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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 트럼펫
나팔처럼 생긴 꽃이 땅을 향해 늘어진 모습 때문에 천사의 나팔(엔젤 트럼펫)이라 이름 붙여진 꽃이 있습니다. 열대지방에서 들어와 귀화된 종으로 요즘은 웬만한 꽃집에 가면 보일 정도로 많이 보급이 되어 있는 꽃인데 가지마다 달려서 바람에 흔들리는 모양이 장관이며 밤에 짙은 향기를 뿜어냅니다.
꽃을 좋아하는 저는 기회가 되면 한번 키워봐야 되겠다고 생각하던 중 지난봄에 식사를 하러 들어갔던 식당 창가에 엔젤트럼펫 가지 몇 개를 물에 담궈 둔 것이 보였습니다. 아마 겨울을 나기 위해 원줄기에서 몇 개를 잘라 두었던 모양입니다. 식사 후에 주인에게 하나를 분양해 달라고 부탁했더니 아예 몽땅 가져가라고 하기에 가져와서 큼지막한 화분에 옮겨 심었습니다.
교회 현관에서 햇빛을 받으며 자란 나무는 초여름에 꽃을 피웠는데 거름과 물을 때맞춰 주었더니 늦여름부터 다시 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한 번도 쉽지 않은데 두 번째 꽃을 피워서 지나다니는 사람들까지 일부러 교회마당에 들어와서 구경하고 갈 만큼 되었고 아침저녁에는 향기를 교회 전체에 퍼뜨리면서 가꾸는 사람에게 보람과 기쁨을 주었습니다.
키우는 대로 자라 꽃을 피우는 엔젤 트럼펫을 보면서 생각합니다. 꽃 하나도 잘 자라면 주인에게 이런 기쁨이 되는데 우리가 복음의 나팔을 불고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긴다면 주님께 얼마나 기쁨이 될까, 그 나팔소리 듣고 잃어버린 영혼이 돌아온다면 하나님께는 또 얼마나 큰 기쁨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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