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은 길어야 열흘 사는데 이놈 노루(NORU)는 죽었다 다시 살아나 倍를 살면서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예측을 힘들게 해서 라이더들의 속을 태웁니다. 금요일 오후에 큐슈 방면으로 휘어지는 게 거의 확실해
지자 다시금 분주해집니다. 지난 7월 서울과 수도권엔 매주 빠짐없이 비가 내려 카친 여러분들껜 완전
초상집 분위기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무더위가 절정에 치달은 8월의 첫째 일요일 아침 9시 반 하동군
진교면에서 서울의 로빈킹님과 서산의 블랙탄님, 글코 응가할 때만 생각나는 고흥의 블루핀 아우님캉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습니다. 블루핀 아우님은 연 3주째 함께합니다. ㅎㅎ
토요일엔 미리 적둥이의 뒤 신발을 교체하러 할리매장을 찾았습니다. 작년 7월에 앞뒤 신발을 동시에
교체했는데 앞 신발은 2만4천 Km를 달렸지만 아직 1만 Km를 더 달릴 수 있는 여유가 있습니다. 반면
뒤 신발은 탠덤을 자주 하는 할리걸(?)의 몸무게를 이기지 못한 게 아닐지요? ㅋ 테스트 주행을 하다
넘 더워 일찍 귀가를 서둘렀죠. 그날 창녕이 39.4도!! 역시 이상타 생각했습니다. 원인은 노루가 몰고
올라온 태평양의 열기와 높은 습도였습니다. 그나저나 이런 무더위에 로빈킹님 일행과 남해도 투어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쌓여갑니다.
로빈킹님은 지난 5월 연휴에 뽀빠이님, 블랙탄님과 함께 전국 투어할 때 이틀간 같이 다녔고 작년 정모
에서 인사를 나눈 사이입니다. 이제서야 밝히지만 사진 찍어줘 감사하다며 요상한 화장품을 잔뜩 보내
주셨는데, 발신 주소가 서울 강남의 아가의원입니다. 검색해서 보니 로빈킹님 역시 피부과 의사셨네요.
무슨 화장품인지 할리걸(?)이 知人들에게 알아보더니 엄청 좋고 비싼 거라며 좋아했었죠.
전혀 본인이 누구인지 밝히지도 않으시고 드러내길 원치 않으셨기에 더 마음이 끌렸던 게 사실입니다.
또 서산의 블랙탄님은 속초 휴가에서 귀가하자마자 다시 남해도로 내려오십니다. 이렇게 넷은 진교에서
만나 바로 하동 금오산으로 올라갑니다. 마침 바람이 좀 불어줘 땡볕에 엄청 더웠을 금오산(소오산)이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두 분은 금오산이 처음이라 절경을 감상하기 바쁩니다. 1시간여를 머물며 사진도
찍고 시원하고 맑은 공기도 마셔봅니다. 여기까진 아주 순조롭습니다. 금오산을 내려와 남해대교 바로
아래에 있는 노량리 예전 단골집에서 소라를 넣은 맛난 물회로 점심을 때웁니다. 오랜만에 방문했다고
사장님께서 회를 잔뜩 넣어주셨네요. ㅎㅎ

한 달 전부터 연락을 주셨던 로빈킹님... 주말마다 비 소식에 이제서야 내려오셨다능--

속초로 휴가를 다녀오시자마자 다시 남해로... 열혈 라이더 맞습니다. 아니 중독자가 틀림없습니다. ㅋ

연 3주째 함께하는 블루핀 아우님, 저캉 1500 Km를 넘게 달리셨습니다.

낙조가 아름다운 실안해안도로에서 삼천포대교를 배경으로...

먹구름이 夕陽을 가리지 않았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초양대교에서 삼천포대교를 배경으로 한 컷 찍어봅니다.

서산 컨츄리맨이 전혀 아닙니다. 포즈 멋집니다. ㅎㅎ

죽방렴에선 干潮에 걍 건져올리면 됩니다. 바로 삶기에 멸치 비늘의 손상이 거의 없어 가격이 비싸죠.

해가 기울어질 무렵 미조를 지나 독일마을 가는 길 해안가에서---

수우도 그리고 사량도의 상도와 하도가 선명하게 보입니다. 중간에 사량대교까지 보이네요.
12시가 넘어가며 이글거리는 태양과 지글거리는 아스팔트 위를 달리는 것 자체가 戰鬪나 다름없다능..
主도로는 가질 않고 해안가로만 달립니다. 설천면의 어촌마을들을 지나 다시 방향을 바꿔 남면에 있는
힐튼cc로 갑니다. 방파제에서 사진을 찍어드리려 합니다. 15분 정도 땡볕에서 사진을 찍었더니 완전
땀범벅입니다. 마침 할리걸(?)의 전화가 울립니다. 혹시 더위에 떠 죽었는지 걱정이 되었나 봅니다. 휴~
절벽이 많은 해안도로를 달려 가천 다랭이마을 커피숍에서 1시간을 머물며 열을 식힙니다. 차가운 걸
많이 먹었더니 블랙탄님과 저는 더운 화장실에 가서 또 땀을 흘리게 됩니다. ㅜㅜ 앵강만을 따라돌며
아름다운 남해를 만끽합니다. 죽방렴이 있는 체험장도 가고 초양대교에서 삼천포대교도 찍고, 시각이
벌써 7시가 지났네요. 실안해안도로에선 먹구름에 갇힌 석양이 아름다워 또 몇 컷을 남겨봅니다.

동해와는 달리 푸르지만 아기자기한 남해... 경치는 시원하게 보이지만 엄청 무더운 하루였습니다. 헉헉-- !!

큰 도로로 다니셔서 해안가 도로가 일큼 멋진 줄 모르셨을 겁니다. 경치 쵝오!!

덥고 힘들고 먼 거리여서 BMW로 내려오신 로빈킹님... 스쿠터도 엄청 재미나죠. 저도 예전에 버그만을~ ㅎㅎ

잘 달리고, 잘 서고, 엄청 편한 650GT~ 멋진 스쿠터입니다.

엄청 무겁고 뜨거운 할리... 감성으로 타죠. 바닷색과 조화를 이룹니다.

건너편은 여수반도입니다. 가장 근접한 곳이 직선으로 3 Km 거리입니다.

완전 땡볕이라 15분 만에 땀에 흠뻑 젖은 걍 가마솥이란 단어가 어울릴듯합니다. 휴~~!!

뒷모습이 참한 블루핀 아우님! 삐칠라... 앞모습도 참합니다. ㅋ
유자집에서 붕장어구이로 저녁을 먹었습니다. 원래 블루핀 아우님이 총무로 더치패이를 하려 했는데,
무더위에 함께해준 것만도 감사하다며 로빈킹님께서 점심과 저녁 모두를 쏘셨습니다. 많이 미안하죠...
하지만 속으론 좋으면서 말입니다. ㅋ 밤(夜) 소나기가 생겨 구례에서 남원을 지나 잘 올라가셔야 할
텐데요. 아쉬움을 뒤로 하고 8시 반이 지나 귀갓길을 서두릅니다. 밤이지만 얼마나 더웠으면 시원하단
생각이 들지 않는 귀갓길입니다. 진주를 지나고 밤 10시경 합천 읍내를 통과할 즈음 빗방울이 투두둑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이런 제길!!
재빨리 방향을 바꿔 왔던 길로 빽해서 안전한 곳에 주차하고 강우 레이더영상을 살펴봅니다. 합천과
고령을 지나야 대구로 들어서는데 붉은 소나기 구름층이 길을 완전히 막아버렸습니다. ㅠㅠ 산길을
통과해 궁류를 지나려니 35년 전 우순경 사건으로 60여 명이 사망했던 지역이고, 좀 전에 지나간 비에
도로의 열기가 식으며 밤 11시가 지난 시각 캄캄한 도로엔 수증기가 안개처럼 모락모락 피어오릅니다.
불현듯 스치는 불길함이... 갑자기 돌아가야겠다는 두려움이 밀려옵니다. 비탈진 고개에서 둥둥 두둥
거리며 조심스레 적둥이를 돌립니다. 혹시 억울한 혼령들이 깨어나는 건 아닐지... 뒷덜미에 섬뜩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ㅎㄷㄷ-~-~
덥다는 생각은 커녕 등골이 오싹하며 오금이 저리기 시작합니다. 적둥이 돌리다 넘어뜨리면 세우지도
못해 인적이 없는 외진 고갯길에서 기절해 사망할 것 같다는 불길한 생각만 들어 어깨에 잔뜩 힘만 들어
갑니다. 겨우 고개를 내려와 민가가 있는 곳에서 할리걸(?)에게 이 사실을 전합니다. 당신은 원래 母胎
겁쟁이 아니냐고 약을 올리는군요. 무셔븐 놀이기구나 호러영화는 탄 적도 본 적도 없는 걸 잘 알기에
말입니다. 대체 언제 오냐는 핀잔이 이어집니다.
좀 더 아래로 내려가 의령 읍내로 향합니다. 한참을 달려 낙동강 적포교에서 창녕으로 빠져 청도를 향해
달립니다. 왠놈의 재는 이렇게 많은지... 대구 인근 비슬산 방면에선 번개가 치고 천둥 소리도 들립니다.
비구름이 따라다니는 것 같습니다. ㅠㅠ 이젠 피할 곳도 없는데 글코 20분 늦은 영상이라 어쩔 방법이
없습니다. 에라 모르겠다며 팔조령을 넘어 대구로 진입합니다. 다행히 비는 한 방울도 맞지 않고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도착하니 새벽 1시가 지났습니다.

하동 화력발전소와 배알도, 광양제철, 그 뒤론 여수산단과 묘도, 이순신대교까지 선명하게 보입니다.

부탁을 드려 넷이 함께한 사진도 남겼습니다.

해발 849m가 정상인 금오산(소오산)~ 군기지는 무전 감청시설이라네요. 블루핀 아우님의 군시절 훈련을 받던 곳---

힘들게 서울서 내려오셨지만 멋진 경치에 피곤을 느낄 틈이 없습니다.

섬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곳이 사천시 서포면입니다. 저기서 별주부전 설화가 탄생했다능...

셀카봉을 쥔 블루핀 아우님의 모습이 엄청 많이 찍어보신 것처럼 잘 어울립니다. ㅎㅎ

금오산만 열 번 이상을 올랐고 남해도는 백 번은 넘게 갔을 텐데... 질리지 않는 이유는 환자이기 때문이겠죠--- ㅋ

버그만 팔아버린 지도 4년이 지났지만 스쿠터에 대한 미련이 남네요. GT650 멋진 스쿠터입니다.

다리로 연결된 작은 섬이 별학도입니다. 그 앞은 진도입니다. 용궁은 저 아래 수중에 있겠죠? ㅎ

곤양 인근 부대에서 근무한 터라 블루핀 아우님은 이곳이 반갑지 않은 곳이겠죠. 뺑이쳤던 곳이라~ ㅋ

점심과 저녁까지 모두 쏘신 로빈킹님, 넘 부담을 드린 게 아닐지요... 하지만 우린 좋았죠--- ㅋ

별미인 붕장어구이입니다. 아나고라 부르죠. 노릿노릿 익으면 담백하고 감칠 맛이 납니다. 쩌업~~
할리걸(?)이 얼음물을 가지고 내려왔네요. 완전 상거지가 따로 없다며 몰골을 직접 보랍니다. 死地에서
겨우 살아돌아온 기분입니다. 적둥이를 대충 닦고 들어가려는데 카톡이 들어와있습니다. 고흥 블루핀
아우님은 밤 11시가 못 되어 도착을, 블랙탄님도 1시 반에 도착을, 로빈킹님마저 새벽 2시에 도착을...
나 원 참!! 서울 가신 분과 별 차이가 없는 시각에 집으로 들어갑니다. 비를 피해 요리조리 60여 Km를
캄캄하고 무셔븐 2차선 도로로 더 달렸더니 피곤이 밀려옵니다.
대충 씻고 마스크팩을 붙였는데 언제 잠이 들었는지... 알람 소리에 겨우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합니다.
월요일은 누구나 다 힘든데 유독 무더위에 520 Km를 달린 저는 거의 파김치가 되어 정신없이 학교로
갑니다. 오전 시간은 엄청 몽롱했고 오후 시간은 잠이 쏟아져 대체 하루 종일 뭘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퇴근 시각이 가까워지자 정신이 들었지만 귀가해서 다시 뻗었더니 벌써 화요일이 밝았습니다.
몸은 피로에 절었지만 마음은 즐거웠던 하루였습니다. 다행히 비도 잘 피했고, 멀리서 내려오신 반가운
카친님들과 함께한 남해도 투어도 한편의 멋진 추억으로 간직되겠죠... 무더위에 비 소식에 힘든 주말과
휴일을 보내셨을 카친님들께 이렇게라도 대리만족(?)을 드릴 수 있음에 감사한 일요일이었습니다.
- 열혈 라이더란 이런 것이란 자부심(?)을 가진 휴일을 보내고 -
@주식1004 네 덕분에...감사합니다 주식천사님.
비아이 형님은 백두대간 종주의 산증인입니다.
백두대간 처녀투어만 제가 로드를 했었고 나머지는 모두
비와이 형님이 로드를 보시고 종주하셨습니다
@카이저 가는 길과 고개를 모두

외우실듯합니다.

저는 지역구라 전국구 분들 보면 주눅이 들어서 말입니다.
얼마 남지 않았지만 건강한 여름 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