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2759]서예九生法
九生法
글씨는 주변 환경이나 쓸 당시의 정신 상태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예부터 文人들은 서제를 격조 높게 꾸미고
책상 곁에는 물고기를 기르는가 하면 정원을 가꾸기도 하면서
書 자체의 연찬 못지 않게 마음의 청정을 도모하는 데에도 힘을 기울였다.
주변의 상황도 그러하지만 書의 직접적인 매개체가 되는
文具나 用品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좋은 글씨를 쓰기 위해 갖추어야 할 사항에 대해 논한 것으로
九生法이라는 것이 있다.
◎ 第1條는 生筆이다.
글씨를 쓰고 나서 붓을 깨끗이 빨아 筆毛(필모)도 가즈런히
잘 정돈되어 있는 붓이 곧 生筆이다.
이 같은 生筆을 사용하여야만 剛강 ·柔유가 그 나름으로
역할을 다하게 되어 제대로 글씨가 된다는 것이다.
◎ 第2條는 生紙이다.
화선지를 바람 부는 곳에 방치해 두면 종이의 조직이 팽창해서 글씨를 썼을 때,
먹발이 좋지 않을 뿐 아니라 붓이 지면에 닿기 바쁘게 번진다.
◎ 第3條는 生硯(생연)이다.
벼루에는 사용할 때에만 물을 붓고,
쓰고 난 후에는 반드시 먹을 깨끗이 닦아서 말려 두어여 한다.
만약 갈아 놓은 먹물을 그대로 놓아두면 먹 찌꺼기가 응고되어
거기에는 아무리 좋은 먹으로 간들 발묵이 좋은 먹물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 第4條는 生水이다.
먹을 갈 물은 새로 푼 물이라야 한다는 뜻에서 生水라고 한다.
떠 놓은 후 오래 된 물은 먹을 갈아도 먹색에 윤택이 나지 않는다.
먼지 낀 물이라면 기분인들 좋을리 없다. 반드시 새로 떠온 물을 써야한다.
◎ 第5條는 生墨(생묵)이다.
먹은 필요한 만큼만 갈아서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남겨둔 먹물이 너무 오래 되면 광택이 없어진다.
묵은 먹물을 宿墨숙묵이라고 하는데
宿墨으로 쓴 것을 배접을 하면 먹물이 분해되어 좋지 않다.
◎ 第6條는 生手이다.
붓은 손으로 잡고 쓰는 것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손의 컨디션이 좋을 때 쓰는 것이 이상적이다.
좋은 글씨를 쓰기 위해서는 손의 상태도 좋을 때 쓰지 않으면 안된다.
◎ 第7條는 生神이다.
神은 精神이다. 그야말로 정신을 통일시켜 잡념이 없는
생생한 기분으로 쓰지 않으면 안된다.
글씨를 쓰는 동안 갖가지 공상이나 딴 생각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第8條는 生眼이다.
눈의 상태가 나쁘면 글씨를 쓰는데 많은 장애가 생긴다.
눈앞이 아른거리면 정신이 집중될 수도 없을 것이니
눈이 피로 할 때면 아예 붓을 잡지 말아야 할 것이다.
◎ 第9條는 生景이다.
이것은 글씨를 쓸 당시의 환경을 말한다.
글씨는 반드시 日氣가 맑고 기분도 상쾌하고
마음이 쾌적할 때 써야 좋은 것이다.
풍광이 좋은 곳에서라면 글씨 또한 절로 흥취에 젖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