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 바다를 만들고
사람들이 바닷길을 열었다.
어깨춤 멈추지 않던 목선은
고물을 흔들던 밤바다와 도망가고
목선의 옆구리에서 울던 바람도
잠꼬대 잠시 하다 물속에 잠긴다.
끝까지 목숨을 같이한다던 약속은
어디서부터 길을 잃고 헤매나.
밤이 되니 달도 옷을 벗는다.
목숨을 걸겠다던 말이 아직 부끄러워
물에 젖은 옷이 생각에 잠긴다.
몸이 과연 마음의 그림자라더니
기우는 어깨를 감싸 안아주는
사무치게 번민하던 예민한 달빛,
계획만 세우고 몸을 숨긴 바다는
한밤의 소금이 되어 주위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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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바다를 보시면 어떤 생각이 나시나요?
혼자 보는 밤바다는 쓸쓸하고 외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달빛이 바다에 내려앉아 은빛 천을 덮어 놓은 듯한 모습은
마음마저 포근하게 감싸주는 이불 같았습니다.
앞마당 강아지처럼 묶여 있는 작은 어선이
풀어달라고 흔들흔들거리는 모습은 안쓰럽기도 하고요.
"고물"을 흔들던....
그물이 아닌가 해서 사전을 찾아보았습니다.
고물은 헐거나 낡은 물건, 또는 옛날 물건의 뜻도 있지만,
"배의 뒤쪽 부분"도 고물이라고 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남해라면 일반적으로 부산에서 전라남도 진도까지의 해역을 말하며,
제주도, 거제도, 남해도, 거문도 등 약 2,240개의 섬이 있는 다도해로
전국 섬의 약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아침저녁으로 광안대교를 건너 출퇴근을 하기에 늘 바다를 봅니다.
늘 수평을 유지하는 바다가 신기하고 또 아름답습니다.
성난 파도는 하얀 칼날로, 교각을 내려치기도 하지만,
착한 바다는 여간해서 화를 내지 않습니다.
성냄은 다 부질없는 것이라는 것을 알기라도 하는 듯.
3월의 마지막 한 주의 시작입니다.
마음과 몸이 평온한 날 되시길 빌면서
=적토마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