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50주년 재상봉행사에 동기들 모두를 초대합니다.
사랑하는 동기 여러분께!
끝날 것 같지 않던 무덥고 지루했던 여름도 시간의 흐름을 역류하지 못하고 성큼 가을로 접어 들었습니다.
잘들 지내고 계시는 지요?
가을은 풍요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영혼처럼 우는 낙엽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우리네 나이도 이제 고희가 되었으니 인생 시계로 어느덧 가을이 되었습니다.
가을이 되니 불현 듯 고향 생각이 납니다.
영원한 우리들의 고향 - 어릴 때 늘 함께 어울렸던 대광동산이 생각납니다.
공상의 날개를 펼치던 내게 그늘을 드리워준 교문 앞 느티나무 - 그 풍성하고 넉넉한 잎,
단단한 뿌리를 땅속 깊숙이 박은채 한결같이 일정한 자리를 지켜온 언덕위 소나무와 측백나무,
그리고 땀방울 꽤나 흘렸던 운동장, 정겨웠던 교정들...
“시를 배우지 않으면 말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사람이 예를 배우지 못하면 바로 서지 못한다”
침튀겨 가며 열성적으로 우리들을 가르치셨던 은사님들,
그 무엇보다 언제나 사무치게 보고싶고 늘 그리운 우리 친구들이 생각납니다.
「사람은 뿌리가 없어서 사는 게 아주 힘들 거야. 」
생 텍쥐베리가 말했듯이 그렇게 뿌리 뽑힌 채 힘들게 살아온 우리들입니다.
우리네 인생처럼 낙엽지는 이 가을에 우리들의 뿌리를 찾는 여행을 떠나려 합니다.
지금은 그저 낮고 작게만 보이지만 장비가 무섭게 호통치던 장판파 같았던 모교 언덕을 다시 찾아 가보려 합니다.
「그리스도를 바라보자」
언덕위에 우뚝 솟아 있는 대강당에는 아직도 한결같이 걸려 있는 우리들의 숨소리가 있습니다.
우리들이 대광동산을 떠나온지도 벌써 50년이 지났습니다.
아름답고 찬란한 이 가을에 우리들의 뿌리를 찾아 학창시절의 추억을 만나보는 참으로 뜻깊은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50년만의 재회가 우리 모두에게 행복한 순간으로 기억될수 있도록 신명나는 축제 한마당을 기획했습니다.
졸업 50주년 재상봉 행사에 우리 친구들 모두를 초대 합니다.
더없이 귀한 만남의 자리가 될 수 있도록 친구들 모두 꼭 동참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번 재상봉행사의 주인은 바로 여러분들입니다.
(모든 행사에 부부동반 참석을 환영합니다.)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니...
항상 건강하십시오.
2024.9.20.
대광26회 동기회 회장 김준식, 총무 박창영
(졸업50주년 재상봉행사 일정)
ㅇ 본행사(기념식 및 기념공연, 만찬) - 10/27(일) 3시30분부터 /모교 예능관 및 60주년 기념관
ㅇ 기념여행 / 10/28(월)-10/29(화) -동해안 여행(설악산,낙산사,경포대,해파랑길)
ㅇ 사은회 및 해외 동기 환영회 / 10/30(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