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15일 이라크전에서 미·영 연합군의 승리를 선언했다.
부시는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연설을 통해 “이라크에서 승리는 확실하지만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면서 “사담 후세인 정권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시는 “한달 전 이라크는 이라크인들의 감옥이었고 테러리스트의 천국이었으며 세계를 위협하는 무기고였다”며 “오늘 세계는 더 안전해졌고 테러리스트들은 동맹을 잃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군 합참 작전차장인 스탤리 맥크리스털 소장은 14일 국방부 브리핑을 통해 “주요 전투 작전(major combat operations)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라크군(軍)이 더 이상 조직적인 저항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제, “대규모 전투는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는 전쟁이 아닌, 지역별로 격렬한 소규모 전투 단계로 이동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맥크리스털 소장은 이어 “미 해군 항공모함 2척(일본을 모항으로 한 키티호크 호와 미국 서해안 샌디에이고가 모항인 컨스텔레이션 호)과 항모 전단이 이번 주말쯤 페르시아만을 떠나 원래 위치로 귀환 길에 오른다”고 말했다.
이라크 전쟁에 투입됐던 6대의 미군 F-117A 나이트호크 스텔스 전투기는 14일 미국 버지니아주(州) 랭글리 공군기지로 귀환을 완료했으며, 이스라엘에 추가 배치됐던 미사일 요격용 패트리엇 미사일 발사대들도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미국 ABC방송은 전했다. B1, B2 폭격기와 전투기들 중 일부도 이미 재배치 계획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으며, 이라크 전쟁을 위해 추가 배치됐던 공군기들은 일주일에 50~75대씩 귀환길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미국 국방부 관리들은 밝혔다.
이와 관련, 이라크 전쟁을 총 지휘해온 카타르 수도 도하 소재 미군 중부사령부의 빈센트 브룩스 준장은 “후세인 정권 축출을 위한 군사작전은 끝나가고 있으며, 나머지 작전 기간도 몇 달이 아닌 몇 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라크군의 저항이 예상보다 약했으며, 대통령궁 수비 병력도 찾아 볼 수 없었다”며, “이라크군 지휘부와 통제 시스템을 파괴한 대규모 공습 등 지상전에 대비한 사전준비의 결과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라크 영내로 진입해 있는 지상군은 ‘당분간’ 현재 수준을 유지하며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ABC방송은 전했다.
한편 이라크 남부도시 나시리야에서는 15일 미군 주도로 100여명의 이라크 재야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과도정부 수립을 위한 첫 준비 회담이 시작됐다. 재야 지도자들은 이날 “미래의 이라크 정부는 민주적이며 법치에 기반해야 하며, 이라크 지도자는 이라크인이 선택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채택했다. 성명은 또 바트당은 해체돼야 하며, 새 이라크는 여성의 역할 존중을 포함, 다양성을 존중하는 정부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회담에는 사실상의 이라크 임시 통치기구인 이라크 재건·인도지원처(ORHA) 처장 제이 가너(Garner) 미국 예비역 중장과 회담 중재자로 나설 잘마이 칼리자드(Khalizad) 백악관 특사, 이라크전에 병력을 파견한 영국·호주·폴란드 대표도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