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뜻과 음 燕 : 제비 연, 雀 : 참새 작, 安 : 어찌 안, 知 : 알 지, 鴻 : 큰기러기 홍, 鵠 : 백조 곡, 之 : 의 지, 志 : 뜻 지
풀이 제비나 참새 따위는 큰 기러기와 백조의 마음을 알지 못한다는 뜻이다.
유래 진섭(陳涉)은 진(秦)나라가 끝날 무렵의 혼란기에 반짝 빛을 발했던 풍운아다. 가슴 속에 큰 뜻을 품은 진섭은 젊었을 때 집안이 가난해서 부잣집 머슴살이를 했는데, 어느 날 밭일을 하다가 잠시 쉬는 짬에 동료들을 돌아보고 이런 소리를 했다.
“우리가 오늘은 비록 이런 꼴로 남의 집 머슴살이를 할 망정 나중의 운명이 어떻게 변할지 누가 알겠소. 만약 부귀하게 되더라도 오늘의 정을 잊지 말고 서로 돕도록 합시다.”
그 말을 듣고 모두 가당찮다는 듯이 픽 웃었다.
“남의 집 머슴인 주제에 무슨 부귀영화가 있을 거라고 기대하나?”
진섭은 하늘을 쳐다보며 탄식했다.
“‘연작이 홍곡의 뜻을 어찌 알리오!’”
그로부터 얼마 후 시황제(始皇帝)가 죽고 그 아들 호해(胡亥)가 2세 황제로 대를 이었는데, 잔혹한 철권통치에 억눌려 있던 민심이 한꺼번에 터지는 바람에 사방에서 반란이 일어났다. 이때 진섭 역시 오광(吳廣)이란 자와 함께 반란을 일으켜, 처음에는 승승장구하는 듯했다. 번번히 관군을 깨뜨리고 여러 지역을 손에 넣었고, 날이 갈수록 병력도 강해져 따르는 병사만도 수십 만 명에 이르렀다.마침내 추종자들의 추대를 받아 왕이 된 진섭은 국호를 장초(張楚)라고 했다. 이것은 초나라를 확장한다는 뜻이었다.
‘이만하면 앞으로 천하가 내 세상이 될 것을 믿어도 무방하렷다.’
진섭은 이렇게 생각하며 자신만만했는데, 그의 몰락은 예상하지 않은 일에서 비롯되었다. 어느 날, 옛 친구를 자처하면서 진섭을 찾아온 사람이 있었다.
“나를 알아보시겠소? 지난날 같이 머슴살이를 하던 아무개 올시다.”
그 사람은 함께 머슴살이를 할 때 진섭이 자청해서 한 말을 들먹이며 친분을 과시하려고 했다. 그러니 진섭으로서는 왕의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울컥 화가 치민 그는 얼굴이 시뻘개져서 소리를 질렀다.
“어디서 굴러온 미친 놈이 임금의 위엄을 감히 손상시키고 있구나. 도저히 참을 수 없다. 여봐라! 이놈을 당장 끌어내다 참수하라!”
이 광경을 본 주위 사람들은 진섭의 인간성에 대해서 회의를 품었다. 그의 전력을 뻔히 아는 자기 역시 나중에 같은 꼴을 당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옛 동지들은 한 사람 두 사람 그의 곁을 떠나 버렸고, 일 년도 채 되지 않아 진섭은 참담하게 몰락하고 말았다. 연작이 모르는 홍곡의 큰 뜻을 품기는 했으되 어떻게 해야만 사람들의 마음을 붙잡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은 몰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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