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새로운 요금제에서 시작된 국내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알뜰폰 업체까지 파급되고 있다. 이제까지 음성통화량과 데이터 제공량이란 두 가지를 전부 제한하면서 복잡하게 운영되던 요금제가 점점 유무선 통화 무제한에 데이터 제공량만 가지고 차별화하는 단순명료한 요금제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금제가 단순하게 변화하자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종래의 요금제는 통화와 데이터 두 가지가 늘고 줄고 하다보니 어느 것이 정말 나에게 유리한 지 알아보기 어려웠다. 그렇지만 음성통화가 무제한이 된 이상 데이터 제공량과 그에 대한 가격만 보면 이통사 사이에서도 어느 곳이 좀더 혜택이 높은지 알아보기 쉬워졌다.
▲ 사진제공 : KT
때문에 KT가 처음 시작했지만 LGU+에 이어 제일 나중에 발표한 SKT가 가장 요금에 비해 혜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자 KT와 유플러스도 데이터 제공량을 늘리고 유선통화까지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등 강화된 요금제를 재출시 했다. 덧붙여 특정시간대를 정해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추가 서비스도 실시했다.
그런데 이렇게 되자 주요 이통사에 비해 한 단계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력을 삼고 있던 알뜰폰 업체에 충격이 파급되었다. 압도적으로 높은 경쟁력이 아니라 평균 1만원 정도 저렴한 요금혜택이 있었던 알뜰폰 업체는 유무선 통화도 무제한이 아니고 시간대별 무제한 데이터 제공도 하지 않기에 가지고 있던 경쟁력이 거의 사라져버리게 되었다.
▲ 사진제공 : LGU+
5월에 이통 3사가 음성 무제한이 포함된 데이터 요금제를 내놓자 알뜰폰 가입자 증가세가 주춤했다. 4월에 알뜰폰에서 이동통신사로 빠져나간 이용자는 2만2천297명이었지만 5월에는 2만8천373명으로 늘었다.
따라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더 저렴하고 강화된 혜택의 요금제가 필요해졌다. 알뜰폰 업체가 현재 준비하고 있는 새로운 요금제에 대해서 알아보자.
데이터 중심 요금제 - 2만원대 초반으로 음성무제한, 혹은 데이터 2GB 제공
▲ 사진제공 : CJ 헬로모바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 주 정도에 알뜰폰 업계는 2만원대 초반 요금으로 음성통화를 무제한으로 제공하거나, 2만원대 초반에 음성 300분과 2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통 3사가 대부분 부가세 포함해서 3만원 정도 요금제에서 유무선 통화 무제한을 제공하지만 데이터 제공량이 1기가바이트도 되지 않는 것을 고려한 것이다. 원 계획은 음성요금을 인하하면서 1만원대에 1GB 정도의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내놓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음성무제한 요금제에 대한 폭발적인 반응을 보고는 요금제 설계를 음성통화 무제한 제공 요금제도 추가했다. 알뜰폰 관계자는 이통 3사에 비해 구간별로 5000원에서 7000원 가량 저렴한 가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뜰폰은 임의로 요금을 낮추기 어렵다. 기본적으로 망을 이통 3사에게 임대해서 사용하는 만큼 이통 3사와 해당 상품에 대한 도매대가를 협상해서 조절해야만 이윤이 나오는 가운데 서비스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5월에 미래부는 이통사로부터 망을 빌리는 알뜰폰 사업자의 도매대가(망이용대가)를 낮췄다. 음성은 지난해보다 10.1%, 데이터는 31.3% 낮아졌다.
처음에는 알뜰폰이란 명칭이 주는 상징성과 요금 인하를 위한 정부의 지원 등으로 1만 9,000원 정도의 기본 요금이 가능할 것으로 보았지만 유무선 음성 무제한의 한계에 2만원 초반대 가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대신 저렴한 요금에 데이터를 더 많이 활용할 수 있는 요금제로 1만원대에 데이터를 1GB 이상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요금제 등을 내놓을 예정이다.
전망 - 알뜰폰 요금제 대 개편
▲ 사진제공 : SK텔링크
새로운 요금제를 곧 선보일 사업자는 CJ헬로비전과 SK텔링크 등으로 알려졌다. 미래부가 도매대가 인하를 발표하자 이통사들과 관련 요금제 출시 논의를 거쳐 의견조율을 마치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말을 시작으로 알뜰폰 사업자들의 새로운 요금제가 집중적으로 나올 것을 예상했다.
이들이 먼저 요금제를 출시하면 중소 알뜰폰 사업자도 뒤따라 비슷한 요금제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단말기 경쟁을 할 수 없는 알뜰폰 업체 사이에서 요금혜택까지 뒤지면 완전히 경쟁력을 잃기 때문이다. 일부 사업자들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출시도 검토한다는 예측도 있다.
업계 전문가는 "요금제 외에도 경쟁력이 있었던 이통 3사 사이에도 요금제 혜택을 가지고 치열한 요금제 재출시 등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따라서 요금제가 유일한 경쟁력이던 알뜰폰 업체는 전반적인 요금제 전체를 이에 맞춰 강화하지 않으면 고객유치가 힘들다. 따라서 요금인하와 혜택 강화가 도미노 현상처럼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