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제 고양이 돌돌이 살해범 찾기 서명 운동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petition/read?bbsId=P001&objCate1=1&articleId=170779&pageIndex=1) 에 이어 또 부탁드릴 일이 생겼습니다.
그동안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죄송스러워서 이 글을 쓰기까지 아주 많이 망설였습니다.
8월 11일 저희 동네 길고양이 중 한 마리가 아파서 병원을 가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 아이를 알게 된 건 약 2주 정도 되었습니다. 한 쪽 눈 상태가 많이 안 좋은데도 사람에 대한 경계도 없이 살갑고 귀엽게 굴어서(한쪽 눈은 거의 괴사 직전 인 것 같았어요) 안쓰러워 제가 두 번 정도 안약을 넣어주고 밥을 챙겨주었습니다.
병원 갈 생각도 해봤지만 병원비를 감당하지 못할 거 같아서 제가 계속 신경 쓰고 안약 넣어주는 정도의 선으로 저와 타협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계속 보이던 아이가 8월 7일 금요일경부터 안보여서 8월 11일 저녁에도 퇴근하는 길에 야옹이~하며 불러보고 주위를 더 둘러보았습니다.
솔직히 돌돌이를 죽인 범인이 아직 잡히지 않아 그 고양이도 같은 일을 당했을까 많이 걱정도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동네에 길고양이 밥 주시는 분과 우연히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분은 그 고양이를 약 40일 전부터 밥을 주고 있었다고 하시면서 그 고양이를 마지막으로 본 것이 5일전으로 당시 고양이가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거친 숨을 쉬었고 상태가 많이 안 좋았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다른 고양이들도 몇 마리 더 있는데 단 한 마리도 안 보인다면서 걱정하셨습니다.
그 분과 서로 이야기 하는 순간 숲속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전조등을 켜니 한쪽 눈을 다친 그 고양이가 다른 남아 있는 한쪽 눈으로 목을 수풀 속으로 길게 빼며 저를 쳐다봤습니다.
다가가니 이미 상태가 많이 안 좋아 잘 걷지도 못하였습니다. 호흡도 잘 못하고 있는 상태였지만 남아있는 한 쪽 눈으로 안간힘을 다해 살고 싶어 하는 눈빛으로 저를 쳐다 본 순간 그 아이를 외면하고 집으로 갈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그 아이를 안고 8월 11일 저녁 10시쯤 24시 응급진료를 하는 병원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병원은 부산 거제대로에 있는 "부산 동물 메디컬 센터"로 진료 잘하기로 유명한 병원이지만 하지만 병원비가 비싼 곳이기도 합니다. (저렴하고 잘하는 병원으로 옮기고자 여러 병원에 알아보았는데, 횡격막 파열 수술을 할 수 있는 병원이 없어 이곳에서 수술을 진행하였습니다)
첫날 응급진료 검사 결과, 폐렴증상이 많이 심하여 정상적인 폐의 10센트 정도 밖에 사용할 수 없었고 그래서 숨을 잘 못 쉬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범백이랑 백혈병 키드 검사 결과 정상으로 나왔고, 다른 전염병은 지금 당장은 알 수 있는 부분이 아니어서 채취한 샘플을 다른 곳에 보내고 다시 알아봐야 했습니다. 그래서 검사를 안 하고 못하기도 했습니다.
첫날 저녁에 조치 한 것은 상태를 알아보기 위한 기본검사와 전염병 두 가지 키트 체크, 호흡을 좋게 하는 염증치료 그리고 산소방 입원입니다.
다음날 아침에 병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추가적인 초음파 검사 결과, 아이의 횡격막이 파열되었다고 했습니다. 횡격막 파열은 폭행을 단정할 수 없지만 외부의 강한 충격으로 인한 것이라고 합니다.
저는 아직 돌돌이의 범인이 잡히지 않아 길냥이들의 피해가 계속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 이미 아이의 폐가 파열되어 장기들이 다 폐에 빨려 들어가 수술이 시급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의사선생님과 상담 후 입원 다음 날인 8월 12일 16시경 수술을 시작했습니다.
괴사된 한쪽 눈도 같이 수술시켜주고 싶었지만 아이의 체력이 안 되어서 나중에 체력이 회복되면 그때 눈 적출 수술을 고려해보기로 했습니다. 괴사된 눈에서 나오는 고름이 코로 나오고 있어 가뜩이나 숨 쉬기가 어려운 아이가 더 힘들어하고 있어 마음이 아팠습니다.
12일 18시경 횡격막 수술은 일단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수술 전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아이의 사실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하는 큰 수술이기 때문에 수술 중 사망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대로 둘 수 없는 위급 상황이었고 다행히 고양이가 잘 버텨주어 수술이 무사히 끝나 지금은 안정을 찾고 있습니다.
이 아이는 목숨은 건졌지만 한쪽 폐가 이미 쪼그라들었고 회복이 되더라도 한쪽 폐만 가지고 살아갈 확률이 크다고 합니다. 그래도 힘든 수술을 잘 버텨줘서 너무 고맙고 빨리 병원에 데리고 오지 못해 미안하기까지 합니다.
제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여러분의 도움입니다. 사실 제가 돈이 많이 없고 힘든 상황이라 이 모든 비용을 감당하기가 어렵습니다. 제 앞뒤 가리지 않고 고양이를 병원으로 데리고 간 것을 무책임했다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파서 괴로워하는 그 아이를 비가 점점 거칠게 오는 바깥에 그냥 두고 올 수가 없었습니다.
이미 살해된 돌돌이도 이 아이처럼 얼마나 살고 싶어했을까요.. 얼마나 죽음이 두려웠을까요.. 그렇기에 더욱 더 이 아이를 구하고 싶은 마음이 컸는지도 모릅니다.
다른 일도 많으시고 모금 해달라고 하는 사람도 너무 많고, 마음 아픈 사연 있는 동물들도 너무 많지만 제 마음을 조금 이해해주시고 도움을 주셨으면 합니다.
8월 15일 상태가 많이 호전되어 퇴원 하였고 현재는 제가 돌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많이 안정된 상태이지만 완전히 회복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비용이 발생될 수도 있습니다. 괴사된 눈은 아직 치료 하지 못했고요. 이 부분은 제가 안고 가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수술비 및 각종 치료, 검사, 입원비로 총 2,676,139원이 나왔습니다. 지금까지의 비용에 대해서 모금을 통해 여러분의 도움을 받고자 합니다. 부디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이 아이의 이름은 ‘토토’라고 지을까 합니다. 단 한 번도 사람에게 사랑받지 못했지만 사람에게 한없이 친근하고 애정 많은 토토를 위해 바쁘시겠지만 한번만 돌아봐주시고 ?그 아이가 이제껏 받지 못했던 따뜻함과 행복을 여러분들께서 조금씩만 나눠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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