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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방산과 국사봉 사이 깊이울계곡 떡바위상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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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동쪽 운악산을 지나는 한북정맥은 수원산~죽엽산~용암산과 천보산을 지나 불국산~한강봉~도봉산으로 이어진다. 이 정맥의 용암산과 천보산 사이 287.3m봉(일명 백석이고개·축석령 서쪽 약 1Km)에서 북으로 가지를 치는 능선이 있다. 이 능선이 약 10km 거리에 이르면 또 다른 천보산(423m·양주-동두천-포천 경계)을 빚어 놓는다.
이 천보산에서 서쪽으로 칠봉산(506.1m·양주-동두천 경계)을 분가시킨 산줄기는 북동으로 나아가다가 해룡산과 오지재고개를 지나 약 4km 거리에 왕방산(王訪山·737.2m)을 빚어 놓는다.
왕방산을 지난 산줄기는 다시 갈라져 북동쪽으로 나간 능선은 와북천과 포천천 사이 문례재~원수봉~덕령산을 지나 여맥을 영평천에 가라앉힌다. 북서쪽으로 나간 능선은 국사봉(國師峰·754m)~소요산으로 뻗어 나아간다. 이 구간 능선을 경계로 서쪽은 동두천시, 동쪽은 포천시로 나뉜다.
포천군읍지와 견성록 기록에 의하면 조선의 태조 이성계가 왕위에 오르기 전부터 이 산에서 무예를 익히고 사냥했으며, 왕위에 오른 후에도 단오와 추석에 강무(講武·임금이 참관하는 무예시범)를 했다하여 왕방산이라 부르게 됐다는 설이 있다.
또는 이성계가 두 차례의 왕자의 난으로 심기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왕위를 아들에게 물려주고 함흥 본궁에 칩거하던 중, 태종 이방원이 보낸 사신들이 죽음을 당해 귀환하지 못한 사건인 함흥차사까지 겹쳐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이 때 태종은 최후의 수단으로 태조와 친분이 깊은 무학대사를 보내 태조를 설득하여 당시 수도였던 송도로 귀환하게 된다. 이 때 태종을 왕으로 인정하고 그 여행길에 이 산에 들러 수일간 유숙했다 하여 왕방산, 또는 왕방사라는 이름들이 생겼다는 유래도 전해진다.
이 때 태조가 국수를 자셨다는 산을 국수봉이라 부른 것이 지금의 국사봉이라는 설도 있다. 국사봉은 산 높이를 관심 있게 보지 않으면 왕방산 전위봉쯤으로 보기 십상인데, 족보상 형님뻘인 왕방산보다 6.8m가 더 높다. 국사봉은 대동여지도에 심곡산(深谷山)으로 기록되어 있다. 일부 등산 안내책자에는 이 이름으로 소개되어 있기도 하다.
산을 중심으로 동두천 방면에 탑동계곡, 쇠목계곡, 왕방이계곡, 장림계곡, 그리고 포천 지역에 가마골, 깊이울계곡 등이 형성되어 있어 여름철 납량장소로 인기 있다.
이외에 포천 방면 산자락 어룡동 절터에 있는 고려시대 때 조각된 것으로 추정되는 석조여래입상, 선단동 전계대원군 묘와 신도비(향토유적 제1호), 왕방이 마을에 있는 토정이 지었다는 암각문(향토유적 제11호) 등 문화유적지도 볼거리다.
최근에는 경기도와 서울이 버스와 전철 환승할인제를 실시해(최고 40% 할인) 왕방산과 국사봉을 다녀오는 교통편도 더욱 편리하다.
코스가이드
왕방산 코스는 국사봉과 연계하는 코스가 많이 이용되고 있다. 왕방산 북쪽은 깊이울계곡, 무럭고개~왕방산 북동릉을 경유하는 코스가 대표적이다. 산 동쪽 포천시내 방면은 한국아파트~북동릉, 신읍동 4통~왕산사~북동릉, 어룡동~밤나무단지~성광사~왕방사 갈림길을 경유해 정상에 오르는 코스가 많이 이용되고 있다. 성광사 서쪽 충현탑 방면은 사격장이 있어 군부대에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산 남쪽에서는 선단동 대진대학교와 선단초교에서 오르는 코스가 인기 있다.
산 서쪽 동두천시 방면에서는 탑동 왕방이 마을 오지재고개에서 시계(市界) 능선인 남서릉으로 오르는 코스가 대표적이다. 오지재고개~새목고개로 이어지는 임도를 경유하는 등산로도 있다.
오지재고개 서쪽 해룡산은 최근 동두천시에서 정상의 군부대를 우회하는 등산로를 개설하여 산행에 큰 지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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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동릉 강우량 측정 철탑에서 본 국사봉 방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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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울계곡~국사봉~깊이울고개~정상 깊이울유원지 입구 버스정류소에서 서쪽으로 마주보이는 산이 국사봉 북동릉이다. 정류소에서 서쪽 길로 들어서서 제일꽃농원을 지나면 삼거리다. 오른쪽 식당 방면은 북동릉 가마골고개로 이어진다. 가마골고개로 올라 국사봉으로 가는 길도 있다.
삼거리에서 왼쪽 길로 10분 가면 심곡2리 경로당을 지나 오른쪽으로 다리를 건너 식당가 골목으로 들어선다. 식당가 골목을 벗어나 깊이울민박 오른쪽(북쪽) 좁은 길로 들어가 3~4분 가면 외딴 집으로 가는 길과 만난다. 여기에서 왼쪽 숲길로 5~6분 오르면 아름드리 잣나무숲으로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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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사봉 정상 군부대 북쪽 출입문 아래 공터 푯말(왕방이 3-1. 국사봉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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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이 들지 않고 갈비가 푹신거리는 잣나무숲길로 8~9분 오르면 가마골고개 방면과 만나는 북동릉 안부에 닿는다. 안부에서 왼쪽 능선길로 45분 가량 오르면 무명봉(북쪽 430m봉 능선 갈라지는 곳) 남측 사면길로 들어선다. 사면길을 벗어나 690.4m봉(북서쪽으로 능선 갈라짐)을 뒤로하면 곧이어 조수보호구역 푯말과 산제당터가 나타난다.
푯말을 지나 10분 내려가면 ‘강우량관측 경보발령용 철탑’에 닿고, 철쭉나무 군락으로 20분 오르면 왼쪽 절골 방면과 만나는 삼거리다(깊이울계곡의 기도원에서 절골로 들어서는 계곡 초입에 ‘입산금지’ 푯말이 있다. 절골을 경유해 국사봉에 오르는 경우는 거의 드물고, 왕방산에서 국사봉에 오른 다음, 절골로 하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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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쪽 출입문에서 5분 거리인 정상을 대신하는 헬기장. 남쪽으로 왕방산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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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거리에서 직진, 10분 오르면 급경사 콘크리트 포장길에 닿는다. 이 군사도로는 새목고개에서 올라온다. 길 건너편 공터에 ‘국사봉 정상’이라 쓰인 안내푯말이 있지만, 실제 정상은 군부대 출입문 안쪽에 있다. 민간인 출입이 안 된다.
출입문 앞에서 오른쪽 철망 옆으로 난 길을 따라 4~5분 가면 군부대 남서쪽 출입문이 나온다. 이 출입문에서 오른쪽 내리막으로 약 100m 가면 헬기장이 있고, 남쪽 깊이울계곡 건너로 왕방산이 마주보인다.
국사봉 정상을 대신하는 헬기장에서 펼쳐지는 조망이 일품이다. 왕방산 북동릉 뒤로는 광덕산 백운산 국망봉 도마치봉 민드기봉 강씨봉 귀목봉 청계산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이 명지산 화악산 등과 함께 조망된다. 왕방산 정상 오른쪽 뒤로는 운악산 주금산이 시야에 와닿는다. 남으로는 오지재고개와 해룡산 칠봉산이 멀리 도봉산과 함께 조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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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재비고개 푯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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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장에서 남릉으로 20분 내려서면 통재비고개(←포천, 임도·새목고개 1.5km→ 푯말)에 닿는다. 계속 남쪽 능선길로 12분 가량 오르면 나뭇가지 사이로 왕방산이 보이는 587m봉이다. 587m봉에서 왼쪽으로 휘도는 능선길로 25분 가면 깊이울고개로 내려선다. 깊이울고개에서 직진, 약 30분 오르면 왕방산 정상이다.
깊이울계곡 입구 버스정류소를 출발해 깊이울 민박집~잣나무숲~산제당터~절골 갈림길~국사봉~통재비고개~깊이울고개를 경유해 왕방산 정상에 이르는 산행거리는 약 9km로 5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제일꽃농원을 지난 삼거리에서 가마골고개를 경유하는 경우에는 산행거리 약 10.5km에 6시간 이상 소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