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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 우나 카베자-Por Una Cabeza-여인의 향기 탱고
[여인의 향기-7-마지막회]
"정전이 되고 그 후 부터 내 뜻대로 되지 못한 것 같아요. 제임스 제가 어떻게 되었는지 말해주세요. 제발 응. 듣고 싶어요”
“그래. 지영아. 모른 척 넘어가는 것 보다는 알고 다시는 바보 같은 짓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겠지. 이번 일은 온실 같은 가정에서 더 넓은 세상속으로 나와 날아 보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 당신을 위해서는 큰 교훈일 수가 있어. 더 넓은 세계로 날아보려는 것 까지는 바람직해. 그러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길을 잘 못 들면 절벽같은 구렁텅이로 날아 빠져들 수 있다는 교훈이야”
“맞아요. 정말 중요한 것들을 체험하고 느꼈어요. 어서 자초지종을 말해주세요. 제임스”
이제서야 처음으로 그녀 신지영의 모습을 제대로 보았다. 그녀의 눈망울은 해맑았다. 화장하지 않은 얼굴은 참 아름다웠고 그를 말간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모습은 정말 가슴속이 알지못할 흥분으로 부르르 떨리도록 사랑스러웠고 게다가 언제든 성적 욕망을 불러 일으킬 것 같은 쎅시한 여인이었다. 수많은여성들을 보고 만났던 제임스. 그가 숨이 막힐 정도였으니까. 초롱초롱한 큰 눈으로 꿈에서 갓 깨어난 소녀처럼 그러나 슬픔이 옅게 어려 있는 얼굴을 앞으로 내밀며 신지영은 계속 듣기를 바랐다.
“저는 마지막에서 이소희가 범인이라고 생각하였어요. 정신을 차리고 난 후 생각해 본 제 결론으로는 그런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녀 밖에 없었기 때문에요”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하였어, 그녀의 눈빛이 놀라고 있었어. 그 눈빛에서 뭔가 잘못되었음을 느낀거야. 그녀는 박희철과 정사를 가지기 전에 늘 인근 약국에서 벡스(Vital Express 성기능 개선제)를 사서 차에 두었다가 모텔에 들어가기 전에 같이 마시고 하였어. 그 날도 이소희는 박희철과 정사를 위하여 약국에 가서 벡스를 사서 차 안에 두는 것을 5층 옥상에 살고 있는 박희철의 아내 박미선이 불타는 질투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그녀는 알지 못하고 있었어.
그 때 벨이 울리고 박미선으로 부터 시 낭송관계로 할 이야기가 있으니 5층 집으로 좀 왔다 가라는 전화였어. 그녀는 거절할 이유가 없었지 그래서 음료수를 차 안 의자 위에 두고 차문을 잠구고 올라 갔지만 박미선은 어디에도 없었어. 박미선은 일층에서 공중전화로 그녀에게 전화하였어. 잠시 기다리다 이상하다 생각하며 계단을 내려오는 중에 이층 계단에서 그녀를 만났게 되었어. 특별한 것이 아니니 나중 조용할 때에 만나서 말하자기에 그러자고 하고는 차로 돌아와 차 문을 열쇠로 열려하니 문이 잠겨져 있지 않았어. 이상하다 생각했지. 분명 열쇠로 잠궜었는데 하며. 그러나 이소희가 5층으로 올라가는 것을 본 박미선이 또 하나의 다른 자동차 열쇠로 차문을 열고 이미 알고 있는 것과 같이 다시방에서 찾아 낸 벡스의 병 뚜껑 위에 붙어있는 가격표를 손톱으로잘 뜯고 미리 준비해 간 주사기의 주사바늘로 메틸페니데이트를 주사하고는 다시 감쪽같이 가격표를 붙이고 차 문을 닫고는 급해서 자동차 문을 잠궈야하는 걸 잊어버린 채 급히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고, 또한 급히 계단을 내려오는 박미선과 계단에서 서로 만났지만 이소희는 이상하다는 생각은 전혀 할 수가 없었어. 그러나 박미선은 이미 그들이 여러번의 육체관계를 즐기고 있음을 알고 이번에 그들을 살해하기로 작정한거야.”
“그런데, 정말 주사바늘로 얇지만 철판인데 뚫을 수가 있었을까요?”
“ㅎㅎㅎ 아주 좋은 질문이야. 작정을 하지 않고 뚫으려면 안되지만 몇 번 연습한 후 주사바늘을 위에서 곧게 뚜껑위에 바로 세워 힘을 한순간에 힘껏 주어서 누르면 뚫어져. 그것도 해본 사람이나 할 수 있는 짓이야. 박미선은 몇 번 그것을 실험해서 익숙해 졌던거야. 그리고 이소희를 이용하여 약물과다 복용으로 두 사람이 죽으면 자신에게는 용의나 혐의를 가지는 사람은 없을거라 생각하였지”
“어떻게 박미선이 자동차 열쇠를 가지고 있게 되었어요?”
“응. 그런 의문을 당연히 가질 수 있었지. 엘란트라는 박희철의 또 다른 차였어. 이천의 도자기 생산업자들이 생산한 도자기들을 팔아주며 고가인 장물 도자기도 취급하면서 도자기 공장을 위한 도예촌을 조성한다 하여 자본을 끌어들였지만 지지부진하자 문예사업을 하면서 주로 시간있고 돈있고 시인이 꿈인 여자들을 물색하여 새로운 자본을 확보하려고 프레지던트를 구입한 후 그 엘란트라는 주로 애첩이자 운영자 일을 보고 있는 이소영에게 키를 주고 이용하도록 한거야. 원래 키는 두개였는데 하나는 집에 둔 것을 알고 있는 박미선이 그것을 찾아 가지고 쉽게 차문을 열수 있었지”
“아~ 그렇게 되였었군요”
“그녀는 먼저 차를 타고 나간 박희철이 신지영을 또 하나의 새로운 섹스상대로 선택했다 는 생각에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어. 그런 것을 모르고 엘란트라를 타고 질투심으로 달려가는 이소희를 이용하여 두 사람 다 죽이기로 계획한거야. 이소희는 그런 사실은 모르는 채 불타는 질투심으로 당신 신지영과 박희철, 그들이 갔을 모텔로 가는 중에 앞서가는 프레지던트를 발견하고 배신과 질투로 그들을 죽이고 싶은 충동을 느꼈지만 실행에 옮길 수는 없었어.
박희철이 그 모텔 뒷편 주차장에서 내려 비틀거리는 신지영을 부축하여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망설이다 벡스를 한 병 따서 박희철이 지난번에 주어서 차안에 보관하고 있던 흥분제를 한 알 넣고는 다시 열었던 뚜껑을 닫아 손에 쥐고 늘 사용하는 510호 문으로 가서 문을 두드리자 박희철이 놀라서 수건으로 아래를 가린 채 안에서 걸어 놓은 체인의 길이 만큼 문을 조금 열었을 때 그곳에는 의외로 이소희가 서 있었으며 자기는 이제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한영문학을 떠나겠다며 즐거운 시간 가지길 바란다고 말한뒤 이왕 준비해 온 것이니 마시라고 벡스를 건네 준거야. 박희철이 놀라 엉겹결에 고맙다고 하며 그 자리에서 벡스를 받아 마시자 나머지 한 병을 신지영에게도 주라며 박희철의 손에 쥐어주고는 돌아서서 나오다 나와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것이었어. 그녀는 내가 누군지 알지 못하였지만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였어”
“아~ 그랬었군요. 저는 아직도 왜 박 사장이 나를 찍었었는지? 사랑도 없으면서 그렇게 하였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요”
“그건 그런 류의 작업 전문가에게는 신지영이 스스로 나를 타켓으로 해 주세요. 하고 있었기 때문에 쉬웠다고 생각할 수 있어. 박희철이 아니었더라도 다른 회원들 중에서도 그런 상황을 만들 수 있는 개연성이 당신에게는 항상 있었어. 나중에 천천히 생각해 봐”
신지영은 대학을 졸업한지 오래는 되었지만 학원을 운영하며 배운 전공을 계속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울타리 속에서 학생들과 어울리며 살아왔기에 아직도 어린 학생같은 마음이었고 다양하고 영악한 어른들 세계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녀는 중년이었지만 지금까지 학생들을 교육하는 생활 속에서 형성되고 습관화된 마음으로 학생들을 대하듯 하는 그러한 생각을 가진 채 더 넓은 세상으로 나오려고 하였었다. 그러나 사회가그런 아름다운 마음을 알고 지키며 생활할 수 있도록 할 수는 없다. 경쟁사회이고 도태되지 않으려면 살아 남아야 하기 때문에…
돈 필요하고, 쎅스 대상으로 여자 필요하고.그러나 사후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그런 돈있고 쎅시한 여자를 찾고 있는,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지영은 가장 적합한 목표물이 되었다. 흔해 빠진 다음 까페에서는 전혀 발견할 수 없는 닦이지 않은 다이야몬드였다. 여성 영화배우나 티비 탈렌트들과 비교해도 우위에 있는 지적이고 청순하며 순종적 섹시미와 한편으로는 야성미까지 잘 갖춘 아름다운 모습과 이혼녀 혹은 남편을 사별한 중년 여인같은 까페지기 (까페지기는회원과 그 까페를 관리하기 위하여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야 한다)에 경제적으로 풍족함을 짐착케하는 학원운영 등 모든 조건이 작업꾼들에게는 치명적인 절대의 목표가 되어 있었다. 신지영만 몰랐지 그녀의 주변에 서성거리는 까페 회원들 대부분은 그녀를 성적 노리개나 경제적 인질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등급을 매긴다면, 최상급이었다. 제임스는 계속 말을 이었다.
“지영인 이미 차안에서 피로와 허기로 지쳐서 기력이 약해져 있을 때 무심코 받아 마신 음료수에 든 흥분제에 의하여 더욱 몸이 풀어진 상태에서 무의식적으로 당하게 된거야”
“아~ 그런 상태로 내가… 으흐흑~”
지영은 자기의 속수무책으로 무너졌음에 대하여 한없는 무력감을 느꼈으며 세상이 이렇게 험한 줄 알게 되었지만 너무나 큰 댓가를 치뤘음으로 자기의 어리석음에 대하여 비통해 하였다.
“그런데… 그런데 제가 마신 음료수는 어떻게 된 거예요?”
“그건, 박희철이 지영 당신에게 준 인삼드링크에 미리 구입하여 둔 흥분제를 섞어 두었어. 그 흥분제는 브라질 아마존강의 상류습지에 자연적으로 형성되어 아직 원시적으로 살고 있는 아뽀렐라 라는 원시인촌 지역에서 만 채취할 수 있는 페니아타라는 나무의 뿌리를 럼주에 약 30일간 넣어 숙성시킨후 정제한 액기스를 말려서 쓰는 것과 액체로 사용하는 것 두가지가 있어. 수백 년간 민간 약초로 아마존 전사들의 원기회복과 성교 전 최음제로 그리고 투쟁의욕을 북돋우기 위할 때 등에 사용하고 있으며 지금도 여전히 확실한 효과로 널리 알려져 있어.
몇 몇 미국의 최음제 생산 회사들이 그 뿌리와 바크(Bark 나무껍질)를 채취하여 재 생산 후 강력 흥분제로 판매하고 있어.
한국에서는 메틸페니데이터라는 이름의 적색 알약으로 만들어져 돼지 교미를 위하여 판매되고 있음을 확인하였어. 약효가 복용 후 10분부터 발생하며 아주 강력한거야. 박희철은 항상 그 약을 자동차 다시방 안에 넣어두고 이소희에게도 차에 보관하라고 주었어. 박희철의 차안에서 그 흥분제가 들어있던 작은 박스를 발견하였고 그것을 판매한 약국에서 박희철과 박미선에게 판매하였다는 확인을 확보하여 최 경감에게 증거로 제시하였어. 그 중 한 알을 반 등분하여 지영이 마신 음료수에 넣었고 나머지는 지영이는 전혀 몰랐겠지만 바닥에 떨어져 있었어. 박희철 그도 조급한 마음이었으니 알 턱이 없었지. 그 음료수를 마신 당신은 그런 상태가 된거야. 당신이 아니라 누구라도 그것을 마시면 그와 같은 증세로 패닉상태나 흥분상태로 빠지게 되었을거야.”
지영은 모두가 박희철의 세밀한 계획에 의하여 겁탈 당하였음에 치를 떨었다. 그 지독한 고통으로 그의 죽음에 대한 동정의 마음은 생겨나지 않고 있었다. 신지영 스스로는 어떠한 경우에도 남자들이 자기를 범하지 못하게 스스로를 지킬 수 있었다고 장담하였는데 너무 세상을 안일하게 보았구나 하는 후회가 가슴속에서 부터 베어 나와 다시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 그럴수록 그녀는 이번 사건의 모두를 상세하게 알아야 뼈를 깎는 자성을 할 수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요? 그래서 어떻게되었어요? 자세하게 다 말해주세요. 고통스러워도 다 듣고 싶어요.”
제임스는 최 경감에게 구술하고 증거품을 제시하여 이 사건을 마무리 하였던 과정을 가감없이 다 털어 놓아야 신지영이 며칠이 될지는 모르지만 괴로워하고 스스로를 반성하고 고민한 후 에야 새로운 생활을 할 수가 있다는 생각이 들자 다시 말을 계속하였다.
“박희철은 이소희가 직접 마개를 따서 준 벡스에는 박미선이 구입한 액체 흥분제가 들어있음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고 침대에는 신지영이 나체로 누워있다는 생각과 흥분된 마음이 이소희를 빨리 보내야 겠다는 생각으로 왜? 라는 의문들을 다 건너 뛴거야. 그 조급함과 어색함들이 어우러져 깊이 생각을 하지 못하고 또한, 이소희의 정상적이지 않은 이상한 행동을 생각할 여유없이 받아 그 음료수를 마셨어. 내가 비닐봉투에 넣어 주머니에 보관하였던 벡스병을 호텔로 가서 캐나다의 구엘프대학 닥터 드렉 교수에게 전화하여 그로부터 약효와 효력 발생시기 복용자가 주의해야 할 점들을 확인하였어. 그리고 판매한 약국을 찾았고 확인 전화를 받은 후 그제서야 윤곽이 드러나고 나는 급히 최 경감에게 전화하여 박미선을 살인용의자로 체포 구금하라고 하고는 택시를 타고 그 빌딩에 가서 우선 주변의 쓰레기통을 뒤졌어. 빌딩 사이의 깊은 구석에 있는 3번째 쓰레기통에서 다행히 그 박스를 찾아 내었어.
그리고 판매한 약국에서 박미선과 박희철이 싸인한 판매 원본의 사본등 증거를 확보한 후 당신이 배고플거라는 생각을 해내고 스시를 사고서는 급해서 4만원인가 5만원을 주고 다시 택시를 잡았어. 천호동 수사본부로 오는 택시안에서 다시 점검하였지만 박미선이 범인이라는 것에 대하여 역시 확신을 가지게 되었어. 그리고 이소희는 넓은 의미에서 부작위적 간접 정범이 된 거야. 당신은 박희철의 성적욕구 해소와 금전적 이용가치가 있는 성적 정복 목표가 되었어. 또한 박미선은 그렇게 박희철을 당신이나 이소희를 이용하여 박희철이 성교시 고혈압에 의한 심장마비를 유도하여 살해하면 자신은 완전범죄로 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야. 그 계획 속에 우연히 내가 목격하고 관여하리라는 것은 추호도 예상 못했었지.
의외로 내가 제시한 증거에 의해서 놀랐고 항변을 포기하고 스스로 자백하게 되었어.”
모든 걸 상세하고 털어놓고 난 제임스는 허탈한 상태가 되어 지영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회한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다 듣고 난 후에서야 제임스에 대한 스스로의 죄책감과 관계의배신에 대한 부끄러움과 난감함 그리고 자신은 그제서야 제임스를 다시 만나기 어렵다는 사랑의 파멸에 깊은 후회로 몸서리를 치며 흐느껴 울고 있었다. 그런 그녀, 신지영을 제대로 지켜주지 못한 능력의 한계에 제임스는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느꼈다. 수호천사. 그런 것은 이제 다시는 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지영아~ 이제 다 지나갔어. 잠깐의 악몽이라 생각하고 다 잊어버려. 그리고 역에 내려서 부터는 꿈에서 깨어 난 지영이가 되어 집에 들어가. 이건 악몽일 뿐이야. 너가 꾼 악몽을 아는 사람은 없어. 그리고 이제는 준비없이 날려고 하지마. 나는 괜찮아. 다 잊고 집을 나설 때 처럼 그렇게 집에 들어가면 돼. 조치원역에 도착하면 남편이 마중나와 있을거야.”
그는 지영이의 흐느끼는 얼굴을 두손으로 감싸 들며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도 악몽을 꾼 것이라 생각하였다.
피곤한 채 도착해서 잠에서 꾼 악몽으로… 그리고 내일은 그 악몽을 잊어 버리리라 생각하였다.
“아~ 제임스. 그럼, 당신은?”
눈물 그렁한 애절한 사랑의 눈으로 제임스를 보며 신지영이 물었다.
“나? 나는 너가 남편을만나는 것까지 역에서 지켜보고 택시를 타고 서울로 돌아갈거야. 나는 걱정하지마. 당신은 꿈에서 깨어났어, 그 악몽에서. 누구에게도 그런 악몽을 말하지 말고 당신도 잊어버려. 알았지?”
다음날 아침. 제임스는 일어나서 샤워를 한 후 최병훈 경감에게 전화를 하였다.
“오! 제임스 리. 지금 어디 계십니까? 같이 해장국이라도 하고 싶었는데…”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멀지않은 날 또 만날 것 같은 예감이 들어서 바쁘기 전에 전화를 드렸습니다.”
“그러시군요. 그 예감도 지금 접수해 놓겠습니다. 삶도 사랑처럼 혼신을 다해 사시는 낭만전사님. 하하하”
그는 언젠가 캐나다 토론토에서 헤어지며 한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
“저는 혼신을 다해 삶과 싸우는 홀로 전사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낭만까지 더 하여 낭만전사가 되었습니다.”
제임스는 커피팟터에서 끓고 있는 물을 컵에 따르고 설탕 3 스푼 그리고 콜럼비아산 인스탄트 커피를 반 스푼 컵에 넣고 천천히 저었다.
그는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창가에 앉아 반짝이며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았다. 눈이 부셔서 인지 그의 눈에는 복잡한 의미를 가진 눈물이 어렸다.
출근시간이 지난 오전 10시에 신지영의 집 전화번호로 전화를 하였다.
“여보세요. 누굴찾습니까?”
카랑한 목소리로 봐서 신지영의 남편 같았다. 예상은 했지만, 굳이 끊을 이유도 없었고 떳떳해지고 싶었다.
“시인 신지영님 부탁합니다. 캐나다에서 온 제임스 리입니다.”
“아~ 어젯밤 아내로부터 들었습니다. 제가 신지영의 남편입니다. 서울에서 길을 잃어 헤매이던 아내를 도와 무사히 열차를 타게 해 주셨다고요. 감사합니다.잠깐 기다리십시요.”
그는 놀라지 않았다. 서로의 약속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신지영의 남편 자격이 가득했다. 또한 내가 먼 이국 캐나다에서 왔다는 말에 안심을 하는 것 같았다. 둘은 더 이상 둘의 약속에 대하여는 입도 벙긋하지 않았다.
“신지영입니다.”
그녀는 울먹이며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였다. 아마 남편이 옆에서 듣고 있기 때문이었으리라.
“아~ 잘 되었습니다. 어서 속히 악몽에서 벗어나길 바랍니다. 이렇게 목소리를 들으니 안심입니다. 됐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십시요.”
그녀는 무슨 말을 하려고 하였으나 목이 메어 말을 하지 못하였다. 그리고는 전화를 들고 흐느끼고 있었다.
제임스는 더 이상 전화를 들고 그녀의 입장을 더욱 난처하게 할 수는 없었다. 그는 말없이 전화기를 놓았다.
그는 마시다 남은 커피가 든 잔을 들고 창에 난 문을 열고 베란다로 나갔다. 베란다는 맑고 깨끗한 유리로 막혀져 있었다. 그는 눈 아래 보이는 이 아침에도 변함없이 흐르고 있는 한강을 바라보았다. 베란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그의 시야에 여인의 향기들이 나풀거리며 몰려왔다 간 흩어지고 있었다. 끝
첫댓글 벌써 끝났군요.~~~~
저는 소설보다 자전적 수필이 재미있어요.
그래서 청공님 글 좋아합니다.