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후드>
01. 어느날 갑자기.
여느 때 처럼 '금난고등학교' 교복을 입으며 거울 앞에서 머리를 정리하는 소녀의 가슴 오른쪽에는 ‘이지안‘ 이라는 세글자가
이쁘게 또박또박 박혀 있었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생머리를 뒤로 휘날리는 청순 그 자체! 그런 지안이는 제자리에서 한바
퀴를 돌더니 뭔가 만족하였는지 뿌듯한 표정으로 가방을 들어 뒤로 매자 발걸음을 움직여 방문을 열고 빠르게 나간다.
게단으로 내려와 1층 부엌으로 향하여 냉장고에서 한참을 바라보다 드디어 결정이 났는지 오렌지 쥬스를 컵에 따르며 벌컥벌컥
시원하게 그대로 원샷 하고 거칠게 식탁 위에 탁 소리나게 올려놓았다. 오른손을 들더니 손목에 차고 있는 꽤나 비싸 보이는
시계를 쳐다보았다. 7시반을 가르키는 바늘. 오늘도 어김없이 하루가 시작 되었다.
가기 싫은 학교. 돌아오고 싶지 않는 집. 모든게 싫은 지안이는 결국 무거운 발걸음을 움직일수 밖에 없었다.
부엌에서 몸을 이끌고 나온 지안이는 낮은 중저음 목소리를 내뱉었다.
“다녀오겠습니다.”
돌아오는것은 차가운 공기 속. 현관문 앞으로 다다를때 뒤를 돌아보는 지안은 부엌 맞은편에 있는 굳게 닫혀 있는
방문을 바라본다. 5분정도 되었을까. 그제서야 방문을 열며 걸어 나오는 30대 중반 여자.
“어머, 지안아- 학교 이제 가니?”
“어. 알면서 뭘 물어.”
“…밥먹고 가지. 계속 아침밥 굶으면 몸 안좋아.”
걱정 되는 듯한 어투로 말하는 어머니의 말투가 가식적으로 느껴지는 지안이였는지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됐어. 안좋으면 안좋을대로 살면 되지뭐. 언제부터 신경썼다고. 간다. 늦겠다.”
“지안아. 잠깐만!”
“뭐-”
“너 요즘 왜이렇게 쌀쌀맞아? 뭐 서운한거 있니?”
겉은 걱정. 속은 …
‘얘가 요즘 왜그러지? 설마 저번일 들은거 아니겠지-’
저번일? 눈썹이 꿈틀 거리며 거슬렸는지 결국 입밖으로 튀어나왔다.
“저번일이요? 저번일이 어떤 일 말씀이신데요?”
“뭐? 그게 무슨 …”
‘얘가 지금 뭐래는거지? 설마 …생일 못챙겨줘서 삐진건가?’
“생일 때문에 그러는거, 아닙니다. 그런거 때문에 삐지는 그런 어린애. 아니거든요.”
‘뭐야 … 무섭게 …’
속과 다르게 겉은 머리를 뒤로 넘기며 지친다는 표정으로 입술을 여는 지안의 어머니.
“하아…아침부터 너랑 말싸움 하기 싫다. 조심히 갔다가 곧장 집으로 오고.”
“하. 언제 부터 신경 썼다고. 이제와서 엄마 노릇 그만 하시죠. 역겨우니까.”
“뭐?”
날카로운 어투로 말했더니 상처받은 듯한 표정으로 지안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일그러진 표정을 무시하고 그대로 나왔다.
역겹다. 속과 겉이 다르게 행동을 하는 모습들을 보면. 짜증난다. 왜그러고 사는지. 알수가 없다. …
지안은 집에서 나와 마당을 가로질러 큰 대문을 열어 학교로 향하려 몸을 틀다 한손에는 큰 케리어를 들고 다른 한손에는 편의점 갔다왔는지 Gs25시 봉지를 드는 모자쓴 남자와 부딪히고 만다.
“죄송합니다”
“참 … 별짓 다한다. 진짜.”
와르르르 쎄개 부딫힌 탓인가. 떨어진 봉지를 줍다가 남자의 손과 살짝 닿은 지안이는 무언가를 발견한다.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 지안. 눈에서 파란색으로 변하는 동시에 파노라마 처럼 바로 앞에서 일어나는 것 처럼 한 장면들이
스쳐 지나갔다.
살인청부업자. 킬러였다. 이사람.
해골 그림으로 그려진 모자를 쓴 남자는 장면들을 스쳐 지나간 사이에 물건들을 다 주어졌는지 봉지에 담겨져 있었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고도 감옥에 가지 않는 이사람. 대체 … 정체가 뭘까. 움직이지 않는 지안이를 보는 남자는 이상하게
여겼다. 뭐야, 미친년인가? 교복입었는데?
“씨발. 뭐야. 도와준것 같아 착한 학생인줄 알았더니, 이거 무슨 미친년도 아니고.”
그제서야 정신이 드는 지안이는 꾸벅 인사를 하고 아무렇지 않는 듯 제 갈길 가는 지안이였다. 코너를 꺾자 뒤를 돌아 보아
핸드폰을 꺼내들어 엄마 라고 저장 되어 있는 번호를 클릭해 전화버튼을 누르려 할때 뭐 … 별일 있겠어? 알아서 하겠지뭐.
무심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다시 주머니속에 넣어 몸을 을어 그렇게 버스 정류장 앞까지 온 지안이였다.
하지만, 계속 이 찝찝한 기분이 드는건 어쩔수 없나보다.
해골 그림이 그려져 있는 모자. 피비린내가 많이나는 사람. 살인청부업자. 지난날 수없이 사람을 죽여놓고도.
감옥 근처에 가지도 않는 저남자. 도대체 …뭘까.
다른 교복을 입은 학생, 그리고 금난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학생들도 버스를 타고 가지만 지안이는 생각에 잠겼다.
내생에 별의 별 미친놈은 다 있었지만, 저런 놈은 처음이였다. 그래서 그런걸까. 기분이 … 찝찝하다.
지안이는 다시 손을 들어 주머니속에 교통 카드를 꺼내들려 할때 즈음 … 놀랜 표정을 지으는 지안이였다.
“아ㅡ 씨발! 찝찝한게 이거였다니! 아놔. 아침부터 겁나 재수 옴붙었네! 아, 하필 교통카드 놓고와가지고.”
미간을 찌부리는 지안이는 다시 몸을 틀어 집쪽으로 향하였다. 젠장. 오늘 학주가 담탱인데, 궁시렁 궁시렁
빠른 걸음으로 집으로 향했다. 빠르게 걸었던 탓일까. 거친 숨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곧이어 코너를 꺽어 올라갈 때 즈음 아까 부딫혔던 사람이 지나친걸 보는 지안이는 눈치 채지 못했다.
집앞에 도착한 지안이는 문을 열려고 키를 꺼내 꽃았지만 저절로 문이 열려졌다. 뭐지? 아까 내가 제대로
문을 안잠궜나? 아닌데. 잠궜는데-
뭔가 낌새가 느껴졌는지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갔고 마당을 거슬러 현관문을 따려고 하는 순간 이것도 마찬가지.
문이 열려 있었다.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코를 막을 수 밖에 없었다. 피비린내가 났기 때문이였다. 왜? 피비린내가 날까?
아까 까지만 해도 전혀 나지 않았던 피비린내였는데- 꿀꺽 침을 삼킨채 긴장감을 가진채 마루를 가로질러
두리번 거렸다. 꽤 깨끗하였다. 2층으로 올라 가려 할 찰나 안방 문이 열려져 있는걸 보았는지 올라가던 몸을 멈추곤
몸을 틀어 안방으로 향하였다.
“엄마! 갑자기 …피비 …린내가”
문을 조심스럽게 열며 엄마를 불러보지만 눈앞에 감히 상상조차 할수 없는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게 … 뭐야?
천장과 모든 물건들을 피로 물든 안방. 침대 위에는 아버지가, 침대 밑은 엄마가 … 죽어 있었다.
“꺄아아악!!”
너무나 갑작스런 부모님의 죽음.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았다. 엉금엉금. 피로 물들어 버린 엄마앞으로 기어 갔다.
일어나라고 흔들어 보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 엄마. 이런게 어딨어.
“흑 …흐읍 … 이런게 어딨어.… 말도안돼ㅡ 눈좀 떠봐. 응? 제바알.. 흐으윽... 이런게 어딨냐고!!!”
어느날 갑자기 부모님의 죽음을 맞이 할수 밖에 없었다. 이별통보도 못한채. 사과도 못한채.
*
이곳은 금난 고등학교. 출석을 부르는 걸 보아 이제 수업 시작 하는가 보였다. 떠드는 학생들도 있었고, 선생님의 불음에
충실히 대답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그리고
“이지안.”
“……”
“이지안. 안왔어?”
대답이 없는 지안의 목소리. 아이들은 웅성 거렸다.
“반장. 이지안 오면 교무실로 오라고 하고. 자, 이제 수업 시작 하겠다. 다들 79P 펴라.”
선생님의 말로 인해 움직이는 아이들. 그리고 창밖으로 내다보며 걱정된 눈으로 바라보는 유독 눈에 띄는 학생이 있었다.
그걸 발견한 선생님은 교과서를 열심히 읽으며 수업 하다가 분필을 그 학생에게 던진다.
“공찬영! 수업시간에 어딜봐? ”
“아쌤! 아파요!!”
“아프라고 던졌다. 복도에 나가서 조용히 손들고 서있어!”
“네에-네에-”
다른 생각 조차 허용 하지 않는 수학 쌤은 3학년8반 담임선생님 이셨다. 이마를 어루만지며 궁시렁 대며 복도로 향하는 공찬영.
벽에 기대며 손은 들지도 않고 휴대폰을 꺼내 지안의 이름을 검색하여 톡 보낸다.
[야, 이지안. 너 또 땡땡이냐? ]
[……]
갑자기 연락이 뜸해지는 지안. 10분이 되도 연락이 안되자 무슨일 있는지 걱정 되는 찬영은 통화버튼을 눌렀다.
신호는 가고 … 기계음 언니 목소리가 들려왔다.
'통화 연결이 되지 않아 삐소리가 나면 …'
“뭐야… 진짜 무슨일 있나?”
다시 통화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다시 신호는 갔다. 하지만, 이번에도 전화를 안받으련지 길게 신호가 가는걸
종료 버튼을 누르려 할때 즈음이였다.
‘찬영아 …’
갈라지는 목소리로 전화를 받은 지안이였다.
“이지안. 무슨일이야. 너 지금 어딨어. ”
갈라지는 목소리로 무슨일 있는지 담방에 알아채는 공찬영. 낮은 목소리로 물어보는 찬영의 목소리로 인해
잠시 망설이자 찬영은 결국 톤을 높혔다.
“아, 어딨냐고 지금!!”
‘…집에 훌쩍.. ’
톤을 높히자 교실 안에서 수업을 열중이 하고 계신 담임 선생님은 움찔 거렸다. 기가찬 담임선생님은 결국 앞문으로
다가가 문을 열어 찬영에게 뭐라 하려고 할때 즈음 아무런 신경 쓰지 않고 달려갔다.
“야 이눔 시키야! 지금 수업중인데 어딜가!? 당장 안돌아와! ”
담임 선생님의 외치는 소리에도 아랑꽃 하지 않고 지안에게로 달려갔다. 분명 훌쩍 였다. 분명 울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일 이기에 눈하나 깜짝 하지 않는 천하의 이지안이 울고 있는 걸까.
잡히기만 해봐라. 어떤새끼야!!
안녕하세요! 금난새 입니다! '0'* 01편을 가지고 왔습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이쁘게 봐주시고 관심과사랑
부탁드립니다! 갑자기 추워 졌는데 감기 조심하시구요 ㅠㅠ 02편에 뵈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
프롤로그 에 댓글 달아주신 분들 : ) 태화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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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소설 1.
[연재]
<비 후드> 01.(수정)
금난새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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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1.1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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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지안이 지못미..
흐엉엉! 고3때 고아된 지안이 앞으로 응원 많이 부탁드려요^^*
오랜만이에요 난새님! 그동안 해킹과 더불어 탈퇴, 그리고 등업 관련 일로 인해 너무 늦게 돌아오게 되었어요ㅠㅠ
여전히 글 잘 써주시고 계시니 좋네요:)
우와:) 진심으로 축하드려요ㅠㅠ 진짜 다행이예요ㅠㅠ 온영님의 글보단 많이 미숙하지만 그래도 앞으로 잘부탁드립니다♡
명작 중의 명작인걸요 난새씨^^ 읽고 나서 등골이 오싹 해지고 냉기가 돌더라고요ㅜㅜ
허허. 그렇게 말씀해주시다니 감사합니다 ㅜㅜ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서 성실히 쓰겠습니다! ♥
@금난새 난새 씨가 쓴 '비후드' 라는 소설 꼬박꼬박 챙겨 읽을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