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주인공 앤디는 패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세계적인 패션 잡지 <런웨이>에 취직한다. 이 잡지의 유명한 편집장인 미란다 프리슬리의 비서로 일하게 된 것이다. 미란다의 별명은 실로 다양해서, ‘패션계의 마녀’, ‘워커홀릭’, ‘얼음여왕’, ‘미친 사디스트’로 불린다. 그녀는 ‘내 말이 곧 법이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어야 한다’, ‘플랜 B는 없다. 오직 플랜 A만 있을 뿐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직원들은 모두 그녀의 완벽함에 겁을 먹는다. 그녀가 출근하는 시간은 흡사 비상이 걸린 전쟁터와 같다. 비서인 앤디 역시 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다. 미란다는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걸어 일을 지시한다. 미란다의 일 중독은 파리 패션쇼 참석 도중에 세 번째 남편으로부터 이혼을 통고받는, 심리적으로 크게 동요되는 상황에서도 계속된다. 그녀는 전혀 흔들림 없이 자신의 스케줄을 계속 이어나가면서 일을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이혼의 슬픔을 표현하기보다는 후폭풍인 매스컴의 파장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를 하고, 다음 날 열릴 파티에서의 자리 배치를 더 중요하게 따지는 모습을 보인다. 처음에는 미란다의 방식에 서툴던 앤디도 점차 그녀에게 맞추면서 스스로 일 중독이 되어 간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일상에서 흔하게 마주치는 일 중독자들
이 영화에서 미란다는 자기 일에서 최고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이러한 유형의 사람들이 자존심을 높이는 방법은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이기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더 많은 것들을 성취하기 위해 자신을 몰아세우게 된다. 이 과정에서 본인뿐 아니라 가족이나 부하 직원들도 닦달하게 되고, 결국 주변 사람들이 지쳐서 녹다운되고 만다. 또한, 그들은 철저하게 능력 위주로 사람을 대하고, 오로지 상대의 유능성에 근거해 대인관계를 맺고 끊는 비인간적인 모습을 빈번하게 보인다. 영화에서 과장되기는 했지만 자신의 심리적 안락, 정신적 행복상태보다 일밖에 모르는 미란다 같은 이들을 일상에서도 종종 만나볼 수 있다. 정말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간과한 채, 일을 하는 데만 급급한 사람들……, 이런 사람들과 관련지어서 우리는 시지푸스 콤플렉스(Sisyphus Complex)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시지푸스는 고대 그리스의 국가 코린토스(Corinth)라는 도시국가를 창건한 왕이었다. 그는 교묘한 사기꾼 기질이 있어서 신과 사람을 막론하고 여럿을 속이는 것으로 유명했다. 시지푸스는 제우스가 요정 ‘아이기나’에게 반해서 그녀를 납치했다는 것을 아이기나의 아버지인 ‘아소포스’에게 고자질하고, 그 결과 제우스의 미움을 사게 된다. 시지푸스가 분수를 모르고 신들의 일을 엿본다는 사실에 괘씸해하고 있던 제우스는 죽음의 사신 ‘타나토스’에게 시지푸스를 데려갈 것을 명령한다. 하지만 꾀 많은 시지푸스는 그것을 미리 눈치채고 타나토스에게 자신을 옭아매려고 가져온 사슬을 어떻게 착용하는지 시범을 보여 달라고 한다. 타나토스가 시지푸스에게 속아 넘어가 스스로에게 사슬을 채우자 시지푸스는 사슬에 묶인 타나토스를 가두어 버린다.
시지푸스를 감시하는 페르세포네. 페르세포네는 하데스의 부인이기도 하다.
시지푸스가 받은 극형, ‘지루함’
죽음의 사신인 타나토스가 갇히자 세상에 죽음이 사라지고 세상 질서가 엉망이 되어 버렸다. 이에 화가 난 제우스는 전쟁의 신 아레스를 보내서 타나토스를 구하고 시지푸스를 잡아들이도록 명령한다. 시지푸스는 지옥으로 끌려가면서도 아내 멜로페(Melope)에게 자기의 시체를 매장하지 말고 광장 한복판에 던져놓으라고 일러둔다. 그는 죽은 자들의 세계에 도착하자마자 불평을 늘어놓는다. 자기의 시체가 아직 매장되지 않았을 뿐더러 제대로 장례도 치러지지 않았다고 투덜대면서 지옥의 신 하데스에게 아내를 혼내주러 다시 지상으로 다녀올 수 있게 해달라고 청한다. 하데스는 사흘의 말미를 줄 테니 모든 일을 바로잡고 돌아오라고 명한다. 그러나 세상의 모습을 본 시지푸스는 미련이 남아 지옥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게 된다. 타나토스가 시지푸스에게 와서 하데스와의 약속을 환기시켜도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며 시치미를 뗀다. 또 한 번 신들이 속은 것이다. 제우스는 신들의 전령인 헤르메스를 보내 그를 강제로 저승으로 끌고 가도록 한다. 저승에서는 커다란 바위 하나가 준비되어 있었다. 그 바위를 계속 돌리는 것이 시지푸스에게 내려진 형벌이었다. 시지푸스는 거대한 돌덩어리를 두 손과 발로 버티며 산꼭대기로 밀어 올려야 하는데, 정상에 오르려고 하면 돌이 아래로 굴러떨어져 버려 다시 굴려 올라가는 일을 하염없이 되풀이해야만 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뚜렷한 성과가 없는 일을 반복적으로 계속해야만 하는 형벌이다. 신들을 기만한 죄로 시지푸스는 가장 잔인한 형벌을 받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지루함’인 것이다.
이런 시지푸스의 신화에 착안하여 1960년대 정신신체의학(psychosomatic medicine)의 선구자로 불리는 오클라호마 대학교의 스튜어트 울프(Stewart Wolf)는 심장병과 심리학적 요인들의 관계를 연구하면서 시지푸스 콤플렉스라는 용어를 창조했다. 시지푸스 콤플렉스를 ‘끊임없이 노력하고 고군분투하지만, 만족과 기쁨이 없이 살아가는 것’으로 정의하면서, 이런 사람들에게는 동맥경화증과 같은 관상 동맥 관련 질환이 더 잘 나타난다고 했다.
눈앞의 일 처리에 급급한 시지푸스 콤플렉스
이후에 프랑스의 인시아드(INSEAD) 경영대학원의 리더십 계발 교수인 맨프레드 케츠 드 브리(Manfred Kets de Vries)는 시지푸스 콤플렉스를 가진 사람들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① 계속해서 바쁘게 살아가지만,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
② 자신이 하는 일들을 성공적으로 완수할지는 몰라도 만족감을 느끼지는 못한다.
③ 새로운 목표들과 새로운 도전들을 따라가지만, 그 목표와 도전에 더 큰 의미와 목적이 있지는 않다.
④ 스스로 돌아볼 시간이 없으므로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방향을 찾지 못한다.
⑤ 눈앞에 닥친 결과들에 집중하게 되어,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필요한 오늘의 탐색을 하지 못하게 된다.
시지푸스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고위급 경영자가 되면, 직원들이 단기적인 성공만을 바라게 되어, 더 멀리 보는 관점을 잃게 되고 도덕적 측면은 쉽사리 무시하게 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일을 하느라 개인의 삶을 방관하고, 개인의 삶이 무너지게 되어 불안해 지면 더 열심히 더 많은 일을 하려고 하며, 그 때문에 시지푸스처럼 의미 없이 바위를 굴리듯 일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일 중독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일상의 기계적인 반복을 끊어 보자
현대인들은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일을 한다. 어떤 때는 내가 일을 하는 건지, 일에 압도되는 건지 그 의미를 모를 때도 많다. 어쩌면 우리는 점차로 일에 중독되고 있는지 모른다. 물론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열정적으로 심취하고 그것에 비례해서 결과물이 나온다면 더없이 행복한 인생일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일에 집착하고 빠져들지만, 열정이나 보람을 전혀 못 느끼면서 그저 정신없이 분주하기만 한 경우가 문제일 것이다. 서두에서 이야기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주인공 앤디는 점차 일만 생각하는 일 중독자가 되고 사랑하는 남자도 버릴 만큼 일에 집착하면서 미란다의 심복이 되어 간다. 그러나 자신이 미란다처럼 외로움과 아픔마저도 다시 일로 보상받으려는 인생이 되어버린 것에 회의를 느끼게 되면서 그녀로부터, 잔인한 경쟁사회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게 된다. 지금 나를 한번 돌이켜 보자. 지금 하는 일이 즐겁고 신나는가? 그저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기계적으로 하고 있지는 않은가? 시지푸스가 받은 ‘지루함’의 형벌처럼 무용하고 희망 없는 노동보다 더 끔찍한 형벌은 없을지도 모른다.
저도 일중독자 소리를 심심치 않게 자주 들어왔던지라...
관련 글이 있어서 옮겨보았습니다. ^^
가을이 무르익는 10월,
내가 즐겁고 신나게 할 수 있는 일거리가 무엇인가 찾아보세요.
눈 앞의 일 처리에만 급급한 시지푸스 콤플렉스에 빠지지 말고
우리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되새기며
즐겁고 신명나게 희망나무를 키우며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위치에서
일 중독자가 아니라 행복하고 멋지게 일하는 우리가 됩시당!
대충 대충 일하는 당신들!! 일 중독자의 진정한 심리를 아시는지... ^^
점심식사 맛있게 하시고 가을에 듣는 샹송으로 잠시 휴식의 시간을 가지세요.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입니다. 화이팅~~!!
가을무드 샹송 명곡모음
01. Graciela Susana / Adoro
02. Marie Laforet / La Playa
03. Y'te VasDuteil / Ne Me Quitte Pas
04. Allida Keli / Sino Me More
05. Michel Polnareff / Qui A Tue Grandmaman
06. Chris De Burgh / La Dama De Rojo
07. Mireille Mathieu / La Mer
08. Nicole / Ein Bisschen Frieden Sweet
09. People / Combien Faut Il De Ttemps
10. Isabelle Boulay / Mieux Qu'ici Bas
11. Solenzara / Enrico Macias
12. Adius Sois Heureuse / Art Sullivan
13. Lucio Dalla / Caruso Donde
14. Voy / Tish Honojosa
15. Ne Me Quitte Pas / Jacques Brel
16. Le Fusil Rouille / Enrico Macias
17. Mon Mec A Moi / Patricia Kaas
18. Sous Le Ciel De Paris / Daniele Vidal
19. L'amour Est Blue - Vicky
20. Les Feuilles Mortes / Y Ves Montand
첫댓글일에는 책임감과 실적이 필수이기에.... 그러나 여유를 가지면 중간 중간 자기 점검과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는 배려가 있으면 일중독이 아닌 즐기면서 푹 빠지는 멋진 일꾼이 될것이라 믿습니다... 게으른 사람, 핑계.원망.후회하는 사람들은 질색이랍니다~! 일을 하다가 실수할수도 실패할수도 있답니다.. 이때 반성하고 다시 시작하는 멋진 모습으로 희망나무와 함께 ....
첫댓글 일에는 책임감과 실적이 필수이기에.... 그러나 여유를 가지면 중간 중간 자기 점검과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는 배려가 있으면 일중독이 아닌 즐기면서 푹 빠지는 멋진 일꾼이 될것이라 믿습니다...
게으른 사람, 핑계.원망.후회하는 사람들은 질색이랍니다~!
일을 하다가 실수할수도 실패할수도 있답니다..
이때 반성하고 다시 시작하는 멋진 모습으로 희망나무와 함께 ....
맞습니다.. 멋쟁이..ㅎㅎ
그래도 일 중독자가 인생에 도움이 되더라구요~~
대충주의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치밀하게 그리고 열중하여 오늘도 희망나무와 함께 하시길....
제가 바로 일중독자였읍니다 지금은 나를위한 행복한 시간을 많이 만들고있읍니다 지금이 어느때보다도 행복한시간들입니다 하나님은혜에 감사^^
일 중독처럼 행복한 시절도 없다고 생각됩니다..
가끔 일중독에서 이탈하는 재미도 가지며서요..ㅎㅎ
오늘부터 다시 일중독으로 들어가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