그 막대한 국고와 지방예산을 엇 비슷한 축제를 경쟁적으로 개최하면서 소비하다니....
아직도 어느 곳에선 실직자들과... 수재민들과 결식아동들이 넘쳐나고 있는 데...
안타깝다~~
수십곳의 축제를 다녀보아도.... 특이한 점을 선뜻 발견해내기가 힘들다...
행사장과 하회마을 운행하는 버스의 증편과 각 버스마다 안내를 하는 자원봉사자를 배치한 것은 무척 잘(?)한 일이나.... 마을의 가이드나... 팜플렛에 있는 내용과 너무도 똑같이 앵무새처럼 떠드는 그 안내 맨트가 아쉬웠다..
또한 마을 입구의 그 좁은 길에 역주차 시켜놓은 고급 중형차들....
시간이 촉박하여... 하나의 공연만을 관람한 것만으로 만족하여야 한다...
안동시내.... 차들이 밀려있고 서울로 가는 기차는 놓쳐버렸다.
버스에서 만난 인천에서 온 한 명의 여행객과 시내를 걸으면서 아는 대로 안내를 해주고... 서울로 향하는 버스.....
휴게소에서 산 건빵으로 저녁대신 겸하고... 여주를 지나니 차가 움직이지 못한다...
차장밖으론 이미 어둠이 깔려있고.. 비는 내리고...
행여나 싱글팀들이 지쳐서 다들 돌아가지나 않았을까...하는 걱정????
동서울 버스터미널... 급한 마음에 택시를 타니 그 기사 역시 영주사람....
가는 길에 고향이야기를 하고.. 하회마을을 이야기하고....
"신사역으로 가입시더~~~"
"급합미꺼?"
"예........"
"그라믄 달리지요........."
단 두 번의 브레이크만 밟았다...
동서울에서 신사역까지... 그 택시기사는.... 무지 달렸다..
나는 두 다리에 힘을 잔뜩 준채로.... 더 달렸으면 다리에 쥐가 날뻔.........
고맙게도.......????
10분도 되지 않은 시간도 도착한 신사역... 그리고 그 호프집...
그곳에 다섯 명의 싱글여행팀...
주주, 송이, 솔솔, 좋은사람2, 아멜....
몇 분은 하회에서 얼굴을 뵌 듯..
늦은 시간이라 한잔의 호프 잔으로 만족을 구하고 모두들 자신들이 돌아가야 할 곳으로 돌아갔다...
아쉬움을 접은 채....
여행을 가기 전에 가서 무엇을 할 것 인가... 어떻게 할 것인가를 한번쯤은 생각해 볼 일....
많이 보고... 맛난 걸 먹고...
그것도 중요하겠지만... 누군가의 이야기처럼.. 기대가 크면 실망도 그만큼 클 수도 있다...
사람을 만나러 갈 것인가? 아니면 관광인가? 먹거리를 찾으러 가는 가?
가는 버스 속에서의 만남과 얘기인가?
물론 전부를 충복시킬 수는 없겠지만 그 하나만이라도 충복시킬 수 있는 그런 여유만 있다면 어디를 가더라도 .... 누구와 가더라도 기쁨으로 충만할 것이다....
나에게 누군가가 말을 건네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 먼저 다가가 건네는 것 또한 여행의 한 즐거움이리라는 생각이다....
먼저 다가가자.....
우리!!!
싱글여행으로!!
기회는 제공되어졌지만 그 속에서 누리는 기쁨까지... 만족까지 바란다면 그건 지나친 욕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때로는 버리고 떠날 줄도 알아야 하는 것이 여행의 한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