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죄의식, 좌절 등으로 고통 받고 있는 약해진 환자의 자아를 지지해 줌으로서 문제점을 처리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치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치료자와의 긍정적인 관계 형성 및 치료자의 지속적인 지지를 통해 환자의 건강한 방어기제를 발달시키고, 이를 통해 환자의 자아를 재생시키고 강화하게 됩니다. 심층정신치료를 통해 알게 된 환자의 정신역동을 바탕으로 환자의 증상을 건전한 방향으로 승화시키는 것, 휴식 및 기분전환, 과도한 외부적 요인으로 인한 고통의 완화, 증상 완화를 위한 투약의 문제, 현재 문제점에 대한 지도 및 충고 등의 과정들이 포함됩니다.
B. 심층정신치료 ( Intensive Psychotherapy)
환자가 현재 겪고 있는 문제점 뿐만 아니라, 환자의 전체적인 심리상태에 대한 심층적인 접근을 통해 환자의 왜곡된 성격구조나 병적 자아기전을 교정하고, 환자가 자신의 문제점에 대해 스스로 인지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시행하는 정신치료입니다. 환자가 현재 힘들어하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환자의 정신 역동 자체를 알아보는 과정을 통해 현재 환자가 보이고 있는 행동의 문제 혹은 부정적 자아상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스스로 깨닫게 하도록 유도합니다. 이후 이러한 문제들의 해결을 위해 통합적 접근을 시도하게 되며 이를 위해 환자와 면담, 토론 등의 여러 가지 정신치료기법을 자유롭게 활용하게 됩니다.
2. 정신과 약물은 한번 먹으면 중독이 되어서 끊지 못하나요?
정신과 약물에 대해 흔히 보이는 편견입니다.
정신과 약물은 오래 쓰게 되면 중독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을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신체적 의존이 있는 대표적인 약물이 마약이나 알콜입니다. 그리고 정신과 치료약물 중에서는 신경안정제라고 하는 항불안제가 있습니다. 그 외의 약물은 신체적 의존은 없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중독현상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편견이 생기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 정신질환은 쉽게 낫는 병은 아닙니다. 그래서 오래 동안 치료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스트레스나 심리적인 이유에 의해서 상태에 기복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래 치료를 받으면 약물에 중독되어서 (사실은 다 낫지 않아서 그런 것인데) 약을 끊지 못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신체적인 의존은 없더라도 심리적으로 의존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경우에는 약물을 조금만 줄여도 불안한 마음을 갖게 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약을 끊으려 하고 오래 복용하지 않으려고 조바심을 가지고 스스로 약을 마음대로 드시는 분들에게서 이런 현상이 더 많이 생기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의존이 되는 또 한부류의 분들은, 면담을 전혀 하지 않으려 하고 약만 타려고 하는 분들입니다. 이런 분들은 약에만 의존해서 치료하기 때문에 실제로 약을 오래 드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약을 먹다가 갑자기 끊었다가, 또 2,3개를 한꺼번에 복용하는 식으로 뒤죽박죽합니다.
그런데 약물은 너무 갑자기 끊으면 심리적으로라도 금단현상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상태가 조금 안좋아질 수 있는데 이러면 '내가 약을 끊으면 안 되는구나'하는 생각을 심어주어서 의존의 길로 접어들기 쉽습니다.
따라서 정신과 전문의가 정확히 판단해서 약물을 쓰고, 상태에 따라서 조절하고, 점진적으로 조절해 나가고, 그리고 심리적인 부분은 면담도 하면 의존현상 없이 치료할 수 있습니다.
3. 정신과 약물은 사람을 바보로 만드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정신과에서 치료를 받는 많은 분들이 이런 얘기를 주변에서 듣게 됩니다. 근거도 없는 이런 얘기들이 어떻게 해서 이렇게 광범위하게 퍼지게 되었는가가 오히려 이상할 정도입니다.
정신과 약물은 매우 종류가 다양하고 기능이 각기 다릅니다. 예전에는 주로 졸리는 성분의 약물을 투여했기 때문에 졸다 보면 공부도 안되고 사람이 멍한 상태가 되기 때문에 아마도 '정신과 약을 먹으면 바보가 된다'는 식으로 생각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90년대 이후에는 좋은 약물이 많이 개발되어서 이런 현상을 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증상이 심한 정신분열병인 경우, 뇌기능 자체의 이상으로 인지기능(기억력, 판단력, 계산력 등) 이 떨어지고 상태가 심하기 때문에 약을 많이 쓰다 보면 간혹 치료를 오래 받으면서 인지기능이 떨어져서 그렇게 보일 수 있지만 일반적인 경우에는 이런 일은 없다고 보셔도 됩니다.
4. 가성치매가 무엇인가요?
치매는 아닌데 얼핏 보면 기억력이 떨어져 있어 치매처럼 보이는 경우 가성치매라고 부릅니다.
가성치매의 임상양상은 치매와 유사하나 뇌병변이 없는 기능성 장애로 대부분 노인성 우울증에서 나타납니다. 우울한 노인의 15%에서 가성치매가 나타난다고 하며 이 경우 기억력 감퇴, 집중력 저하 등의 인지 기능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치매로 잘못 판단될 수 있습니다.
가성치매는 병의 시작이 보다 급성이고 진행이 빠르며 유발인자가 뚜렷합니다. 가성치매 환자는 자신의 증상을 매우 고통스럽게 느끼고 힘들어 하여 실제의 기억력, 집중력 감퇴보다 주관적으로 느끼는 저하가 더 큽니다. 불안, 우울, 초조, 식욕 감퇴, 불면, 의욕 감소 등의 우울증 증상이 인지 기능 감퇴에 선행하여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성 치매가 있는 환자에게 인지 평가를 실시하면 귀찮아하고 ‘모른다’ 라고 흔히 대답하지만 진짜 치매 환자는 열심히 검사에 응하고 틀린 답이라도 대답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매처럼 장, 단기 기억력이 모두 손상되어있으나 인지장애의 감소에 비해 예상보다 사회생활 및 대인관계 적응을 잘 하며 대체로 항우울제에 의해 우울증상을 비롯하여 기억력 문제 등의 인지 장애도 함께 회복되기 때문에 감별이 매우 중요합니다.
5. 몸은 아픈데 검사를 하면 다 정상이래요.. 이럴 수도 있나요?
네, 그런 경우에 신경성 신체증상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고통스럽고 불편한 신체 증상이 있으나 검사상 이상이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여러 병원을 다녀도 원인이 분명히 나오지 않고 치료를 받아도 잘 호전되지 않아 몹시 답답함을 느끼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꾀병으로 오해 받기도 하여 더욱 속상해 합니다.
예를 들어 속이 울렁거리고 구역질이 나서 병원에 갔는데 피검사, 위내시경, 뇌MRI 촬영 등의 검사 결과에서 이상 소견이 없는 경우입니다. 이것은 심리적 요인에 의한 신경성 신체 증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실제 느끼는 신체 증상이 검사상 드러나는 신체의학적 질환이나 약물의 부작용 등의 다른 원인으로 충분히 설명되지 않고 상당한 고통과 불편함을 일으키며 일상 생활을 방해할 때 신경성 신체 증상으로 볼 수 있으며 흔히 신체형 장애라고 불립니다. 이 때 나타나는 증상은 신체이상으로 생긴 증상과 매우 비슷하고, 증상이 애매모호하여 뭐라고 표현하기 힘든 상태일 수 있으며 때로는 더 큰 고통을 일으킵니다.
6. 건망증은 치매인가요?
건망증은 치매와 같은 병이 아닙니다.
물론 치매 초기에 기억력이 약간 떨어져 있을 때 단순 건망증과 감별이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치매와 건망증은 원인부터 다릅니다. 건망증은 일시적으로 기억이 잘 되는 않는 현상으로 뇌의 신경회로가 좋지 않을 때 나타납니다. 반면, 치매는 뇌 신경세포의 손상이나 퇴행성 변화로 인하여 판단력과 통찰력이 떨어지며 장소와 시간에 대한 전반적인 지적 능력의 이상을 가져옵니다.
즉, 건망증은 뇌 손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기억해야 할 정보가 너무 많을 때에나 지나치게 긴장을 하고 있을 때 혹은 스트레스가 심할 때, 불안, 우울 등의 심리적 어려움이 있을 때 등의 원인으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망증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회복되지만 치매는 쉰다고 회복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