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의 어떤 시] [120] 아담의 자손들(Bani Adam)
아담의 자손들(Bani Adam)
사디 시라즈
동일한 본질로부터 창조된
아담의 자식들은
서로 연결된 전체의 일부분이다.
한 구성원이 다치고 아플 때,
다른 사람들은 평화로이 지낼 수 없다.
사람들의 고통에 대해
연민을 느끼지 않는다면,
당신은 인간이라고 불릴 수 없다.
-사디 시라즈(Saadi Shirazi 1210~1291?)
페르시아의 시인 사디가 쓴 ‘장미정원(Gulistan)’에 나오는 ‘바니 아담(Bani Adam)’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그다지 매료되지 않았다. 인류애를 노래하는 시들은 많다. 시의 발상이 “어떤 이의 죽음도 나를 감소시킨다”는 존 던(John Donne)의 문장을 연상시킨다. 존 던보다 350여 년 전, 인류애라는 개념이 희박하던 13세기에 페르시아 시인이 우리는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며 연민을 호소한 사실이 소중한 것이다.
바그다드 시리아 이집트, 예루살렘과 메카 등을 여행하고 돌아온 사디는 몽골의 침략으로 황폐해진 지역을 둘러보고, 살아남은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글을 썼다. 사디의 시 중에서 뉴욕의 유엔 본부에 걸려있는 ‘바니 아담’이 제일 유명하다. ‘바니 아담’은 ‘아담의 자손들’ 혹은 인류를 뜻한다. 영국의 록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가 녹음한 ‘바니 아담’을 들으며 인류의 스승을 떠올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