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왕국의 수도였던 에든버러로 들어서니 저 멀리에 웅장하게 에든버러 성이 등장한다
버스 안에서부터 나도 모르게 우와 하는 소리가 나왔다
시내 어디서든 제일 높은 곳에 세워진 이 아름다운 성이 보일 것이다
스코틀랜드 왕실 문장이 선명한 에든버러 성으로 들어선다
문장엔 붉은 사자가 용맹스럽게 포효하고 있다
성 위에서 내려다본 에든버러 시내 전경
전통적인 건물과 신 건축물이 어우러진 모습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도시 전체가 등재될 정도로 중세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올드타운과 뉴타운이 조화롭게 마주하는 아름다운 도시다
저 멀리 현대식 건물이 마치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같기도 하고
며칠 변을 제대로 보지 못한 내 눈엔 똥처럼 보이기도 한다
에든버러 공연축제가 막 끝난 시기라서 곳곳에 관람객을 위한 의자나 설치물 등이 미처 다 치워지지 않아
축제기간의 열기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큰딸은 축제기간에 이곳을 여행했었는데
한국인 공연단이 공연포스터를 붙이고 있기에 조금 도와주기도 했었다고 한다
성을 걸어 나오면서 내가 내린 결론은
'성은 멀리서 바라볼 때가 가장 멋지다"
안에 들어가 보면 다 비슷하다
왕이나 성주가 사용한 물건들, 침실, 연회장, 주방 등의 모습 등.....
나는 사실 이 성 어디쯤에서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퀴디치 장면을 찍었을까 하며 상상하며 둘러봤다
퀴디치는 마법학교 학생들이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며 작은 구멍으로 골을 넣는 가상의 경기인데
이 책을 읽으며 조앤롤링이 상상해 낸 이 경기가 무척이나 흥미로웠었다
영화에서 재연한 이 장면이 다이내믹하고 멋져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
성을 나와 이제 왕이나 귀족이 마차를 타고 다녔던 로열마일을 걸어본다
로열마일은 성에서 궁전으로 연결된 자갈이 깔린 길을 말하는데
길 양편으로는 호화로운 저택들이 늘어서 있다
옛 건물들 중엔 성 자일스 성당도 있고 이젠 거의 상업지구로 변해있다
사실 가이드가 해리포터를 읽은 사람이라면
해리포터에서 마법학교로 가기 전이나 그 후에 학생들이 마법용품을 사는
상점가 다이건 앨리의 모티브가 된 장소도 안내했을 법 한데 그러지 않아 좀 서운했다
아마도 이 거리에서 좀 멀었을 수도 있겠지
그곳에 가면 해리포터 기념품 가게인 다이건 하우스가 있다고 한다
여행 가기 전 좀 기대를 했었는데....
뭘~~
난 LA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충분히 경험했으니 미련을 내려놓자 마음먹었다
그곳에선 호그와트 성을 재연한 장소에 들어가 마치 빗자루를 타고 여행하듯 익사이팅한 경험도 했고
기념품샵에서 기념품도 충분히 샀다
짠딸은 우편물을 전해주는 부엉이 해그위드를 안 사 왔다고 투덜대기도 했었다
그건 너무 크고 비싸다고....
그냥 에든버러의 거리를 만끽했다
역시 내 눈엔 건물 지붕의 굴뚝이 가장 먼저 들어온다
타탄체크의 스코틀랜드 전통복장인 킬트를 입고 백파이프를 불고 있는 버스커 앞에
빨간색 타탄체크로 세미 킬트 복장을 한 아기가 서 있다
오늘 본 강렬한 인상으로 어쩌면 이 아기는 백파이프를 배워보고 싶어 할지도 모르겠다
엄마의 센스가 돋보이는 복장이 정말 귀엽다
이국적인 거리에서 만나는 버스커들 중엔
노래실력보다 잘생긴 얼굴에 먼저 마음을 빼앗기게 만들기도 한다
우리 일행이 동전을 넣었는데
눈을 찡끗하면서 끼를 부리더라는......
다양한 버스커와 행위예술가들을 만나면서 이 거리를 걸어본다
이 거리엔 사람들로 꽉 차 있다
내가 꼭 들러보고 싶었던 엘리펀트 카페는 문이 닫혀있다
이곳에 앉아 창으로 보이는 에든버러 성을 바라보며
조앤롤링이 해리포터를 집필했다고 하는데
아마도 그녀는 에든버러 성의 이미지를 마법학교인 호그와트 성에 입히며 맘껏 상상력을 발휘했으리라
문이 잠겨있어 지나가면서 그냥 스치듯 사진을 찍었는데
문 아랫쪽엔
Birthplace of Harry Potter라는 문구가 적혀있다고 한다
특히 이 카페의 화장실에 가면 전 세계 해리포터 팬들이 조앤롤링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벽면에 가득하다고 한다
우린 거리를 걸으며 기념품 샵도 구경하고 사람구경도 하다가 카페에 들어가 시원한 주스를 마시며 휴식을 취했다
어 저사람 아까 백파이프 불던 버스커잖아~~
우연히 찍은 사진인지 아니면 그 사람을 또 발견한 기쁨에 찍은 사진인지 나도 헷갈리네.....
이 건물은 교회건물인 줄 알았는데
월터 스콧경의 죽음을 애도하며 그의 작품을 녹여놓은 스콧기념탑이라고 한다
윌터 스콧은 스코틀랜드 인들이 사랑하는 대 문호라고 한다
작품으로 만난 적이 없는 나는 이 사람의 작품을 알고 싶어지는 호기심이 생긴다
이제 우린 스코틀랜드 여행을 마치고 아일랜드로 넘어가기 위해 어빈이란 도시로 달려가 호텔에 머문다
이곳 호텔에 도착하니 결혼피로연이 열리고 있다
멋진 드레스와 턱시도를 입은 많은 사람들이 호텔 로비와 바에 가득하다
아이들까지 예쁜 드레스를 입고 이 피로연을 즐기는 중이다
그런데 어른들은 하나같이 몸집이 크고 뚱뚱하다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야채를 별로 먹지 않기로 유명하다고 한다
고기나 빵도 다른 지역에 비해 크기가 남다르다고 하니 몸이 클 수밖에 없겠다
아마 밤새 파티를 벌일 것 같은데 우린 피곤하다
얼른 호텔에서 식사를 하고 룸으로 들어가선 다시 나올 생각도 못하고 곯아떨어졌다
이 호텔의 특징은 룸으로 가는 벽을 모두 알폰스 무하의 작품(모조품이겠지만)으로 통일해 걸어놨다는 사실이다
위의 작품은 광고 포스터이고 아래의 이 작품은 사계절 시리즈의 <여름>이다
내가 한국에서 전시할 때 인상 깊게 본 작품이라 기억에 남는다
무하의 작품을 이곳에서 만나다니 하며 복도를 더 둘러보고 싶은데
고연 시리 수상하게 보일 것 같다
무엇보다 피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