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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 들어가기에 앞서...
본 게시물은 다대한 스포일러를 방출하고 있다는 점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아스가르드는 왜 멸망한 것일까요?
정치적으로 멸망시킨 건 헬라고, 물리적으로 파괴한 건 수르트지만...과연 이들이 원흉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하에서는 등장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보며 망국의 책임자를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토르
본작의 주인공. 오딘의 장남.
양심에 때가 덜 탄 크킹 초보 혹은 정의의 사도 컨셉 잡은 트롤러.
태평성대를 장남에게 물려주기 위해 물밑에서 온갖 더러운 일 다해가며 후계자 세팅 해놓은 아버지의 고생을 아는지 모르는지 상속을 포기하고 어벤져스(기사단?)에 입단해버렸다.
이로 말미암에 상속 꼬인 아스가르드 왕위에 별의 별 놈들이 클레임을 걸어오게 된다.
그의 크킹 실력으로 말할 것 같으면 1편인 <토르: 천둥의 신>에서부터 싹수가 노랗다는 게 드러났는데, 가문을 위해 아무 클레임도 물어올 수 없는 천민 신분(...)의 제인 포스터와 눈이 맞았다는 게 바로 그 증거다.
제인에게 달려있는 fair 트레잇과 genius 트레잇이 탐나서 그랬을 수도 있겠으나 아시다시피 왕 쯤 되면 아내가 물어다주는 처가집 클레임에 비하면 물려받을 확률이 그닥 높지 않은 유전 트레잇의 가치는 하잘 것 없다.
게다가 제인의 교육특성은 개인 능력치 면에서는 훌륭하지만 배우자 보너스 감으로는 탐탁치 않은 mastermind_theologian이다.
여기서 그나마 다행인 점은 어른의 사정으로 제인 역의 나탈리 포트만이 하차했다는 것(개인적으로 필자는 이 배우의 팬이라서 아쉽습니다)과 토르가 기사단에 입단했어도 celibate 트레잇은 안 달고 있어서 여기저기 썸의 기운을 풍기고 있다는 것이다.
여튼 희대의 트롤이긴 하지만 책임감은 있는지 귀하신 옥체 굴리는 거 마다하지 않고 백성을 구해냈다.
국가의 가장 핵심 되는 본질은 주권이나 영토가 아니라 국민이라는, 1945년 이후에나 완성된 사상적 개념을 받들며...2천년 전 사고방식을 여지껏 고수해온 우리의 천둥의 신이 무슨 수로 깨우쳤는지는 모르겠지만...(말 그대로)폭풍간지를 뿜어내는 계몽군주가 되어 돌아왔다.
....이렇게 보면 성군인듯 싶으나 토르의 트롤링으로 결말의 배경만 바뀐 셈이다.
어차피 백성의 사랑을 받는 임금이 될 것이었으므로, 애당초 토르가 영웅병 걸리지 않고 순순히 왕위를 물려받았으면 비좁은 난민 방주의 선장석이 아니라 황금궁전의 옥좌에 앉아서 왕노릇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덧붙여 그랬다면 결과적으로 워리어즈 쓰리를 비롯한 친구들도 안 죽었을테니 공기비중이긴 해도 유능한 가신단도 거느렸을 것이다. 대신 발키리를 얻었다.
2. 로키
본작의 주연급 조연. 오딘의 입양아.
크킹 요령은 있으나 게임 장르를 RPG로 착각한 중수.
크킹의 바닐라 버전에는 입양아 개념이 없기에 말하자면 legit_bastard 비슷한 입장으로 보인다.
자체 세력은 직할령이랄 것도 없는 수준이지만 elusive_shadow를 비롯한 음모력 올려주는 트레잇을 주렁주렁 달고 있다.
높은 음모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음모 디시전을 구사한 끝에 아버지를 유폐하고 사실상 왕위에 올랐다...그것도 2번씩이나...
여기까지만 보면 주군을 상대로 역모를 꾸몄다가 투옥까지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처형당하기는커녕 눈뽑이나 알뽑(...)도 당하지 않고 기사회생한 끝에 소원성취한 감동적인 크킹 연대기인 것처럼 보이지만, 크킹은 캐릭터를 왕 만들면 클리어 되는 게임이 아니다.
그때부터는 타이틀을 방어해야되는 챔피언의 입장에서 영지를 경영하며 세를 굳혀야 한다.
독립군주가 된 이후부터가 비로소 본게임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런데 로키의 통치는 재앙에 가깝다.
정통성이 없으므로 상속 관리와 파벌 관리에 신경 써도 모자랄 판인데, 주제 넘게 승점 쌓으려고 돈으로 위신prestige 사는 일에만 골몰 하고 있다.
개인적인 관계도도 엉망이라서 사방에 원한을 사고 있어서 어려울 때 도와줄 친구도 없다.
그렇다고 능력치가 혼자 힘으로 결자해지 볼 먼치킨인 것도 아니다.
물론 음모력 하나는 끝내주지만, 치타우리 군대를 이끌고 뉴욕을 침공했을 때에 비춰보건데 외교력과 무력은 기대 이하인 것으로 추정되고, 관리력은 처참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전투 중 일기토가 빈번한 마블 모드에서 로키의 개인 전투 기술은 아스가르드인 치고 낮은 편이다. culture는 아스가르드가 분명하지만 콘솔에 charinfo 입력하면 나오는 친아버지가 라우페이라서 그런가보다.
왕위에 오르고 싶기만 할 뿐 그 후의 일에 대해서는 아무 계획이 없는 통에 우주구급 민폐를 수차례 끼쳤다.
<라그나로크>에서도 자기 삽질로 나라가 망할 판인데 호구인 형의 통수 칠 생각이나 하는 밉살스런 캐릭터였고, 형에게 역관광 당한 마지막에 가서도 지도자가 필요하지 않느냐면서 선량한 혁명군을 꼬득여서 또 다시 음모를 획책하는 진상......으로 보였지만 최후의 통수를 맞은 건 다름 아닌 관객이었다.
이번에야말로 진심으로 회개한 돌아온 탕자가 된 것 같다.
3. 헬라
본작의 메인 빌런. 오딘의 첫째 자녀이자 장녀.
크베러들은 마음에 손을 얹고 반성의 시간을 갖도록 하자.
빌런이라고는 하지만 본작 최대의 피해자가 아닐까 싶다.
우선 게임 스펙부터 살펴보면 사탄의 아이라고 할만하다.
무지막지한 능력치는 물론이거니와 신체 훼손이 순식간에 수복되는 것을 보아하니 반박불가다.
이름창에 별명으로 '죽음의 여신'을 쓰고 있는데, 막상 싸우는 모습은 유통기한이 지난 성배를 놓고 싸우는 일본의 모 유명 만화의 방심왕이다. 아니, 보구의 비(?)와 게이트 오브 바빌론(?)을 원조(?)보다 잘 쓴다.
헬라는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여 오딘의 자문회에서 대장군으로 봉사하였다.
<라그나로크>에서 언급된 바에 따르면 아홉 세계에서의 아스가르드 패권은 그녀의 공적이라 하여도 무리가 아니다.
그런데 그녀는 기록말살형에 처해져서 언급조차 되지 않았고 기억하는 이도 거의 없다.
2천년 전 로마 제국에서 기록말살형을 당하여 잊혀졌던 사람들도 오늘날에는 거의 밝혀지고 재평가 되고 있는데, 아무리 수만년에서 수십만년 전 일이라지만 인간 기준으로 영생불멸이나 다를 바 없는 아스가르드인들이 헬라의 공로와 그녀의 존재 자체를 망각했다는 게 이상하다.
게다가 오딘이 그녀의 존재를 지운다고 한 게 고작 벽화에 덧칠하고 수도 한복판에 그녀의 추종자들을 생매장 한 건데, 이렇게 허술하게 처리해놓고 들키지 않은 게 기적이다. (아니면 아스가르드 백성들의 인성이 졸렬잎 마을급이든가...)
오딘이 밝힌 그녀를 숙청한 핑계는 ambitious와 cruel 트레잇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게 어불성설인 궤변인 것이...급격한 정복전쟁으로 누적된 코올 관리 때문에 ambitious 붙은 후계자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해도 헬라 같은 먼치킨이면 방어동맹 갈아버리는 건 문제가 아니다.
하물며 cruel 따위가 신경 쓰인다고 먼치킨 후계자를 갈아치우는 크킹 유저는 세상 천지에 없다.
헬라 정도 스펙이면 cruel이 아니라 lunatic이나 possessed가 붙어있어도 쓸 사람은 쓴다.
토르가 태어난 직후 오딘이 태세전환 했다는 헬라의 발언에서 비춰보건데, 진짜 문제는 상속법이었던 거 같다.
아스가르드의 상속법이 무엇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남녀평등 장자상속제 쯤 되는 거 같다.
그렇지 않고서는 아홉 왕국이 자동으로 분할 상속되어서 안 그래도 막장인 오딘의 후계자 문제는 더욱 개막장이 되버렸을 것이다.
문제는 역시 상속법이 남녀평등이라는 거다. 물론 현실에서 남녀평등 상속은 지당한 것이지만, 크킹에서는 그렇지 않다.
여성후계자가 모계혼에 실패하거나 자기 멋대로 애인과 결혼해버리는 경우 눈 뜨고 가문이 망하는 꼴을 봐야한다.
또한 태고의 신 DLC로 북구신화 바이킹 플레이를 해보면 알겠지만, 여성 바이킹 군주는 남성 바이킹 군주에 비해 즐길 콘텐츠가 적다. 다른 토속신앙 부족정 여족장과 별반 차이도 없다.
여자라서 당했다.
아스가르드에 귀환한 이후 그녀가 보여준 백성을 대하는 태도 때문에 오딘의 자기변론이 그럴싸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도 크킹을 하다보면 영지발전을 위해 민심 깎아먹고 지역반란도 쌓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오히려 따지고 보면 일단 무릎을 꿇기만 하면 과거나 본심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중용하였고, 반동분자들을 처리함에 있어서도 여러 차례 전향의 기회를 주었다. 이쯤 되면 어지간한 유저보다도 관대하다.
무엇보다도 영웅병 걸려서 트롤링한 큰동생, 사사로운 욕망을 위해 나라를 기울게 한 작은동생과는 달리 최후의 순간까지 군왕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여 국토를 침공한 외적과 싸우다가 산화하였다.
4. 오딘
이 모든 사건의 단초를 제공한 원흉인 동시에 불쌍한 피해자.
신기묘산한 고수라 할지라도 크킹은 혼자 어찌 할 수 있는 게임이 아니다.
왕년에는 아주 잘 나갔다.
스펙은 인게임 최고봉이고, 인벤토리의 아티팩트도 너무 많아서 뭘 고를지 고민될 지경이다.
그 존재감 자체가 전쟁 억제력이 되는, 그야말로 살아움직이는 핵무기 되시겠다.
그런데 말년에 게임이 꼬였다.
아즈텍(라그나로크?)과 몽골(인피니티 워?)을 비롯한 재앙이 조만간 벌어질 거라는 비보가 날아드는 가운데...
아마도 이크타 체제 마냥 고정된 상속법 때문에 무리해서 간신히 후계자로 앉힌 장남은 지멋대로 기사단으로 튀었고,
차남이라는 놈은 음모 포커스 켜놓고 툭하면 자길 유폐시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신나간 스펙의 장녀가 모험가 도전을 선포해놓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 노환으로 infirm, incapable, stressed, depressed 트레잇을 매달고 있으니 게임이 터지기 전에 유저 멘탈이 먼저 터질 것이다.
이하에서는 책임 소재를 찾는 것이 아니라 그냥 짧막한 인물평
5. 헐크
형이 거기서 왜 나와?
소코비아에서 탈주한 브루스 배너가 어쩌다 우주까지 갔는지는 해명이 없다.
그나저나 거기까지 간 퀸젯도 대단하다. 쉴드의 기술력은 세계 제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일!
6. 발키리
알코올중독에다가 흑진주.
서브컬쳐 사상 전대미문의 발키리가 등장했다.
7. 헤임달
유로파로 치면 3성 장군. 아주 든든하다.
8. 스커지
난세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회주의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소시민.
9. 수르트
그야말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판 사우론.
영원의 불꽃을 잃은 상태에서는 레어몬스터A 비슷한 난이도로 토르에게 해골 헌납했다.
그러나 본연의 힘을 되찾고 나서는 놀도르 중 최강이라고 해봐야 마이아 상대로는 턱도 없다는 걸 실감나게 보여줬다.
10. 그랜드마스터
병맛 돋는 내부반 왕고.
친하면 군생활 꿀빨 수도 있지만, 언제 병신력이 이리로 튈지 모른다.
11. 아스가르드
국토의 면적은 서울특별시보다도 좁은 듯하고, 주민은 배 한 척이면 다 태울 수 있다.
정예병이라고 해봐야 미군이 60년대에 쓰던 M16에 갈려나간다.
도대체 로키는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 쥐똥만한 왕국을 탐했는지 모를 노릇이고,
헬라는 무슨 배짱으로 우주를 정복하겠다고 큰소리 쳤는지 어이가 없어서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12. 샘 닐, 맷 데이먼, 존 시나
월리를 찾아라
첫댓글 서울특별시보다 좁은 아스가르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계몽군주 ㅋㅋㅋㅋㅋㅋㅋㅋ최대빌런 토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