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록 사랑한다고 고백하던 밤의 적막과 쓸쓸함을 기억 한다

[김윤배]

죽도록 사랑한다고 고백하던 밤의 적막과 쓸쓸함을 기억 한다

고백이 끝나며 가슴으로 칼날 같은 회한이 왔다

멀리서 바위가 갈라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천둥이었다 천둥 같은 소리들이 나를 대지에 눕혀 숨을 멈추게 했다 네가 무어라고 말했지만 음어였다 말소리가 찢겨져 자음은 자음끼리 흩어졌다

죽도록이란 표현은 수사일 뿐

죽지 않고 살아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웃었다 그 웃음이 비열하다고 네가 힐책했다 비열함은 내 삶의 전부일 것이다 숨겨도 숨겨지지 않는 내 모습일 것이다 그렇게 살아 왔으므로 내게는 익숙한 그림이었다

어떤 가지가 부러지며 후생을 기록할지 모르는 밤의 적막과 쓸쓸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