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년말이 가까워지니 한 해동안 미루어져 왔던 일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내리는듯 하루하루가 바쁘게 지나간다.
어제도 그런 하루였다.
그저께 다른 모임이 있어 저 멀리 구룡포 호미곶까지
어둠속을 뚫고 차를 타고 올라갔다.
바람이 엄청 세게 불어 차가 날아갈 것 같았다.
호텔에서 자고 난 다음 해돋이 보려고 바닷가로 나갔더니
매섭게 몰아치는 삭풍에 뼈마디까지 시려 오는 것 같았다.
"처얼썩 처알썩" 바위를 쓸어버릴듯 성난 파도가 하얗게 부서져 공중으로 높이 치솟았다가 바람에 흩날렸다.
수평선 위의 운해를 뚫고 바알갛게 솟아 오르는 태양의 모습은
그 어떤 형용사로도 장엄한 자태를 제대로 그려낼 수 없을 정도였다.
10시경 해맞이 공원을 떠나 구룡포, 포항, 경주를 거쳐 부산으로 내려와
오후1시에 열리는 테니스 월례대회에 참석했다.
시합채비를 하고 나갔지만 마산에서 열리는 합동송년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시합을 할 수가 없었다. 더구나 저녁에 있을 테니스클럽 송년의 밤 행사도 빠지게 되어 미안했지만
그래도 마산에 가면 오랜 친구들 모습을 보게될 것이라는 기대가 위안이 되었다.
3시반경 약속장소인 교대앞으로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대절버스는 출발지인 해운대에서 4시, 2차승차지점인 교대앞에서 4시반으로 돼 있었다.
지하철을 타고 교대앞에 내려 지하도를 건너 한양아파트쪽으로 갔더니 친구들은 보이지 않았다.
추위에 벌벌 떨고 있으니 홍민희 부부가 그리고 최현 부부가 나왔다.
4시반이 되어도 다른 친구들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아마 날이 추워 따뜻한 방안에 있는 쪽을 선택했거나
아니면 다른 약속과 중복되어 빠지는 친구들이 많은 것 같았다.
4시반에 "마고26회 송년회"라고 안내장을 붙인 관광버스가 정류장으로 들어섰다.
창문을 통해 버스 안쪽을 훑어보니 승객수는 별로 많아 보이지 않았다. 혹시 늦게라도 도착할 친구가 있을지 몰라
약속시간보다 3분정도 더 기다렸으나 더 이상 참가할 친구는 없다고 판단되어 버스는 출발키로 하였다.
버스 트랩을 올라서니 40인승 관광버스에 손님들은 고작 몇명밖에 되지 않았다.
해운대 친구자녀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바로 출발한 8명과 교대앞에서 승차한 5명이 전부였다.
(해운대출발:오찬세회장부부,강재주총무,전유식부부,장동천부부,서상도 교대앞승차:남청도,홍민희부부,최현부부)
어떤 행사를 진행함에 있어 제일 큰 애로 점은 친구들의 호응이 없을 때이다.
회장단에서 친구들을 위해서 이렇게 큰 관광버스까지 대절했음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하찮은 핑게거리로
불참한다면 주최측의 송년회 행사 취지는 무색해 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버스는 만덕 고개를 넘어 구포다리를 지나고 있었다. 강물 위로 늬엿뉘엿 서산으로 기울고 있는 붉은 태양이 반사되고 있었다.
옆좌석에 앉아있던 강총장이 몇몇 친구들에게 마산 사보이호텔 행사장으로 바로 참석해달라고 애타게 호소를 하고 있었다.
부산으로 들어오는 차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서 있었지만 마산으로 행하는 도로는 별로 막힘이 없이 술술 잘 빠졌다.
행사장인 사보이호텔에 도착하니 5시40분경, 행사가 6시부터 시작하기로 되어 있어 마산친구들도 몇명 보이지 않았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으로 올라가니 접수대 앞에는 손태윤회장과 정규암 총무가 친구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접수대에는 참석자 명패가 열지어 놓여져 있어 각자 자신의 명패를 찾아 목에 걸었다. 우리가 학교 다닐땐 "개폐"라고 했던
기억이 났다. 이제 우리도 나이가 들어 기억력도 조금 떨어진데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은 이름도 어렴풋해
이름표를 달지 않으면 서로가 어색해 질 수 있기에 큼지막하게 쓴 명패를 목에 걸고 있도록 한 것은 잘한 처사라고 생각되었다.
개패를 목에 걸고 행사장 안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아 있으니 차츰 친구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6시가 되니 좌석이 거의 찼다.
마산본부총무인 정규암친구의 사회로 [2009년 마부산 합동 송년의 밤]행사가 시작되었다.
먼저 국민의례로 국기에 대한 경례, 이어 먼저 간 동기생들에 대한 묵념이 있었다.(사회자가 '경례!~'구령만 해 놓고 깜박 잊고 '바로!'
하는 구령이 없어 계속 손을 들고 있는 친구도 있었다)
손태윤본부회장 인사, 부산 오찬세회장 인사,이종성 창원회장 인사,
멀리 카나다에서 참석한 이동춘동기생 인사, 의령촌넘 김채용인사, 이학우인삿말이 이어졌다.
1부 행사가 끝나고 2부 행사는 뷔폐식 식사와 여흥 순서 였다.
식사중에 금일의 행사를 위해 스폰사 소개가 있었다.
김정수사장님(이하 존칭생략):목욕물품,지갑,인삼엑기스 등 150만원 상당 경품
장시수: 보약 수첩
임흥섭:여성용 화장품 70만원 상당
홍광식:문화상품권
김채용:상품권
손태윤:50만원
김승렬:30만원
김지언:30만원
이종성:30만원
노창환:30만원
이학수:20만원
오찬세:20만원
설동근:양주 한병
부산동기회:100만원
창원동기회:100만원
마산총동참회 정구일 사무총장:양주
식사가 거의 끝날 무렵 7시19분부터 조형규친구가 여흥 사회를 맡아진행하였다.
반주는 작곡가겸 작사자인 김진태씨가 맡았다.
첫 순서로 나형준친구의 하모니카 연주가 있었다.
이어 경남가수협회장 김상겸씨의 "My Way" 열창과 자신이 취입한 노래가 좌중의 분위기를 휘어 잡았다.(임흥섭사장의 친구)
또한 잎사귀 하나로 새소리 연주도 보여 주었다.
다음 순서로 부산 음치크리닉 최현 원장의 노래,
장시수 원장의 아코디온 연주
박진아 (부츠를 신고 나온 아름다운 여성)초청가수의 열창
부산 장동천부인의 노래
임흥섭부인, 오찬세부인,김지언부인,김정수,김효수부인,김채용부인,전유식부인,홍민희부인,이종성부인,최현부인,조형주의 섹스폰연주,
안병기,손태윤부인,김이곤부인,정규암부인,박현득부인,이호재부인,백승대부인,손곤부인,김복동부인,이동재시인의 자신의 대표작 시낭송으로 이어졌다.
부인들이 노래를 부르는 동안 남편들은 옆에서 박수를 치거나 춤을 추기도 하고
다른 친구들이 함께 나가 춤을 추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노래가 한곡 한곡 끝나면 도중에 행운권 추첨이 있었다. 금일의 특별상에는 홍민희 부부가 당첨되었다.
오늘 노래공연에는 함께 참가한 부인들 위주로 진행되었다.
오래간만에 만난 친구들이라 즐거움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있다보니 10시가 넘었다.
부산에서 참가한 친구들의 귀가시간도 있고해서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면서 행사를 마무리하였다.
마지막으로 40주년 행사를 치르면서 수고한 김지언전회장의 건배,부산강재주총무의 인사말,손태윤본부회장의 인사로
모든 행사는 막을 내렸다.
부산팀들은 10시20분에 버스에 올랐는데 박현득 친구가 버스까지 올라와서 장시간 작별인사를 하는바람에 시간이 지연되어
10시28분에야 출발을 하게 되었다.
이번행사를 위해 협조해 주신 동기생 여러분 그리고 행사준비에 수고하신 마산본부회장 손태윤회장,정규암총무
그리고 부산 오찬세 회장, 강재주 총무, 창원의 이종성회장 , 악극단 사회를 맡아 수고를 해주신 함안 조형규 친구에게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행사 참석자: (마산,창원,함안)
이병목,안병기,김철수,한석우,조갑수,이동재,백승대,조명제,이동춘(캐나다),박한억,김연대,이호재,변상수,이광호,이광용,박현득,나형준
조무제,조형규,김승렬,김효수,정규암,임흥섭,김지언,김이곤,김채용,이학우,손태윤,이종성,장이수,김정수,한상준,정창갑,최재순,손곤
(부산)오찬세,강재주,남청도,전유식,홍성재,김영주,노창환,장동천,서상도,홍민희,최배신,김복동
상기 명단은 본인이 식사중 메모한 것으므로 혹시 누락될 수도 있으므로 양해바라며, 누락된 분이 있으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흥행사스냅은 앨범에 올려 놓았습니다.(플래시 없이 찍은 사진이라 손떨림이 있더라도 양해바랍니다)














첫댓글 오래만에 친구들 얼굴 보니 반갑다. 그래도 우리 마고26이 살아있다는 표징이다. 마산 부산 친구들 단단히 해서 어디서나 주춧돌이 되어 주게나. 각 지역 회장님과 역대 회장님 그리고 의령군수 김채용 군수님의 얼굴도 미덥습니다. 서울이 멀어서 그냥 생각만 띄운다. 마고 학도 사명은 거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