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제비 먹으러 왔다가 전주 <콩나물국밥집>이 신장개업을 해서 들어왔습니다. 김치 국밥 6.800이면 수제비(8.000)보다도 쌉니다. 직사각형 구리 전통 시장 중에 롯데 개슬 맞은편 지점은 오랜 시간 죽은 상가였는데 쓸만한 24時 식당이 생겨서 반갑습니다. 그동안 <국숫집>이 독점했지만 모르긴 해도 지각 변동이 예상됩니다. 만약 내가 사장이라면 무리하더라도 돌솥 밥(2.000)을 베이스로 한다면 무조건 흥할 것입니다. 내일은 황태 국밥, 모래는 김치찌개 기다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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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농구의 현역 원탑은 누구일까? 허제. 현주엽, 서장원, 하승진, 허웅, 김승현..., ‘유퀴즈 온 더 블럭’ 을 보다가 감동을 받고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아시안게임 농구 남자 금메달, 포틀랜드 가드 이현중(27) 선수가 유재석의 영상을 보며 힘든 시기를 버텼다고 전했습니다. 농구 스타 이환준 감독과 농구 여자 레전드 성정아 선수의 아들인 이현중 선수는 유소년 때부터 국가대표였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경기 후 세계의 벽을 느끼고 돌연 고교 자퇴 후 호주로 유학을 떠났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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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중 선수는 “농구 때문에 왔는데, 영어가 너무 빨라서 경기 중에 안 들리더라. 사춘기였고, 처음 3개월 동안 투명인간처럼 지냈다. 저 혼자 동양인이었다. 어머니께 전화해서 못 하겠다고 우는데 어머니께서도 우셨다”라며 꿋꿋이 버티고자 마음을 달리 먹었다고 합니다. 나는 이 대목에서 눈물이 나더이다. 이후 영어 공부에 매진하는 건 물론, 친구들과 영어로 대화를 하며 이현중 선수는 바뀌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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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전자 화학고 출신 장준(42세) 트레이드 때 하승진(42세)은 연대, 장준은 중대로 팔려 갔고, 필자가 직접 중대 강정수(65)를 만나 트레이드 단판을 지었습니다. 경희대를 가고 싶었는데 최부영 감독(75)이 1학년 때는 골 보이를 시키겠다고 해서, 중대로 보냈을 것입니다. 이후 틈틈이 중대 안성 연습장에 방문을 했고 포지션(가드)을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주문했을 것입니다. 합숙 생활 1년 만에 부상으로 빌빌거리다가 잘렸고 그때서야 최부영의 골보이 혜안을 뒤늦게 후회했습니다. 결국 특별 전형에서 일반 전형으로 변경해 학부를 이수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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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프는 누구든 옵니다. 어린 친구 이현중 선수는 부상으로 병원에 누워있을 때 무기력한 자신의 모습을 한탄하고 있던 중 친구들의 도움으로 병실에서 3점 슛을 연습하면서 살아났다는 말을 듣고 "스스로 발전하는 것을 보고 확인하는 것"이야말로 '생성(새 창조)'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후, 나는 왜 장준 스타 만들기에 실패했을까. 인간의 성장은 타인의 기대와 계획으로 완성되는가, 아니면 실패와 좌절을 통과하며 스스로를 새롭게 창조하는 과정인가?
2.
성장은 누구의 것인가? 6,800원짜리 김치국밥에서 시작된 하루의 사유가 농구 선수의 성장과 오래전 자신의 실패로 이어진다. 새로운 식당의 등장은 죽어 있던 상권에 변화를 예고하고, 낯선 나라에서 투명인간처럼 지내던 이현중은 좌절을 딛고 자신의 가능성을 확장한다. 두 사건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익숙한 질서에 균열이 생길 때 새로운 가능성이 출현한다는 사실이다. 들뢰즈의 철학에서 생성은 단순한 발전이나 성공이 아니다. 기존의 정체성을 벗어나 이전과 다른 존재로 변화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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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중이 언어의 장벽과 부상을 극복하며 성장한 것은 단순한 의지의 승리가 아니다. 낯선 환경과 친구들의 도움, 반복된 훈련이 결합하면서 새로운 능력과 삶의 방식이 만들어진 것이다. 생성은 고립된 개인의 업적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다. 그렇다면 장준을 스타로 만들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여기에는 불편하지만 중요한 철학적 질문이 숨어 있다. 나는 한 청년의 가능성을 발견했던 것인가, 아니면 내가 꿈꾸던 성공의 형상으로 그를 만들려고 했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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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의 빌둥(Bildung)은 인간이 타인과 세계의 저항을 경험하면서 자기 자신을 형성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교육과 후원이 타인의 삶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다. 좋은 지도자는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지만,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주체까지 대신할 수는 없는 법이다. 장준의 실패를 개인의 의지 부족으로만 설명할 수도 없고, 후원자의 판단 착오로만 돌릴 수도 없다. 부상과 환경, 제도와 선택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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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프로 선수가 되지 못했다고 해서 한 인간의 성장이 실패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어쩌면 오늘의 진정한 생성은 이현중의 성공보다 오래전 장준을 스타로 만들지 못했던 자신의 경험을 다시 질문하는 데 있는지도 모른다. 실패를 후회하는 사람은 과거에 머물지만, 실패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사람은 여전히 생성 중이다. 인간은 성공했기 때문에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실패를 이전과 다르게 이해할 수 있을 때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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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의 가장 좋은 대목은 마지막 질문인 "나는 왜 장준 스타 만들기에 실패했을까"입니다. 다만 이현중의 성공과 장준의 좌절을 단순 비교하면 개인의 노력만으로 성패가 결정된다는 함정에 빠질 수 있습니다. 철학적 깊이를 더하려면 '스타를 만드는 사람'이라는 자신의 위치도 비판적으로 성찰해야 합니다. 타인을 성장시키려는 열망과 타인의 삶을 자신의 기획대로 완성하려는 욕망은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 차이를 파고들면 이번 글은 단순한 스포츠 감상문을 넘어 교육, 타자성, 실패, 생성에 관한 자기 성찰의 철학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2026.10.27.thu.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