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을 하던 남편이 11월21일 토욜 새벽에
"여보 나 소변에서 피가 많이 나와.. 너무 아파서 밤새도록 잠도 못잤다"
라고 문자가 왔다. 평소에 잘 아프지도 않지만 아파도 혼자 끙끙대며
내색도 안하던 사람인지라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날 새면 빨리 병원가" 라고 문자를 보내고 마침 쉬는 토욜이라 오전중 대충
집안청소를 하는데 "병원에서 검사 마치고 지금 집에 가고 있어." 라는 답장이 왔다.
이날 오전에 멀리 인천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과 미팅이 예정되어 있어
남편이 집에 들어오는 시간이 겹쳐 질 것 같아 걱정을 하며 집을 나서는데 온 얼굴을
지푸리며 들어오는 남편과 현관에서 마주쳤다.
"나 빨리 올테니까 침대에 좀 누워있어" 하고는 약속된 장소로 뛰어갔다.
장소가 집근처이고 미팅의 주체는 그들이지만 내가 주선한 자리기 때문에
서로 얼굴을 모르는 상태여서 얼른 얼굴만 내밀어 소개만 시켜주고 빨리 집으로
오려는 심산이었다.
"내가 아프니까 혼자 집에 있어 마음이 슬퍼지네!" 문자를 받고
미안한 마음에 허겁지겁 집으로 돌아오니 내 얼굴을 보더니 남편은 노발대발 ...
얼굴은 노래서 부스스한데 잔뜩 찡그린 얼굴로 이마엔 내 천자를 그리고
직장으로 도로 출근한다고 옷을 갈아 입는걸 사정사정해서 겨우 붙들어 놓았다.
내가 소요된 시간은 얼마 안 되었지만 아픈데다 집에 사람이 없으니
서운함과 함께 더 화가 났던 모양이다.
저녁내내 옆에서 허리 주무르고 다리 주무르고 남편은 끙끙 앓고 ...
나도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밤이 되니 아픈 강도가 점점 심해지는지..
비명소리와 함께 열이 막 올라가고...
당황한 나머지 119를 불러 내가 살고있는 시에서는 종합병원이 없어 가까이 있는
성남시의 분당차 병원 응급실로 달려갔다.
119를 타고 병원으로 향하는 그때의 심정이란 어휴....
링겔과 함께 진통제 주사를 맞고
(정확한 병명은 오전에 검사한 병원에서 4일후에 나온다 하니 )
간단한 검사와 함께 응급실에서는 전립선 세균감염. 혹 요로 세균감염을 의심했다.
아픈데는 미련하리 만치 내색 않고 혼자 만 앓는 사람인데
소변에 피가 막나오니 혹 방광암인가 싶어 불길한 생각에 가슴이 두근 두근...
새벽에 콜택시를 불러 집으로 돌아오니, 나도 축 늘어지네.
주일날 교회도 못나가고 지금도 힘없이 누워있는 남편을 보니 가난한 가정에 맏이로 태어나
부모형제에겐 장남 역할하느라, 가정에서는 가장역할 하느라, 여태껏 살면서 얼마나
마음에 많은 부담을 가지고 살아 왔으랴 싶어 마음이 한편으로 찡하니 안쓰럽다.
젊었을때는 느끼지 못했던 느낌이다.
"늙으면 우리 둘뿐이니 이젠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서로를 아끼면서 풍성하게 살자"
고 했더니 남편도 공감을 한다.
평소에 좋아하던 콩죽을 끓여 주었더니 이젠 살만한지 1그릇을 아주 맛있게 잘먹으니
안심이 된다. 내일 아침엔 나도 또 출근해야 되니 집에 혼자서 있어야 될 남편에게 죄송스럽다.
친구들아 !
너희들도 건강 잘 챙겨라. 우리 모두 건강해야지.
남자친구들도 갑자기 아파서 아내들 걱정시키지 말고...
지금부터 건강관리 잘하도록해.
나!
정말 많이 놀랬다.
첫댓글 책임감도 강하고 마음도 예쁘네. 짜증 잘 받아줘라...
홍식아 댓글 달아주어 고마워! 가끔 올리는 너의글 서울에서도 잘 읽고 있다.
언제 시간되면 부산에 내려갈께 그때 얼굴이나 좀 보자.
많이 놀랐겠다. 지금은 괜찮니? 뭐라해도 한평생 같이지낸 짝꿍에게 문제생기면 정말 혼이 열댓번은 들락거린다. 아무 이상없는 결과 나오길 기도할게
응. 아무일 없을것 같애 어제밤 부터 열도 내리고 밥도 잘먹고있어.
나 오늘 일찍 집에 들어 왔어
좋아하는 콩죽도 맛있게 먹었으니 남편 건강 이상무!!! 건강문제로 부부간 서로 놀래키는 일이 가끔씩 생기겠지... 친구야! 모두 건강관리 잘하길^^*
우봉회장님 잘계시죠? 동창회장님으로 여러가지로 수고가 많다.
빨리 부산한번 가야 될텐데...
모두들 보고싶어 ! 새로운 친구들도 많이 들어와서 나도 너무 좋아
뭐니뭐니해도 짝지가 최곤기라 남편의빠른 쾌차를 멀리부산 전 친구들이 기원합니다 ^^*^^
고맙다 영규 너의 기원으로 우리신랑이 빨리 회복 되었나봐 지금 텔~ 보고있네.
!!!
민철친구 오랜만에 안부라도 물어주지. 무소식이 희소식이겠지. 너도 건강잘 챙겨.
칭구야 .만이 놀랐겟다 아무 이상없는 결과나오길빌게^^
응. 오늘저녁은 밥도 2그릇먹고 몸이 가볍다고 자랑하더라. 괜찮겠지뭐.
친구들의 많은걱정에 내가 위로받고 피곤한게 사라져 버렸네. 고마우이
무던한 인애가 많이 놀라겠네 .. 우리 중년에 삶 은 남편 다음은 친구라는데~~
연하 남편 잘 챙기고 먼 곳에 있지만 가끔은 한번 만나고 그라자
연옥아 빠른시일내 부산 한번 가야 될텐데 마음만....
시간을 만들어봐야 될텐데... 다들 많이 보고싶다. 숙자. 귀옥이 윤선이. 다들 잘있지?
난 오늘 문자내용이 동창은 분명한데 번호저장을 안해서실수 ㅋㅋ너라는생각은 했는데재환인가 싶기도하고 아리송하더라~~이번 동창모임에 온다니 고마울 뿐이고 환영파티를 열어야 되겠네 ㅋㅋㅋ
인애야 많이 놀랬겠다 별일 없을거야 나도 군생활 휴가 나와 술을 많이 먹고 소변을 보는데 아랫배가 무척 아프고 콜라처럼 붉게 소변이 나와 형님 한태 찿아가 소변에 피가 난다고 병원좀 가자고 하니 형님이 어뒤가서 성병에 걸렸냐고 오해까지하면서 병원에 가니 의사가 별일 아니라고하더라 형님이 거짓말인지 몰라도 의사가 장가가던지 연애하면 괜찬다고 하면서 약만 주던데 휴가 끝나긴전에 바로 괜찮터라~~~~ㅋㅋㅋ
안그래도 여자있냐고 물어봤더니?!!!? 그건 아닌것 같은데..... ㅋㅋㅋ
인애야 여자가 없어니깐 그런거야 너라도 많이 사랑해줘라 ...하
^^~~~~~~~~~~~~~~~~~ㅋㅋㅋ
이제 건강 하나면 잘 지키면 될 나이가 되어는데 이제 부터는 내 건강은 내가 항상 잘 챙기자 친구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