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월드컵 득점왕 하메스 등 H조에도 스타들이 즐비하다
전체 32팀의 본선 대진이 마무리되면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한국은 강력한 우승후보인 독일을 비롯해 스웨덴, 멕시코와 한 조에 편성됐습니다. 한국의 조별리그 상대국을 포함해 8개조 팀별 분석과 전망을 연재합니다. 4번째 시간은 일본이 포함된 H조 분석과 전망입니다.
H조 폴란드, 세네갈, 콜롬비아, 일본
국가소개
폴란드
"유럽 예선 득점왕 레반도프스키의 파괴력"
분데스리가 득점왕 출신의 폴란드 주포 레반도프스키
최근 FIFA 랭킹 : 7위
월드컵 본선 진출 : 8번째
월드컵 최고 성적 : 3위 2회(1974, 1982)
지역예선 성적 : 10전 8승1무1패 28골 14실점 조1위
지역예선 최다 득점자 :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16골
감독 : 아담 나바우카
주 포메이션 : 4-4-2, 4-2-3-1
1970, 80년대 월드컵의 강자. 그제고시 라토, 즈비그니에프 보니에크가 이끈 1974년과 1982년 월드컵 3위. 같은 시대 올림픽 무대서도 곧잘 메달을 목에 걸곤 했던 폴란드다. 하지만 1990년 전후 정치적 격변기를 거치며 폴란드 축구에도 찬바람이 불었다. 폴란드가 다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건 2002월드컵. 16년 만의 본선행이었다. 하지만 한국 등에 밀리며 조별리그 탈락. 2006년 월드컵 본선에도 올랐지만 결과는 마찬가지 16강 진출 실패였다.
두 대회를 거른 폴란드가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오르는 대회가 러시아 월드컵이다. 전조는 있었다. 유로2016에서 파란을 일으키며 8강에 오른 것. 포르투갈에 아쉽게 승부차기로 패하며 4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러시아 월드컵 유럽지역예선에서도 덴마크, 몬테네그로, 루마니아 등을 제치고 조1위로 본선에 직행했다.
폴란드의 예상 베스트 라인업
세로 방향의 직선적인 빠른 공격 축구가 폴란드 축구의 특징. 점유와 속공 어느 것에 치우치지 않고 상대 맞춰 유연하게 전술 대응을 하는 것이 강점이다. 미드필드의 패스 플레이가 인상적인데 특히 측면에서 전개되는 공격이 위협적. 카밀 그로시츠키(헐시티) 야쿠프 브와슈치코프스키(볼프스부르크)의 돌파와 전방 연결이 주공격 루트다. 폴란드의 지역예선 최다 어시스트를 기록한 피오트르 지엘린스키(나폴리)의 플레이메이킹도 인상적. 미드필드 플레이가 막힐 경우 후방에서 긴 볼로 공격 활로를 여는 센터백 카밀 글리크(모나코)의 플레이도 눈에 띈다. 마무리는 유럽을 통틀어 이번 러시아 월드컵 지역예선 최다 골을 넣은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의 몫. 파트너 아르카디우시 밀리크(나폴리)가 부상 회복해 상대 수비를 분산시킬 수 있다면 레반도프스키의 파괴력은 더해질 것이다.
폴란드의 문제는 본선 진출 유럽 팀 중 가장 많은 실점을 허용한 수비. 폴란드는 지역예선 10경기에서 단 두 경기만 무실점 경기를 했다. 전방 압박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쉽게 무너져 내리는 수비가 문제. 앞서 있을 때 집중력 등 경기 운영 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지적된다. 수비 리더 글리크가 기복 등 안정감이 부족한 것도 걸리는 대목. 인력난을 겪고 있는 왼쪽 수비라인의 고민도 이어지고 있다. 폴란드는 마땅한 왼쪽 수비가 없어 공격수 출신인 마치에이 리버스(로코모티프 모스크바) 오른쪽 풀백인 아르투르 엥제이치크(레기아 바르샤바) 등을 좌측 수비수로 쓰고 있다. 나바우카 감독은 최근 평가전 등을 통해 스리백 전술을 실험하는 등 수비 문제의 해법을 모색 중이다.
세네갈
"마네와 발데 최강의 날개"
리버풀 소속의 세네갈 주 공격옵션인 사디오 마네
최근 FIFA 랭킹 : 23위
월드컵 본선 진출 : 2번째
월드컵 최고 성적 : 8강(2002)
지역예선 성적 : 최종예선 6전 4승2무 10골 3실점 조1위
지역예선 최다 득점자 : 사디오 마네, 디아프라 사코, 마메 디우프 2골
감독 : 알리우 시세
주 포메이션 : 4-3-3
이번이 두 번째 본선 진출이지만 월드컵 첫 인상이 강렬했던 세네갈이다. 세네갈이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건 2002월드컵. 월드컵 무대에 데뷔한 세네갈은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와 한일월드컵 개막전을 치렀다. 결과는 예측 밖. 파파 디오프의 결승골로 월드컵 신입생 세네갈이 전 대회 우승국 프랑스를 무너뜨린 것. 가파른 기세를 탄 세네갈은 ‘암살자’라 불린 엘 하지 디우프를 앞세워 8강까지 달렸다.
2002월드컵 8강 멤버이자 주장이었던 알리우 시세가 현 세네갈 대표팀의 감독. 2015년부터 대표팀을 이끈 시세 감독은 개인 능력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지적을 듣던 세네갈을 조직력의 팀으로 바꾸어 놓았다.
세네갈의 예상 베스트 라인업
양 날개 공격수만 본다면 본선 진출국 중 최고라고도 할 수 있는 조합. 리버풀의 간판 공격수로 뛰고 있는 사디오 마네와 모나코에서 팔카오와 함께 팀 공격을 이끌고 있는 케이타 발데가 세네갈 대표팀의 측면 공격수들이다. 탁월한 돌파에 득점력까지 갖춘 마네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공격옵션. 양발 크로스와 슈팅으로 위치를 가리지 않고 득점에 관여하는 발데 역시도 날카롭긴 마찬가지다. 마네와 발데는 직선적인 돌파 뿐 아니라 안으로 접고 들어오는데도 능해 상대 수비수들이 동선을 막는데 애를 먹는다. 음바예 니앙(토리노) 마메 디우프(스토크) 등 백업 자원도 만만치 않은 세네갈의 측면이다. 측면의 속도와 공격 전개가 세네갈의 최대 무기다.
운동량이 상당한 이드리사 게예(에버튼) 세이쿠 쿠야테(웨스트햄)의 전방 침투나 중거리 슈팅의 공격 전개도 세네갈 공격의 또 하나 옵션. 살리우 시스(앙제)와 라미네 가사마(알라니아스포르) 좌우 풀백의 오버랩 공격도 날카롭다. 골키퍼 카딤 은디아예(호로야)를 제외하곤 주전 모두가 유럽에서 활동 중인 것도 특징. 힘과 높이에서 비교 우위를 보여 세트피스에 강한 것도 세네갈 대표팀의 강점이다.
단점은 전술 패턴이 단조롭다는 것.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선수 개인에 의존하는 플레이가 눈에 걸린다. 선수들의 수비 의식이 약한 것도 문제. 공격하다 수비로 전환하는 속도를 끌어올려야 한다. 수비 전환이 늦다 보니 칼리두 쿨리발리(나폴리)가 이끄는 포백라인의 하중이 지나치게 쏠리는 문제 발생. 디아프라 사코(웨스트햄) 무사 소우(샤바브 알아흘리) 등이 나서는 최전방 공격 라인의 무게감도 다소 떨어지는 세네갈 대표팀이다.
콜롬비아
"팔카오-콰드라도-하메스 득점 조합"
콜롬비아의 지역예선 최다 득점자 하메스 로드리게스
최근 FIFA 랭킹 : 13위
월드컵 본선 진출 : 6번째
월드컵 최고 성적 : 8강(2014)
지역예선 성적 : 18전 7승6무5패 21골 19실점 4위
지역예선 최다 득점자 : 하메스 로드리게스 6골
감독 : 호세 페케르만
주 포메이션 : 4-4-2, 4-2-3-1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바람을 일으켰던 주인공. 득점왕을 차지한 하메스 로드리게스(바이에른 뮌헨)를 앞세운 콜롬비아의 8강 돌풍. 콜롬비아의 역대 월드컵 최고 성적이었다. 8강전에서 개최국 브라질에 안타깝게 1-2로 졌지만 내용적으로 찬사를 받기에 충분한 콜롬비아의 경기력이었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선 주력을 뺀 로테이션 멤버로도 일본을 4-1로 꺾은 콜롬비아였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멤버들이 현재도 콜롬비아 대표팀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하메스를 비롯해 후안 콰드라도(유벤투스) 카를로스 산체스(피오렌티나) 크리스티안 사파타(AC밀란) 다비드 오스피나(아스널) 등이다. 당시 부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던 라다멜 팔카오(모나코)는 돌아와 대표팀 주력으로 활동 중이다. 마리오 예페스와 같은 노장 선수들은 은퇴했다. 하지만 토트넘의 주력 수비수로 뛰고 있는 다빈손 산체스와 같은 젊은 재능들이 성장해 대표팀 전력에 가세했다. 브라질 대회보다 콜롬비아 대표팀이 더 강해졌다는 평가를 듣는 이유들이다.
콜롬비아의 예상 베스트 라인업
지난 11월 한국과 평가전을 치른 콜롬비아를 생각하면 안 된다. 당시 콜롬비아 대표팀엔 주력이 빠지기도 했지만 여러 전술의 실험적 성격이 강했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호세 페케르만 감독은 과학적 데이터 분석을 활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각종 데이터를 활용해 상황과 상대에 맞춘 전략을 짜는 감독이다. 콜롬비아는 포메이션도 다양하게 활용했다. 4-4-2를 기본으로 4-2-3-1, 4-3-3 등 여러 형태를 시도했다. 공을 소유하는 축구와 수비하다 역습하는 카운터 축구 등 전술 변화도 능동적으로 가져갔다.
골은 기본적으로 팔카오, 콰드라도, 하메스의 조합에서 만들어진다. 콰드라도의 빠른 드리블 돌파와 연결, 하메스 로드리게스의 패스와 연계, 팔카오의 마무리 공식이다. 팔카오가 소속 프로팀에서 넣고 있는 것만큼 대표팀에서 터지지 않고 있는 게 콜롬비아 대표팀의 고민인데 성장 중인 두반 사파타(삼프도리아)와 루이스 무리엘(세비야) 베테랑 카를로스 바카(비야레알) 등이 받쳐주는 것이 중요하다.
수비 의식이 약한 하메스 등 공격수들의 전방 압박이 약한 것이 콜롬비아의 약점. 수비를 상대적으로 개인의 능력에 의존해 하려는 경향도 문제다. 산티아고 아리아스(에인트호번)의 우측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좌측 풀백 프랭크 파브라(보카 주니어스)도 콜롬비아의 약한 고리다. 남미 대륙이 아닌 유럽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얼마만큼의 경쟁력을 보여줄지도 지켜볼 포인트.
일본
"핵심 3인방 논란"
혼다(왼쪽)와 할릴호지치 감독
최근 FIFA 랭킹 : 55위
월드컵 본선 진출 : 6번째
월드컵 최고 성적 : 16강 2회(2002, 2010)
지역예선 성적 : 최종예선 10전 6승2무2패 17골 7실점 조1위
지역예선 최다 득점자 : 혼다 게이스케 7골
감독 : 바히드 할릴호지치
주 포메이션 : 4-3-3
일본의 월드컵 본선 데뷔는 늦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이 일본의 첫 본선 무대. 이후 이번 러시아 대회까지 6연속 본선에 올랐다. 아시아 무대에선 정상권 위치로 올라섰다.
가와시마 에이지(프랑스 메스)를 포함해 주전 상당수가 유럽에서 활약하고 있다. 하세베 마코토(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가가와 신지(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오카자키 신지(레스터) 하라구치 겐키(헤르타 베를린) 아사노 다쿠마(슈투트가르트) 나가토모 유토(인터밀란) 요시다 마야(사우스햄튼) 사카이 히로키(마르세유) 등 전력 주축이 유럽파다. 여기에 2014년 월드컵에서 알제리를 16강에 올려놓은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을 선임해 조직적으로도 오랜 준비를 했다.
할릴호지치 감독의 축구는 기본적으로 공수 전환이 빠르다. 상대 따른 선수 구성의 변화가 크고 전술 대응이 다채로운 것이 특징이다. 한국의 2014년 아픈 기억이기도 하다. 할릴호지치 감독의 큰 폭의 전술 변화는 때때로 주변과 충돌을 빚기도 한다. 선수 구성과 전술 구사에 있어서는 절대 타협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할릴호지치 감독의 ‘고집’ 때문이다.
일본의 예상 베스트 라인업
현 일본 대표팀의 최대 이슈와 연결된 일이다. 일본은 그간 핵심 3인방으로 활약한 선수들의 러시아 행을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공격수 오카자키, 2선 혼다 게이스케(파추카), 플레이메이커 가가와를 러시아행 일본 대표팀에 합류시킬 것이냐의 논쟁이다. 이름값을 보면 이들의 러시아 월드컵 출전은 당연하게 느껴진다. 센추리 클럽에 가입했거나 눈앞에 두고 있는 이들의 경험과 능력은 일본 대표팀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면 대표팀에서 기회를 잡을 수 없다는 할릴호지치 감독의 선수 선발 원칙 공표와 혼다와 가가와의 동시 기용의 전술적 문제(경기 템포가 죽어버리는) 오카자키의 원톱 부적합론 등이 맞물려 이들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이 설사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하거나 백업으로 밀린다 해도 오사코 유야(쾰른) 우사미 다카시(뒤셀도르프)와 같은 자원이 있어 공백을 메울 순 있다. 하지만 전력 구성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눈여겨 지켜볼 일본 대표팀의 최대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전망
"콜롬비아, 폴란드, 세네갈 추격하는 일본"
영국의 베팅 업체인 윌리엄 힐은 러시아 월드컵 H조의 판세를 콜롬비아>폴란드>세네갈>일본 순으로 점쳤다. 최근 월드컵의 성적 등 객관적인 지표의 순서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유럽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콜롬비아가 쉬운 싸움만은 하기 힘들 것 같다. H조는 누가 16강에 올라가고 누가 떨어져도 하나도 이상할 것 없는 그룹이다.
일본은 조 추첨 직후 편성 결과에 만족하는 분위기였다. 다른 조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크게 전력이 차이 나지 않는 조로 물고 물려 1승 이상을 하고도 떨어질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2002월드컵 당시 일본대표팀을 이끌었던 필립 트루시에 감독도 같은 전망을 내놓았다. 트루시에 감독은 “4팀 모두 가능성이 있단 이야기는 4팀 누구도 떨어질 수 있단 말과 같다”며 일본에 결코 유리한 조 편성이 아니라고 말했다.
현재로선 콜롬비아, 폴란드, 세네갈이 앞서 있고 일본이 추격하는 양상으로 봐야 할 것 같다.
H조 경기일정
6월19일 21시 콜롬비아-일본
6월19일 24시 폴란드-세네갈
6월25일 00시 일본-세네갈
6월25일 03시 폴란드-콜롬비아
6월28일 23시 일본-폴란드
6월28일 23시 세네갈-콜롬비아
[메일을 부탁드립니다]
부족한 글 지켜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전 세계적으로 쏟아지는 축구 소식과 정보를 반복 체크해 부족함을 줄이겠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주의가 부족해 팩트를 잘못 확인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수하지 않도록 이중, 삼중 체크하겠지만 함께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이 의견을 전해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댓글은 놓치는 경우가 있으니 개인 이메일(mspark13@naver.com)로 글의 잘못이나 의견 주시면 수정은 물론 다음 칼럼 하단에 반영된 메일과 그 내용을 게재토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