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후 60년이 지났습니다.
단발머리 그 소녀와 까까머리
그 소년은 어떻게 변했을까?
우리는 1961년 4월에 입학하여 1964년 2월 제17회 졸업생입니다.
수업료를 내지 못해 쫓겨나 낙동강 둑에서 책 보따리를 안고 눈물을 흘린 일이 야속합니다.
단어장 대신 호미를 책가방 대신 지게와 공부보다는 논밭에서 가사를 도왔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하나라도 더 배우고 익혀 한 사람의 낙오자 없이 졸업장을 함께 받았습니다.
어느 날 뒤돌아보니 어느덧 노년!
덧없이 흘러간 우리네 청춘을 누구에게 보상받을 수 있을까요?
동문수학하던 143명 중 우리 곁을 떠난 친구가 31명이고
소식조차 알 수 없는 친구가 20여 명입니다.
어제 아래 건강하든 친구는 몸져눕고 동기회 때마다
반갑게 보던 얼굴들도 하나둘씩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는 80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제는 기다리고 망설이고 핑계 대고 할 시간이 정말로 없습니다.
아무도 우리의 삶을 대신하여 흘러간 청춘을 돌려주지 않습니다.
건강할 때 한 번 더 만납시다.
지친 몸은 온천물에 담그고 맛있는 음식도 슬도 서로 권하며
못다 한 사연일랑 밤새도록 나눠봅시다.
지금까지 잊고 있었던 내 고향 관광지와 유적지를 돌며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봅시다.
2024년 5월 18일 부곡온천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만납시다.
동명중학교 제17회 동기회
큰 머슴 김 관 환 올림
첫댓글 머찐글. 입니다
60주년 축하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