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통 무술 '삼보'가 올림픽 정식 종목에 채택됐다. 지난 2018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임시 승인 종목 지위를 부여받은지 약 3년만이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IOC는 도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20일 열린 총회에서 집행위원회가 상정한 삼보의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안을 승인하고, 국제삼보연맹(FIAS)을 정식회원으로 가입시켰다. 이에 따라 삼보는 오는 2028년 LA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보, IOC에 의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인정받아/얀덱스 캡처
바실리 셰스타코프 FIAS 회장은 "차기(2024년) 파리올림픽은 이미 정식 참가 종목이 결정됐다"며 "삼보가 2028년 LA올림픽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도록 IOC측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IOC 총회에서는 삼보 외에 라크로스, 킥복싱, 무에타이, 아이스스탁, 치어리딩 등도 정식 종목으로 인정받았다.
삼보는 우리의 태권도와는 다른, 유도나 레슬링과 유사한 무술이다. 러시아의 전통 무술로 푸틴 대통령이 FIAS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삼보 경기 장면/사진출처:러시아 삼보협회 sambo.ru
삼보를 러시아(소련) 밖으로 널리 알린 무술인으로는 '종합격투기의 황제'로 불리는 표도르 예멜리야넨코(44)가 첫 손에 꼽힌다. 세계종합격투기연합 헤비급 챔피언(2008년 등 4차례), 프라이드 FC 헤비급 챔피언(2003년), 링스 무제한급 챔피언(2002년 등 2차례) 등 화려한 전적을 자랑하는 표도르는 원래 '삼보' 챔피언 출신이다. 삼보 러시아 챔피언 9번에 세계챔피언 자리에도 4차례나 올랐다.
삼보는 국내에서도 이미 상당히 알려져 있는 편이다. 2003년 문종금 동북아시아연맹 회장(전 대한삼보연맹 회장)에 의해 첫 도입됐으며 현재 전국 10개 지부에 2,000여 명의 선수가 등록돼 있다. LA 올림픽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경우, 메달 획득 가능성도 높다고 한다. 지난 2019년에는 세계삼보선수권 대회가 서울에서 열리기도 했다.
삼보 챔피언 출신의 '격투기 황제' 표도르/인스타그램 캡처
문 회장은 IOC 결정이 내려진 뒤 국내 언론에 "삼보의 올림픽종목 승인과 진입이 너무 기쁘고 가슴 벅차다"며 "지난 17년 동안 황무지에 열정 하나로 일궈온 보람을 한꺼번에 보상받는 느낌"이라고 감격해 했다. 국내는 물론 아시아 지역의 삼보 발전에 앞장선 문 회장은 현재 FIAS 미디어 위원 겸 집행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 겸 경총 회장이 대한삼보연맹 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문 회장은 국내 삼보 발전에 기여한 분으로 손 회장외에 구자열 LS그룹 회장, 박재규 경남대 전 총장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