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 앞이나 광화문 광장에 가면 석상을 하나 볼 수 있습니다.
얼핏 보면 사자처럼 생겼지만, 고대 전설 속에 등장하는 해태(獬豸)라는 돌물 석상입니다.
獬豸해태(=해치)
獬 해태 해
豸 해태 태, 벌레 치
해태는 상상 속 동물로 머리에는 뿔, 목에는 방울, 겨드랑이에는 날개를 닮은 깃털이 있고 몸 전체는 비늘로 덮여 있다고 합니다.
해태는 예로부터 옳고 그름, 선과 악을 판단할 줄 아는 신성한 동물로, 즉 법과 정의의 상징으로 여겨졌습니다. 조선 시대에는 주요 관청이 있던 광화문 앞 육조 거리에 해태상이 있었습니다.
관리들이 정직한 마음으로 바른 정치를 하라는 뜻입니다.
여러 관청 가운데서도 관리들을 감찰하는 업무를 하던 사헌부는 해태를 상징으로 삼았습니다.
수장인 대사헌의 흉배에는 해태를 새겨 넣었고, 사헌부 관리들은 해태를 장식한 관을 머리에 썼습니다. 또한 해태는 여름에는 물이 있는 늪가에 산다고 하여 화재와 재앙을 막는 동물로도 여겨졌습니다.
불을 사용하던 부엌과 같은 곳에는 해태 문양을 장식했으며 조선 후기에 불에 탄 경복궁, 창덕궁 등을 재건할 때는 화재와 재앙을 막는 의미로 궁궐에 해태 상을 장식했습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국회의사당과 대검찰청 앞에서도 해태 석상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