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원장 이상규)은 광복 60주년을 맞아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일본어 잔재를 순화해 정리한 ‘일본어 투 용어 순화 자료집’을 발간했다. 자료집에 수록된 일본어 투 용어는 총 1171개. 이 중 순 일본어가 40.5%로 가장 많고 일본식 한자어(37.2%), 일본식 발음의 서구 외래어(12.1%), 일본식 영어(2.8%) 순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흔히 쓰이는 순 일본어의 예로는 ‘모치(→찹쌀떡)’, ‘기스(→흠)’, ‘가라(→가짜)’, ‘가오(→체면)’, ‘삐끼(→손님 끌기)’, ‘소데나시(→민소매)’, ‘지라시(→선전지)’, ‘노가다(→공사판 노동자)’, ‘구사리(→핀잔)’, ‘유도리(→융통)’ 등이 있다.
한편 일본식 한자어는 아주 오래전부터 쓰였고 우리 한자음으로 바꿔 읽기 때문에 순 일본어에 비해서는 거부감이 덜하다. 그러나 이들 중 일부는 일본어에서만 통용되는 용법으로 쓰여서 우리의 한자 지식으로 이해하기가 어렵다. ‘가봉(假縫→시침질)’, ‘고참(古參→선임)’, ‘기라성(綺羅星→빛나는 별)’, ‘대금(代金→값)’, ‘대절(貸切→전세)’, ‘망년회(忘年會→송년 모임)’, ‘매점(買占→사재기)’, ‘보합세(保合勢→주춤세)’, ‘사양(仕樣→설명)’, ‘수순(手順→차례)’, ‘십팔번(十八番→단골 노래)’, ‘용달(用達→심부름)’, ‘제전(祭典→잔치)’, ‘지참(持參→지니고 옴)’, ‘취조(取調→문초)’, ‘택배(宅配→집 배달)’ 등 별 생각 없이 쓰는 이러한 표현들은 모두 일본식 한자어다.
순 일본어와 일본식 한자어보다는 덜하지만 일본식 발음의 서구 외래어도 많이 쓰이고 있다. 과거에는 ‘엑키스(extract→진액)’, ‘자몽(zamboa→그레이프프루트)’ 등 네덜란드어나 포르투갈어에서 유래한 일본식 발음의 외래어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영어에서 유래한 일본식 발음의 외래어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다시(dash→줄표)’, ‘바케쓰(bucket→들통)’, ‘밤바(bumper→완충기)’, ‘밧테리(battery→건전지)’, ‘샷시(sash→창틀)’, ‘쓰레빠(slipper→실내화)’, ‘화이바(fiber→안전모)’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들은 대시, 범퍼, 배터리, 새시, 슬리퍼, 화이버 등 올바른 표기로 바꿔 써야 한다.
‘닭도리탕(→닭볶음탕)’이나 ‘비까번쩍(→번쩍번쩍)’, ‘세무가죽(→섀미 가죽)’, ‘왔다리 갔다리(→왔다 갔다)’, ‘곤색(→감색)’, ‘소라색(→하늘색)’, ‘세라복(→해군복)’처럼 일본어 투 용어가 순 우리말이나 우리의 한자어와 뒤섞여 우리말로 잘못 인식되는 경우도 있다.
국립국어원은 “순 일본어는 이에 대응하는 적절한 우리말로 바꾸고 일본식 한자어도 선별해 자연스러운 우리말로 다듬어 쓸 필요가 있다”면서 “국민들이 일본어 투 용어에 대해 잘 알 수 있도록 꾸준한 홍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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