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이헌 조미경
공무원으로 재직중인 하이수는, 정년이 10년 정도 남았는데 벌써 부터 퇴직후 제2의 직업을 선택 한다면서
퇴근후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고 어느 정도 커피 내리는 일이 익숙해 지자 이번에는 제빵 학원에 등록을 했다.
그리고 그녀는 카페 사장이 되기 위해 시장 조사를 하면서 커피를 마셨다.
하이수는, 아담한 공간에 자신이 좋아 하는 빵과 커피를 제공 하는 베이커리를 겸한
카페를 창업 하고 싶어 했다. 그녀의 소박한 꿈을 차마 말릴수 없는 나는 이수에게 직장 생활 하는 것이 좋다고
월급생활의 편리함과 스트레스가 적다고 강조 했다.
나의 경험으로 비추어 볼때, 창업은 밖에서 보는 것과는 달리
하루 24시간 신경이 곤두서 있어야 했다.
단 직장인에 비해 자영업을 하는 사람은
출퇴근 시간등 비교적 자신의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지만
반대로,막대한 투자금과 직원 관리등 신경 쓸일이 너무나 많았다.
이수는 투자금은 자신이 오랫동안 공무원 생활 후 퇴직금과
월급을 푼푼이 모은 돈으로 자신만이 가진 노하우를 녹여 내겠다고 했다.
내가 아는 이수는 정말 부지런 하고 성실한 사람이었다.
서울의 소시민인 아버지와 전업 주부인 엄마를 보면서
자신은 큰 꿈을 꿀수도 없었다고 회상 했다.
고교 졸업후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방송통신대를 졸업한 이수는
동생 들은 자신처럼 고생 하기 보다는 조금더 학업에 집중 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동생들의 등록금을 마련 하느라, 자신에게는 아무것도 선물 할수 없었다며 희미하게 웃었다.
그런 이수는 틈만 나면 나를 꼬드겨서 , 운동을 핑계 삼아 주말이면 서울 근교 베이커리 카페를 벤치 마킹 하기 위해
자동차에 필요한 것을 싣고 떠났다.
이수 남편은 수도권 대학에서 재직 하고 있었다.
이수 남편 또한 현실을 똑바로 보는 것 보다는, 화려한 이면만 보는 것 같아 내심
걱정이 되었다. 카페 창업은 텔레비젼에 나오는 향기롭고 우아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휴대폰에 저장된 이수의 이름이 뜨면 나는 반가움에 목소리 톤이 높아졌다..
어느 가을 날이었다. 가로수길에 노란 은행잎이 수북이 쌓여
책갈피에 꽂아 두고 음미 하고 싶은 날 오후였다.
"응 이수야."
"뭐해?"
이수 특유의 코맹맹이 소리에 나는 "나! 일하고 있지."
"얘, 우리 낙엽 밟으로 가자.
"낙엽?"
"갑자기 웬 낙엽?"
"어쩜 너는 그렇게 감성이 죽었니?"
내가 감성이 죽었다고
뭐야
너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니?
얘 소영아?
우리 이번 주말 파주 한바뀌 돌고 오자
별일 없으면
아님
라운딩 끝나고
커피 한잔 하러 베이카에 가자
또 시작이니?
내가 말했다.
그쪽에 맛있는 베이커리가 오픈 했다 잖아
한 번 가서 구경 하고 오자
우리 둘이서만
다른 사람은 안가고
커피는 내가 쏠게.
알았어 으이구
그리고 그 주 주말
집을 나와 자유로를 따라 달렸다.
지난 봄 벗꽃이 향기를 피우던 가로수길에는 나뭇잎들이
오색 옷을 갈아 입고
나그네를 반겨 준다.
하지만 이수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차근차근 어느 곳에 베이커리 카페를
창업할 것인지 염두에 둔 사람처럼
만나면 오로지 사람들이 먹고 마시는
빵과 커피에 관심을 쏟았다.
이수와 나는 같은 여고를 졸업 했다.
이수는 공무원 시험을 치른후
바로 동사무소에서 업무를 시작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