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의 나라도, 물의 나라도 아닌 나라가 뜨고 있다. 이름하여 장나라. <뉴 논스톱> <명랑소녀 성공기> 등의 드라마와 쇼 프로그램, CF 등을 숨가쁘게 오가는 장나라와 함께 한 6박 7일을 공개하고 장나라를 둘러싼 신드롬의 정체를 밝힌다.
명랑소녀 장나라 인터뷰
장나라가 5월 2일 데뷔 1년을 맞았다. 올해는 아버지인 주호성씨가 '나라가 꼭 넘어가야 할 산'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던 영화배우에도 도전할 예정이다. 팀 버튼 감독을 좋아한다는, 듣고보니 (가위손)의 위노나 라이더 역에 딱 어울릴 것 같은 미래의 영화배우 장나라를 미리 만났다.
오늘 <뉴 논스톱> 마지막 촬영을 했는데 기분이 어떤가?
지금은 뭐라고 말로 설명할수 없을 정도로 착잡하다. 가수 활동하다가 <뉴 논스톱>에 출연하면서 이름을 알렸고 <뉴 논스톱>이 아니었으면 신인으로서 이렇게까지 성공하기는 힘들었을거라고 생각한다. 또 연예계에 친구가 거의 없는 편인데 <뉴 논스톱>덕분에 다른 출연자들과도 많이 친해져서 의미가 더 각별하다.
극중에서 부르는 축가인데도 굉장히 열심히 부르더라.
노래할때가 가장 신나고 편하다. 앞으로 연습을 열심히 해서 노래를 제일 잘하는 가수로 인정받고 싶다. 솔직히 지금은 잔재주다. 천부적으로 굉장한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고, 활동을 이것저것 하지만 뚜렷하게 잘하는 게 없다는 게 제일 큰 불만이다. 한 가지만 확실히 잘한다고 하면 노래를 잘하고 싶다.
두달 동안 병원 신세를 네번이나 질 만큼 강행군이라던데 요즘활동에 만족하나?
드라마 연기도 무척 재미있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게 제일 큰 문제다. 1집은 오랫동안 준비했는데 2집은 연기를 병행하면서 준비하다 보니 아무래도 시간이 빠듯하다. <명랑소녀 성공기>는 대본 한 번 제대로 읽어보지 못하고 촬영할 때도 있었다. 아무리 대본이 늦게 나온다지만 솔직히 창피 한 일이다. 요즘에는 무대에서 노래 부르기도 겁난다. 신인이기 때문에 더 준비해야 하는데 체력 관리, 시간 관리를 못하는 탓이 크다.
활동을 너무 많이 한다는 생각은 안 하나? 드라마나 CF, MC뿐 아니라 공명선거 홍보대사, 국제 기아대책기구 명예홍보대사, 북한어린이 분유보내기 운동 등 사회봉사 활동까지 하던데 욕심이 많은 편인가?
내 나이에 돈 많이 모아서 뭐하겠나? 떼돈을 벌고 싶었던 것도 아니고 단지 어렸을 때부터 연예인이 되고 싶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면에서 인정받으려다 보니 활동이 늘어났다. 사실 봉사활동은 아빠 생각이 크다. 관심은 있지만 아빠가 이런 활동도 하자, 유명할 때 좋은 일도 하자. 그런 제안을 먼저 안 했더라면 아마 나서서 하지는 않았을것이다. 아빠는 내가 생각하지 못하는 것까지 폭넓게 고려하시니까 너무 고맙고 좋다.
그래서 별명이 '파파 걸'인가보다. 간섭이 심하다는 생각은 안 하나?
처음에는 못 견뎠는데 지금은 내가 아빠를 인정한다. 이제는 내 마음을 나보다 더 잘 아시고, 이게 아니다 싶을 때는 손해를 보고 욕을 먹더라도 안 한다. 내가 '파파 걸'이 아니라 아빠가 '도터 파더'다.(웃음)
처음에는 <명랑소녀 성공기>에 출연하지 않으려고 했다던데 왜 마음을 바꿨나?
아빠와 한 달 동안 실랑이를 벌였다. 그때는 노래가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2집 앨범 작업을 충실히 하고 나서 드라마를 하고 싶었다. 그런데 시놉시스를 받아보니 이야기도 재미있고 충청도에서 상경한 소녀라는 캐릭터가 특이해서 마음이 바뀌었다. 결과적으로 참 잘된 일이다.
시청자 입장에선 <뉴 논스톱>과 <명랑소녀 성공기>중 어떤 것이 더 재미있나?
<뉴 논스톱>. 아무래도 시트콤이다 보니 편안하게 웃을 수 있다. 또 <뉴 논스톱>은 연기한 지도 오래됐으니까 보는 입장도 편하다. <명랑소녀 성공기>는 일단 보는 것 자체가 부담이다. 극이 코믹한 분위기라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정통 드라마고 <뉴 논스톱>과는 달리 내가 주연이니까 연기애 대한 부담이 크다. 물론 <명랑소녀 성공기>도 재미있다. 다른 사람과 <명랑소녀 성공기>를 같이 보면 내가 제일 먼저 웃고 제일 먼저 울어서, 누군가 TV보는 내 모습을 본다면 '재, 참 웃긴다.'고 생각할 거다.(웃음)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어떤가?
<뉴 논스톱>은 여러 사람이 연기하는 거라 호흡을 척척맞추면서도 내 캐릭터가 톡톡 튀어야 하니까 좀 부담이 되고, <명랑소녀 성공기>는 양순이 대사만 (대본)한 바닥, 많으면 세 바닥까지 나오니까 초인적인 암기력이 필요하다. 내가 원래 암기력이 꽝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순간 순간 나도 모르게 외웠다. 일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명랑소녀 성공기>를 찍느라 머리를 혹사시키고 나면 녹화 끝나고 머리가 멍해질 정도다.
머리뿐 아니라 체력적으로도 감당하기 힘들 텐데 지칠 때 자신에게 어떤 암시를 주나? <명랑소녀 성공기>도 이제 막바지 촬영인데 드라마가 끝나기 전에 뭔가 시청자들에게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고 싶다거나 하는 욕심도 있을 것 같다.
나는 정말 철이 없나보다. 뭐 이를 악물고, 기운을 내고 그런 것은 없다. 힘들면 금방 지치고, 너무 힘들면 '이 시간이 흘러가면 어떻게든 되겠지' 그렇게 생각한다. 성격이 낙천적이다. 나는 뭔가를 잘해보려고 오버를 하면 꼭 실수를 한다. 어제도 마지막이니까 평소보다 더 열심히 해보려고 하다 삑사리를 냈다. 그래서 마지막회라고 오버하지 말고 마무리를 잘하자. 그렇게 마음을 고쳐먹었다. (웃음)
데뷔 1년인데 지난 1년을 돌아본다면?
운이 좋았다. 처음 4~5개월은 힘들었는데 그 기간이 다른 사람에 비해 무척 짧았다. 가진 재능이나 노력에 비해서 운이 줄줄이 따랐다.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됐고 후회할 일도 없어서 만족한다. 난 하고 싶은 일이 아니면 절대 못하는 성격이다. '인생 한 번 사는 건데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자'며 데뷔 준비를 하면서 난생 처음으로 열심히 했다. 그렇게 한 가지를 열심히 했던 적은 없을 것이다. 이 일이 잘 맞는것 같다. 녹화 전에는 기운이 하나도 없다가도 녹화가 시작되면 갑자기 힘이 솟고 기운이 펄펄 난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잘 몰랐는데 내 자신의 그런 모습에 나도 깜짝 놀란다.
이제까지는 운이 좋았다고 했는데, 앞으로 더 재능을 키우고 노력해도 운이 안 따르면 '반짝 스타'에 그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없나?
두렵지 않다. 지금보다 덜 사랑을 받는다고 해도 괜찮다. 내 운명으로 받아들일 자신이 있다. 단 계속 노력은 하는거다. 노력을 했는데도 운이 다 했다면 직업인으로서 당당할 수 있겠지만 만약 운만 믿고 노력을 게을리 하다 인기가 떨어지면 그땐 얼굴 못 들고 다닐 것 같다.
혹시 세계적인 스타고 되고 싶다. 그런 생각은 없나? 요즘 신세대 스타들은 데뷔 대부터 해외 진출에 큰 비중을 두던데..
전혀. 한국에서도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이렇게 말하는 게 '우물 안 개구리'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난 해외 진출에 별 관심 없다. 영어도 잘 못하고 집 떠나 있는 것도 싫어한다. 솔직히 남들이 한류 열풍이다, 뭐다 해도 관심없다. 기회가 돼서 한두 번 쯤 해볼 수는 있지만 해외로 진출하기 위해 뭘 하겠다는 계획은 없다. 우리나라 국민에게 가장 인정받고 사랑받는 스타가 되고 싶다. 연예인으로서 활동이 끝나는 날까지.
이제 1년째인데 벌써 끝나는 날을 생각하나?
난 항상 끝부터 생각한다. 그게 참 안 좋은 습관인데 자꾸 그런 생각이 든다. 그 허전한 마음을 채우기 위해서라도 그때까지는 머리털 빠지게 열심히, 정말 열심히 할 거다. 최고가 될때까지 최고가 돼서는 끝나는 순간까지, 물론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 매번 바뀌니까. 가끔은 결혼과 함께 끝이 되지 않을까 생각도 하고 가끔은 평생 하겠다는 생각도 한다.
왜 이렇게 인기가 많다고 생각하나?
친구 같고, 동생 같고, 누나 같고 편하니까. 완벽한 미인형이 아니라 편하고 친근한 이미지라 두루두루 많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
요즘 '안티 팬'도 생겼던데.
예전보다 '안티 팬'이 많아졌다. "장나라는 '척'한다."는 말에 심하게 가슴 아파한 적도 있었다. "장나라는 일부러 어리광부리는 말투를 쓴다" "키도 작고 무다리인데 굉장히 예쁜 척 한다." 이런 말을 들으면 너무 기분 나쁘다. 다리가 굵다고 대사를 못 하는 것도 아니고 팔이 굵다고 노래를 못하는 것도 아닌데 단지 연예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이렇게 뜯겨야 하나 싶어 속상하다.
데뷔할 때와 이미지가 많이 바뀌어서가 아닐까?
처음에 노래만 할 때는 내가 생각해도 자연스런 모습은 아니었다. 나를 많이 감추고 어른스럽게 보이려고 했다. 요즘에 예쁜 척, 착한 척한다는 말을 듣지만 가식적이었다면 그때가 가식적이었지 지금은 아니다. 인기가 많아졌다고 팬들을 의식한다. 그런 것은 없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같다. 다르게 보인다면 보는 사람의 시각 차이다. 나는 보통 인간의 마음으로 살고, 이 모습이 솔직한 내 모습이라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다. 보통 사람들도 가족이나 절친한 친구에게도 말 못하거나, 말 안하고 사는 비밀이 2~3개쯤은 있는 것처럼, 나도 그 정도의 비밀은 있다. 그뿐이다. 하지만 그건 최소한의 프라이버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 때문에 내가 꾸민다거나 감추고 있다는 생각은 안 한다.
일부러 요정 같은 이미지에서 소탈한 이미지로 바꿨나?
아니다. 흘러 흘러 오다보니 그렇게 됐다. 의도적으로 계획한 것이 아니라 점점 자연스럽게 내 모습을 보여주는 데 자신이 생긴 거다.
지금 이미지로는 작은 스캔들에도 큰 영향을 받을 것 같다.
내가 어려 보이지만 순백의 이미지는 아닌 것 같다. 굳이 말하자면 깨끗하다기보다는 밝고 건강한 쪽이다. 나도 나이가 있는데 교제를 할 수도 있고, 신나게 놀 수도 있다. 그걸 스캔들로 비약시킨다면 화가 날 것이다.
팬들이란 열광적이면서도 냉정하다.
노래를 못하고 무대에서 내려온 날 홈페이지에 가보면 너무 부끄럽다. 이성적으로 확실하게 꼬집는다. "장나라를 좋아하지만 오늘은 빵점이었다." 이렇게 글을 올리는 팬이 있는데 굉장히 무섭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고맙고 좋다.
라이벌은 있나?
노래는 모든 가수가 라이벌이다. 남자 가수라 해도 노래를 잘 하는 것을 보면 기분이 정말 팍 상한다. 연기는 아빠가 가장 큰 라이벌이다.
동반 출연 제의를 받은 적은 없었나?
몇번 제의를 받긴 했는데 그럴 생각은 없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오빠도 연기를 하니까 연극이나 뮤지컬 무대에 가족인 함께 섰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2집은 어떤 음악, 어떤 모습인가?
2집은 '발라드의 집중탐구'다. 노래는 느린 템포나 미디엄 템포의 발라드가 될 것이다. 지금보다 더 자연스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음악적으로도 더 성숙하고 외형적인 변신은 크게 없을것이다. 머리 모양이나 바꾸면서 변신을 운운하기보다는 신인인 만큼 노래를 충실하게 하고 싶다.
좋아하는영화나 감독이 있나?
팀 버튼 감독의 열혈팬이다. <가위손><화성침공><슬리피 할로우>등 팀 버튼의 거의 모든 영화를 재미있게 봤다. 끔찍하지만 끔찍하지 않고, 기괴하지만 한편으로는 굉장히 동화 같은 점이 마음에 든다.
FILM2.0 온라인 폴에서 '장나라가 영화에 데뷔한다면 가장 어울릴 것 같은 상대 배우는?"이라는 설문 조사를 했는데 류승범, 양동근, 장혁씨가 5표 차이로 접전을 벌였다.
모두 매력적인 배우다. 류승범씨는 참 멋진 것 같다. 실제로 CF찍으면서는 딱 네 마디밖에 못해서 잘 안다고는 할 수 없지만 TV에 나오는 것을 보니까 배우로서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동근씨는 정말 카리스마가 있는 연기자다. 장혁씨는, 어휴 정말 '열정맨'이다. 나중에라도 영화를 같이 하게 된다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시나리오도 많이 받은 걸로 아는데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었나?
지금까지 읽은 것 중엔 없었다.
어떤 영화에 출연하고 싶은가?
영화를 너무 좋아한다. 그래서 정말 다 해보고 싶다. 이렇게 바빠서 가장 나쁜 점 중 하나가 마음껏 영화를 못 보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멀티플렉스에 가서 보고 싶은 영화 마음껏 보는 게 소망이다.
한승희 기자 | 사진 이준구 기자
FILM2.0 73회 SPECIAL 3 | 장나라 신드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