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룰루랄라 화이트 콘셉으로 밥먹으러 나가는 길입니다. 웬일로 당구장 벌룬이 우리 숍 카메라를 가리고 있어서 쳐다보고 있는데 빵! 하는 크락션 소리가 거슬립니다. 운전석을 빤히 쳐다보며 기다렸습니다. "여기 주차장이에요!" "아니, 지금 니가 잘 했다는 거야? 어휴, 콱 그냥!" 아무리 생각해봐도 조망권 때문에 안 될 것 같아서 처음으로 당구장에 올라갔고, 주인장이 우리 집에 들어왔어요. 싸울 것 아니면 옮기시라고 좋은 말로 했더니 건물주한테 교통정리를 해주라고 하겠답니다. 염병, 이 양반이 지금 나랑 싸우자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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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예공! 날이 차구나! 이지간 하면 패딩 입고 다니시라! 혹시라도 시비 붙으면 "미안 해요!"하고 그냥 가시라! 아비처럼 시간 낭비 하지 말고. 한 동안 뜸하던 유시민이 또 나와 이재명 대통령을 행해 독설을 파부었어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스스로 무너뜨렸던 것처럼, 이 대통령 역시 민주·진보 진영을 해체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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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르 선생님 같은 태도로 말씀을 드리면, 몇 년 전까지 관찰했던 딱정벌레가 있는데, 그 딱정벌레가 자기 집을 다 해체했다. 왜 저렇게 자기 기반을 스스로 해체하지, 저러면 되게 힘들어질 텐데 라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어요. 이어 "윤석열 딱정벌레가 자기 집을 다 해체하더라"며 "지금 정부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서 동일한 관찰을 해본다"고 했어요. 유 시민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대표 이준석을 쫓아내고, 안철수를 구박하며, 당대표를 자기 마음대로 세우려 했던 행태처럼 지금 이재명이 그렇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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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진영의 해체가 제일 심각한 문제다"라며 "뉴이재명 스피커들 얘기했는데, 그분들이 발언을 하면 할수록 모든 메시지가 진영 내부의 다른 정파를 공격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결국 "그들이 활동을 많이 하면 할수록 이 대통령은 진영 내에서 계속 고립되게 돼 있다"고 하네요. "민주당의 당 지도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진영을 복원하는 것"인데, "대통령이 자기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진영을 크게 해체시켰고, 이 해체된 진영을 자신의 손으로 복구할 의지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여, '군주민수(君舟民水)'를 언급했어요. "민심의 역류가 몰아치면 배가 엎어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 지표가 말해주는 바는 대통령이 많은 국민에게 신임받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해석까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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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국정수행 지지율이 낮으면 낮을수록 대통령이 원래 이루고자 한 바를 이루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극단적인 경우에는 박근혜나 윤석열처럼 임기를 채우지 못하기도 한다"고도 했고, "비주류에게 46%의 표를 준 당원들의 선택은 매우 훌륭했다...제 느낌으로, 그렇게 멀지 않은 미래에 당원들이 다시 한 번 주권을 행사해야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어요. 이는 김민석 민주당 대표 체제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염병, 촉새 말 빨을 누가 당하겠습니까? 싸움닭 유시민을 다시 봤어요. 촉새, 파이팅!
2.
룰루랄라 화이트 콘셉트로 밥을 먹으러 나선 길에 느닷없이 두 번의 충돌을 만났다. 하나는 주차장에서 울려 퍼진 자동차 경적이고, 다른 하나는 당구장 벌룬이 가로막은 CCTV의 시야다. 사소한 일상적 마찰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인간의 영역 의식과 권력의 문제가 숨어 있다. 내 공간을 침범당했다고 느끼는 순간 인간은 방어적 존재가 된다. 그러나 상대방 역시 자신의 공간과 권리를 주장한다. 결국 갈등은 누가 옳으냐보다 서로의 경계를 어떻게 조정하느냐의 문제로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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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장 주인이 건물주에게 교통정리를 요청하겠다는 말도 반드시 싸우자는 뜻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제삼자의 중재를 통해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하겠다는 의미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감정의 승리가 아니라 CCTV의 시야 확보라는 실질적 목적이다. 싸우지 않고도 자신의 권리를 지키는 것이야말로 성숙한 힘이다. 그런데 정치의 세계로 눈을 돌리면 이러한 갈등은 훨씬 거대한 규모로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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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 인용된 유시민의 딱정벌레 비유는 권력이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분열로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다. 대통령을 만들어 준 정치적 기반이 오히려 권력 행사 과정에서 해체된다면, 그것은 정치적 성공이 자기 파괴의 원인으로 전환되는 역설이다. 권력은 왜 자신의 토대를 파괴하는가? 헤겔의 변증법에서 존재는 내부의 모순을 통해 변화한다. 정치권력 역시 예외가 아니다. 권력을 획득하기 위해 연대했던 세력들이 권력을 유지하는 과정에서는 경쟁과 배제의 대상으로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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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모든 분열이 발전을 위한 생산적인 모순은 아니다. 차이를 인정하고 새로운 통합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면 변증법은 발전이 아니라 소모적인 자기부정에 머물게 된다. 여기서 한나 아렌트의 권력 개념이 중요해진다. 아렌트에게 권력은 개인이 독점하는 소유물이 아니라 사람들이 함께 행동할 때 발생하는 관계적 능력이다. 따라서 동료를 제거하고 반대파를 침묵시키는 행위는 권력을 강화하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권력을 가능하게 하는 공동의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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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유시민의 비판에도 질문은 필요하다. 진영의 복원이 곧 민주주의의 회복인가? 대통령이 지켜야 할 것은 자신을 당선시킨 정치적 진영만이 아니라 그에게 표를 주지 않은 시민까지 포함하는 공적 책임이다. 정치적 결속이 비판의 자유를 억압한다면 그 역시 또 다른 권력의 폐쇄성이 된다. 또한 지지율이나 진영 내부 갈등만으로 정치적 실패를 확정할 수는 없다. 실제 정책의 성과와 제도적 책임까지 함께 평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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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의 관점에서 권력은 특정 인물이 소유하는 물건이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작동하는 관계의 그물망이다. 그러므로 진영의 해체를 대통령 한 사람의 의지로만 설명하는 것도 충분하지 않다. 정당 지도부, 지지층, 정치적 경쟁자들이 어떻게 갈등을 생산하고 확대하는지 함께 살펴야 한다. 결국 당구장 벌룬과 정치권의 딱정벌레는 서로 다른 사건이면서도 하나의 질문으로 연결된다. 인간은 왜 자신의 영역을 지키려다가 정작 그 영역을 지탱하는 관계를 훼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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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성숙은 상대를 굴복시키는 능력이 아니라, 서로 다른 존재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내는 능력에 있다. 오늘 당구장 주인과의 갈등에서 필요한 것도, 대통령과 정치적 동료들에게 요구되는 것도 결국 같은 지혜일지 모른다. 자신의 시야를 확보하되 타인의 존재까지 지워버리지는 않는 것.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마지막 외침, "유시민 파이팅!"에도 하나의 역설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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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꾼의 통쾌한 언변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우리가 진정 기대해야 할 것은 누군가를 쓰러뜨리는 논쟁의 승리가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들을 다시 연결하는 정치의 능력 아닐까? 좋은 비판은 상대를 무너뜨리는 말이 아니라, 무너지고 있는 공동체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말이다. 인간은 왜 자신의 영역을 지키려다가 정작 그 영역을 지탱하는 관계를 훼손하는가?
2026.10.31.sat.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