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7000원 찍던 이 기업, 1년 만에 주당 139원에 유상증자... 주주들 분통터지는 사연은
시가총액 625억원을 133억원 가치로 책정한 셈
소액주주 “현 경영진, 경영권 지키려 헐값 매각”
경영진 고소 이어 회생절차 개시 신청
정민하 기자
입력 2024.11.19. 06:00
유압용 관이음쇠 제조기업 테라사이언스(654원 ▼ 280 -29.98%)가 현재 주가의 5분의 1밖에 되지 않는 발행가액으로 유상증자에 나섰다. 소액주주들은 “현 경영진이 회사를 휴지 조각으로 만들어 우호 세력에 넘기려고 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최근 3년 간 테라사이언스 주가 추이. /네이버페이증권 캡처
최근 3년 간 테라사이언스 주가 추이. /네이버페이증권 캡처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테라사이언스는 지난 7일 운영자금 약 30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주당 발행가액은 139원으로, 신주 2158만2733주(보통주)가 발행된다. 납입일은 오는 20일, 신주 상장 예정일은 12월 11일이다. 제3자배정 대상자는 골판지 제조업체 서진판지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테라사이언스의 주당 발행가액이다. 공시에 따르면 테라사이언스는 신주 가격을 거래 정지 전 주가(654원)의 5분의 1 수준인 139원으로 정했다. 이번 유상증자의 납부가 완료되면 테라사이언스의 최대 주주는 기존 권순백(지분율 2.87%→2.35%) 블루밍홀딩스 대표에서 서진판지(18.42%)로 변경된다. 시가총액 625억원의 기업이 133억원 가치로 새로 계산돼 팔렸다고 볼 수 있다.
신주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유상증자는 최근 시세(주가)의 10% 이상을 낮추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발행가액이 시세보다 크게 낮을 경우 기존 주주들에게 피해를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테라사이언스는 지난 3월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주식거래가 정지된 상태라 이런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테라사이언스 측은 같은 업종 유사한 업체의 시가 등을 감안해 신주 발행가액을 산정하기가 어려워 시장 환경을 최대한 고려할 수 있는 방법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삼도회계법인이 수행한 주식가치평가보고서를 근거로 신주발행가액을 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도회계법인은 미래 현금흐름할인법(DCF)을 적용했다.
1993년 삼원금속이란 이름으로 설립된 테라사이언스는 건설중장비·농기계 등에 사용되는 유압용 관이음쇠를 주로 생산한다. 주요 매출처는 볼보그룹코리아, HD현대인프라코어 등 국내외 중장비 제조사다.
일러스트=손민균
일러스트=손민균
소액주주들은 테라사이언스 경영진이 헐값에 회사를 매각하려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현재 테라사이언스 경영진은 최대 주주인 권 대표, 그리고 권 대표를 지지하는 소액주주연대와 갈등을 빚고 있다. 이들은 테라사이언스가 현 경영진의 횡령과 배임 등으로 인해 거래 정지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지난 10월 초 경영진을 고소했고, 지난 1일엔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과거 회사 실소유주였던 권 대표는 씨디에스홀딩스의 반대매매로 회사를 매각하게 된 지 약 1년 6개월 만에 비자발적으로 다시 최대 주주가 됐다.
권 대표는 지난해 1월 씨디에스홀딩스에 회사를 매각했다. 2000원을 넘지 못하고 지지부진했던 테라사이언스 주가는 최대 주주가 씨디에스홀딩스로 변경된 후 지난해 4월쯤 3배 이상 급등했다. 당시 인기 있던 테마인 리튬과 이차전지 사업 진출을 예고하면서다. 하지만 같은 해 7월 KBS 탐사 프로그램 ‘추적 60분’이 테라사이언스의 리튬 사업이 실체가 없다는 의혹을 보도하면서 결국 1000원을 하회하는 동전주가 됐다.
테라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현 경영진이 회사 자산을 횡령하고 사적 유용했으며, 이 사실을 은폐했다“면서 ”회생 신청만이 테라사이언스를 정상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판단한다. 회사의 우발채무를 확인하고 재감 신청을 통해 외부 감사를 받아, 정상적으로 경영 활동이 가능한 건전한 대주주로 변경하고 이사진을 교체해 기업을 정상화시키겠다”고 했다.
현 경영진인 씨디에스홀딩스는 권 대표의 경영 부진으로 테라사이언스를 인수하고 제대로 사업을 해보기도 전에 길이 막혔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회사 경영상 필요한 자금의 신속한 조달을 위해 투자자의 의향과 납입능력 및 시기 등을 고려했고, 서진판지를 선정했다고 반박했다. 서진판지는 2023 회계연도 기준 매출 4억1400만원, 4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자산총계 80억1700만원, 부채총계 3억7200만원, 자본금 5억원이다.
정민하 기자
안녕하세요, 조선비즈 증권부 정민하입니다. [m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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