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정 KOTRA 마이애미 무역관
‘미국’이라고 하면 흔히들 떠올리는 곳은 LA, 뉴욕 정도이다. 마이애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푸른 바다와 화창한 햇살 탓 때문인지 미국의 동남쪽에 위치한 플로리다, 마이애미를 비즈니스를 위한 지역으로 떠올리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실제로 미국 거주자들에게도 마이애미는 관광지, 휴양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도시이다 보니 머나먼 한국 땅에서 마이애미에서의 비즈니스를 꿈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 전해지지 않은 이야기가 하나 있다. 관광지로서의 마이애미가 아닌 중남미 교두보로서의 마이애미의 이야기이다.
마이애미는 플로리다에서도 남쪽에 위치해 있는 도시이다. 마이애미를 방문하게 되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차이는 히스패닉 인구의 비율일 것이다. 마이애미 인구의 70%가 히스패닉이기 때문에 마주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페인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조금은 미국 같지 않은 도시이다.
마이애미가 이런 특징을 보이는 것은 지리적인 이유가 가장 크다. 중남미와의 가까운 지리적 특징과 중남미 국가들에 비해 정치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살기 좋은 날씨 등의 요소가 합쳐지면서 중남미 거주자들에게 마이애미는 매력적인 도시가 되었다.
지리적 이점을 기반으로 많은 중남미 인구가 마이애미에 거주하게 되었고, 비즈니스 환경 또한 그에 맞춰 진화해온 탓에 마이애미는 중남미로의 교두보(Gateway) 역할을 하게 되었다.
중남미 교두보 역할을 하는 마이애미의 큰 특징은 차별화된 물류시스템이다. 중남미로 가는 미국 화물의 80% 이상이 마이애미를 통과하여 갈 정도로 마이애미 지역은 특히 중남미로의 re-forwarding 물류에 특화되어 있다. 애틀랜타의 사바나항, LA의 롱비치항처럼 미국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항구는 아니지만 중남미로 가는 길목에서 운송 시간을 줄여주고 통관/세관 절차에 있어 문제가 되지 않게 한번 스크린을 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 특화된 항구이다. 중남미 바이어의 소량오더와 A/S 요청 등에 있어 적기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과 여객선을 포함하며 중남미 69개의 도시로 직항이 연결되어 있는 것도 큰 장점이자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마이애미의 특징은 바이어의 성격이다. 지역적 특성으로 마이애미는 중남미로 물건을 수출하는 중개인 역할의 바이어들(Distributor)이 밀집해 있다. 미팅을 위해 바이어 사무실에 방문하게 되면 수입을 하기에는 작은 규모의 사무실과 직원 수에 놀랄 수 있지만 바이어들의 특성상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구조가 아니어서 가능한 마이애미만의 상황이다.
물류시스템과 바이어의 성격을 아우르는 중남미로의 교두보 역할을 하는 마이애미의 가장 큰 특징은 인구비율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마이애미는 인구의 70%가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히스패닉이다. 조금 더 쉽게 말하자면 마이애미 지역내 스페인어로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지역이 거의 없으며 마이애미 전체가 중남미타운의 느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문화, 생활 모든 측면에서 중남미를 물씬 느낄 수 있는 도시이다. 이러한 특징으로 중남미로 수출을 이미 하고 있는 기업뿐 아니라 중남미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들에 아주 매력적인 시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시차, 언어문제 및 시장에 대한 지식 부족으로 느껴왔던 진입장벽을 마이애미지역 바이어를 통해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장점과 특징 덕에 중남미사람들은 ‘미국’이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올리는 도시는 마이애미이다. 진출해 있는 대부분의 한국기업도 미국시장 진출이 아닌 중남미시장 진출을 위한 본부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중남미 시장 진출을 고려 중에 있다면 미국과 중남미의 이점을 함께 가지고 있는 기회의 땅인 마이애미에서 출발해 보는 것은 어떨까. 특히 마이애미 시장의 주력품목인 의료기기(영상진단기기, 각종 의료소모품, 치과용 기기), LED 전구, 건축자재와 관련된 품목을 다루고 있다면 더욱더 눈여겨볼 만한 시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