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날, 점심을 먹고 서해랑길 32코스 전반부를 걷고, 다음날 남은 구간을 걸었습니다.
오후로 접어들며 맑았던 날씨가 흐려지며 구름이 많아지고, 밤사이 강풍과 비가 내렸으나 새벽녁부터 비는 멎고 바람만 강해 흐릿하고 촉촉해진 분위기 있는 서늘한 길이였습니다.
▶서해랑길 무안 32코스 : 삼강공원~무안황토갯벌랜드 / 17.5km / 5.5시간 / 보통
- 1300년대 상감청자 600여점을 인양했던 '무안 도리포 해저유물 매장해역’의 수중유물탐사를 진행한 함평만 바다와 칠산대교를 감상할 수 있는 코스
- 마을길과 해안길 숲길을 지나 갯벌공원으로 조성된 무안황토갯벌랜드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무안군과 영광군·함평군의 경계를 이루는 해제반도를 걷습니다.
양매리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32코스 출발점으로 이동해 걷기를 시작합니다. 감동저수지를 지납니다.
출발지점 인증샷 사진이 빠졌네요^^;;;
32코스 전반부는 해안을 왼쪽에 두고 31코스와 마찬가지로 짙푸른 양배추밭 사이 농로를 지납니다.
여전히 바람이 불고 있어 리본이 하늘로 날립니다.
칠면초가 덮힌 갯벌도 지납니다.
증도 해안가를 걸으며 갯벌을 붉게 덮은 끝없던 칠면초에 감탄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직까지는 하늘이 맑습니다. 기온이 15도~16에 햇볕이 비추니 바람은 불어도 등에서 땀이 흐릅니다.
아침에 입었던 옷을 벗는 분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늘진 곳을 찾아 걷고, 그늘진 곳을 찾아 쉬게 됩니다.
요즘 준비했던 식수를 거의 그대로 들고 귀가했는데, 오늘은 물이 벌써 바닥이 보이네요.
제방 아랫길을 걷습니다. 억새가 바람결 따라 얌전히 누운 길~
얼마나 바람에 휩쓸렸으면 억새의 이삭 부분은 모두 잘려나가고 줄기만 가지런히 바람 따라 흔들립니다.
드세게 자라던 억센 잡초들도 줄기만 앙상하고 남기고 겨울잠에 들었거나 씨앗들이 바람에 날려 내년 새집을 차릴 곳을 찾아 안착했겠지요....
초가을 지독한 거름 냄새에 묻혀 걸었는데 아직도 곳곳에 새로 거름을 내는 곳이 많아요. 겨울에도 자라는 작물을 식재하나 봅니다.
함께 걷는 길,,,
혼자인 듯 따로 또 같이....
유난히 양배추가 빼곡하면서 속이 찬 모습이 꽃이 핀 듯 이뻐서 담아 봤습니다.
그런데 셔터를 누르면 자꾸 보랏빛이 감도네요~
그래서 다시 한번 요리조리 방향을 바꾸어 가며 담으니 초록색은 비슷한데 모양이 더 안이뻐요~^^;;
아, 다시 플로킹 작업이 시작됩니다.
태도사님이 버스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플로킹 작업을 위해 봉투와 집게를 가지고 역방향으로 걸어 오셨네요.
프로킹 안할 때는 무심히 걸어 몰랐는데, 참 다양한 쓰레기가 버려져 있습니다.
물론 비닐 걷어 놓은 것처럼 큰 것들은 엄두도 못냈지만 음료캔, 페트병이 제일 많았던 같습니다.
열심히 담고 계시네요. 근데 아침에 플로킹 하며 덜찬 봉투 가방에 묶고 가시더니 아직 그대로네요.ㅎㅎ
이 봉투도 다 채웠답니다~~
2인1조 짝을 지어 효율적인 방법으로 작업 중~~ 한 사람은 줍고 한 사람은 봉투 잡고~^^
모아진 쓰레기는 한 곳에 모아 담고, 비닐 봉투는 재활용합니다.
태도사님이 제일 손빠르게 많이 주우신거 같아요. 감사~~^^
이후에도 한동안 쓰레기를 주우며 이동합니다.
송석리 송계어촌마을 소나무해송길을 지납니다.
우리는 걸으며 즐기고~
이 분들은 캠핑하며 즐기고~~
물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노둣길이 금새 물에 잠기네요.
해변의 여인 소향님 ??~~^^
도리포항 도착. 오른쪽 방파제 끝에 있는 흰 조각상이 뭘 의미하는지 궁금했는데....?
도리포는 무안군과 영광군·함평군의 경계를 이루는 해제반도 북서쪽 끝입니다.
모래사장이 길고 송림이 우거진 해변이 넓어 아까 지나오며 본 것처럼 캠핑차량도 많습니다.
이곳 도리포 포구는 바다 쪽으로 길게 나와 있어 일출을 볼 수 있고, 포구 반대편 칠산바다 쪽으로는 일몰이 장관을 이루어 일출과 일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답니다.
또한, 1995년 10월 청자대접 등 유물이 발견된 이후 고려시대 상감청자 639점이 발굴된 곳이기도 합니다.
길은 도리포 포구를 벗어나 임도길로 오릅니다.
바다가 바로 내려다 보이는 낮은 임도입니다.
송계산 자락으로 올라갑니다.
낮은 경사를 조금 오르니 숲 안에 걷기 좋은 좁은 능선길이 한동안 이어집니다.
직선으로 따라오선 길이 신풍마을 쪽으로 방향을 바꿉니다.
해제반도의 최고 끝점까지 와서 망대봉 능선을 따라 내륙쪽으로 돌아갑니다.
길은 여전히 걷기 좋은 오솔길입니다.
날이 흐려져서인지 숲 안이 꽤 어두침침하고 낮은 산 치고는 숲이 빽빽하게 우거져 좀 으스스했습니다.
두어 번 동물 배설물도 보여 뒤쳐져 걷던 저는 살짝 긴장이 되더군요.^^;;
망대봉 능선 중간 즈음 산넘어재를 도로가 관통합니다. 오늘은 이곳에서 걸음을 마추기로 합니다.
저 숲에서 내려왔습니다.
산넘어재에서 기다리는 버스를 타고 숙소로 향합니다.
16:30분, 오늘 숙소는 세번째 방문하는 무안국제호텔입니다.
깨끗하고, 가성비도 높고, 트윈베드룸이 넉넉해서 좋습니다. 저녁시간까지 각자 자유 휴식시간입니다.
오늘은 저녁은 무안 국헌횟집. 이곳도 세번째 방문입니다.
현지인 맛집으로 그날 잡은 활어를 손질해 냅니다. 회도 넉넉하게 두 접시가 나오는 가성비 갑입니다.
기본 상차림.
츠기다시는 회 위주여서 양이 많지는 않지만 그날그날 다릅니다. 오늘은 전복회가 나오네요.
먼저 한 접시가 나왔습니다.
오늘은 가게에 손님이 꽉차 서빙하는 분들이 정신이 없어 보입니다.
방어, 장어라고 한거 같은데....
민어하고 또 하나는 잊었네요.
원래 민어회 상차림은 4만원이 더 비쌉니다. 8월 방문 때는 민어회 제철이라 민어상차림을 선택했고, 오늘은 일반 상차림인데 마침 살은 민어가 들어와 횡재했다고 계산하는데 쥔장이 생색을 내시네요.^^
무슨 생선인지 모르겠는데 비린맛 없이 맛나던데요. 오늘 손님이 많아 상차림 모습이 이전만 못한거 같은 아쉬움이...^^;;
지리매운탕입니다. 국물이 아주 진하면서 시원합니다.
둘째날 아침입니다.
일출을 보면서 능선을 걸을겸 해뜨기 20분 전부터 걷기를 시작했습니다만 오늘은 흐려서 일출이 없네요.
어제 걷기를 마친 능선길을 이어서 걷습니다.
좁은 해제반도를 해발110m 이내의 망대봉-범바위산-삼복산-이성산이 이어져 있습니다.
이런 정도의 오르막이 두세 번? 있습니다.
그리고, 능선에 오르면 간밤에 내린 비에 촉촉히 물을 머금은 걷기 좋은 능선길입니다.
서늘한 아침 능선길 참 좋습니다. 요즘 서해랑길을 숙박으로 걸으며 새벽길 걷기 매력을 알게 되었네요.^^
능선을 이어서 걸어 신만마을로 내려섭니다.
능선을 벗어나는 순간 이런 탁트인 풍광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해무가 끼어 뿌옇기는 하지만 참 멋진 풍광입니다.
돌아보니 우리가 걸어온 능선 자락이 뒤를 감싸고 있습니다.
간밤에 강풍이 불며 비가 내렸습니다. 새벽녁에 비는 그치었지만 바람은 여전히 초속 10m로 강하게 불고 있습니다.
다행히 기온이 낮지 않아 바람이 차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쉴 때마다 비닐하우스 같은 의지처를 찾게 되네요~
어제 보다 리본이 더 정신없이 날립니다.
그래도 촉촉히 습기를 머금은 서늘한 아침길이 걷기에는 그만입니다.
간밤 내린 비로 마늘 모종들도 기가 팍팍 살았습니다. 아무리 스프링쿨러를 돌려도 역시 자연 그대로 비가 최고네요.
부부가 함께 걷는 뒷모습이 아름답습니다.
같은 취미로 가지고 같은 방향을 보며 함께 한다는거 참 부러운 모습입니다.^^
방조제길로 올라섭니다. 32코스에서는 갯벌 보기가 흔치 않네요.
어스름한 방조제 분위기 짱입니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듯 하늘은 무겁지만 비 예보는 없답니다.
아직도 바람은 세게 불고 있습니다만 바람이 차지 않아 오히려 상쾌합니다.
바람부는 방조제길 우수적이였어요.....
갯골 사진도 꽤 오랜만에 찍는거 같습니다. 수평선 가까이 불그레하니 여명이 살짝 어리었네요.
종착점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무안황토갯벌랜드를 향해 용산마을을 통과합니다.
뒤를 돌아보니 오늘 아침 걸어온 능선길, 해안길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용산마을 통과~
시골마을 좁은 골목길을 걷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갯벌랜드를 알리는 아치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저기가 종착점입니다.
이제 목적지가 코앞이니 아직까지도 꽃을 피우는 친구들에게 마음의 여유를 좀 발휘해 볼까요?~^^
나팔꽃. 지천으로 핀 군락을 지나간거 10월달이였나요?~~
까마중꽃 한 송이. 가던 걸음 되돌아와 찍었는데 좀 흔들렸네요. 제 마음처럼~~ㅎ
누가 꽃이라고 인정도 안해 주는 작은 한 송이 잡초꽃을 바라보며 여러 생각이 들더군요.
여름을 지나오며 몇번이고 벌초의 칼날이 지나며 줄기가 꺾였건만 상처 입은 남은 잎사귀가 결국은 꽃을 피워냈습니다. 그 생명의 강인함과 꿋꿋함을 보며 약한 제 자신이 부끄럽기까지 합니다...^^;;
32코스 종착지 무안황토갯벌랜드 아치 앞에서 걷기를 마무리합니다.
촉촉한 습기 머금은 바람부는 새벽길 분위기 즐기며 잘 걸었습니다.^^
32코스에 이어지는 33코스는 지난달 신안 섬티아고 12사도 순례길을 걸으며 미리 걸었기 때문에 34코스 출발점으로 이동합니다.
34코스 출발점으로 이동하는 중간에 있는 현경면 해변기사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갑니다.
무안 구간으로 들어설 때 들렸던 식당입니다.
오늘 아침 밥상도 맛깔스러워 보이네요. 반찬이 맛나서 대부분 더 갖다가 먹었습니다.
든든히 먹었으니 이제 다시 34코스 이어걷기 하러 출발합니다~~~^^
첫댓글 무안이라는 것만 알고
앞 사람 따라 무작정 걸었는데
토로님 올려준 지도를 보니 영광군이 보이네요.
해남부터 걸어서 참 많이 올라왔네요.
한발짝 한발짝의 힘이 엄청나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